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 마사지를 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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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06 01 19 : 전신 마사지를 받다[ | ]

아침에 샤워를 하려고 뭔가 바디 솝이 있나 하고 찾아보았더니 없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샴푸가 걸려있었는데 알고보니 그 녀석은 샴푸+린스+바디 솝 겸용이었다. 어이쿠. 그걸로 몸을 닦으니 샴푸로 씻은것 같고 머리를 감으니 바디 솝으로 머리를 감은거 같다. 이것도 중국적인 것인지. 샤워기도 특이했다. 뭔가 이상한 꼭지를 한참 꾹 눌러야 수도가 샤워로 전환되었다. 이 나라는 비슷하지만 뭔가 조금 다른 것(似而非 ㅎㅎ)이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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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찍은 북경 시내 중 한 장면. 너무 맑게 나왔다. 이 사진에 비해 몇 배는 부~~~연 느낌이 드는게 중국 공기다.

오늘은 업무차 회의를 한참 했는데 하면서도 느껴진 것은, 중국에서 인간은 삽질 리소스다라는 냉혹한 현실이다. 예를들면 이렇다. 유학생들이 하루종일 공부만 할 수는 없으니까 그들은 알바자리를 필요로 한다. 그들에게 월 20만원만 주면 그들은 열심히 일한다. 꽤 좋은 인력이다. 한국 유학생 뿐 아니라 일본 애들도 그 돈을 주면 한다. 그리고 그 돈 가지고 생활비나 유흥비에 보태쓰는 것이다. 그런 상황이라면 기업인들이 중국을 삽질 공장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나마 여기가 북경이니까 이렇고 지방으로 가면 더 싸진다. 인도로 가면 더욱 더 싸진다고 한다. 이 시점에서 인권이나 그들의 삶 등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사치로 바뀐다. 우리는 그들을 착취하지 않는 선에서 이용하고 돈을 지불하면 그 뿐인거다. 아마 우리의 70년대가 이랬겠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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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에 먹은 요리다. 가운데 있던 돼지요리는 비계가 상당히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느끼하지 않았다. 역시 요리는 훌륭하다고 밖에. 고사리 볶음도 맛있었고 식후에 나오는 국화차도 맛있었다.

이런 얘기를 들었다. 양쯔강이 범람해서 군인들이 동원되었는데 급하면 군인들이 모래 뿐 아니라 몸으로도 막았다고 한다. 북경은 워낙 물이 없으므로 가끔 물길을 연장하기 위해 대대적인 역사를 벌이는데 그 수준이라는게 황하의 물길을 돌려서 북경까지 닿게 하는 것이라니 중국인들의 감각이라는 것은 참 어이없을 정도라고밖에. 그들에게는 만리장성이 있기때문에 피라밋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한단다.

어제 적었던 것에 조금 이어적자면, 중국인의 감성은 소작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즉 지배자에 대해 특별히 반항심을 보이지 않고 그들이 배만 곯지 않게하면 대략 만족한다는 뜻이다. 그런 감성이므로 가진게 없어서 푼돈에 연연하고 조금만 더 주는 곳이 있으면 바로 옮겨가는 것이 중국의 직장풍속도이다. 한정된 범위 내의 일을 주면 잘하지만 자율적으로 일을 시키면 패닉상태가 된다. 이런 인식을 한국사람들이 가지게 만든다는 것이다. 뭐 나야 중국인들과 일을 해본 적이 아직 없으니 모르겠다.

이런 평가들은 분명 중국인들과의 체험속에서 나온 것이겠지만 꽤 폄하하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것들이 지금 쌓여서 나의 중국인관을 만들고 있고 나는 일단 흡수하는 중이다. 첫번째 중국여행에서 얻은 가장 큰 것은 아마 중국과 중국인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세상은 편견의 집합인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중국의 명암은 참 심플하다. 경제성장과 빈부격차, 양적인 팽창과 질적 저하가 공존하는 것이다. 예를들면 이런거다. 중국의 전기구는 110과 220V가 모두 들어가는 구조로 되어있다. 하지만 전류가 불안정하여 어설픈 전기기구를 넣으면 맛이 갈 우려가 있다. 중국내에서 프리볼트가 안되는 전기장판을 쓰면 불나기 십상이라고 한다. 배터리는 가격이 참 싸다. 하지만 품질을 보장할 수가 없다. 그래서 싸다. 결국 조심해서 자기에게 피해가 오지 않게 살아가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회의를 한참 하다가 짬이 생겨서 마사지 해주는 곳에 갔다. 한시간짜리 전신마사지를 받는데 만원정도 한다. 뭐 특별히 알고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한시간동안 참 열심히 주물러주어서 인건비라도 주지 않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런 것은 한국에선 6만원 정도 한다고 들었다. 한국인이 많이 있는 곳인지라 간판도 한국어로 잘 되어있고 안마사도 가끔 괜찮아요? 하고 물어보는 뭐 그런 곳이다. 우리나라가 잘 살기는 하나보다. 정태춘이 '나 살던 고향'이라는 노래에서 신깐센 왕복 기차값 6만엥이면 조선 관광 다 끝난다고 노래했던 그런 상황이 우리에게도 온 것이다. 뭘까 이 석연치 않은 찝찝함은. 안마의 질은 나쁘진 않았지만 그렇게 썩 좋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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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중국식 샤브샤브다.

저녁으로 중국식 샤브샤브집에 갔다. 화궈집이라고 써있었는데 동대문에서 구워먹은 양고기와는 다른 닭국물과 사천식 매운 국물에 소고기를 데쳐먹는 그런 집이었다. 양은 푸짐했는데 값이 꽤 세더라. 맥주 네병과 함께 세명이 먹었는데 우리돈으로 2만 5천원 선이 나왔다. 여기에선 꽤 고급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상당히 깨끗한 편이라고 하던데 한국에서 깔끔하게 청소된 가게에 익숙해진 나에겐 그다지 깨끗해보이지 않았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마치 80년대에 한국을 방문한 일본 관광객이 된 느낌이 들었다. 일본관광객이 된 기분은 여행 내내 사라지지 않았다.

내일은 회사 사람들과 관계없이 중국에 유학중인 아저씨를 만나서 조언을 얻고 사전을 몇권 구매할 생각이다. 좀 다른 중국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1.1 촌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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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중국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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