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N.EX.T Part 1: The Being

1 # The Being[ | ]

 

사실 신해철이라고 하면 사람들의 반응은 둘중 하나다. 재수없다와 그 외. 아마도 그의 이미지가 꽤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Home앨범의 Turn off the TV에 담긴 영어 '랩'을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좀 오버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최근 그의 프로젝트 밴드 비트겐슈타인의 이름을 들었을 때 '정말 여러가지 하는군'이라는 생각을 했으니까 나도 '재수없다'편의 그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신해철의 디스코그래피를 회상해보면 그를 가요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중 하나로 꼽는 것을 거부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기서 소개할 넥스트 시절의 앨범 The Being은 특히 유례가 없는 시도였다.

신해철이 넥스트의 이름으로 처음 발표한 앨범은 Home(1992)이었다. 사실 이 앨범은 가요와 락이 혼재된 독특한 앨범이었는데 이후의 음악보다는 솔로 2집이었던 Myself(1991)쪽에 가까운 감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는 밴드를 구성해서 락을 연주하고자하는 의지가 강했는데 당시 '서태지와 아이들'로 대표되는 수많은 댄스 가수들이 휘젓고다니던 분위기를 생각하면 무한궤도와 솔로활동으로 나름대로 아이돌로서 자리잡아가던 그의 밴드 결성은 사실 모험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몇몇 연주곡들과 소소한 실험적 연주가 담겨있는 이 앨범은 개인과 가족과의 관계를 묻는 내용이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컨셉트 앨범이기도 했다.

기타가 바뀌고 드러머가 베이스로 옮기는 등 4인조로 재정비한 뒤에 나온 이 앨범 The Being(1994)는 전작에 비하면 '단절'에 가까운 변화를 보여준 앨범이다. 철저하게 락을 지향하고 있으며 외국의 여러 락 스타일을 모방했지만 그것을 창조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그리고 작곡과 연주에 있어서 그 복잡도와 정교함이 훨씬 좋아졌으며 앨범의 컨셉트 자체도 전작에 비해 월등히 일관성을 얻어내고 있다.

첫 트랙 'The Return of the N.EX.T'는 '아 절정 오버다'라는 생각이 절로드는 낮게 깔린 영어 가사와 요란한 신세사이저 연주가 담긴 인트로인데 사실 '존재란 무엇인가 묻겠다'라는 오만한 가사와 꽉 잡는 분위기는 이제 신해철의 개성이라고 생각해도 좋겠지만 역시 쉽게 적응되는 것은 아니다.

'껍질의 파괴'(The Destruction of the Shell)는 이 앨범의 존재 의의라고 할만한 곡이다. 세 부분으로 나뉘어진 조곡인데 드라마틱한 구성을 가지고 있는 본격 프로그레시브 메탈이기 때문이다. 첫 파트 Overture에서부터 달리는 연주는 당시 드림 씨어터DreamTheater나 섀도우 갤러리ShadowGallery등을 연상시키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그들에 비해 결코 밀린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두번째 부분인 The Shell에서 가사를 전달하는 신해철의 음역은 그 저음가수의 보컬이라고는 생각할 수가 없을정도로 다이나믹하게 들린다. 물론 여러 이펙트를 사용한 것도 있겠지만 그는 보컬로서의 정체성을 확보하려면 저음 발라드 가수로는 안되겠다는 자각을 한 듯 하다. 신해철의 강점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자세라고 할 수 있으며 그런 움직임은 이후 계속된다. 마지막 부분인 The Joy of Destruction에서 들려주는 폭발적인 연주와 힘있는 남성코러스는 이 곡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데 임창수의 기타솔로와 그 뒤를 받쳐주는 신해철의 키보드 사운드는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유례가 없는 심포닉한 연주이다. 이정도 사운드를 만들어 내었는데 외국의 음악 애호가들이 넥스트를 프로그레시브 락의 범주에 넣고 넥스트의 음반을 찾아다니는 것은 당연하다.

'이중인격자'는 국내 히트곡인데 사실 이런 메탈이 꽤 인기를 얻고 사람들이 노래방에서 부르곤 했다는 것은 아직도 락이 찬밥신세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었다. 게다가 매우 고음역의 날카로운 곡인데 말이다. 메가데스Megadeth의 데이브 머스테인과 비슷한 이죽거리는 보컬을 들려주고있으며 신세사이저 연주는 ELP를 연상시키고 있고 기타솔로는 멜로딕 메탈적이니 확실히 모방뿐이냐고 몰아붙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신해철의 음악적 행보는 대체로 중도좌파적(?)이라고 할 수 있었으며 그것은 기존의 장점을 잃지않고 조금씩 변화하려는 모습을 말하는 것이다. 모방을 잘 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라는 것은 분명하며 그는 이 곡에서 분명 훌륭한 모방자이다.

'The Dreamer'는 그의 예전 모습을 생각나게 하는 발라드 곡인데 이런 곡들을 넣는 것은 역시 안전지향적인 모습이라고 해도 좋겠다. 하지만 역시 밴드로서의 연주가 담겨있는 락발라드로 녹음하였다. 한국의 발라드 문화는 락음악에서도 락발라드만이 대박을 터뜨리는 엽기적 현상을 만들지 않았던가!

뒷면은 또 다른 히트곡인 '날아라 병아리'로 시작한다. 닭살돋는 발라드 곡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런 식으로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서 죽음에 대해 고민하는 노래를 당시 들을 수 있었는가를 생각해보면 작사가로서의 신해철 역시 우리는 인정해야 할 것이다. 김민기의 '백구'를 떠올리게 하는 가사다.

'나는 남들과 다르다'는 훵키한 리듬에 브라스, 메틀릭한 기타리프, 댄스그룹들이 잘 써먹던 스타일의 코러스 등이 뒤섞인 재미있는 곡이다. 스타일의 혼합이라는 것은 신해철이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것으로 아마 그 대표적인 곡은 신해철이 참여한 OST '바람부는 날에는 압구정동에 가야한다'(1993)와 다음 앨범 'The World'에 실린 '코메리칸 블루스'일 것이다. 두가지 버젼을 비교해 들어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생명생산'(Life Manufacturing)은 SF영화의 사운드트랙이나 장 미셸 자르JeanMichelJarre의 곡들을 연상케하는 신세사이저 연주곡으로 지금까지 꾸준히 영화음악 작업에 관심을 가져온 신해철의 개성적인 연주이다.

'불멸에 관하여(The Ocean)'는 70년대 영국의 심포닉 프로그레시브 락 밴드들의 연주를 연상케하는 신세사이저 연주가 곡 전체를 채우는 곡이다. 비교적 서정적이면서도 웅장한 연주는 앞면의 '껍질의 파괴'와 비슷하면서도 '껍질의 파괴'가 청년적 분위기의 질주하는 곡이었다면 이 곡은 철저하게 소년적인 느낌으로 내면에 대한 다짐을 하고 있다.

이렇게 훌륭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사실 이 앨범의 요란한 부클릿을 들여다보면 어이없는 이미지메이킹에 가슴이 아픈데 그래도 이건 다음 앨범인 'The World'(1996)에 비하면 양반이니 조금 참아주기로 하자. 그 스타일의 조악성이 문제인 것이지 당시 앨범을 색다르게 꾸며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음악인들도 거의 없었으니 넥스트는 이 부분에서 나름대로 신경을 쓴 것이다. 앨범은 음악을 담는 도구일 뿐 아니라 음반 자체를 표현하는 종합 예술적인 매체로서 이해하려는 시도는 아직도 우리에게서 찾아보기 힘드니 슬픈 일이다. mp3의 시대에서 음반이 음반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제 외형에도 신경을 써서 소장 자체가 의미있게끔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

넥스트의 훌륭한 점은 괜찮은 락 앨범을 만들었다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들은 그런 음반을 내놓고 대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에 더욱 훌륭한 것이다. 자의든 타의든 그들은 나름대로 락의 부흥(?)을 이끌 책임을 져야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해체할 때까지 수많은 라이브를 했으며 라이브 앨범을 세종류나 내놓을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했다.

한국 대중음악계는 어떻게든 이 분위기를 살렸어야 했지만 분위기의 미성숙 때문인지 그들의 해체 이후 또 단절되고 말았다. 걸출한 프로그레시브 메탈 밴드인 예레미가 나타나긴 했지만 그들은 사실상 넥스트와는 독자적으로 나타난 것이며 마이너로 남아있다. 여전히 락과 헤비 사운드를 구사하는 그룹들은 주류 음악계에서 찬밥이다. 넥스트 해체후 신해철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은 헤비 사운드를 구사하는 노바소닉을 만들었고 신해철 역시 개인적으로 락 앨범들을 만들어갔지만 신해철과 노바소닉의 음악적 성취를 합쳐봐도 넥스트 시절의 아우라에 견주기는 어렵다. 넥스트는 신해철 개인의 카리스마도 있었겠지만 그것 말고도 합주를 하는 밴드만이 들려줄 수 있는 앙상블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밴드였기 때문이다.

그 환상의 조합을 다시 만들어보려는 듯 신해철은 자신의 최근 프로젝트 비트겐슈타인을 접고 넥스트를 재결성하며 공연을 시작했다. 아직 앨범을 내놓지 않아 뭐라 할 수는 없지만 넥스트의 재등장이 가요계의 다양성이 늘어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그는 라디오에서 여전히 '마왕'으로 군림하고 있지 않은가. 마왕의 카리스마로 후배들도 지원해주고 메인스트림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주었으면 한다. -- 거북이 2003-6-8 11:24 pm

2 정종화 - N.EX.T The Being 을 듣고[ | ]

본 내용은 하이텔 언더그라운드 뮤직동호회 "한국의 언더뮤직" 게시판에서 운영자가 이해를 위해 캡춰 & 편집만 한 것입니다. 본 내용에 대한 모든 저작권은 원작자에게 있으며 그러므로 원작자의 허락없이 무단전제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편집자주]

정종화 (notte ) N.EX.T The Being 을 듣고 (1) 06/29 00:00 254 line

N.EX.T - The Being

예전부터 신해철이란 이름에 꽤 괜찮은 기대와 무엇인가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언제나 가지며, 지켜보고 있었던 본인으로서는 이번 앨범은 정말, 오랜동안의 기다림이었고, 설레임이었다. 개인적인 신해철씨의 불행이었을것으로 여겨지는 불미스러운 사건들도 어쩌면, 틀에 조금씩 안주해버리는듯한 느낌을 아주 버리지 못하고 있었던 그의 예전 음악들로 부터의 무엇인가, 진짜 기대를 충족시켜줄 만한 자양분이 될 것으로 기대한 것은 그가 받은 고통에 대한 개인적인 이기심이었을지는 모르지만, 그는 분명 어느정도, 그 틀을 벗어버리고 있는 듯한 모습을 이번 앨범에서 보여주고 있어서, 참으로 기쁜 느낌이다.

아무튼, 그는 오랜된 본인과 같은 팬들의 기다림과 기대 속에 이전과는 달리 꽤 많이 변화된(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예견한) 모습을 보여주는 새로운 앨범을 들고, 나타났다. 사실상 본작은 상당한 헨디켑을 지니고 세상에 나온 앨범이다. 어쨌거나, 대중적으로 인정받을 대부분의 경로를 차단받은채 오직 입에서 입으로, 혹은 그를 인정하고 있었던 많은 팬들에게서만 한정적으로 들려질수밖에 없을 운명을 지니고 태어난 앨범이기도 하다. 물론 앞서 말한데로 이런 요소들이 그가 마음껏 대중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나름대로의 생각을 음악에 피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전화위복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쨌거나, 일단 세상에 나온 그의 음악은 아직까지는 그런대로, 합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듯하여, 개인적으로는 무척이나 기쁘다.

예전 본인이 속해있는 언더그라운드 뮤직동호회를 처음 만들었 던 시점에서 개인적인 기호였을지는 모르지만, 첫번째 토론의 주제로 '넥스트의 Home'앨범을 선정하고, 토론을 진행해가면서 처음의 의도와는 다르게 나중에는 쓸데없는 감정싸움에 어쩔수 없이 문을 닫아야했었던 쓰라린 기억이 새로운데 ( 아무튼 이 토론은 직접 신해철씨에게 전달되어서, 그의 답장까지 받았던 꽤 기억할 만한 토론이었다고 생각된다. 물론 그당시 몇몇 흥 분했었던 신해철씨 옹호론자와 비방론자의 감정싸움과 그의 답 장에서 보여줬었던- 물론 이후 그에 대한 어이없는 뜬소문으로 밝혀진 신해철씨의 개인적인 가문문제를 가지고, 비난을 일삼 았으니, 그도 억울함을 표현하려 했겠지만- 감정적인 언어로 언더그라운드 동호회의 많은 회원들께 분노(?)를 자아내게 하 기도 했지만, 아무튼 그런 오해는 이제 어느정도 풀린듯하여, 개인적으로는 다행으로 생각한다.) 아무튼, 예전에도 그랬듯이 그의 새로운 음악에 대해서, 역시나 개인적인 느낌을 적어봐야 겠다는 사명감(?)으로 이번에도 한번 시작해 보도록 하자..

언제나 느끼는것이지만, 본인은 음악의 실기적인 면에서는 거 의 전무에 가까운(아니, 진짜 전무하지만) 단순한 리스너의 입 장에서의 앨범에 대한 느낌을 적을뿐이다. 분명 개인적인 느낌 이고 어떠한 전문성도 없는 글이 될것은 뻔하지만, 세상은 음 악을 직접 하는 사람들 보다도 듣고 즐기는 사람들이 수배나 더 많다는 평범한 진리와, 자신의 느낌을 솔직히 적는데 부끄 러울것은 없다는 뻔뻔함으로 이글을 시작하도록 하자...

아참! 그리고, 물론 개인적으로는 신해철씨의 오래전부터의 팬 이었고, 그의 인간적인 면까지 이해할려는 심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이 앨범에 대한 느낌은 '좋은 쪽'이 될것으 로 생각되어 진다. 음악을 듣는데는 여러가지 태도가 있겠지만 솔직히 어떤 음악도 그 나름대로 헛점도 있고, 비난받아 마땅 한 부분도 있기 마련이다.- 칭찬받을 만한 점도 물론 있고- 처음 앨범을 들었을때의 오랜 기다림과 반가움에 인한 귀막힘 과 눈감긴 상태의 즐거움과, 흥분을 가라 앉게 하기 위해서 지 금까지 기다리며, 나름대로의 객관성과 차가운 시선도 잊지는 않았다고 생각되며, 혹시나 본인의 느낌에 대한 개인적인 불만 이나, 반박은 충분히 환영하는 바이니, 언제라도 새로운 의견 이 있으면, 본인을 일깨워주시기를 바라는바이다.

그럼 진짜 시작해보자. 그의 새로운 귀환(개인적으로 Return 보다는 Rebirth 라는 이름을 붙였으면 싶은 느낌도 있지만)을 축하하며....

The Return Of N.EX.T Part I The Being

본작은 흔히 말하는 컨셉터 앨범이다.'존재'라는 비교적 심각하 고 형이상학적인 주제를 가지고 있는 앨범이다. 하지만, 굳이 이런 심각한 주제를 그렇게 심각하게 다루고 있지는 않은 앨범 이다. 그러니깐, 단순히 현학적인 문자의 나열에 머무르는 앨 범은 아니다. 비교적 단순명료하고 직설적인 어구들을 나열하 고 있으며, 꽤 설득력있게 자신의 생각을 청자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2집으로 계획되어 있는 두개의 부분중에 인터뷰등을 통 해서 그가 여러번 표현한바와 같이 이번 Part I 에서는 그 존 재중에서 '존재의 내면'을 이야기 하고자 했다고 한다. 사실상 저번 'Home'앨범에서도 보여줬지만, 그의 컨셉터 성향 은 어떤 주제에 따른 집합적이고 전체적인 입장이라기 보다는 소재로서의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이 번 앨범은 전작보다는 그 컨셉터의 밀집도에서는 훨씬 더 짜여 진 구성이지만) 그래서 이번 글에서도 전작 'Home'에 대한 글 에서와 마찬가지로, 개인적으로 느끼는 소재의 유사성과 주제 의 통일성을 고려한여, 나름대로 몇개의 부분으로 나누어서 이 야기 해보도록 하겠다. 먼저, 순수한 '존재'에 대해 심도있는 고찰이 이뤄지고 있는 부분과 그 존재들과 그를 둘러싸고 있으 며, 가사를 통해 보자면, 그 존재가 주어진 시간내에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말하게 하는 장애가 되는 껍질과 갈등에 대해 이야 기하고 있는 부분, 크게 두부분으로 나누어서 생각해 보도록 하자. 물론 첫번째 Overture격인 그들의 귀환을 알리는 'The Return Of N.EX.T'는 독립된 부분이며, 전체적인 사운드에 대 한 암시부분이기때문에 전체적인 앨범의 컨셉터와는 별개의 것 이다. 그럼 그 나눔을 명확히 해보고 시작하자. 먼저 앞서 말 한 순수한 '존재'에 대한 심오한 고찰이 이루어 지고 있는 부 분은 '날아라 병아리', '생명생산', 'The Ocean:불멸에 관하여 '정도로 나누고, 외부와의 갈등, 즉 껍질과의 갈등을 다루고 있는 부분은 'The Destruction Of The Shell', '이중인격자', 'The Dreamer', '나는 남들과 다르다' 로 나눌수 있겠다. 물론 이것은 분명히 개인적인 나눔이며, 어차피 신해철씨의 손을 떠 난 작품에 대한 청자로서의 자의적인 해석은 청자의 자유에 속 하니, 별로 이의는 없을것으로 안다. 이렇게 나누어 보면 본작 에서 말하고자 하는 '존재의 내면'은 존재의 인식으로 출발해 서 그 존재의 성취(여기서는 '꿈'이라고 표현하고 있다)에 대 해 방해적 요소가 되어지는 껍질과의 투쟁에 대해서 이야기 하 고 있다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아마 다음 부분이 될 'Part II'에서 이야기할 존재의 외면에서는 그 껍질을 깨고 나와서 바라본 너무나 큰 부조리속에 허둥대고 있는 거대한 현 대 사회에 대한 강렬한 어조의 비난과, 투쟁의 내용이 되지 않 을까 기대해 보겠다. -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그럼 대강 이런 곡의 가름을 했으니, 각각의 곡에 대한 느낌을 자세히 이야기 해보도록 하자...

먼저, 앨범의 근본 주제와는 별로 상관이 없는 이번 앨범의 서 곡인 'The Return Of N.EX.T'부터 시작해 보자. 아! 물론 본작 의 주제와 상관이 없다는 말은 좀 어페가 있는듯 하다. 이 곡 은 본작에서 꽤 중요한 주제에 대한 동기(Motive)를 불어넣어 주고 있다. 전반적인 그들의 재등장을 알리는 메시지와 더불어 우리에게 던져주는 물음은

'과연 존재가 무엇인가? (What is Being...)' 이다.

웅장하고, 신비로운 신디사이져 연주위로, 나즈막하지만, 강하 게 던져주는 신해철씨의 명확한 물음이 짧막하게 이어지는 곡 이다. 이전 Myself 앨범의 장난스런 인트로나 Home 앨범의 동 심어린 인트로와는 좀 별개의 것으로 나름대로 상당히 신경을 쓴듯한, 웅장한 사운드로 앞으로의 나올 곡들에 대한 기대와 앨범전체의 음악적 성격을 충분히 나타내주고 있는 곡이다. 앞서 말한 이전 앨범의 인트로와는 달리 신해철씨의 목소리에 크게 이펙터를 사용하지 않는 톤을 이용한것으로 보아, 장난스 러움은 충분히 배제가 된듯하다. 오케스트라용의 화려한 타악 기연주를 연상케하는 폭발하는듯한 드럼 프로그래밍과 신비롭 게 곡을 감싸고 있는 신디사이져음색과 여성코러스의 웅장한 허밍을 연상케하는 효과음도 예전 신해철씨가 즐겨사용하던 부 분이다. 굳이 인트로로 사용할 필요없이, 좀더 다듬어 하나의 대곡으로 완성할 수도 있을 충분한 소지가 보이는 곡이다.

이제 앞서 분류한대로 크게 두부분으로 나누어서 먼저 심각한 '존재'에 대한 인식부분부터 시작해보자. 먼저 살펴볼 곡은 어쩌면, 가장 대중적으로 들릴수 있는 평범하면서 나름대로 의 미심장한 곡 '날아라 병아리'부터 시작하자..

신해철씨의 음악의 특징중에 하나가 바로 이런 어린시절, 성장 기의 추억들이 매우 아름다운 언어와 공감할 만한 이야깃거리 로 등장한다는데 있다. 누구나 공감할 듯이, 사실상 이곡은 어 른의 때묻음이 어느정도 공존하고 있는 곡이라고 생각된다. 국 내에 비슷한 곡으로 양희은씨의 동생인 양희경씨( 잘 아시는 텔리비젼의 비슷한 덩치의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조연 탤랜트 이자 앨범을 발표하기도 해, 다재다능함을 보여준..)의 어릴적 백일장에서 쓴 글이라는 가사를 가진 너무나 아름답고 슬픈 가 사를 가진 '백구'와 유사한 주제라 하겠다. 솔직히, '백구'만 한 감동은 가지지 못했지만, 그것은 어느정도 지금의 위치에서 바라본 어린시절의 추억과 그 어린시절의 티없이 맑은 눈으로 바로본 그시절 그대로의 감성과의 차이일것이리라... 아무튼 본작의 주제는 어린시절 겪었던 너무나 큰 아픔일 수 있는 어 린 생명의 죽음을 통한 '죽음에 대한- 존재의 유한함에 대한- 깨닳음'이다. 글쎄 어린이의 순수한 생각으로 느낀 죽음에 대 한 깨닳음이라는 점으로 바라볼때 '나 역시 세상에 머무르는 건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을 느낀다는건 너무나 성숙해 버린 모습이 아닌가 싶다. 물론 '설명할 말을 할 순 없었지만'이란 전제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마 충분히 어릴적의 동심이 사라져 버릴만한 시기라고 볼 수 있는 '눈물이 마를 무렵'-물 론 단순히 그때의 병아리 얄리의죽음에 대한 슬픔이 가실 무 렵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겠지만-때쯤의 예전 그시절에 대한 추억과 그 당시보다는 성숙한 생각의 토대위에서 이루어진 죽 음과 인간의 유한함에 대한 고찰이었을 것으로 보여진다.- 역 시나 자의적인 해석이다- 어쨌거나, 앞서 말한데로 본작에서 가장 대중적인 호응을 불러일으킬 만한 곡이다. 추억 어린 가 사가 그러하고, 별 부담없는 어쿠스틱한 기타반주와 회상적인 하모니카 연주와 비교적 잘 어울리는 신해철씨와 이동규씨의 목소리가 썩 괜찮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물론 아쉬운 느낌도 있지만, 곡이 비교적 단순한 느낌이고- 어릴적의 순수함을 나 타내는 의도인지는 모르지만- 약간은 심심한듯한 느낌이다. 그 리고 어쿠스틱 기타연주가 조금은 더 맑은 톤- 최근에 신해철 씨가 참여한 신예 유망그룹 '전람회'의 앨범에 수록되었던 역 시 죽음-친구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던데-에 관한 이야 기 '하늘 높이'에서 보여준 너무나 투명해서 맑은 눈물이 똑똑 떨어지는듯한 손진태씨의 어쿠스틱기타 연주같은 톤의 기타연 주는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대개 같이 음악을 하면 비슷하게 닮아가는 구석이 많은것 같은데, 처음부터 였는지 모 르지만, 신해철씨와 이동규씨의 목소리는 매우 닮아있다. 물론 고음처리에서 맑고 높게 올라가는 톤에서는 이동규씨이 목소리 더욱 돗보이는듯하고, 저음이나, 읊조림등은 대단히 유사한 목 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전체적인 어쿠스틱 기타반주의 심심함 을 감소해주듯, 애잔한 분위기의 스트링이 나름대로 제몫을 다 해주고 있는듯하다.- 예전부터 느껴왔지만, 신해철씨의 스트링 편곡은 비교적 훌륭하게 행하고 있는듯하다 - 처음부분의 회상 적인 나레이션은 약간은 둔탁하게(?) 녹음된듯하고, 어떤 면에 서는 감정의 절제가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가지 아쉬운 점은 중반부의 임창수씨의 기타솔로부분에서, 답답한듯한 인상을 지 워버릴 수 없는 톤의 사운드가 조금 맑고 심플하게(이펙터를 적게 걸고) 처리했으면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기타 솔로와 함께 펼쳐지는 스트링섹션은 꽤 정감있고 애잔한 분위 기를 자아내어준다. 약간은 아이러니같은데, 생의 유한함에 대 한 고찰을 이야기한 이곡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가사는 - 물론 어린 생각에서 오는 철없음? 일지도 모르지만 - 병아리 얄리의 부활(?) 이니...

철없었던 어린시절 생명의 유한함에 대한 깨닮음과는 반대로 얼마전에 해외토픽에도 난바있는 '유전자조작에 의한 인공적인 생명창조'에 대해서.. 인간의 생에 대한 유한함을 인간의 능력 으로 극복하려(?) 하려는 끔찍한(!) 사실을 가상으로 처리해 주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면, 너무 터무니없는 공상일지도 모 르지만, 이곡이 주는 기본 이미지는 앞서의 '날아라 병아리'와 는 극적인 대비를 이루고 있다. 전반적인 곡의 분위기도 '날아 라 병아리'에서의 어쿠스틱한 악기로 이루어진 자연적인 분위 기라면, 이곡은 전폭적인 신디사이져의 사용이 이루어진 기계 적인 곡이다. 음성변조를 이용한 여성 생명생산자(인공적인 생 명 생산에서도 생명생산자는 '여성'이다..)와 Dr. Next로 분한 신해철씨의 섬뜻한 대화로 진행되어지며, 기계적인 신디사이져 음이 생명생산을 하고 있는 기계의 작동을 묘사하는데 적절히 사용되고 있다. 물론 사운드 자체로는 쟝 미셀 자르의 그것과 흡사한 느낌을 준다. 기본적인 비트아래로 좌악 깔리는 아날로 그 신디사이져로 생각되는 부분의 진행이 주의깊게 들어볼만 하고, 이 섬뜻한 인공생명의 생산 과정이 끝남과 동시에 곡이 공허한 여운을 남기며 끝이 난다.

사실상 전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는 'The Ocean : 불멸 에 관하여'는 이 심오한 '존재'에 대한 신해철씨의 철학에 대 한 집합체적인 가사로 이루어진 곡이다. 앞서 언급한 두곡 '날 아라 병아리'와 '생명생산'이라는 두개의 상반된 이야기를 하 나로 모아서, 생명의 유한함, 인간의 유한한 삶에 대한 인식을 유도해 내는 구성이다. 어떤 의미에서이든지, 본작은 요즘 쓸 데없이(?) 기독교 계통의 종교에서 심심찮게 들고 나오는 뉴에 지 선풍(?)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짙고, 꽤 많은 반감을 가지게 되는가보다. 하지만, 오히려 이곡의 - 그리고 이곡이 본작을 마감하는 최종적인 결론이 되는 주제의 집합장이라는 의미에서 도- 내용을 보면, 기독교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에 오히려 가깝 지 않은가 싶기도 하다- 익히 알다시피 신해철씨도 예전에 기 독계 계통의 신앙을 가졌었던것으로 기억이 되는데 - 본작에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것은 분명한 인간의.. 인간 존재의 유한함 이다. 불멸을 꿈꾸는 자( 생명 생산과 같은 곡에서 충분한 예 가 될 수 있을것이다)에게 주는 인간의 유한함과는 완벽한 대 조를 이루는 무한한 자연의(신의) 섭리가 펼쳐지는 생명의 시 작과 끝이 있는 바다(The Ocean)를 끌어와서, 인간의 유한함을 강조하고 있다. 결국은 인간은 신의 섭리에 따라 이 세상에 왔 다가 신에 섭리에 따라 다시 이 세상을 떠난다. 라는 기본적인 깨닳음이 조금만 진지하게 가사를 음미해본다면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걸로 끝은 아니다. 본작의 다른 한 줄기 인간 존재의 본질을 세상에 나타내기위한 '꿈'을 실현하 기 위한 장벽, 껍질, 장애물과의 투쟁의 모습이 그 하나인데, 사실 이곡 'The Ocean'은 그부분에 대한 해답도 전해주고 있다 . - 이 이야기는 먼저 그 껍질과의 투쟁부분을 모두 이야기 한 후에 다시 접근해 보도록 하자... 물론 이곡의 음악적인 색깔 이나, 느낌도 이후로 미루도록 한다.

앞서의 글에서 살펴보았던 '존재'-특히 인간의 유한함에 대한 고찰-에 대한 심각한 탐구의식을 위주로 한 곡과 함께 이번 앨 범의 주된 또하나의 주제는 '존재의 실현(꿈의 실현)과 이에 방 해되는 껍질, 사회통념, 현실의 장애등에 대한 강한 투쟁'이다. 그런 의미에서 'The Return Of N.EX.T'의 인트로에 뒤이어 지는 본격적인 서두를 장식하는 곡인 'The Destruction Of The Shell '은 이 주제를 가장 치열하고 명확하게 나타내고 있는 곡이다. 앞서 원종우(esper1st)님의 감상문에도 나타나 있지만, 이곡은 마치 영국의 위대한 프로그래시브록 그룹 Pink Floyd의 역작 'T he Wall'의 축소판을 보는듯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곡이다. - 곡의 내지에 이곡을 표시하는 부분의 일러스트레이션에서도 뒷부분에 나타나 있는 푸르른 부분은 철통같이 막혀진 벽이다. 그속에서 고통스럽게 무개성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인간 군상의 처절한 모습이 그대로 나타나 있는 의미심장한 일러스트레이션 이라고 할 수 있겠다 - 물론, 전반적인 사운드면에서는 요즘 얼 터너티브와 함께, 새로운 사조로 등장하고 있는(물론 얼터니티 브의 엄청난 상업적 성장과는 어느정도 거리를 두고 있지만) 프 로그래시브 메틀의 전형적인 구성을 보여주고 있는 곡이다. 전 반적으로 살펴보아서 물론 과도한 욕심이 곳곳에서 숨쉬고 있어 오버한듯한 느낌도 없진 않으나, 그 의욕과 앞으로의 발전가능 성에서, 그리고 첫번째 시도라는 점에서 충분한 찬사와 박수를 주겠다. 전반적으로 신해철씨가 최근에 강하게 영향을 받고 좋 아하는 그룹이라는 'Dream Theater'의 음악과도 유사하지만, 전 반적인 멤버들의 비중과 프로그래시브와 메틀이라는 비중에 비 교적 동등하게(아주 단순하게 화려한 키보드와 묵직하고 강력한 헤비 기타 리프라고 이분할 수 도 있겠다)이루어져 있는 점에 비해 넥스트에서의 신해철씨의 몫이 그룹의 꽤 많은 부분을 장 악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키보드의 화려한 사운드가 더욱 강조되 는 'Magellan'같은 프로그래시브성이 더욱 강한 그룹의 음악과 더욱 유사한 점을 찾을수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전체적으로 3부작으로 이루어진 조곡형태의 10분여의 대곡으로 첫부분인 서 곡(Overture)은 비교적 밝은 분위기의 앞서말한 바와 같이 그룹 'Magellan'의 'Magna Carta'같은 곡의 웅장한 도입부를 연상시 키는 화려한 신디사이져 음으로 장식된다. 이어지는 본작의 가 장 어두운 부분인 'The Shell'에 들어가기 앞서서 마치 사기를 진작하는듯한 희망적인 느낌의 연주이다. 가볍다고? 글 , 하지 만 전반적인 코드구성이나, 파워에서 예전보다 일취월장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반가운 부분이기도 하다. 이어지는 'The She ll' 부분은 기본적으로 묵직한 일렉트릭 기타의 헤비한 리프가 배경으로 깔리면서, 반복적인 리프는 앞서 언급한 'Dream Theat er'의 최고의 히트곡 'Pull Me Under'의 그것과 유사한 느낌을 전해준다. 신디사이져류에 의한 사이렌의 소리와 유사한 효과음 뒤에 이어지는 신해철씨의 기성은 듣는이에게 예전과는 달라진 그의 모습을 처음으로 표현하는데 모자람이 없는 부분이다. 이 어지는 분노에 차있는 보컬톤은 그 분노에 찬 어조만을 제외하 면 거칠른 면이 그대로 드러나는 생목소리의 신해철씨의 보컬을 비교적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마치 'The Wall'에서의 마지막 선고 'Tear Down The Wall'을 외치는 군중들의 함성처럼 이곡에서는 'Fight Be Free, Destruction Of The Shell'의 코러 스 부분이 있다. 강한 주제의식의 표출, 가장 중심이 되는 메시 지이며, 핵심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역시 헤비한 리프사이로 자유롭게, 곡을 휘어잡는 주인공은 신해철씨의 뛰어난 신디사이 져 연주이다. 아날로그 신디사이져가 이뤄내는 배경의 신비스런 분위기가 일품이며, 중반부의 변박후에 펼쳐지는 키보드와 드럼 의 급박한 연주또한 꽤 수준급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이부분의 드럼연주가 약간은 더 빠른 비트로 키보드와 보조를 같이해주었 으면 싶었는데..- 이어지는 분위기의 전환, 무겁게 가라앉은 일 렉기타의 깔리는 선율위로, 분노를 가득담은 듯한 껍질속에서의 고통스러운 절규-몸부림치면 칠수록 언제나 그자리일뿐 뛰어도 돌아도 더 큰 원을 그릴 뿐-가 처절할 정도의 신해철씨의 흐느 낌으로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연이어지는 그 분노를 감내해내고 결의를 다지는 자학적이며, 파괴적인 메시지-세상의 모든 고통 과 좌절과 분노를 내게 다오, 영원히 마르지 않을 눈물을  게 하고 고독의 늪에서 헤메이게 하라 그러므로 내가 세상에 온 이 유를 알게 하고 내게 주어진 시간이 다가기전에 내가 누군가를 말하게 하라-가 신해철씨의 카리스마적인 나레이션으로 울려퍼 지며, 또한차례 섬뜻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마치 Dr.Z 의 명 반 'Three Part To My Soul'에서의 가사에서나 느낄 수 있는 처 절함이 느껴진다- 이후에 펼쳐지는 기타솔로에서 그 나름대로 임창수씨의 날카로운 기타솜씨를 느껴 볼 수 있는 부분이기는 하다-물론 이전에도 약간의 기타솔로가 있긴 했지만 좀 미진한 부분이었다- 물론, 이곡의 촛점은 신해철씨의 키보드 신디사이 져류의 연주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임창수씨의 기타연주는 많 이 감춰져 있는 모습이다. 반복적인 부분의 코러스등이 한번 더 펼쳐지고 난후 아마도 곡의 마지막 부분인 'The Joy For The De struction'부분이라 여기지는 웅장한 분위기의 신디사이져류의 연주와 정연된 분위기의 역시 강한 일렉기타의 도식적이지만 처 절한 연주위에 행진곡 혹은 의식의 주제곡풍의 잔뜩 장엄하게 부풀려진 신해철씨의 보컬과 함께 마지막 의지의 표출-희망적 메시지의 연출을 나름대로 나타내 주며, 대곡의 종언을 알리게 된다. 전반적인 곡의 구성은 물론 전체적으론 너무 과잉의욕에 의한 오버된 감정의 표출등이 엿보이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이런 대곡을 만들때는 그 완성도나 만족도를 위해서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마음이 어느것보다도 더욱 강할것은 두 말할 여지 가 없을것이고, 나름대로 신해철씨는 훌륭하게 해냈다는 느낌이 다. 뛰어나다고도 충분히 말할 수 있겠고, 첫번째 시도였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가능성을 점치게 즐거움과 기대감이 더욱 가중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앨범 전체를 통틀어서도, 뛰어난 부류에 속하는 앨범의 핵탄두 부분이랄 수 있겠다. 전반적인 메시지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Fight Be Free Destruction Of The Shell 로 집약될 수 있을것이고, 그 껍질을 벗어버리고 나타낼려는 것 은 바로 '내게 주어진 시간이 다가기전에(앞서 언급했었던 인 간의 유한성에 촛점을 맞출 수 있겠다) 내가 누구인지 말하게 하라(자기의 존재의 실현- 즉 '꿈'이라 표현된 것의 실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일것이다. 그리고 뒤에도 말하겠지만, 적어도 우리들 각자에게 던져진 메시지로서의 꿈은 각자 나름대로 다양 하겠지만, 신해철씨 그 자신의 '꿈'혹은 '완성의 꿈'은 아무래 도 그가 하고 있는 '음악'으로 귀결될것이다.- 역시 본인의 주 관적인 견해이다-

이어지는 곡은 본작에서 그냥 헤비메탈이라고 부를수 있는 유일 한 곡인 '이중 인격자'이다. 이미 여러분들이 언급했었던 바와 같이 이곡은 메가데스의 분위기를 그대로 따온 느낌의 곡이다. 긴장되게 쫘악 깔리는 기타리프와 씹어뱃어 버리는듯한 신해철 씨의 보컬스타일은 데이브 머스테인의 그것과 유사하다. 아무튼 의외의 곡이라는 느낌도 강하게 들기도 하고, 어쨌건 헤비메틀 이라는 측면이 강조된 이곡에서는 'The Destruction Of The She ll'에서 보다는 훨씬 강조된 임창수씨의 기타리프를 들을수 있 다. 물론 전반적인 메가데스풍의 메틀과 다른 부분은 중간 중간 에 끼어드는 신해철씨의 화려한 신디사이져 연주가 되겠다. 그 리고 코러스부분과 몇몇 부분의 하이톤의 보컬은 아무래도 이동 규씨의 몫이 아니었나 싶다. 의외로 이곡에서 리듬기타 파트를 담당하고 있는 신해철씨의 연주가 상당히 놀라운데 나름대로 다 중 플레이러로서의 모습을 충분히 보여준것 같은 느낌이다-물론 그가 예전 무한궤도시절의 명목상의 포지션은 기타였지만- 곡이 전해주는 기본적인 메시지는 역시 언뜻 생각하기에는 이중 인격자들에 대한 신랄한 비판으로 느껴질 수 도 있겠지만, 오히 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이중인격자-신해철씨 자신을 포함해 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모두를 가르킬것이다-에 대한 자조 적이고, 변명적인 느낌이 강하게 풍기는 곡이다. 이것도 크게 말하자면, 자신의 본질과 존재를 나타내지 못하고 현대 사회의 부조리속에 어쩔수 없는 껍질을 써야만 하는 우리자신들에 대한 슬픔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약간 뛰어넘어서 '이중인격자'와 비슷한 소재로 진행되는 인상 적인 곡 '나는 남들과 다르다'로 가보자. 이곡에서 이야기 하고 자 하는것은 '이중인격자'.. 즉,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 자신을 감추고, 자신의 꿈을 실현하지 못하게 하는 장애요인이 되는 껍 질을 깨고, 자기 자신을 솔직히 나타내며, 꿈을 이루자! 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전반적으로 대단히 반항적인 기성체제에 대한 비판과 폭력에 가까운 언사가 공격적인 메틀랩에-분노에 가득찬!- 실려서 퍼부어지고 있다. 도입부의 통통튀는 베이스연주는 익스트림의 'Get The Punk Out '의 그것을 연상케하기도 하며, 전반적으로 재기발랄하고 힘차 고 신나는 기타연주가 돗보이며, 신나는 브라스의 삽입이 역시 익스트림의 그것과 매우 유사한 분위기를 자아내어준다. 무엇보 다도 인상적인것은 신해철씨의 악다귀를 쓰는듯한 랩부분인데, 예전의 그가 시도한 나레이션에 가까운 랩들과는 분명히 다른 느낌을 가져다 준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모든 곡에서 느껴지는 신해철씨 특유의 신디사이져 연주가 거의 배제되어 있는 독특한 곡이기도 하다.- 물론 브라스 부분은 신디사이져에 의한 합성음 일것 같지만...

이어서, 'The Ocean'과 함께 궁극적인 주제가 나름대로 피력되 어 있는 'The Dreamer'로 넘어가 보자. 얼핏 보기에는 단순한 사랑노래 같을 수도 있지만, 역시나 깊이있게 가사를 음미해 보 면 결국은 전작의 '영원히'와 어느정도 이어지는 그의 음악에 열정과 사랑-꿈의 완성, 완성의 꿈-을 노래하고 있는 곡이다. 그러므로, '꿈'과 대치될 단어가 '음악'임을 짐작해 볼때 이곡 에서 나타내는 몽상가(The Dreamer)는 바로 음악가(Musician)을 나타내는 것이리라. 어떤 각도로 보면 그가 겪은 시련을 고백적 으로 나타낸 곡이라고 볼 수 도 있겠다. 결국은 그를 지켜보고- 영원히-있을 그녀(단순한 의미의 애인정도도 될것이고, 그의 가 족, 혹은 그를 언제나 기다리고 있는 음악적 팬들이 될수도 있 을것이다)를 위해서-하지만 그것은 분명히 그의 꿈의 실현을 위 해서이다-언제가 그 같은 시련이 다시 닥칠수도 있지만, 또다시 일어나서 그의 길-음악-을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 그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가지 사회적 부조리나, 장애요소인 껍 질-절망의 껍질-을 깨뜨리고나서 말이다. 전체적인 곡은 비교적 앞의 2곡과 비교해서는 예전의 신해철씨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 는 곡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애잔한 키보드를 이용한 스트링을 시작으로 침착하게 이어지는 피아노 선율과 함께 예전의 목소리 로 돌아간 신해철씨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어느정 도 그 스케일 면에서는 예전에 비해 역시 일취월장한 느낌이 충 분히 드는곡이다. 물론 도식적으로 들리는 기타솔로와 신해철특 유의 스트링 오케스트레이션과 코러스의 사용등으로 전형적인 록발라드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구성은 그가 의식적이 건 무의식적이건-아니 이건 그대로의 그의 색깔이 아닌가 싶다- 간에 대중과 어쩔 수 없이 가깝게 가게 되는 성향을 나타내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 그러나 역시 다른 분들이 이미 지적해 준 바와 같이, 마지막의 '사랑해' 이건 진짜 실책인것 같다. 어슬 프고 쓸데없는 사족 ... 너무 아쉬운 부분이다...

이제, 주제의 다른 한 부분이었던 '존재의 실현-꿈의 실현-에 장애가 되는 요인들, 껍질과의 투쟁'에 대한 곡들까지 대강 펴 보았다. 먼저 살펴본 '존재'의 본질에 대한 인식-생명의 유 한함..인간의 유한성-과 이 '껍질과의 투쟁, 껍질의 파괴의 궁 극적인 목적인 꿈의 실현'이 합쳐져서, 마지막 대미를 장식하는 뛰어난 곡 'The Ocean:불멸에 관하여'가 그 결론을 맺는다. 물 론 결론은 우리 인간의 유한성(생명의 유한성)에 대한 인식속에 서 그 주어진 시간안에, 자기 자신의 꿈의 실현을 위해서 허위 와 허식, 사회적 통념과 장애요인이 되는 껍질..벽..을 깨고 후 회없는 삶을 살자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개인적인 주관에 의 한 판단이다- 곡의 전체적인 스타일은 '아트록'적인 성향이 강 하게 나타나는 곡이다. 그의 사춘기시절, 그의 음악적 성향에 꽤 많은 영향을 주었던 그룹들중에 심심치 않게 등장했었던 아 트록 취향의 그룹들의 음악들에서의 영향이 상당히 느껴지는 곡 이다. 첫부분의 훌륫연주는 서정적인 아트록 곡에서 감초처럼 사용되는 부분이며, 전반적으로 어쿠스틱한 기타연주와 함께 곡 의 기품을 더해주고 있다. 물론 전반적인 곡의 분위기를 이끄는 파트는 신해철씨에 의해 연주되는 아날로그 신디사이져의 연주 이다. 첫부분과 중간 브릿지 부분의 바다의 향취가 물씬 풍기는 효과음의 도입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고조되는 보컬-사라져야 한다면 사라질 뿐... 두려움 없이-부분이후에 펼쳐지는 감정의 고조를 이루는 아날로그 신디사이져류의 연주와 마치, 제스로 툴의 이안 앤더슨이나, 포커스의 훌륫연주 스타일의 자유분방한 느낌을 약간(근데 너무 약간이다) 맛볼수 있는 이정식씨의 훌륫 연주와 함께 묘한 어울림을 연출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끝부 분의 드럼 비트가 딱 멈추면서 등장하는 별로 개성적이지 않는 기타솔로부분이 아쉽게 느껴진다. - 곡의 분위기가 갑자기 평범 한 록 발라드류로 바뀌는듯해 버린다.- 차라리 신해철씨의 신디 사이져로 한번 더 깊숙하게 사운드를 깔아줬으면 싶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아무튼, 또다시 반복구이후에 펼쳐지는 신디사이 져 연주는 마치 헝가리 그룹 오메가의 무그 신디사이져 연주를 연상케하는 인상적인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그 아래로 바다에 잣아들듯 읊조리는 신해철씨의 본작의 주제가 어느정도 집약된 인상적인 나레이션이 오히려, 음속에 묻혀서, 정확하게 들려오 지는 않지만 그것이 더욱 빛이 나는 멋진 부분이 되어주는 것 같다. 개인적인 취향과 맞게 본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다.

이상으로 앨범에 수록된 각곡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과 느낌을 산만하게 나열해 보았다. 작가는 이미 자신의 작품이 일반에게 내던져진후에는 이미 그의 작품은 작품을 접하는 사람들의 몫이 되는것이기에, 그런 자유를 충분히 만끽하면서, 음악을 들을수 있는 것은 오직 청자만의 만족스러운 권리일것이다.

이제는 다음에 나올 그의 새 앨범을 기다리면서 이 즐거운 고통 의 시간을 마무리 해보도록 해야겠다...

-No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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