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shidaBrothers

1 # Live Renaissance Tour in Seoul, 2004-05-22 : 거북이[ | ]

어제 손군의 도움으로 요시다 형제의 공연을 보았다. 언론의 소개
일본에서의 인기가 어떤가하고 봤더니 인기가 있긴 있나부다. 아마존에 나와있는 기사를 요약하면... 요즘 샤미센 하면 요시다 형제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두살 터울의 이 총각들은 5살때부터 시작해서 10대때부터 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했고 99년의 전국대회에서 형이 2등, 동생이 1등을 하는 바람에 유명세를 탔다.
꾸준히 앨범을 발매해서 이번 앨범 Renaissance가 5집이다. 이번 한국공연은 이 르네상스라는 앨범 월드투어(쿨럭...-_-)였다. 영어로 된 문서도 꽤 많았던 것을 보면 나름대로 월드스타인지도 모르겠다.

그럼 내가 받은 느낌은 어떠한가? 이건 명백한 짝퉁음악 되겠다. 크로스오버라는 명칭을 단 음악들 치고 멀쩡한 것이 별로 없는게 사실인데 이놈들은 대표적이다. 이놈들의 음악이 어떠냐면 일본식 퓨젼재즈-월드뮤직 계열의 사운드에서 기타를 들어내고 샤미센을 넣은 형태다. 왜 거 카시오페아Casiopea라는 밴드가 있지 않았남? 걔들 뿅뿅 사운드에 괜히 샤미센이 들어가서 쨍쨍거리고 있는거다. 샤미센은 거북이 등껍질같은 것으로 현을 퉁기기 때문에 소리가 엄청 커서 증폭 안해도 전자악기를 누를 정도였는데 그걸 두놈이나 나와서 쨍쨍거리니까 소리 하나는 컸다.
일본식 퓨젼재즈 스타일이라는 것은 거참 뭐랄까 전형적인 뽕스러운 음악인데...키보드로 분위가 깔고 요란하게 진행되다가 가끔 한두번씩 꺾어주는 그런 형태다. 내 보기에는 양방언이 이런 스타일을 많이 베끼지 않았는가 싶다. 그래도 양방언은 최소한의 기품 비슷한 것이 남아있는 반면에 일본 뮤지션들 중에는 후진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이런 음악은 조금만 들으면 질려버린다. 길가다가 라디오에서 나오면 좀 괜찮을 수도 있지만 음반으로 들으면 마음이 아파진다.

곡들이 하나같이 똑같고 샤미센이 꼭 있어야하는 의미가 없다. 특히 건반이 멜로디라인을 모두 덮는 바람에 찡~찡~ 하면서 70년대 프로그처럼 분위기잡는거...이거 아주 쥐약이다. 곡이 이렇게 시작될 때마다 그냥 한숨이 절로 나왔다. 뭐 세션들은 나름대로 괜찮았다. 특히 성격좋게 생긴 퍼커션주자가 북 두들겨대는 솜씨는 그가 매우 잘 훈련된 연주자라는 것을 금새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몸의 훈련이라는 것은 재능의 영향도 있지만 상당히 정직한 편이라서 노력한만큼 컨트롤이 되는 것이니까 말이다. 창조력과는 전혀 다르게 저런 연주력은 그 자체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
요시다 형제는 그저 긁기만 한다. 곡들에 개성이 부족하고 음악 디렉터로서의 역량도 없기때문에 그들은 그저 쨍쨍소리 크게 하는 것만이 능사인 것이다.
이건 아무리봐도 샤미센이라는 악기를 개성으로 하는 HOT라고밖에 볼 수 없다. 꼬마애들 둘은 그런대로 잘생겼고, 특히 동생넘은 전형적인 꽃미남 스타일이다. 어린 애들이 샤미센 꽤 연주하고, 또 잘생겼으니 상품성이 있겠다 싶었던 것이겠지.
뭐 그래도 우리말로 곡을 소개하려는 노력을 한게 좀 가상하더라. 물론 차라리 일어로만 한 것이 더 나았겠지만...-_- 그리고 앵콜곡으로 대장금 주제곡을 해주는 서비스를 해주었다. (참고로 일본어로 오나라는 방귀다...-_-a)

그나저나 샤미센하니 떠오르는 것이 있다. 마다다요라는 쿠로사와 아키라의 마지막 영화를 봤는데, 여기서 주인공 할아버지가 아끼는 고양이 녀석이 그만 가출을 했다. 할아버지는 엄청나게 슬퍼하면서 거의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하고 공고를 불이는 등 여러 방면으로 고양이를 찾아나선다. 그래서 고양이를 봤다는 제보가 전화로 오는데 장난전화로 그런 것이 온 적이 있다. "이봐 그 고양이는 이미 샤미센이 되었다구. (샤미센 소리)"
좀 잔인하긴 해도 위트있는 장난전화인데 이것을 보고 고양이 가죽을 써서 샤미센을 만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샤미센이 나오는 또 다른 영화중에 근작으로 키타노 타케시의 자토이치가 있다. -- 거북이 2004-5-23 4:36 pm

2 # Live Renaissance Tour in Seoul, 2004-05-22 : SonDon[ | ]

국악닷컴의 호의로 말미암아 두 장의 공짜 표가 생겨 거북바를 꼬셔 공연을 보러 갔다. 작년에 왔던 덴노카이와 암미츠의 고전공간 공연이 기억에 남아 있어 내심 기대를 한 공연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A급 세션맨에 빌붙은 B급 샤미센 주자. 공연을 보면서 거북이에게도 줄곧 얘기했지만, 이 자식들은 완죤 카시오페아 카피 밴드였다. 이 넘들의 강점은 오로지 어리다는 것 하나. 말하자면, 무뇌충이 아직 어렸을 때 이적 흉내를 내고 싶어 긱스를 꼬신 뒤 카시오페아 카피 밴드를 만들었다는 느낌이라고 하면 되겠다. 일본은 아직도 mp3보다는 렌탈 씨디를 선호하는 상황이니 음반 판매고로만 보자면 당연히 무뇌충이 만큼은 많이 팔렸겠지. 걔네는 인구도 1억인데. 글고, 양키들이야 심심하면 기립박수 하기에 정신없는 족속들이니. (이라크에 가서 농담 따먹기만 하다 온 럼스펠드에게 기립박수 쳐대는 우에스아르미라니, 췟~)

이 넘들을 크로스 오버라고도 하기 뭣한게, 곡의 클라이맥스나 뭔가 들을 만한 부분은 전통 샤미센 곡의 멜로디나 기법을 차용...도 아니고 그냥 갖다 쓰는 듯. 그러면서, 막상 자신들에게 아이디어가 전무하다는 진실은 어떻게든 감춰 보려고 징그럽도록 풍성한 음량의 건반을 얹은, 후루꾸 & 후까시 느낌이 다분한 곡들. 또, 카시오페아 카피 밴드라면 당연하겠지만, 곡들이 다 거기서 거기. (도대체 대장금 빼놓고는 무슨 곡이 무슨 곡인지 -_-;;)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거북이도 지적했듯이, 대부분의 곡에서 짧은 특정 부분을 제외하면 곡 전개 상에서 샤미센은 그 필연성이 전무했다는 것. 샤미센 줄이 하나 끊어졌으면 이 넘들 줄 매러 나간 사이에 해금을 집어 넣어도 되었을 것이고, 아님 첨부터 샤미센 두 개를 다 걷어 내 버리고 기타 하나로 대신해도 아무런 본질적인 차이가 없는 곡들.


밑천이 딸리면 장사를 못한다고, 얘네들은 기본적인 훈육이 덜 돼있는 넘들이 명약관화인지라, 뭘 새로운 걸 하고 싶어 할 지라도 그걸 구현할 수는 없는 인간들었이다. 물론, 나 역시 덴노카이나 암미츠의 공연을 보지 못한 상태로 이 넘들 공연을 봐 버렸다면, 내게는 샤미센에 대한 안좋은 추억이~ 아로 새겨 졌을 지, 아님 그냥 괜찮은 애들이었다고 생각했을 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진정한 자유는 애초부터 어정쩡하게 연주하는 인간들이 아니라 엄격한 훈육 끝에 악기가 자신의 수족이 된 사람들만 향유할 수 있는 일종의 특권이다. 일 년 가까이 시간이 지나도록 좋은 인상을 남겨준 암미츠도 사실 전통 샤미센 주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에게서 훈육의 부족을 느낄 만한 빈 틈은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얘네들은 어수룩하기 그지 없었다. (일본의 무슨 국악 고등학교 졸업 연주회 정도만 되어도 이 정도 수준의 인간들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도 형이라고, MC몽 닮은 넘은 나름대로 감정도 잡아 보고 그루브도 타보려 했으나, 동생 넘은 리듬을 타는 것은 고사하고 강박에 냅다 갈겨 대는 것 외에는 보여 준 게 아무 것도 없었다. 이런 넘들의 음반이 일본에서도 왕창 팔린다는 것은, 일본에도 무뇌충 베스트 음반이 팔릴 만한 가능성을 열어 둘 물증이 되는 셈이라 한국 음반 업계로서는 환영해야 할 일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전통 악기는 어줍지 않게 퓨젼 어쩌고 크로스 오버 어쩌고 해버리면, 대부분은 합체에 실패한 오천과 트랭크스 꼴이 되고 만다. 이미 살아남아 전승되고 있는 기존의 곡들이란 것이, 적어도 곡이 만들어진 그 당시에는 당대의 정화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왠만한 경지가 아니고서는 필연적으로 그 격이 떨어질 위험을 안고 발을 내딛어야 한다. 그리고, 아무나 그런 짓을 한다고 다 인정 받을 수도 없다. 국내에도 가야금 크로스 오버 음반이 상당 수 발매되었지만 황병기 급이 아니고서는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김진희가 막상 국내에서는 크게 인정받지 못한 것도, 왠만큼 관심있는 한국인이라면 기존 산조급의 탄탄한 곡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요시다 넘들도 샤미센에 애정을 갖고 있는 일본인들에게는 도저히 어필할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단지, 이 넘들이 아직은 젊기 때문에 연륜이 쌓이고 좀 더 훈련이 되면 좋은 애들이 될 수도 있다는, 미래에 대한 희망과 애정 때문에 일본의 전통 음악 사회가 이들을 물심양면으로 밀어 주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하지만, 재능있는 사람들이 나이를 먹었거나 매스컴에 어울리지 않는 외모를 가졌다는 이유로 사장되고 있는 한, 이들은 결코 지금과 같이 과대평가 되어서는 안된다. 이들의 얼굴을 TV에서 볼 때마다 피가 거꾸로 솟는 게이샤들이 일본 땅에 과연 한 명도 없을까. -- SonDon 2004-5-23 9:32 pm

3 # 촌평[ | ]

그나저나 공연을 보기 전에 사버린 이 넘들 씨디는 물르지도 못하고 챙겨 와버렸는데 이거 볼 때마다 돈 아까와 죽겠군 -_-;; 싸인이라도 받아 두었으면 값이라도 더 받을 텐데, 어제는 도저히 싸인을 받아 줄 인내심이 남아 있지 않았었음. 부언하자면, GeorgeDakei를 닮은 목관 아저씨도 그렇지만, 나도 귀염둥이 퍼큐션이 왠지 마음에 들었음. -- SonDon 2004-5-23 10:2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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