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2003년 07월 30일 : 출발 -> 심양도착[ | ]
비행기가 아침꺼라 일찍 나왔다... 일찍 일어나는게 쥐약인 나같은 사람에게는 역시 이건 할일이 못된다... 거리는 생각보다 가까운듯 했다.(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북한지나서 쫌만 가면 심양...--; 중국 랴오닝성(요녕성) 지역이었다...)
일단 공항에 내리면, 맨처음 눈에 띄는 것이 인민복을 입은 군인들이다. (아직도 잘 구분이 안된다. 그사람들이 군인인지, 공무원인지... 하여튼 공항에 서 일하는 모든 사람이 이 국방색 제복을 입고 있었다.) 입국신고를 하려고 서있는데, 역시 어리버리하면 몸이 고생이다. 정확하게 한시간 걸렸다. (물론 짐 찾는시간도 있지만...) 분명히 중간에 섰는데, 맨 마지막에 나왔다. 새치기가 장난이 아니었다.
현지 회사에서 마중나온 조선족 아가씨(?)와 중국인 운전기사 아저씨(?)를 따라서 회사로 갔다. 거기서 들은 얘긴데, 심양이 최근들어서 전자산업단지를 만들어서 외국기업들이 하나둘씩 막 들어오는 중이라고 한다. 뭐 하여튼 그랬다. 날씨는 맑은데 무지 더웠다. 타고간 차는 봉고차 같은건데, 에어컨 없었으면 무진장 더웠을 것이다...
하여튼 회사도착해서 일단 줄거 주고(회사일입니다.) 회사밥 묵고, 일 쫌 보다가 나왔다. 숙소를 가야하니까... 출장기간동안 있었던 호텔은 '신세계'라는 호텔 이었다. (팔자에도 없는 별4개짜리 호텔에 ㅋㅋ...) 참고로 심양은 물가가 매우 싼편이다. 환율은 X150정도 하면 대략 들어 맞는데, 여기 2인실 하루 숙박료(아침 포함)는 240원 정도이다. 2인 하루에 3만6천원 정도니까, 우리나라 여관수준이다. 별 4개에 하루 3만6천원이면, 정말 가격대 성능비가 탁월하다고 생각했다.
참고로 심양 최대의 호텔은 역시 Marriott다. 하루 숙박비는 대략 650원(10만원정도) 정도이다. 심양에서 가장 크고 가장 화려한 건물...(보고 있으면 약간의 압박감이...) 주변의 경관과 정말 들어맞지 않는 언밸런스의 극치를 보여준다. 뒷 골목은 그냥 시장이던데...
생각같아서는 Marriott에 하루정도 묵을라 했지만, 아껴야 잘사니 그만 두었다. (중국은 출장비가 타지에 비해 60%만 나오는 웃긴 회사 규정상...--;)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중국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일반 월급이 700원정도이다. 그러니, 얼마나 호사스러운 호텔인지 짐작이 간다...
Upload:073000.JPG | Upload:073001.JPG |
서탑의 밤 | 평양관 앞 |
짐을 대강 놔두고 나와서 '서탑(西塔)'이라는 지역으로 택시를 타고 갔다. 서탑은 심양내의 조선족 또는 크게 얘기해서 한인들(남한, 북한 포함)이 커다란 상권을 이루고 있는 지역이다. 주로 소비성향의 지역(술집, 요리집, 기타등등...)으로, 서탑이라는 곳은 심양내의 일명 '코리아 타운'으로 불리운다고 한다.
처음으로 간 곳은 '평양관'. 북한정부에서 사람들의 파견해 운영하고 있는 식당이라고 한다. 서탑에는 '평양관'과 같이 외화벌이용 북한 식당이 몇군데 있다고 한다. 정확하게 모든 이름이 잘 생각나지는 않지만, 북한식당중 가장 비싼(?) 곳이 '모란각' 이라는 식당이고 '평양관'은 그보다는 좀 저렴한(?) 식당이라 한다.
저녁으로는 오리고기 구이에 무슨 무슨 전골에 뭐 대략 이것저것 먹었다. 일단, 한국 식당과 다른점은 메뉴(--;)가 다르다. 여기는 오히려 북쪽에 가까운 말투를 비롯하여 단어역시 북한의 그것을 따르는 편이다. 단고기(개고기)라던가...
한국에선 비싼식당이 어쩐지 모르겠지만, 여기서는 여자점원들이 엄청나게 말을 건다. 일단 손님들은 이곳에 사는 사람들 보다는 유동적인 인구들이 많이 찾아오기 때문인지도 어디에서 왔냐, 언제 왔냐, 여기는 처음이냐... 물론 자신들 소개도 한다. 주재원들의 단골 점원인 복실씨('오복실'이라는 성명의 여자 점원이었다.)라는 사람에게 주재원들은 엄청나게 많이 물어보고 얘기를 한다. 첨에는 조금 적응이 어려웠다. 중국이라 그런건지 음식도 엄청나게 늦게 나오고, 한참을 먹는다. 음식도 가져다 주면서 무슨 얘길 그렇게 많이 했는지 모두 기억나지는 않지만...
어쩜 이런부분은 한국이나 일본과는 다른 문화적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좋게 생각하면, 음식은 느긋하게 얘기하면서 먹는 것. 나쁘게 생각하면, 시간개념 엄청 없는것.
중국하면 또 빠지지 않는 것이 술...(술을 많이 먹지는 못하지만, 즐기는 편이라...--;) 재밌었던 것은 메뉴에는 분명히 중국술이 몇개 있었는데... 복실씨가 중국술 시키면 엄청 싫어한다는 주재원들의 말을 들었다. 육성을 그대로 옮기면, "중국술 없습네다. 동포끼리 조국술 먹어야지 중국술 먹으면 되갔습네까? 우린 조국술만 팝네다." 이렇다.
술시키는데 한 10분 걸렸다. 나이먹은 아저씨들이라 여자점원하고 한마디라도 더 해볼라는 일종의 작업이지만, 그래도 보는 사람은 나름대로 재밌었다. 생전 처음으로 조국술이라는 북한의 술을 먹어보았다. '들쭉술'이라고 하는데 도수는 대략 30도 정도 (실제로 먹어보면, 더 독한듯...) 맛은 대략 '복분자술'이랑 비슷한데, 소주처럼 알콜느낌이 바로 전해 오지는 않는다. 그래도 확실히 독한 술 이라는 느낌은 확온다.
술잔이 매우 특이했는데, 소주잔 보다 약간 작은 잔에 손잡이가 달려 있었다. 일단, 술은 개봉했을때, 첫잔을 반드시 점원이 채워준다. 또 서빙을 하며 왔다 갔다 하면서도 수시로 와서 말을 걸고, 술잔을 채워준다. (여기서 이상한 생각을 하지 마시기 바란다. 룸싸롱 같은 분위기는 절대 아니고, 일반 음식점 분위기다.)
아마도 이것이 북한식 서비스일까? 하는 생각도 든다.
셋이서 한병을 먹었는데 나름대로 취기가 돌았다. (대략 와인한병보다 약간 커보이는 크기다. 적게 먹은건 아니었다.)
저녁먹는데 대략 3시간 조금 넘게 걸린듯 했다.
Upload:073003.JPG | Upload:073002.JPG |
복실씨(서빙보다 노래를 부른다. |
들쭉술(생산:주체 라는 글귀가 아래에 보인다.;) |
일단 숙소로 와서, 짐을 대강 챙기고 씻고 잤다. 이것도 여행이라고 피곤했다.
오는길에 택시안에서 차에 친 사람을 봤다.
다음날은 오전에 일이 없어 두시까지 잤다.
Upload:073004.JPG | Upload:073006.JPG |
가면서 한컷... |
자기전 한컷...; |
2 # 2003년 07월 31일 : 이틀째[ | ]
오전에 핸드폰으로 전화가왔다.
팀장 '어디냐?'
나'호텔인데요.'
팀장'너 뭐하냐?'
나'자는데요.'
팀장'회사는?'
나'두시넘어서 대리러 온다던데요.'
팀장'알았다.'
두시에 일어나서 바깥을 보니 비가오고 있었다. 대강 호텔옆에 있는 식당으로 끼니를 때우러 갔다. 이름은 아리랑 식당이라고 되어있었는데, 한국말 영어 전혀 안통하고, 대강 찍어서 밥이랑 반찬 시켜 먹었다. 어이없게도 겨우 그거먹는데, 술(Beer)안먹냐고 계속 물어본다...--;
전화통화가 무슨 이리 거지같냐고 생각들지 모르겠지만, 그날 밤12시까지 있었으니, 뭐... 그래도 밥값은 했다. 사실 출장 이유는 신규제품 첫양산 관련하여 뭐 좀 봐주러 간거였다. 그렇게 이틀째는 자다가 일만하고 끝.
일어나서 한컷... |
그냥 한컷...; |
-- 장신고 2003-10-14 4:15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