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ey to the Centre of the 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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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정철[ | ]

프로그레시브 락의 대명사라고 하면 역시 심포닉 락이다. 이미 에니드Enid를 소개하면서 브리티쉬 심포닉 락에 대해 어느정도 얘기를 했고 르네상스Renaissance나 기타 이탈리아 밴드들도 대부분 심포닉 락이었다.
여기서 이야기 할 심포닉 락은 그 형태가 좀 다르다. 많은 밴드들이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시도했는데 그 예로는 무디 블루스MoodyBlues의 Days of Future Passed(1967), 딥 퍼플DeepPurple의 Concerto for Group and Orchestra(1969)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릭 웨이크먼RickWakeman의 Journey to the Center of the Earth(1974)등이 있다. 이후 데이빗 파머DavidPalmer가 제스로 툴JethroTull의 음악을 편곡해서 히트치면서 핑크 플로이드PinkFloyd, 예스Yes 등의 음악도 클래식 편곡으로 내놓았는데 이것들은 상당히 조악하여 별로 말할 여지가 없다.

릭 웨이크먼은 예스의 키보드주자로 프로그레시브 락계에서는 키스 에머슨과 함께 가장 유명한 축에 속하는데 매우 방대한 작품을 남겨서 음악 애호가들을 피곤하게 한 전력이 있다. 대충 알려진 바로는 솔로음반이 60장이 넘는데 초기 몇장은 메이저레이블에서 발매되었고 꽤 작품성도 인정받고있지만 뒤의 작품들은 뉴에이지적인 음악들도 있고 대부분 팬들의 뇌리에서 잊혀졌다.
하지만 그가 남긴 초기 솔로음반들은 심포닉한 연주중에서 최상에 속하는 것으로 여전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음반으로는 The Six Wives of Henry VIII(1973), Journey to the Center of the Earth(1974), Myths and Legends of King Arthur and the Knights of the Round Table(1975), Criminal Record(1978) 등이 있다.

이 작품은 쥴 베른(Jules Verne, 1828-1905)의 소설 지구 중심으로의 여행(A Journey to the Center of the Earth, 1864)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나레이터가 중간중간 얘기를 해주어서 스토리가 진행되는데 그 내용은 함부르크의 리딘브룩Lidinbrook박사가 12세기 아이슬랜드 왕자의 기록을 읽고 지구 중심을 지나 아이슬란드로 가는 여행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중간에 신비스러운 것도 보고 괴물과 싸우기도 하고 그러다가 결국 잘 들어간다는 얘기다.
전체적으로는 서주-나레이션-락연주-오케스트레이션 연주-나레이션 이런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런 것은 프로코피에프(Sergey Prokofiev, 1891-1953)의 '피터와 늑대(Peter and the Wolf, 1936)'를 연상시킨다.
사실 여기서 오케스트레이션의 사용은 분위기 묘사할 때 뿐이다. 스타워즈 같은 SF영화들에서 웅장한 묘사가 필요한 부분에서는 항상 심포닉한 연주가 나오는 것 처럼 여기서도 그러하다. 그 외에 드라마틱한 부분은 웨이크먼 자신의 키보드 연주로 처리를 하고 스토리 진행은 나레이션으로 간다. 이런 컨셉을 가진 비슷한 음반으로 에머슨 레이크 앤 파머EmersonLakeAndPalmer의 Tarkus(1971)가 떠오르는데 Tarkus가 음악과 가사 그리고 묘사적 연주 등을 크게 구분하지 않고 악장단위로 나누기만 했지만 이 작품에서 웨이크먼은 클래식적 형식 안에 락음악을 조금 넣는 형태를 취했다. 동일한 주제가 여러번 변주되며 나오는 것이나 합창부 등이 나오는 것을 보면 그런 느낌이 더욱 많이 든다.
마지막 곡 The Forest는 전체 스토리를 마무리짓고있는데 그리그(Edvard Hagerup Grieg, 1843-1907)의 페르 귄트 조곡(Peer Gynt Suite, 1875)중 'Hall of the Mountain King'이 나와서 주위를 환기시킨다. 어릴적에 봤던 만화 컴퓨터형사 가제트 주제곡으로 우리에게 유명한 곡이다.
이 작품은 라이브로 구성되었다. 다 들으면서 느낀 점은 역시 이 작품은 라이브로 들었어야 했다는 생각이다. 오케스트레이션의 현장감이 이 앨범에는 잘 담겨있지 못한 느낌이 좀 들기도 했고 나레이션과 오케스트레이션 연주가 병행되는 구성은 라이브에서 관객의 집중을 유도하는데는 적합하지만 음반으로 듣기에는 좀 심심한 그런 면이 있기 때문이다.

앨범의 아트웍이 인상적인데 뭐랄까 맥주잔에 거북이를 빠뜨려 얻은 이미지나 수도꼭지에서 나온 물이 지구 중심으로 흘러들어가는 이미지같은 것이 조금 싸이키델릭한 톤으로 담겨있다. 상당히 진지하게 다루고 있는데 너무 유치해서 귀엽게 봐줘야 할지 말아야할지 잘 모르겠다. 인상깊긴 하다.
마법사인양 치렁치렁 늘어지는 하얀 옷을 입고다니는 것을 보면 그의 감성이 그런건가보다.

이러한 시도는 이후 잘 나오지 않게 된다. 유행처럼 여러 아티스트들이 시도했지만 결과가 그리 성공적이라고 여겨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클래식과 락은 사실 전혀 다른 장르인데 그것을 직접적으로 섞으려는 시도 자체에 문제가 좀 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이후 락과 클래식의 용합은 클래식 악기들이 락음악의 악기군으로 포함되거나 곡 중간중간에 잠깐 나와서 분위기를 잡아주는 것이 대세로 된다.

2002 09 22 RtC

2 # 윤정열[ | ]

[윤정열, mailto:wamozart@hitel.net, 93.7]

Rick Wakeman: Journey to the Centre of the Earth

오늘 소개해 드릴 음반은 릭 웨이크먼의 "지구 중심으로의 여행"입니다.
동명의 SF 소설을 음악화한 것으로, 1974년 영국 런던의 로열 페스티벌 홀 에서의 공연을 라이브 녹음한 것입니다. 당시 예스의 멤버였던 웨이크먼은 이 레코드로 평론가들의 격찬을 받습니다. 동시에 이 레코드의 성공으로, 웨이크먼의 예스 탈퇴가 더욱 촉진되죠.
곡은 내레이션(해설)이 곁들여져, 관현악, 노래, 록 밴드 연주 등이 교 대로 나타나는 복합적 구성입니다. 전 40분의 곡 중 노래는 모두 4곡이 등 장하며 이 노래에는 각각 부제가 붙어있습니다. 웨이크먼의 연주는 대개 각 부분의 관계가 불명확하고 산만하다는 느낌을 주지만 이 곡에서는 비교 적 잘 들어맞고 있어 성공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케스트레이션(관현악 편곡)은 다른 사람이 해 주었는데, 아주 성공적입니다. 오케스트라 연주는 주로 각 부분을 연결시켜주거나 분위기 묘사에 사용되고 있는데 편곡이 절 묘하여 전곡이 신비스런 분위기를 내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곡에 걸쳐 합창을 많이 사용하여 좋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굳이 단점을 들자면 노래를 맡은 두 명의 남성 보컬, David Measham이라 는 2류급 지휘자의 역량 (런던 심포니 조차도 몇 부분에서 기초적인 실수 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등이 문제시되기는 하지만 라이브 공연이라는 특성 및 여러 상황상 이만한 레코딩을 만들어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겁 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내레이션의 한글 번역이나 최소한 영문 표기라도 있 었으면 하는 점이었습니다. 영어 L/C가 떨어지는 저로서는 무슨 내용인지 영 알아들을 수도 없었고요... 더군다나 해설자가 영국사람이라 영국식 발 음이라서... 으,

Rick Wakeman: Journey to the Centre of the Earth

Vocals: Garry Pickford-Hopkins & Ashley Holt Guitar: Mike Egan Bass: Roger Newell Drums: Barney James Keyboards: Rick Wakeman Narration: David Hemmings

English Chamber Choir London Symphony Orchestra Conductor: David Measham

Composed by: Rick Wakeman Orchestration by: Wil Malone & Danny Beckerman

공연: 1974년 1월 18일 발매: 1974년 A&M 라이선스: 1979년 성음 (폐반된지 몇 년 되었습니다. 제가 86년 당시 구입 할때에도 구하기 무척 어려운 것을 어렵게 구한 것이니까요. 요즘 혹 씨디 로 나왔는지는 모르겠네요.)

Side A

호른의 힘찬 첫 주제와 함께 합창단의 장엄한 멜로디가 더해지면서 웅장 한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뒤이어 하프가 등장한 다음에 음악은 밝게 바뀌 어 트럼펫의 테마가 나오는데, 이 테마는 전곡을 통해 계속 등장하는 것입 니다. (웨이크먼의 75년도 앨범인 "아더왕과 원탁의 기사"에서도 이런 수 법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첫부분 테마가 너무 훌륭해서 여러 방송매체 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되어 온 탓에 낯설은 부분은 아닐겁니다. 제가 이 레 코드를 처음 구입한 것이 86년인데, 그 때 이 첫부분을 들을때의 감동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답니다.
웨이크먼의 신디사이저 솔로와 함께 "The Journey"란 제목의 노래가 흐 르는데, 아주 팝적이면서도 환상적인 분위기입니다. 솔로는 듀엣으로 바뀌 고 마지막 부분은 합창이 끝맺어 줍니다.
뒤이어 간단한 내레이션이 있은 후, (프로코피에프의 "피터와 늑대"를 듣는듯 하죠) 합창과 트럼펫 두 대가 아주 환상적인 짧은 연주를 들려줍니 다. 이 부분은 지구 중심을 향하는 탐험대가 지하세계에서 부딪히는 여러 모험을 묘사한 것입니다.
다시 내레이션이 있은 후, 신디사이저, 베이스, 드럼이 등장하는 조금 긴박한 분위기의 음악이 등장합니다. 그러나 그 긴장은 금방 해소되고, 오케스트라의 조용하고도 신비스런 연주가 이어집니다.
다시금 내레이션이 있고, 그 후 재즈적인 일렉트릭 기타 솔로가 이어지 는데 뒤로 갈수록 점점 격렬해집니다. 간단한 전조가 있은 후, 두 번째의 노래 "Recollection"이 등장하는데, 이것은 첫번째 곡인 "The Journey"와 완전히 같은 곡이며, 가사만 다른 것입니다.
이제 지구 중심을 향하는 탐험대는 갑자기 끝없는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눈을 뜬 그들은 자신들이 "이 세계속의 다른 세계(the world within a world)"에 도달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오케스트라가 이를 묘사하고 있으 며, 마지막 부분은 호른과 트럼펫이 교대로 첫부분의 테마를 반복합니다.

Side B

일렉트릭 하프시코드의 귀에 익은 멜로디가 등장하며 세번째 노래 "The Battle"이 등장합니다. 노래와 함께 합창이 곁들여지는데, 합창단이 가사있는 노래를 부르는 부분은 유일하게 여기 뿐입니다. (다른 부분은 다 모음 코러스입니다.) 4개의 노래 중 가장 훌륭한 부분입니다.
아주 재즈적인 신디사이저 솔로가 계속 이어지며, 뒤이어지는 부분은 멀 리서 들리는 여성합창위에 내레이션이 계속됩니다. 이 부분은 지하세계에 서의 여러 모습을 그린 것입니다. 지구의 중심에는 밝게 빛나는 핵이 있어 이것이 지하세계의 태양역할을 하고, 지각 밑바닥이 그들에게는 지표면이 되는 세계입니다.
뒤이어 네번째 노래 "The Forest"가 등장합니다. 네 곡중 가장 짧습니다.
오케스트라의 연주 및 내레이션이 반복되다가 아주 귀에 익숙한 멜로디가 등장합니다. 바로 그리그의 "페르 귄트 모음곡" 중 "산 속 마왕의 궁전에 서"입니다.
첫 부분의 주제가 다시 등장하면서 점점 고조되어 피날레를 장식합니다.
이때 합창단은 "Journey to the Centre of the Earth"라는 코멘트를 하면 서 끝을 맺게 되죠. 이 부분에서 오케스트라가 좀 더 박력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긴 합니다.

제가 소유한 웨이크먼의 3장의 솔로 앨범 중 가장 뛰어난 것이 이것입 니다. 그러나 음악이 좀 힘이 약한 감은 있는데, 예스에서 보여주었던 파 격, 즉 불협화음이나 변칙적인 리듬을 좀 더 효과적으로 사용하였더라면 더욱 훌륭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좀 남습니다. 그래서 약간 맥빠지는 감은 있긴 하죠. 그러나 어찌되었건, 꽤 훌륭하고 들어볼 만한 음반입니 다.

3 # 오찬익[ | ]

[오찬익, mailto:ooci@hitel.net, 93.9]

RICK WAKEMAN Journey to the centre of the earth

본작은 74년 런던 심포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담은 그의 두번째 솔로작이다.그의 첫번째 작품과 연주자가 전혀 달라서 그런지 조금은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작품집인데 총 4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Side One 1.The Journey 2.Recollection

Side Two 1.The Battle 2.The Forest

본작은 제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줄 베르느의 소설을 소재로 하여 만들었다고 하며 전체적인 분위기로 보아 Yes시절의 분위기보다는 Strawbs의 분위기가 많이 함축 되어 있는 듯 하다.
4곡으로 구분되어 있긴 하지만 모두 연결되어 사실상 한 곡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듯 하다.앞면은 런던 필의 경쾌 한 관현악 합주로 시작하고 있는 데 차차 릭 웨이크먼의 화려한 키보드 연주가 주축이 되어 프로젝트 본연의 록적 인 분위기를 이끌어 간다.대곡임에도 불구하고 짜임새있는 연주와 중간중간 삽입된 나레이션 그리고 감초역할을 톡톡 히 해내고 있는 런던 필의 오케스트레이션으로 인하여 탄탄한 구성력을 뽐내고 있다.
앞면의 하일라이트는 두번째곡인 Recollection의 중반부로 추측되는 부분으로서 Mike Egan의 퓨젼재즈적인 기타연주 가 록다운 분위기를 돋우고 이어 점층적인 오케스트레이션 과 잉글리쉬 챔버 합창단의 백 코러스가 조화를 이루며 록 과 클래식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아마도 Procol Harum과 Moody Blues이래로 이처럼 록과 클 래식의 멋진 조화를 이룬 경우는 흔치않으리라 생각한다.
뒷면으로 넘어가면 릭 웨이크먼이 본작에서 자신이 주체임 을 알리는 듯 그의 독특한 키보드연주를 펼쳐주고 본작의 옥탄가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한 잉글리쉬 챔버 합창단의 멋진 코러스가 그 뒤를 받혀주고 있다.이 부분에서 릭 웨이 크먼의 키보드연주는 자못 장엄한 느낌을 주는데 런던 필의 오케스트레이션이 오버랩되며 비장한 느낌을 더해주고 있다.
아마 줄 베르느의 소설상의 줄거리로 보아 이 부분이 본작의 하일라이트가 되는 부분임을 짐작할 수 있다.
곧이어 다소 밝은 분위기의 연주가 이어지고 있다.제목과 곡 의 분위기를 연관지어 생각해 볼때 이전 부분까지가 'The Battle'이며 여기서 부터는 어느정도 행복한 결말을 암 시하는 'The Forest'부분인 듯 하다.이 부분에서는 엉뚱하게 도 페르귄트조곡는데 이는 프로그레 시브록 그룹들이 상투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어�?든 본작의 분위기와 잘 맞아 떨어지는 것으로 보아 적절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이어 행복한 결말을 단적으로 암시하는 장엄한 오케스트레이션과 합창 그리고 본작의 핵심인 릭 웨이 크먼의 키보드 연주가 동시에 울려 펴지며 어느 교향곡의 끝 부분과도 마음속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피날레로 본작은 끝을 맺는다.
본작은 릭 웨이크먼의 관심사였던 듯한 미래와 과거 그리고 모 험과 환상의 세계를 음악으로 표출한 탁월한 시도였다고 생각 되며 아마도 줄 베르느의 원작과 더불어 감상한다면 더욱 이해 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아무쪼록 그의 키보드 세계 에 관심이 있는 분이거나 록과 클래식의 만남에 흥미가 있으신 분들은 꼭 들어보길 권해드리며 이만 글을 맺을까 한다.

4 같이 보기[ | ]

5 참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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