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플랜

 

  • 감독 : 샘레이미
  • 주연 : 빌팩스톤, 빌리밥손튼.

1 # 안빈[ | ]

흔한 내용의 영화이지만, 선명한 스토리와 평범한 일상이 ‘간단한 계획’에 의해 증폭되면서 극으로 치달으며 좋은 영화로 마음에 새기게 한다.
영화는 주인공이 이렇게 말하며 시작된다. “우리 아버지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성공한 남자는 좋은 아내와 자녀, 그리고 함께 대화할 만한 친구가 있으면 된다’” 눈 덮인 숲에서 펼쳐지는 차가운 진행, 돈, 가족, 은폐, 파멸. ‘파고’를 생각하게 하는 영화.


그 해, 12월 31일, 행크는 제이콥, 루와 함께 눈 덮인 산속의 추락한 비행기에서 현금 4백4십만 달러의 돈더미를 발견한다. 조종사는 이미 죽어있고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 갑부가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봄에 비행기가 발견되고 그러고도 돈을 찾는 이가 없다면 그때 돈을 나누어 갖기로 한다. 탐욕에 물들기 전까지 그들의 ‘계획은 너무나 간단’해 보였다. 행크는 아내에게 묻는다. "사라, 만약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돈이 든 가방을 발견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어?" 사라는 당연히 그 돈을 갖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테이블 위에 쏟아지는 돈 뭉치를 보는 순간 그녀의 생각은 바뀐다. 오히려 아무도 그 비행기에 간 적이 없던 것처럼 꾸미기 위해 돈의 일부를 있던 자리에 되돌려 놓으라고 적극적인 충고까지 한다. 힘든 상황이 계속 되자 갈등하는 남편에게 그의 아내는 이런 말을 한다. “평생 이렇게 살 것인가. 평생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돈 신경 쓰면서 살 것인가? 고급 식당, 좋은 옷 앞에서 언제나 갈등하며 망설이게 할 것인가?” 아내의 그런 다그침을 어떻게 이겨? 실제로 그들은 물질적으로 행복의 조건이 갖추어져 있다. 집, 승용차, 가족, 직장. 서로의 따뜻한 사랑. 다만 그들의 입장에서 욕심을 내고, 상류층과 비교해서 부족하다. 견주어서 부유한 자가 누구인가? 행크와 함께 돈을 돌려놓으러 간 제이콥은 자신에게 다가온 이웃 드와이트에게 난처해진 나머지 불필요한 폭력을 행하고 만다. 그리고 행크는 죽었다고 생각한 드와이트가 깨어나자 당황하여 그의 목을 조른다. 시체를 옮겨 사고로 위장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루는 자신의 몫을 요구하며 행크를 협박한다. 봄까지 기다리자고 해놓고는 돈이 당장 급해지고, 더구나 이제 믿을 수 없는 친구사이. 이권이 개입되었을 때의 사람의 변하는 마음! 소박하고 평범한 소시민인 그들이 그 돈을 중심으로 의심과 협박, 살인으로 계속 치닫는다. 친구, 이웃들을 죽인다. 결국 급박한 상황에서 친동생은 형에 대한 애절한 우애 때문에 자신을 죽여 달라고 애원하고 형은 동생마저 죽인다. 많은 살인과 번민과 고통을 대가로 소유하게 된 그 돈. 이제 그 돈으로 행복해 질 것인가? 그 돈의 행방을 쫒던 FBI요원들의 한마디-그 돈의 일련번호 때문에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에 벽난로에서 모두 소각한다. 형은 잡히지는 않았지만 결국 대가를 크게 치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마지막 독백. “가끔 생각한다. 내가 잃어버린 것, 동생, 그 돈...!” 나의 한마디 ‘그리고 순수했던 우리의 시절, 깊이 파인 상처...!’ -- 안빈 2005-4-14 3:13 pm

2 # 촌평[ | ]


이번 일요일은 아내만 조용히 불러서 컴퓨터 앞에 앉히고 '심플플랜'부분과 다른 부분을 보여 주었더니 '거북이'씨가 누구인데 이렇게 심도있는 대화를 나누었냐고 깜짝 놀라는 거에요. '나도 모른는 사람이야! '했더니. '거짓말!'이라고 깔깔 웃는 거에요. 빨리 말하라고 성화였지만 계속 진짜 컴퓨터에서 만난사람이라고만 했어요. 여전히 아이에게는 비밀이구요. 비밀이 없는 저희 가족에게 숨기는 부분이 생겼으니 일 났습니다. 연극 '라생문'을 보고 싶은데 아이가 시험기간이라 미루고 있습니다. 무언가를 기대하며 사는 생활, 좋네요. 참, 별것을 다 말하네요. 좋은 하루되세요! -- 안빈 2005-4-18 5:20 pm

아이와 나생문을 보시려 하신다니, 진짜 멋진 아버지시군요. 라쇼몽의 원작도 맘에 들었었는데 연극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어무니 모시고 신파극 보러다녀왔는데 어무니는 다행히 싫어하지 않으셔서 좋았었지요. 만화책보다가 잠깐 들어왔습니다~ ^^ -- 거북이 2005-4-19 1:09 am

이 시스템을 뭐라고 하는지도 몰랐는데요. 이제 알았어요. 제 아이에게 물었더니 모르더라고요. 왜냐고 묻기에 '아니야!' 했어요. 이곳에서 거북이씨 만나 것은 비밀이거든요. 제가 사무실에서 인터넷으로 들어가서 다른 사람과 영화 이야기 한 사실을 알면 아마 놀랄 걸요! 저 째문에 즐거웠다니 좋네요. 제가 좋지요! -- 안빈 2005-4-15 6:02 pm

자주 온라인에서 뵐 수 있었으면 합니다. :-) -- 거북이 2005-4-15 6:39 pm

인터넷을 통해서 글을 보내는 것은 '아이즈와이드셧'이 처음이었고요 응답을 기대하지 않았는데 답 글을 주신 분이 계셔서 대단한 경험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그때 마음속의 한 부분이 편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소통’이라고 하나요. 인터넷에서 얼마든지 ‘심플플랜’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을 텐데 저를 통해서 이곳에 기록해 주신 ‘거북이’님에게 감사드립니다. ‘거북이’님의 나이요? 미혼이요? 그것이 무슨 상관이겠어요. 상대에게 마음속을 드러내게 하고, 부족한 상대를 배려하며 천천히 이끄는 그 마음은 이미 나이나 경륜과 상관없이 대단한 사람일 것이라는 느낌이 들게 합니다. 좋은 경험 시켜준 ‘거북이’님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좋은 젊은 시절이 계속되길 빕니다. -- 안빈 2005-4-14 4:41 pm

이 시스템은 위키위키라고 하구요. 일반적인 웹게시판과는 다른 형태입니다. 여긴 매너가 없으면 운영되기 힘든 구조이며, 지금 이 안에 있는 사람들은 대개 몰래몰래 남들을 잘 돕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하셔도 된답니다. 제가 구현하고 싶었던 형태는 이곳이 불특정 다수가 자기 편한대로 정보를 쌓되 타인을 존중해서 쌓기만 하면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지식 아카이브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만, 몇가지 한계로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답니다. ^^ 어쨌든 여기는 존재 자체가 실험장인, 그런 공간입니다. 여기가 안빈님께 편한 느낌을 드렸다니 그것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즐겁습니다. 언제든 여기서 놀아주세요. -- 거북이 2005-4-14 5:48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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