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그녀와 그녀가 살아가는 길

#거북이[ | ]

초난강 선생 주연의 드라마는 이게 처음인데...망가진 이미지로만 그를 접했던 나로서는 좀 의외였다. 겁나 진지한 아부지 역으로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는 아내의 이혼을 계기로 자신이 어떤 남자였는가, 딸아이와는 어떻게 교감을 해야하는가에 대해 반성하고 고쳐나가는 아버지에 대한 얘기다.
(주변사람들이 모두 동화된다는 짜증나는 설정이 일부 있지만 이건 뭐 근본적인 한계니까 못본척 넘어가자. 보니까 이런 요소 없는 일본 드라마가 없더라.)

일본 드라마가 트렌디하다고해서 뭐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트렌디하더라도 이렇게 한가지 소재를 집요하게 팔 수만 있다면야 얼마든지 트렌디한 것이 좋다. 일어공부한다는 핑계로 꾸준히 일본 드라마를 보고있는 나이지만 내가 이렇게 열심히 보는 것은 그것들이 뭔가 생각할 여지를 주기 때문이다. 아무 생각이나 교훈이 필요없는 야마토나데시코같은 드라마도 있지만 애완동물의 심리학이라고 할 수 있는 너는펫이나 오락물의 블락버스터화를 보여준 춤추는대수사선이나 우리시대에 결여된 아버지상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했던 오야지 등 일본드라마들은 대체로 하나의 드라마가 한가지 주제를 충실히 꿰고 있는데 이점은 본받을만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한번도 본적이 없는 겨울연가라는 조선드라마가 일본에서 겨울 소나타라는 이름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있는 것을 보면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용사마(배용준...-_-)가 한번 떠서 나리따 공항이 아줌마 부대로 인한 카오스를 맞았으며 모 여성지는 용사마 특별호까지 내서 팔았더라. 일본인 친구덕에 그 특별호를 얼핏 봤는데 어처구니가 없더구먼. 용사마는 30대 중반부터 60대 여성에게 두루 인기가 있다니...그다지 용사마도 기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내 일어선생이 자기 어머니와 전화를 할 때 '용사마와 같은 땅에서 먹고사는 네가 참 부럽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고 하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겠다. 초난강 선생은 좀 억울할지도 모르겠다. 연기력은 자기가 더 나은데 하고.

사실 별 내용은 없고, 꼬마와 아버지가 어떻게 관계를 회복시켜나가는가가 에피소드별로 나오는데...이상하게 계속 보게 되더라. 마지막은 아이의 양육권 분쟁이 나와서 좀 더 열심히 보게 되었다. 양육권 분쟁은 이렇게 조절하는 것이군 하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_-a
그나저나 나도 나중에는 만날 드라마 붙잡고 사는 노년이 되지 않을까 하는 불길한 생각도 들고있는 요즘이다. 때되면 찾아보니 원...-_- 뭐 착하고 재미있는 드라마이니 대략 추천 되겠다. -- 거북이 2004-5-8 2:54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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