Hicnunc

긴글-오딧세이 Hicnunc에게 짧은글
인터뷰

1 # 이래 저래 기린 글(중 일부)[ | ]

2 # 책[ | ]

ISBN:898778777X "가장 실증적인(positive) 것이 가장 적극적(positive)이라고 했던가. 이 책은 방대한 자료들을 기초로 하여 일제강점기에 한국에서 유통된 책들의 성격과 소비층의 분화 양상을 '재구성'하여 보여준다. 이 시기 책과 관련된 자료들, 예컨대 총독부에서 펴낸 출판 관련 보고서와 등 1차자료들이 지은이의 '편집'과 '가공'을 거쳐 한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 정선태(연구공간 수유+너머 공동 대표)

2.1 기획해서 같이 만든 책[ | ]

ISBN:8958640170 눈물 콧물 흘리며 읽는 중국 현대사...... 퍼슨웹이 처음 펴낸 번역서. 번역서의 한 모범을 창출하다...“그들의 실제 삶은 어떠했을까?”라는 물음은 역사학도가 으레 품는 가장 큰 의문이지만, 하물며 근대 이후 한 세기 동안 저 커다란 대륙에서 일어난 격동에 대해 단편밖에 알 수 없는 게 우리의 처지 아닌가! 이 책의 원고를 밤새워 단숨에 읽게 된 것은 바로 이런 목마름 때문이었다. 이 책은 개혁개방기의 중국을 밑바닥에서부터 떠받치면서 살아가는 중국 저층 사람들의 삶을 압축해 놓고 있다. 그들이 겪은 중화인민공화국의 현대사가 다양한 이들의 입을 통해 생생하게 그려지는 것이다. 격동기를 살아가고 있는 중국인의 현재에 관심을 가진 모든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 윤혜영 (중국사,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현대가족이야기 || "우리에게 '현대자동차'는 좀 복잡한 상징이다. 이 책은 우리 현대사의 중심에 서있는 이 기업이 결혼, 가족형태, 부부관계, 자식교육관을 어떻게 조형하여 노동자 부인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그 여성들의 소탈한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현대자동차'라는 남성들만의 공간을 여성의 삶으로 다시 채색해볼 수 있다. - 권인숙 (여성학자, 명지대 교수)" ||

ISBN:8990365627 " 퍼슨웹의 집은 울림 깊은 사람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85학번부터 03학번까지 소설가와 회사원, 변호사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람에 대한 글을 쓰며 '흥겨운'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퍼슨웹이 만난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골라 묶었다. 영화감독 박찬욱과 봉준호, 보일러공 시인 이면우, 설치미술가 최병수와 만화가 박건웅, '엽기강사' 정효찬 등 잘 알려진 이들부터 우리 곁의 재수생, 노점상, 화교 청년들이 잘 익은 인터뷰 속에서 마음 한편을 드러낸다. - 한겨레21(2004-02-26) ISBN:898778763X "문화기획집단 퍼슨웹(www.personweb.com)이 2001년 겨울부터 2002년 봄 사이에 장석만(한국종교문제연구소 연구원), 고미숙(수유연구실+연구공간 '너머' 연구원), 윤해동(서울대 강사), 김동춘(성공회대 NGGO학과 교수) 등 4명의 학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이들 네 학자는 권위와 획일, 무기력, 근시안이 난무하는 우리 지식사회에서 드물게 자기 목소리를 내며 자기 자리를 만들었다는 평가와 함께 인터뷰 자리에 불려나왔다. 1970년대 중·후반 대학에 들어가 학생운동과 마르크스주의의 세례를 입고 90년대 이후의 급격한 변화를 겪으면서 한국적 근대를 지적 출발점으로 삼은 게 공통점. 이들의 학문적 궤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지만 끊임없는 위기의식에 시달리는 한국 인문학의 후배들에게 작은 오솔길처럼 소중한 것이다. -경향신문(2003.11.30)"
ISBN:899036521X "책은 그런 공동 서평작업을 확대해서 펼쳐놓은 것이다. 저자들은 2002∼2003년 국내에서 출간된 책 중 16권을 골라 이를 9개의 주제로 분류해 대화를 펼친다. 대화는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2∼5명의 퍼슨웹 멤버가 참여하는 '인터리뷰(inter-review)'와 해당 서적 필자와의 '인터뷰'가 그것이다. 그래서 저자들은 이 책의 제목에는 '대담(大膽)한 책읽기'와 '대담(對談)한 책읽기'의 중의법이 들어있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그 이중적 접근법을 통해 소개된 책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고 풍부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동아일보(2004.4.17)

3 # 말과 울림(인터뷰 흔적)[ | ]

4 # 변화들(펌)[ | ]

5 # Hicnunc 에게[ | ]



다시 테스트해 보자...땀을 뻘뻘... -- 공 2004-10-27 2:58 pm



아, 맞다, 위에 저렇게 점선을 찍어 주어야...흐음... -- 공 2004-10-27 2:58 pm

오랜만, 특히 여기는. 지난 금요일은 잘 들어가셨나요? 종권 선배가 인사전화하셨더라구요. 그리고 왜 그렇게 빨리 갔냐구 책망하시더군요. 주은 언니도 왔다 가셨더라구요. 언니가 아주 늦은 시간에 전화하셨어요. 참으로 오랜만에 주먹 쥐고 흔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러본 거였습니다. 그것도, 아크로나 시내 대로변 아닌, 망원동 주택가에서. 이렇게 삶은 지속되고 갱신되는 것인지, 혹시 별 일은 없는지? -- 공 2004-10-27 2:52 pm

무지하게 바쁘신가봐요. 그래두 들러주세요! 건강하신게죠? :) -- 오야붕 2004-9-13 12:12 pm

우선 헥.하고 놀라서 읽었네요. 그리곤 배시시 웃었구요. 투비컨티뉴라고 하셨으니 어여어여 후편을 읽게 해주시랍~ 아참. 그날요... 제가 '찬비'도 불렀거든요? 그거요... 번호가 99번이었음. 그래서 다들 구박했답니다. 두자리가 나온건 첨봤담서리. -_- (근데 그런 선배는 정수라의 환희를 중국어 버젼으로 불렀구요, 친구 권양은 백마강을 불렀어요~!)


여튼, 여긴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습니다. 한국도 그런가요? 환절기 감기 조심 하시길. :)

-- 오야붕 2004-8-24 12:49 pm
    • 아직 낮의 햇빛은 따갑지만요. 가을이 오는 게 올해에는 특히 기적처럼 느껴집니다. 열대야를 동반한 더위가 3주 이상 쭉 계속되다, 어느 날 뚝! 지금 우리 집 온도계는 27도.

다시 월요일. 약간의 후유증이랄까 공황 상태. 필름을 되감아보면 아쉬운 점들이 되살아나 나를 쥐어짬. 도무지 결함 없이 갈 수가 없도다. 서늘해지고 있는 중. 본격적으로 휴지통을 정리할 때.


  • 건설적이고 우아한 모임, 그거 말 되네. -- 공 2004-8-23 11:53 am

안녕하세요...나도 여기 흔적 남기고 갑니다...


자상한 의사선생께서 내가 마치 폴짝폴짝 뛰는 청개구리인 양 전기치료를 하더니 “현실을 직시하라”고 권고했다. - 저 낮은 중국 서문 중


(요즈음 제가 저중국홍보'기계'인지라 자동으로다가...^^;;) -- 공 2004-8-20 12:07 am

      • 그러니까. 그 문맥에서는 그 의사선생이 별로 안 좋은 놈인 거죠...?
암튼, 쫑날 때 노회찬 의원이 말한 바대로, "발전적인, 건설적인, 우아한, 그리하여 영감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그런 모임이었어요.
좀 덥긴 했습니다만. 그 책 만든 그 열정적인 두 넘, 나란히 티셔츠에 청바지 입고 앉아, 서 있는 젊은 청중 앞에 말하는 광경, 무척 세련됐었고요. 삼실에 와서는, 바닥에 둘러앉아 우하핫핫핫핫 연방 터지는 모험 웃음소릴 듣던 거북이(언제 가셨어요?)씨를 비롯한 여러 20대들(와중에 껴있던 콩변까지)의 모습도 오래 기억날 거 같네요.
아. 그리고 오신 손님들 중, 뭐 허감독이나 안나씨 겉은 분들이야 워낙 원래, 방가운 인물들이지만요. 뒷방영감이 델고 온 그 뉴욕 화가님(!)도 같은 분도 무척 인상적이어서리. 저는 저절로~ '아니 어떻게, 저 뒷방영감, 저런 괘안은 이십년 지기를 두고 아무 일도 없는 척, 모른 척, 하고 있었단 말인가. 저런 저런 뉴욕에 살다니! 참 아쉽다. 역시 뒷방영감이야...' 이런 생각하고 앉아 있었지요.
그렇죠, 콩변! 또, 오래 갈 진한 기억 하나 남는데요. PSW라는 조직(^^?)은 이렇게 추억 만들기로 절라 빠르거나 너무 지루한 시간과 열심히 대결-경쟁(이 표현말고 없나?)하는 그런 데다, 는 소결 내려봅니다.
...감사합니다. 뒷방영감, 거북이님께도^^

Jmnote bot (토론) 아래의 내용을 잽싸게 카피하길 잘 했네요. -_- (또,또 에러였음. 그런데도 끝까지 올리고 말다니 이건 왠 정성이라죠? ^^)-- 오야붕 2004-8-16 1:50 pm

이런일이. -_- (기껏 올렸는데 에러났음. 췻췻)
여튼, 올렸던 내용을 반복하자면... 가끔 꺼내어 듣는 노래가 있는데 좋아하실 것 같아 올린단 거였구요. 그 노래 좋아하시면 나중에 장샘이랑 저랑 술 마실 때 끼워 드린단 거였습니다. 아! 제 훼이보릿 쏭.이란 거두 썼었음. :)


<html><embed src=http://mukelink2.mukebox.com/link_player.aspx?sid=233333&code=01045C38F75491035 autostart=false></html>

      • 아.. 이 노래 알지요. 몇 십년(?)만에 듣지만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실버들' 아님까?
왜냐하면 제가 초딩 고학년이었던 시절, 우리 집에서 처음(?) 에로이카 전축을 들여놨던 시절, 형인지 누난지가 사서 듣던 LP중에 이 노래가 든 음반이 있었거든요. 노래 부른 언냐들이 무슨 시스터즈아닌가요..? 인순이언냐가 이 시스터에 속해 있었던가요..? 암튼 이런 사실은 몽롱하지만, 중간에 "한갓데이(?) 시일버들"하는 부분을 뭔 말인지도 모르면서 오래 따라 불렀기에. 전주만 딱 들어도 알겠던데요. 이 노래 들으니까 "연안부두"란 노래도 저절로 연상-기억나네요. 아마 비슷한 시기에 히트한 노랜 거 같은데.
이 노래를 요즘 젊은이들이 기억하거나 좋아하기란 쉽지 않을 거 같은데. 님으 정체가 더욱~~^^.
그리고요 이 노래 잘 기억나고 귀에 감기긴 하지만요. '좋아한다'고 말하진 못해요. 그리고요 노파심에서 드리는 말씀인데요, 저 장샘하고 비슷한 연배 아니거든요..흠.. '왜 좋아하실 거 같다'고 짐작을 하셨는지 몰라도. 남정네들이 이런 노랠 좋아하기란 어렵지 않나. 암튼 뭐, 그래서 뭐, 술자리에 안 끼워주신다면...뭐...진짜...;)
장샘이랑은 좀 더 자주 만나게 될 거 같아요. 뭔 아이디어를 내놓으셔서 뭔가를 같이 하게 될지도^^.
끼워 드릴께요. -_- 어. 근데 이 노래 소월의 시에요. 말씀하신 구절은 '한갖 되이'구요.김소월 그리고 기억하시는 것처럼 인순이 언니가 꼈던 '희자매'란 트리오가 불렀구요. 이 노래 부를때 허벅지까지 트인 드레스에 깃털부채 들고 나와서 노래하던 기억도 나네용. 전 그당시 불렀던 또 다른 노래로 토끼소녀의 '그냥 갈 순 없잖아'가 있네요. 울할무니께서 저 몰래 어디 가시면 그녀가 올때까지 대문앞에 쪼그리고 앉아 불렀던 곡. '그때가 좋았지(헤이~) 한없이 좋았지, 그러나 이젠 꿈이야...'하고 의미도 모르고 불렀던 노래. 제 청승의 시작은 울 할무니네요.
그런데 어떤 아이디어일까요? 궁금한걸요? 여튼, 전 어제 노래방을 무지 오랜만에 갔었는데 만감이 교차를 하더군요. 여튼 피날레는 '꽃마차'로 장식을 했습니다. 무쟈니 하이톤으로 비음을 섞어 불렀죵. 이건 아십니까? :) -- 오야붕 2004-8-20 1:58 am
      • 네. 꽃마차는 알죠. 아래로 답을 대신함다... 장샘과의 계획은 아직은 컨피덴샬^^ 아직 구체적인 게 없어서.

조숙과 조락

(......) 이현, 투코리언스, 루비나, 이장희, 장현 등의 노래이다. 팝송도 킹스톤 트리오, 피터 폴 앤 메리 혹은 엘비스 프레슬리 등, 마찬가지이다. 이런 노래들이 한창 나올 때 분명 나는 기저귀를 차고 있었거나 많아봐야 10살을 갓 넘겼을 나이이다. 그런데 나는 그런 노래들이 한창 나올 때 나도 한창 세상과 인생에 대한 고민과 방황 속에서 떠다니고 있던 때로 여겨지는 것이다. (......) “저 자식 도대체 몇 살이야. 이상한 놈이네” 하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생래적 나이는 한참 차이지는 놈이 부르는 노래에 걸쳐 있는 정서적 나이는 자기와 비슷하니 말이다. 그러나 실제로 어른이 되어 그런 노래를 듣거나 부르면 행복해진다. 아니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어릴 적 그 노래에서 투영되던 행복이 복제되는 것이다. 원판의 행복은 아니지만 그래도 복제의 행복만이라도 느끼기 위해 나는 그런 노래를 계속하는 걸까?
- 이성욱, <서면로타리 북성극장에서 영화를 보다>, <<쇼쇼쇼-김추자, 선데이서울 게다가 긴급조치>>, 생각의 나무, 2004.
이런 ‘조숙’ 현상과 사례는 이성욱과 오야붕씨의 경우에서도 보듯 상당히 보편적이라 할만하다. 물론 할매의 훼이보릿이 손녀에게 영향을 미친 저런(연전에 이박사http://www.personweb.com/sub3/performance/lee_pak_sa/epaksa1.html가 꽃마차를 리메익)의 경우는 좀 ‘심한’ 편에 속한다. 대개의 경우 부모나 언니ㆍ오빠로 인해 ‘조숙한 수용’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저 뉴욕의 꽃마차 수용자는 ‘할매’의 정서를 어딘가 깊이 내장하고 있을 것이다. 이성욱은 그 원형의 감성에 대한 회감을 ‘행복’으로 설명했다. 사실 그 과거는 이성욱도 썼듯 고민과 방황이거나 오야붕처럼 청승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것 모두를 행복으로 풀이할 수 있다. 대저 기억은 행복이기 때문이겠다.
각설, 그 신비로운 ‘조숙’의 목록을 서로 다른 연배의 사람들이 대조해보는 일은 대단히 흥미롭다. 비근한, 이런 예도 떠오른다. 바로 달포 전, 나보다 6살인가가 적은 어떤 후배는 노래방에 같이 갔을 때, 이문세 노래를 불러달라 강요했다.(나는 이제 그 노래들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데) , 니 <그대와 영원히> 같은 그 초기 이문세 노래들은, 우리들에게는 그야말로 ‘우리 때 노래’이다. 그 노래의 작곡자나 가수나 음반기획자들은 바로 10대 후반이던 우리 감상성과 호주머니를 겨냥하고 노래를 발표한 것이고, 우리는 기꺼이 거기 응했다. 이문세의 LP를 한동희라는 고2 때 친구의 집에서 열심히 듣고 따라 부르고, 기억하게 됐다. 80년대가 막 ‘꺾어지던’ 때다. 그러니까 아직 이문세 노래를 듣고 싶어하는 그 후배는 겨우 10살 이쪽저쪽이었을 때다. 아마 엄마나 언니가 듣던 그 노래를 ‘어깨 너머로’ 들었겠지. 물론 지가 나보다 더 멜로디와 가사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나에게는 형이 듣던 팝송들, 주로 포크에 속하는 여러 맑거나 달콤한 목소리의, 생머리 치렁치렁한(것으로 기억되는) 미국 언니들이 부른 노래들, <The River In The Pine>, <Long long time>, <You light up my life> 따위가 아직도 중이(中耳)보다 더 안쪽에 잘 박힌 채로 있어서, 때로는 ‘노래’의 모범인 것처럼 행세하기도 하는 것이다. 물론 아바가 70년대 말-80년대 초에 발표한 여러 노래들이나 비틀즈도 있었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위와 정반대라 할 경우도 있어서, 살면서 아주 큰 낭패감을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올 봄 어느 저녁, 94학번들이랑 봉천동의 한 술집에서 술을 먹을 때였다. 94학번이란 내가 측은해하거나 때로는 편애까지 마지않는, (뭐 ‘망구’ 내 생각이지만)이제는 함께 늙어가는, 내 후배의 하한선이다. 그들은 첫 ‘진짜 90년대 세대’로서 대학생활을 시작하여 이제 왼통 사회부적응자 그룹의 중견이 된 그런 아해들, 아니 올해로 서른이 되신 그런 어른들이다. 그들은 수능을 두 번, 본고사를 이틀 보고 대학에 왔다고 한다. (그거야말로 뭐 지네들 사정이고, 라고 돌리고 싶은데 그게 간단치만은 않은 복잡한 것과 얽힐 수도 있다.)
그러고 보니 내가 군댈 갔다 와서 아직 짧은 머리인 채로, 정말 복잡한 마음으로, 겨우 복학한 것이 94년이다. 약간의 신입생스런 마음과 미량의 군기로 수업을 열심히(그것은 실로 처음이자 마지막인 경험이었다) 듣고, 한편으로는 옛 앤과 다시 만났던...
그런 봄을 겨우 지내고나자 엄청난 여름이 왔다. 그 여름엔 아직도 안 깨진 기록적인 더위가 왔고, 김일성 주석이 심근경색으로 가고 곧 이어 공안정국이 왔고, 미국 월드컵에서는 황선홍이 수없이 많은 문전똥볼을 찼다. 셀 수 없이 많은 여자애들이 배꼽티와 탱크탑마저 입었다. 그 여름은 1학년은 1학년이라서, 복학생은 복학생이라서 꽤나 견디기 힘든 것이었으리라.
딱 10년 전에 이미 학교식당이나 심지어 강의실에서 마주쳤을 수 있는, 그러나 서로 일면식도 없었고 있을 필요도 없던, 우리는 2004년의 봄에 그저 어울려 술을 꽤나 열심히들 먹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술집 스피커에서 이라는 노래가 나왔다. 그러자 이 94님들이, 남녀 할 것 없이 모두 일순 대화를 중지한 채, 얼큰히 취한 눈을 지그시 감거나 혹은 약간씩 미간 사이의 안면근육을 긴장시키며 그 노래를 경청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러고는 노래의 감정이 점점 높아지자, 미세히 눈꺼풀들이 떨리거나 미간이 좀더 구겨지고, 급기야 어느 대목부터는 모두 입을 모아 합창들을 하는 것이었다.
당연히, 나는 빼놓고였다. 이건 뭐지...? 그것은 짧았지만 매우 명백하고 강렬한 ‘왕따’의 시간이었다. 합창이 장중히 끝난 뒤, 소외와 배신감 때문에 물을 수밖에 없었다.
나 : (목소리가 약간 떨리며) “이거 김동률인데...... 이게... 뭔데?”
또다시 왕따가 되지 않으려면 이런 질문을 참았어야 했는데! 일제히 순간 그들은 몽롱하던 눈깔에 힘을 넣고 스크럼을 확 짜고는, 왕따를 몰아세웠다. 그러고는 혀를 끌끌 차고는 정말 왕따에게 주는 눈빛을 듬뿍 담아 나를 내려다보는 것이었다.
94들 : 그 노래가 바로 ‘우리 노래’이닷, 아핫, 아니, 그걸 몰랐냐, 형(오빠)은 대중문화에 관심 많고 뭐 문화연구니 어쩌구니 하더니 쯔쯔쯧, 세상에 그것도 모르셨어요? 뭐 하는 수 없죠. 뭐 호호... 쯔쯔.
......허기사 뭐 너거들이 꼴랑 피투성이 1학년이어서 그런 싼마이 겉은 가사에 감동하고 해쌀 때, 이 옵바야는 벌써 졸업할 나이를 훨훨 넘긴 복학생 아자씨로서 김일성 주석 사망이 초래할 동북아 정세 변화와 남한 이념운동의 재편에 대해 동지들과 함께 심히 오뇌허고 있었다, 우짤래... 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못했다.
아니, 나도 그 노래를 들어보기는 했다. 뭐 멜로디도 그런대로 괜찮은 거 같았다. 허나, 술에 취한 김에 니한테 사랑을 고백한다, 는 아무 것도 아닌(^^) 가사로 된 그 노래가 ‘지들 노래’란 것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었다.
그러니까 그 이란 우리의 나 <잊혀지는 것>쯤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다시 반추해도 그 노래가 어떻게 ‘우리 노래’ 같은 세대적 상징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는지, 열심히 기억해봐도 걔네들 때 이미 서태지도 있었고 패닉도 나왔는데 왜 그 노래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또 아무리 들어봐도 나 <잊혀지는 것>이 보다는 훨씬 나은 노래인 것 같았다......
이 대목이 진정 낭패스럽고 깊은 배신감을 느껴야 되는 대목이다. ‘꿈에도 몰랐음’, ‘우리 것이 더 좋음’이 바로 세대차이이며 늙음이기 때문이다. 같이 늙어가네, 니들과 말이 통하네, 생각하여도(그 생각이 결코 아무것도 왜곡하지 않았어도) 그들은 그들이기에 속속들이 다 이해할 수 없다. 나도 거기 있었지만 거기 없었다. 문화는 그렇게 교체되어 갈 것이다.
그리고 모든 열정이 어느 순간 쿨한(?) ‘시큰둥함’으로 변해간다. 나 같은 어른 가요를 듣고, 그 노래말이 뭔 뜻인지 전혀 모르지만 거기 묻은 삶의 파토스를 체험하는 초등학생보다, 뭐든 다 아는 시큰둥한 아저씨는 못하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시큰둥함을 반성하지도 못한다.
조숙함은 깨어남이되, 시큰둥함은 조락 즉 시듦이다. (to be continued)

몇개의 복남이를 복동이로 바꿨습니다. :-) -- 거북이 2004-8-6 2:25 pm


어서오세요..
인사가 늦었지만서두...
(몇번 들락날락하면서도 인사할 생각을 못했다는 -_-;;)


언제 시간되시면 비오는날 동동주에 파전 한번 둘러 모여서 먹어요..
(거북바를 갈굴께요..--+)


그럼 -- DarkTown 2004-8-5 3:49 am

      • 예, 반갑슴다. 그런 날이 오기를 저도 기원하겠습니다.^^

아따 고생많으십니다. 나도 함 만들어보고 싶은데,,,
불철주야 가만 있지 않고 굴러댕기는 첸아저씨의 정력에 박수! -- M 2004-8-3 3:00 am

      • 바쁘신 면장님이야말로 어쩌다 여기까지 굴러왔능가? 자네도 거북씨 도움 얻어 함 만들어보세.

안녕하세요.

책 안 읽는 대한민국에서 고생 하십니다. 퍼슨웹 사장님 이하 모든 구성원들 화이팅 입니다. 역사는 엘리트의 무덤 이라고 파레토가 이야기 했던것 같은데 역사는 민중들의 무덤 이기도 하죠. 즉 민중들이 자신들은 역사를 만드는 힘이 없다고 아무렇게나 행동하고 저질 스럽게 행동하는것도 그 하나 하나가 모여서 저질 역사가 되는것을 알아야 되는데 말이죠. 정치인 욕하면서 그 정치인 뽑아주는것 등등..  

모 주석의 철학중 하나인 '홍군은 물고기요 인민은 물'이라는 말이 있죠. 그걸 생각하면 한국의 백성은 물이고 정치인/사회 지도자들은 물고기인데 물이 썩었으면 물고기도 정신 썩은 놈들만 있는게 당연한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도 제 개인의 역사가 사회 역사를 이루는데 일조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살려고 노력 하고 있고 제가 담당한 분야는 종국에는 품질만큼은 세계최고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퍼슨웹이 물을 좀더 맑게하는 정화수 역할을 계속 하시기 바랍니다. 나중에 클림트 화집 나오고 제가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있으면 퍼슨웹에 음료수라도 들고가서 한번 찾아 뵙죠. [저 낮은 중국]은 빨랑 사볼께요.ㅋㅋ . 단 제가 생각한거랑 틀리면 고려바윌 통해서 묻고 공부하고 그래도 아니다 싶으면 반박 하고 그러고 싶은데 수요일에 여길 완전히 떠나는게 아쉽구만요. -_-逃 -- 엥데팡당 2004-8-2 6:36 pm

      • 저희도 고전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만든 4권의 책은 대략 1승2무1패, 정도라고 보는데요. 이번엔 어떨지? 시장이 워낙 나쁘다니까요.
서발턴이 역사의 주체는 분명한 주체로되, 무슨 역할을 하는지 불분명하다는 게 생각이고요. 썩은 물이 언제나 문제이겠지만 그걸 탓하는 건 무능이나 비관주의를 초래하기 쉽기에 삼가자, 는 것도 요즘 생각입니다.
어쨌든 '낮은 목소리' 자체가 생생히 기록되어 있다는 점에서 책은 의의를 갖고 있습니다. 부디 <저 낮은 중국>을 읽는 것이 님에게 괜찮은 일이었으면 합니다. 책 품질은 제가 볼 땐 그저 괜찮습니다.
만드신 에곤 쉴레 화집은 거북님 소개로 잘 봤습니다. 앞으로도 멋진 작업 기대합니다. 그럼.^^

위키피디아라는 곳도 있습니다. 여기는 사전의 퍼블리싱마저 저작권없이 진행해보자는 프로젝트이죠. 국제적 연대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상당히 멋집니다. 맘에 쏙 드는 것은 아닙니다만 한국어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중이네요. 그리고 호야의수상소감 약간 고쳤습니다. 어디를 고쳤나 확인해보세요~ -- 거북이 2004-7-29 2:11 pm


지식의 자기조직적 성장과 위키시스템 이거 읽어보세요. 요전에 세미나 같이 왔던 제 똘마니(?) 중 한명인 nominam군이 쓴 글입니다. 공돌이가 써서 좀 딱딱하게 느껴지시겠지만 정보의 자기증식성에 대해 설명해주는 좋은 글인거 같습니다. -- 거북이 2004-7-25 6:07 pm

      • > 위키시스템을 설명하는 부분은 도움이 많이 되고 위키를 활용한 게시판, 방명록에도 관심이 가는군요. 한데 '지식의 자기 조직적 성장(말이 좀 어색하긴 한데)'은 어딨죠? ... 그리고 영어에서도 위키는 띄어쓰기가 안 되나보죠. 저렇게 지식의자기조직적성장과위키시스템(이거 링크가..--)처럼 길어지니까 띄어쓰기 안 되는 게 매우 치명적인 단점으로 뵙니다마는... 힘을 합쳐서 시급히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될 숙제같네요.
띄어쓰기를 안하는 관습은 사실 영어에서 왔습니다. 영어에서 대소문자를 섞은 다음 띄어쓰기를 안하면 다른 것들과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에 자동으로 링크를 걸 수 있거든요. Son Don과 SonDon이런 식으로 특별히 [ [ ] ] 이런 녀석을 안붙여도 되니까요. 그리고 웹브라우저의 URL쓰는 곳에서는 띄어쓰기가 있을 경우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런 위험을 피하기 위함이기도 했구요. 하지만 띄어쓰기 해결은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능해보입니다. 먼저 위키 개발자들과의 공유가 필요하긴 하지만요. -- 거북이 2004-7-27 11:39 am

혹시 Hicnunc이란 필명이 맘에 안드시면 새로 만드셔서 가입하시고 제게 알려주세요. 고쳐드리겠습니다.
그런데 Hicnunc은 무슨 뜻인가요? -- 거북이 2004-7-23 10:40 am

      • >예, 옷나게 맘에 안 드는데요. 적당한 게 생각나지가 않네요. 대화명을 메신저 대화명 바꾸듯 자주 바까-도 되나요? 지금 대화명은 HIC ET NUNC, 아마 라틴어일 건데 철학 용어 '지금 그리고 여기'를 변형시킨 거여여.--;;; 그리고요 건의사항인데 저같은 초심자를 위해 전후좌우로 가는 링크가 곳곳에 많았으면 좋겠고요. 띄어쓰기 된(되는?) 목록도 중요할 듯해요. 한글의 맛은 띄어쓰는 데 있거든요.^^
자주 바꾸는 것은 좀 곤란하구요. 엥데팡당님이 FVI인 것처럼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바람직하진 않습니다. 가끔 온라인에서 여러 자아를 구축하는 분들이 계신데 천선생님이 약간 그런 타입이시라면 2-3개 정도까지는 괜찮겠지요. 그 경우는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뭔가 메뉴같은 것이 많이 나와있으면 좋겠지만 구조적으로 어려운 감이 있습니다.
띄어쓰기는 지금 제 능력을 벗어나는 일이구요. 하지만 계속 염두에 두고있는 숙제입니다. ^^ -- 거북이 2004-7-23 12:14 pm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기획하신 책들을 보다가 아는 분 이름이 나와서 깜딱 놀랐습니다. 장석만 선생님께 안부 좀 전해주세요. 자주 연락 드리고 싶은 분인데... 맘처럼 안되서 죄송하다구요. 헤헤. 다시한번 반갑다고 인사드립니다~ -- 오야붕 2004-7-22 10:28 am

      • >어, 장석만 샘 지인이 여기 계시네요. 장석만 샘 머찐 분이지요. 대단 반갑습니다.

저도 한동안 자주 만나서 술도 마시고 그랬는데, 사실 근래에는 잘 못 뵈었어요.
어쨌든 만나게 되면 "오야붕"^^ 께서 안부 전하더라고 말씀 여쭙겠습니다. -- Hicnunc 2004-7-22 12:23 pm

에.. 오야붕이라고 하면 잘 모르실 듯 하니까 장지나가 인사 여쭙더라고 해주세요. 술 마실 날 지둘리고 있다구. 감사합니다~ -- 오야붕 2004-7-23 1:16 am

어서오세요~ -- 거북이 2004-7-20 5:43 pm


하숙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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