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쇼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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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 ]

Rashomon
羅生門
라쇼몽, 나생문
  • 1950년 일본 영화
  • 흑백 영화
  • 범죄 미스테리 영화
  • 시대극, 드라마
  • 감독: 쿠로사와 아키라
  • 출연: 미후네 도시로 (타죠마루 역), 쿄 마치코 (카나자와 마사코 역), 모리 마사유키 (카나자와 타케히로 역), 시무라 다카시
  • 상영시간: 87분
  • 15세이상관람가

 

<img src="http://t1.daumcdn.net/thumb/C198x288/?fname=http%3A%2F%2Fcfile78.uf.daum.net%2Fimage%2F2270C03653A91A27391897" width="198" height="288" alt="라쇼몽 포토 보기">

2 줄거리[ | ]

전란이 난무하는 헤이안 시대, 억수같은 폭우가 쏟아지는 '라생문'의 처마 밑에서 나뭇꾼과 스님이 '모르겠어. 아무래도 모르겠어' 라며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다. 잠시 비를 피하러 그곳에 들른 한 남자가 그 소리를 듣고 궁금해 한다. 이들은 이 남자를 상대로 최근에 그 마을에 있었던 기묘한 사건을 들려준다.

사건이 벌어진 배경은 녹음이 우거진 숲속. 사무라이 타케히로(모리 마사유키)가 말을 타고 자신의 아내 마사코(교 마치꼬)와 함께 오전의 숲속 길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늘 속에서 낮잠을 자던 산적 타조마루(미후네 도시로)는 슬쩍 마사코의 예쁜 얼굴을 보고는 그녀를 차지할 속셈으로 그들 앞에 나타난다. 속임수를 써서 타케히로를 포박하고, 타조마루는 마사코를 겁탈한다. 오후에 그 숲속에 들어선 나뭇꾼은 사무라이 타케히로의 가슴에 칼이 꽂혀있는 것을 발견하고 관청에 신고한다. 곧 타조마루는 체포되고, 행방이 묘연했던 마사코도 불려와 관청에서 심문이 벌어진다.

문제는 겉보기에는 명백한 듯한 이 사건이 당사자들의 진술을 통해 다양한 진실을 들려준다는 점이다. 즉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이른다. 먼저 산적 타조마루는 자신이 속임수를 썼고, 마사코를 겁탈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무라이와는 정당한 결투 끝에 죽인 것이라고 떠벌린다. 하지만 마사코의 진술은 그의 것과 다르다. 자신이 겁탈당한 후, 남편을 보니 싸늘하기 그지없는 눈초리였다고 한다. 자신의 잘못이 아님에도 자신을 경멸하는 눈초리에 제정신이 나간 그녀는 혼란 속에서 남편을 죽였다고 진술한다. 하지만 무당의 힘을 빌어 강신한 죽은 사무라이 타케히로는 또다른 진술을 털어놓는다. 자신의 아내가 자신을 배신했지만, 오히려 산적 타조마루가 자신을 옹호해줬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스스로 자결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엇갈리는 진술 속에는 각자의 입장과 이해관계가 담겨있다. 좀처럼 실체적 진실에 접근할 수 없는 이때, 실은 그 현장을 목격한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나뭇꾼이다. 그는 마사코가 싸우기 싫어하는 두 남자를 부추겨서 결투를 붙여놓고 도망쳤고, 남은 두 남자는 비겁하고 용렬하기 짝이 없는 개싸움을 벌였다는 것이다.

3 # 거북이[ | ]

라쇼몽은 쿠로사와의 가장 유명한 작품중 하나다. 풍문에 의하면 이 작품이 베니스에서 그랑프리를 먹기 전까지는 아무도 이 작품이 출품되었다는 것도 몰랐다고 한다. 제작사쪽에서 이태리 장사꾼의 말을 듣고 함 내본게 덜컥 그랑프리를 먹었다고. 그래서 이 작품은 아키라의 출세작이 되었다.

이 작품은 원작이 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두 단편인 '숲 속'과 '라쇼몽'이다. 이 원작들을 그대로 따라간 것은 아니고 그것을 아키라식으로 각색했는데, 그 결과는 원작 못지 않은 걸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라쇼몽'에서 액자를 빌리고 '숲 속'에서 내용을 빌렸다.

라쇼몽羅生門은 헤이안시대의 수도인 쿄오토의 남문이다. 한자로 살펴보건데 '살아있는 것들을 낚는 그물'의 문이라는 뜻인거 같다.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다 무너진 라쇼몽에서 비참한 처지에 놓인 행인들이 비를 피해 라쇼몽 밑에 모인다. 그리고 이 라쇼몽 밑에서 서로 들은 얘기들을 나누는 것이다.

라쇼몽은 하나의 살인사건을 네명이 다른 관점에서 얘기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그런데 이 내용들이 모두 다르다. 모두 자기의 입장을 담아서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관객은 끝까지 어떤 내용이 사실인지 알 수 없다. 무엇이 사실일 것인가를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스포일러 시작
내용을 말해도 영화보는데는 지장이 없으니 나의 추측을 얘기해본다. 스포일러일수도 있으니 읽지 않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넘어가고 싶은 사람은 다음 문단부터 읽으시라. 나는 대체로 나무꾼의 말을 믿는 편이다. 산적이 남편을 묶어놓고 여인을 겁탈한 것 까지는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산적과 남편이 여인의 농간으로 결투를 한 것도 사실이고. 그리고 그들이 한 것은 개싸움에 가까운 것이었으며 결국 산적이 남편을 죽였다. 나무꾼은 그 현장을 보다가 값나가는 것을 훔쳐서 팔아먹었고.
그럼 각자 왜 거짓말을 한 것일까. 산적과 남편은 각자 입장이 비슷하다. 자기들은 멋있게 결투를 했다고 말하고싶은 것이다. 특히 남편의 경우는 자신을 죽인 산적이 멋진 녀석이었음을 말해서 자신이 무의미하게 죽었다고 느끼기 싫은 것이다. 여인의 경우 자신의 뻔뻔함을 감추고싶었다. 자진하지 않고 살아남은 것과 두 남자를 왔다갔다 한 간사함을 감추고 싶었던 것이다. 나무꾼의 경우는 명백하다. 스포일러 끝

여기서 누가 어떻게 죽였는가를 밝히는 것은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다. 감독은 세상에는 각자 자신의 입장이 있고 그 진실을 알기는 무척 어려우며, 어쩌면 그 진실은 알지 않는 것이 더 좋은 일일지 모른다는 얘기를 하고있는 것이다.
라쇼몽의 밑에서 스님과 나무꾼에게 이야기를 듣는 거렁뱅이는 원작 '라쇼몽'에서 가져온 캐릭터로 보이는데 그는 살기위해 남을 죽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삼'라'만상의 모든 존재에게 주어진 단 하나의 명제이며 극한 상황에 처해서는 인간도 예외는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아수라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상 서로에게 측은지심을 가져야하지 않겠는가하고 감독은 얘기하고 있다.

음악이 전형적이어서 음악으로 장면을 많이 설명해주고 있으며 음악은 라벨의 볼레로를 연상시킨다. 촬영은 동적인 것을 잘 잡아서 멋진 흑백영화가 되었다. 물론 칠인의 사무라이 수준은 아직 아니다.
이 영화에 나오는 멤버들은 미후네 토시로를 비롯하여 쿠로사와의 5-60년대 영화에 줄기차게 나오는 '칠인의사무라이'군단이다. 배우들이 영화들마다 같이 나오지만, 각자 색깔을 바꾸어가며 나오는 것을 보면 재미있다. 칠인의 사무라이에서 사무라이들의 대장으로 나오는 할아버지가 나무꾼으로 나오고, 위트있는 사무라이가 스님으로 나오며, 미후네 토시로가 산적이다. :)

이 영화에는 쿠로사와 특유의 위트가 없다. 그건 좀 안타까운 점인데 그의 영화들을 모두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50년대 중반정도부터 위트를 담는 것에 능숙해지지 않았는가 싶은 생각이 든다.
이정도로 간결하게 이런 심원하고 종교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영화는 많지 않으니까 베니스에서 그랑프리를 안겨주지 않았는가 싶다. 그만큼 이 영화의 메시지는 두고두고 생각할만한 가치가 있다. -- 거북이 2004-5-23 2:03 am

4 # 촌평[ | ]

제가 '거북이'씨라면, '이건 완전히 타임머신타고 가서 구시대의 인물을 만나고 있잖아!'할 것 같네요.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연결 상의 인간 관계' 짧은 글이지만, 설득력이 있네요. 멋지고요. 정말 저희(혹은 저)와 다른 세계네요. 우리는 얼굴보고 악수하고 통서명하고, 그리고 아는 사람이 되는 것에 익숙해 있어서 컴퓨터로 시작하는 사이는 (처음이지만) 마치 가상의 세계로 느껴지거든요. 그래도 많은 온라인 상의 사람 중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이해하고 도와주는 '거북이'씨를 만난 것은 내 생활 중에 매우 특별한 경험입니다. 감사합니다! -- 안빈 2005-4-22 5:07 pm

나중에 악수하고 통성명 하시죠. ^^ -- 거북이 2005-4-22 5:55 pm

빨리 답해 주었네요. 저는 컴퓨터를 통해서 영화를 볼 줄 모르거든요. 'DVD박스'는 컴퓨터로 보는 영화아닌가요? '시민케인'은 비디오를 구하면 되겠네요. 오손 웰즈의 영화 중 제가 특별한 느낌으로 본 영화는 '상하이에서 온 숙녀'인데요. 사람을 몽롱하게 만드는 면이 있어요. 혼미한 느낌으로 영화를 보게하는데, 그 영화가 끝난 후 우리 가족은 '에이 씨, 마약 먹고 본 기분이야!' (그 약 맛은 모릅니다!) 하고 감상을 이야기 했어요. 당시에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나중에 호평을 받았어요. 참, 아까 흥분해서 꼭 빌려 달라고 부탁 했는데 '라쇼몽'은 제가 구해서 보면 어쩔까요? -머쓱!- 왠지 온라인 상에서 그쳐야 하는데, 저의 생각 부족으로 그 이상으로 연결되는 구세대적인 태도 같아서 부담되네요. 이제 제 취향까지 배려해서 '이키루'를 추천 하네요. '거북이'씨가 말하는 제 취향이라..., 그리고 그 연결선 상에 놓인 '이키루'!. 어떤 영화일까요? 기회되면 꼭 보아야 겠네요. 잘 모르는 사람의 눈에 투영된 나의 취향, 보면서 복선을 깔지요. '거북이'씨 생각하는 거에요. -- 안빈 2005-4-20 5:05 pm

아닙니다. 온라인은 오프라인의 연장일 뿐이구요. 도와드릴 수 있는 것이고 큰 부담 없는거라면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DVD는 컴퓨터로 봐도 되지만 DVD플레이어로 보시면 되겠지요. 비디오 구하는 것이 훨씬 힘드실 것이라 생각되구요. 요즘 DVD 플레이어는 비교적 가격도 저렴해졌고, CDP로도 사용할수도 있어서 하나 갖춰두셔도 괜찮으실듯 합니다. 그리고 자제분이 몇살인지 모르지만 아마 컴퓨터로 영화보는 것은 알고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 거북이 2005-4-20 5:29 pm

부모에게 사랑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효도는 의무감이 많이 포함되어요. 매우 인위적인 부분이 많다는 거지요. 오죽했으면 '치사랑은 없다'고 하겠어요. (제가 저의 부모와 관련해서 많이 경험) '거북이'씨의 그런 마음이 효도에요. '저, 효자입니다!'라고 자처하는 사람은 볼 수 없어요. 어머니는 '거북이'씨를 아주 자랑스러워 하겠는데요 뭘..., 맞지요!? -- 안빈 2005-4-20 4:05 pm


"'라쇼몽'을 빌려준다"는 문장 앞에 '빨간불'이 '짜~안' 하고 들어왔습니다. 잠깐 멈췄지요. 실제로 눈이 거기서 고정되었어요. 이렇게 말하면 호들갑스럽지만 이 영화 정말 예전 부터 궁금했습니다. 유명한 감독의 작품이라서가 아니라. 순전히 이 영화의 내용 때문입니다. 이상하지요. 유명한 두 영화, '시민케인'과 '라쇼몽'을 쉽게 접할 수 없는 것은. 만약 '거북이'씨 통해서 '라쇼몽'을 보게 된다면 결코 잊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겁니다. 아직 빌리지도 않았는데 기분이 상기 되네요. 어떤 방식으로 빌려 주겠어요? (단도직입!) -- 안빈 2005-4-20 3:29 pm

글쎄요. 요즘엔 하도 불법 경로들이 다양하게 있으니까요. 집에가서 음침한 곳을 통해 받으실 수 있는지 알아볼게요. 그리고 그게 어려우시면 제가 대용량 메일로 보내드려도 됩니다만, 그건 어쨌든 후배넘에게 받아야 가능한거구요. 그냥 저라면 DVD박스를 추천드립니다. 값도 별로 안비싸고 모두 훌륭한 작품입니다. 안빈님의 스타일을 추측컨데 이키루를 가장 좋아하시지 않을까 싶네요. 시민케인역시 DVD출시가 되었습니다. 사실 전 웰즈의 영화들 중에서는 케인보다는 다른 것들이 더 좋아요. 웰즈가 만든 '오델로'는 진짜 파워풀합니다. -- 거북이 2005-4-20 4:16 pm

아직 영화도 못봤는데요, 꼭 한번 보고 싶은 작품이네요. 한국은 전쟁과 가난과 혼돈에서 헤어나지를 못하는 시절이었는데 일본작가는 '베니스 영화제', 그해에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받는 것을 보면서 부럽기도하고, 이만큼 발전한 우리가 대견스럽기도 하고요. '어쩌면 알려지지않은 동양문화에 대한 놀라움에 점수를 후하게 주었겠지!' 하고 폄하도 해보며 자위도 하고요. 여기에 소개된 내용이 도움이 되었네요. 더욱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머니와 함께 공연장에 가신다니 대단한 효자시네요. 이상하지요. 누구보다도 친 가족과 공연장에 갈 때가 가장 행복한 것은? 아마 공유하는 기쁨 때문이고 환경과 마음의 여유의 손에 잡히는 증거라서 그럴거에요. 나만의 느낌인데 보편적인 것처럼 말하지요? '거북이'씨를 통해서 '또 다른 내 자신에게' 이야기 할 뿐이라고 제 아내에게 말했어요. 자기에게 말하래요. 얼굴 보며 아내에게 말하는 것. 그건 이것과 다르지요. '거북이'씨가 만화를 보고 있다?! *^^* ?... -- 안빈 2005-4-19 9:51 am 추신-"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두 단편인 '숲 속'과 '라쇼몽'을 아키라식으로 각색. '라쇼몽'에서 액자를 빌리고 '숲 속'에서 내용을 빌림. '살아있는 것들을 낚는 그물'의 문이라는 뜻" 이런 정보는 이 작품에 대한 질 높은 정보입니다. 전에는 그냥 '라생문' 한문만 보며 感을 잡았었지요. 감사합니다. 가족들과 대화 할때 이 부분을 사용 할 계획입니다. 물론 "거북이'씨의 말로 따옴표도 삽입해야지요. -- 안빈 2005-4-19 10:00 am

저 만화 좋아해요. -_-a 그리고 라쇼몽은 아는 녀석에게 빌려주었는데 그넘에게서 받으면 제가 빌려드릴게요. 그리고 저 효자 절대 못됩니다. 어무니 모시고 갔다온 것이야 일종의 의무감이고요, 어머니 옆에서 어머니 즐겁게 해드리는건 영 젬병이어서요. 아들은 딸 역할을 잘 못하는 법이라고 하던데 정말 그런가 봅니다. -.- -- 거북이 2005-4-20 2:1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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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같이 보기[ | ]

6 참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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