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iggyMarley

1 Ziggy Marley & Melody Makers[ | ]

1.1 # Live! (2000)[ | ]

 

지기 말리ZiggyMarley라. 척 보자마자 밥 말리BobMarley의 아들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그랬고. 이미 이쯤되면 게임은 끝났다. 그는 무진장 잘하면 이런 말을 듣는다.

"오 역시 밥 말리 아들이야."

그리고 중간정도 하거나 그 이하면 이런 말을 듣는다.

"아부지만한 아들이 있나."

왠만한 아버지를 두었으면 이렇게까진 아니었을텐데 밥 딜런BobDylan의 아들인 제이슨 딜런JasonDylan, 프랭크 자파FrankZappa의 아들인 드위질 자파DweezilZappa 그리고 지금 지기 말리 등은 이런 운명을 타고 난 것이다. 그들은 처음부터 가명을 달고 나왔어야 했다. 아들들 중에서 아부지 못지않은 이름을 얻은 사람은 아마 팀 버클리TimBuckley의 아들인 제프 버클리JeffBuckley정도 외에는 별로 기억나지 않는다.

이 DVD는 2000년에 발매된 실황이다. 요즘 국내에 이런 아티스트들까지 발매되는 것을 보면 DVD시장이 정말 크고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지기 말리는 우리나라에 거의 소개된 적이 없는 마이너 아티스트다.
물론 그는 경력이 15년 이상인 중견 아티스트인지라 라이브에는 도가 터서 여기서는 진짜 레게스타일을 잘 보여주고 있고 주변의 코러스 걸들이나 연주자들의 연주는 꽤 훌륭하다. 매끈하다고 표현하는 것이 좋겠다.
그렇지만 지금, 레게를 하는 것은 그의 아버지 세대때와는 뉘앙스가 전혀 다르다. 밥 말리의 레게는 그것 자체가 저항의 상징이었다. 물론 그는 슈퍼스타이기도 했지만 자마이카 인들과 라스타파리아니즘(Rastafarianism, 아프리카로 돌아가자는 운동)의 구현자였고 그에 걸맞는 아우라를 가지고 있었다. 지금 지기 말리의 레게는 스타일로서 이상의 의미를 두긴 어려울 듯 하다. 이미 밥 말리도 체 게바라만큼 티셔츠에 찍혀나오는 인물이지 않은가. 지기 말리 역시 이 공연에서도 Africa Unite나 Could You Be Loved를 통해 아버지를 꺼내온다. 그는 여전히 밥 말리의 그늘 아래에 있다.

비교적 정통에 가까운 요즘 레게음악을 접하기에는 최선의 선택이 아닌가 싶다. 사실 우리가 접하는 레게들은 대개 김건모가 부른 류의 것들이거나 영미권 아티스트들이 레게 리듬을 차용한 것들이니까 말이다.

서플 : 리허설, 인터뷰, 디스코그래피, 보너스트랙 -- 거북이 2002-12-19 13:09


문서 댓글 ({{ doc_comments.length }})
{{ comment.name }} {{ comment.created | snsti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