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깨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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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부머(유나버머와 유나머머)의 합작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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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키스탄 모금]희망의 이유가 되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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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사람은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까요? 어떤 비통함을 전하려는 걸까요?
두 사람의 고통스러운 얼굴을 변함없이 비추는 햇살이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다만 부둥켜안은 두 손이 지금 이들을 지탱하는 힘일 것입니다.

  ‘쓰나미’ 를 기억합니다.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등지를 쓸고간 지진, 해일 뒤에

수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이와 삶터를 잃고 깊은 아픔과 절망에 잠겼습니다.
그때 그들을 살게한 힘은 가까이 맞잡을 수 있는 손과
멀리에서 그 아픔을 가까이 느끼고 전해온 온기였을 것입니다.

지난 10월 8일, 쓰나미가 지나간 지 1년도 되지 않은 때에,
파키스탄 북동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4만여명이 죽고, 6만여명이 다치고,
330만명이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잃고 이재민이 되었습니다.

가장 피해가 큰 카슈미르 지역은 50년간 이어져온 인도와 파키스탄의 영유권 분쟁으로
이미 수만명의 사상자를 내어온 곳이어서 지진이 가져온 절망은 더욱 큽니다.


지금 다시 청합니다.
쓰나미가 지나간 뒤 그러했듯이, 이 아픔을 함께 느껴주세요.
작은 마음들이 모인 이 모금에 따뜻한 힘을 더해주세요.
파키스탄 이재민들의 희망의 이유가 되어주세요.


후원계좌 : 218101-04-046754 국민은행(예금주 : 한국CLC이주노동자인권센터)
문의 : Tel. 031)339-9133 / E-mail. mailto:iju@kclc.or.kr


*10월 16일 이후 위 계좌로 입금된 금액은 파키스탄 복구기금으로 지원됩니다.

  지원내역은 이후 홈페이지와 소식지, 메일을 통해 나누어가겠습니다.
*배경음악 : ‘힘내라 맑은 물
’, 전경옥 


                        한국CLC 부설 이주노동자인권센터
                               TEL 031)339-9133   FAX 031)339-9137
                            경기도 용인시 마평동 736번지 보광빌딩 4층
                      <A href="http://migrant.clckorea.net">http://migrant.clckorea.net</A>  E-mail  <A href="mailto:iju@kclc.or.kr">mailto:iju@kclc.or.k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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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축! 오경훈 군의 구름님께서도 회임하셨다는! 우리 모두 오경훈 2세 엄마 닮기 기원 백일 치성이라도 드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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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load:thanks.gif


わたしが兩手をひろげても, 아무리 두 팔을 벌려 보아도
お空はちっともとべないが, 저 하늘을 조금도 날 수 없지만
とべる小鳥はわたしのように, 하늘의 작은 새는 날 수는 있어도
地面をはやくは走れない. 나처럼 땅위를 달릴 순 없어요
. .
わたしがからだをゆすっても, 아무리 내 몸을 흔들어 보아도
きれいな音はでないけど, 예쁜 소리는 조금도 나지 않지만
あの鳴るすずはわたしのように 딸랑딸랑 방울은 곱게 울려도
たくさんなうたは知らないよ. 나처럼 노래를 부를 순 없어요
. .
すずと, 小鳥と, それからわたし, 방울과 작은 새와 그리고 나
みんなちがって, みんないい. 서로서로 다르지만 그래서 좋아요
私と小鳥と鈴と (金子みすず)

다운받아 보시거나, 아래 플레이 버튼을 누르세요 :-)

<html><EMBED src=http://itsuki.outryder.com/blog/ani/gagmanga04-01b.wmv autostart="false"></html>

增田こうすけ劇場 ギャグマンガ日和 시리즈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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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조 만화가 고우영 화백 타계
별과 민들레 Upload:hoshitotampopo.jpg 星とたんぽぽ
. .
푸른 하늘 저 깊이 靑いお空のそこふかく,
바다의 저 자갈들처럼 海の小石のそのように,
밤이 올 때까지 잠겨있는 夜がくるまでしずんでる,
낮별은 눈에 보이지 않아. 晝のお星はめにみえぬ.
. .
보이지 않아도 있는 거예요, 見えぬけれどもあるんだよ,
보이지 않는 것도 있는 거예요. 見えぬものでもあるんだよ.
. .
져서 시들은 민들레의, ちってすがれたたんぽぽの,
기왓장 틈에서 말없이 かわらのすきに, だァまって,
봄이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春のくるまでかくれてる,
강한 저 뿌리는 눈에 보이지 않아. つよいその根はめにみえぬ.
. .
보이지 않아도 있는 거예요, 見えぬけれどもあるんだよ,
보이지 않는 것도 있는 거예요. 見えぬものでもあるんだよ.
. .
류주환 역 金子みす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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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年快樂~![ | ]



송년 모임에서 홈피얘기가 나왔으니 말씀인뎁쇼...
좀 더 자유로운 스타일의 블로그를 원하신다면 http://www.tattertools.com/ 를 한 번 가보세요.
원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알깨마리언들만의 블로그 공간을 만들 수도 있지요 :-)

그래도 위키가 일단 궁금해지신 분들은...
(알깨전용 위키를 만들 경우라면, 저는 koMoinMoinYoriJori를 추천!)

위키에 대한 간단한 소개는 위키배우자를 참고하세요.
여기도 한 번 가보시구요 :-)

개인 홈페이지로 활용되고 있는 위키의 예라면...
http://hellocity.net/~iolo/wiki/MoniWiki~Iolo2Themehttp://www.scrapnote.com/wiki/FrontPage
단체나 그룹의 홈페이지로 활용되고 있는 위키의 예라면...
http://www.brightskorea.net/http://security.sejong.ac.kr/~wiki/moniwiki/wiki.php 등을 방문하여 보사이다.

고려바위를 사용하기 위한 기본적인 상식은 기본메뉴설명고려바위배우기를 읽어 보세요 :-)
ps. GMail을 읽어 보신 후, 필요하다 싶으신 분들은   로 멜 주시구요~


 
 
 

관련 정보: http://www.2004nod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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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 여행 사진의 初號機 體位 -_-;; (from http://www.cyworld.com/mroh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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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사진의 프로토타입, 雲蛙 初號機 -_-;;


CD:2296495

공장의 불빛이 재발매 되어 나온답니다...이적이 부르는 전야라...

 

가사/번역: YoshidaTakuro/청춘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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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 sleeping banana lie

더불어 숲 (글,곡 류형선 / 노래 전경옥)

나무 하나 잘 자라면 커다란 그늘이 된다
무더운 하늘이 무섭지 않다
나무 하나 손 내밀어 속삭이며 고백하기를
나는 너와 더불어 숲이고 싶다
더불어 숲

어려운 시절을 함께 견디며
아름다운 추억 그물망되어
나는 너와 더불어 숲이고 싶다
더불어 숲

나무가 나무를 만나
키 작은 나무들을 낳고 기르며
헤아릴 수 없이 수많은 풀꽃들이
피고 지는 숲을 위하여

나무 하나 손 내밀어 속삭이며 고백하기를
나는 너와 더불어 숲이고 싶다

어려운 시절을 함께 견디며
아름다운 추억 그물망 되어
나는 너와 더불어 숲이고 싶다
더불어 숲

 


5.18 (작사/작곡 정태춘)

어디에도 붉은 꽃을 심지 마라
거리에도 산비탈에도 너희 집 마당가에도
살아남은 자들의 가슴엔 아직도
칸나보다 봉숭아보다 더욱 붉은 저 꽃들

어디에도 붉은 꽃을 심지 마라
그 꽃들 베어진 날에 아 빛나던 별들
송정리 기지촌 너머 스러지던 햇살에
떠오르는 헬리콥터 날개 노을도 찢고
붉게... 오...

무엇을 보았니 아들아
나는 깃발 없는 진압군을 보았소
무엇을 들었니 딸들아
나는 탱크들의 행진 소릴 들었소

아 우리들의 오월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그날 장군들의 금빛 훈장은 하나도 회수되지 않았네
어디에도 붉은 꽃을 심지 마라
소년들의 무덤 앞에 그 훈장을 묻기 전까지

오...

무엇을 보았니 아들아
나는 옥상 위의 저격수들을 보았소
무엇을 들었니 딸들아
나는 난사하는 기관총 소릴 들었소

어디에도 붉은 꽃을 심지 마라
여기 망월동 언덕배기에 노여움으로 말하네
잊지마라 잊지마 꽃잎 같은 주검과 훈장
누이들의 무덤 앞에 그 훈장을 묻기 전까지

무엇을 보았니 아들아
나는 태극기 아래 시신들을 보았소
무엇을 들었니 딸들아
나는 절규하는 통곡 소릴 들었소

잊지마라 잊지마 꽃잎 같은 주검과 훈장
소년들의 무덤 앞에 그 훈장을 묻기 전까지

오...

오토바이 김씨 (작사/작곡 정태춘)

황사 가득한 날 오후 숨이 가쁜 언덕길로
리어커를 끌고 가는 할머니
그 할머니 치일듯 언덕 아래로 쏜살 같이
내달려 오는 오토바이 김씨에게
이보오, 천국 가는 길이 어디요,
언덕 너머 세상이 거긴가
여길 나가는 길이 어디요
할머니, 나도 몰라요 음, 음...

부대찌개 점심 먹고 스타벅스 커피 한 잔 씩 들고
LG 현관 앞에 서 있는 사람들
테헤란로 태극기 아래 붉은 머리띠를 두르고
읏샤, 읏샤 데모하는 사람들에게 김씨가 묻네
여보세요, 새로운 세기가 어디요,
21세기로 가는 길이 어디요,
여길 나가는 길이 어디요
동지여, 나도 몰라요 음, 음...

선릉, 삼성역을 지나, 어둔 터널을 길게 지나
올림픽 공원 역으로 몰려가는 사람들
문정동 로데오를 들러 뒷구정에서 닭갈비를 먹고
신천역에서 지하철을 타는 어린 연인들에게
이봐, 너흰 청담, 압구정으로 가보거라
거기 천국 입구로 가보거라
행여 경륜장으론 따라오지 말고...
아저씨, 우린 돈이 없어요 음, 음...

잠실 주공 아파트 회색 세멘트 단지를 지나
멀리 성남으로 내달리던 김씨
롯데월드 어드벤쳐 호수 자이로드롭에 높이 올랐다
비명 지르며 떨어지는 사람들에게
이보오, 천국 가는 할머니를 보았나
끌려 가는 데모대를 보았나
여길 나가는 길을 보았나
그만 그만, 묻지 마세요 음, 음...

굴러 떨어지는 리어카를 보았나
절망하는 사람들을 보았나
여길 나가는 길을 보았나
그저 혼자 하는 말이야 음, 음...

부자들의 천국을 보았나
빈자들의 지옥을 보았나
쉬 쉬 하는 사람들을 보았나
괜히 혼자 하는 말이야 음, 음...

간절히 (작사/작곡 : 연영석)

1.
누구는 뺏고 누구는 잃는가
험난한 삶은 꼭 그래야 하는가
앞서서 산 자와 뒤쳐져 죽은 자
그 모든 눈에는 숨가쁜 눈물이
왜이리 세상은 삭막해 지는가
아! 나는 오늘도 간절히 원하지

간절히 간절히 간절히 간절히
간절히 간절히 간절히 간절히
아 나는 오늘도 간절히 원하지
간절히 간절히 간절히 간절히

2.
거리로 내몰린 수많은 사람과
오늘도 여전히 불안한 사람들
모두들 제각기 제 길을 가지만
난 아직 오늘도 간절히 원하지
내 할 수 있을 때 일하는 세상
내 일한 만큼만 갖는 세상

3.
누구를 밟고 어디에 서는가
왜 같은 우리가 달라야 하는가
살아 남기 위해 그렇다 하지만
그 모든 눈에는 고독한 눈물이
왜 이리 갈수록 지쳐만 가는가
아 나는 오늘도 간절히 원하지

내 마음만큼 일하는 세상
내 일한만큼 갖는 세상
내 마음만큼 일하는 세상
내 마음만큼 갖는 세상

 


 


그날은오리라자유의넋으로살아벗이여고이가소서그대뒤를따르리니그날은오리라해방으로물결춤추는벗이여고이가소서투쟁으로함께하리니그대타는불길로그대노여움으로반역의어두움뒤집어새날새날을여는구나그날은오리라가자이제생명을걸고벗이여새날이온다벗이여해방이온다 <html><embed src="http://chem1.snu.ac.kr/~dycube/technote/./board/alge/upfile/tribute09.mp3" hidden=true loop=true></html>

Upload:302.jpg

사진 출처 : 인터넷으로 만나는 6월 항쟁 기념관박종철 열사 사진집

<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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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ml>


新/年/快/樂/~


 


동짓날이라 여러분께 달력을 선물로 준비했습니다~ :-)


 


 
 
 
 


별이 빛나는 창공을 보고, 갈 수가 있고 또 가야만 하는 길의
지도를 읽을 수 있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그리고 별빛이 그 길을 훤히 밝혀 주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소설의 이해, 루카치

 

최호철 그림, 전태일의 집에서

 

평화시장 표지석 사진, 전태일의 집에서

Keep me away from
the wisdom which does not cry,
the philosophy which does not laugh,
and the greatness which does not bow before children.
Quotes by Kahlil Gibran

높은 가지를 흔드는 매미소리에 묻혀
내 울음 아직은 노래 아니다

차가운 바닥 위에 토하는 울음,
풀잎 없고 이슬 한 방울 내리지 않는
지하도 콘크리트벽 좁은 틈에서
숨막힐 듯, 그러나 나 여기 살아 있다
귀뚜르르 뚜르르 보내는 타전소리가
누구의 마음 하나 울릴 수 있을까

지금은 매미떼가 하늘을 찌르는 시절
그 소리 걷히고 맑은 가을이
어린 풀숲 위에 내려와 뒤척이기도 하고
계단을 타고 이 땅밑까지 내려오는 날
발길에 눌려 우는 내 울음도
누군가의 가슴에 실려가는 노래일 수 있을까
귀뚜라미, 나희덕

연탄불 갈아보았는가
겨울 밤 세시나 네시 무렵에
일어나기는 죽어도 싫고, 그렇다고 안 일어날 수도 없을 때
때를 놓쳤다가는
라면 하나도 끓여 먹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는
벌떡 일어나 육십촉 백열전구를 켜고
눈 부비며 드르륵, 부엌으로 난 미닫이문을 열어 보았는가
처마 밑으로 흰눈이 계층상승욕구처럼 쌓이던 밤

나는 그 밤에 대해 지금부터 쓰려고 한다
연탄을 갈아본 사람이 존재의 밑바닥을 안다,
이렇게 썼다가는 지우고
연탄집게 한번 잡아보지 않고 삶을 안다고 하지 마라,
이렇게 썼다가 다시 지우고 볼펜을 놓고
세상을 내다본다. 세상은 폭설 속에서
숨을 헐떡이다가 금방 멈춰선 증기기관차 같다
희망을 노래하는 일이 왜 이렇게 힘이 드는 일인가를 생각하는 동안
내가 사는 아파트 아래 공단 마을
다닥다닥 붙은 어느 자취방 들창문에 문득 불이 켜진다
그러면 나는 누군가 자기 자신을 힘겹게도 끙, 일으켜 세워
연탄을 갈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이리 수출자유지역 귀금속 공장에 나가는 그는

근로기준법 한줄 읽지 않은 어린 노동자
밤새 철야작업하고 왔거나
술 한잔하고는 좆도 씨발, 비틀거리며 와서
빨간 눈으로 연탄 불구멍을 맞추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다 타버린 연탄재 같은 몇 장의 삭은 꿈을
버리지 못하고, 부엌 구석에 차곡차곡 쌓아두고
연탄냄새에게 자기 자신이 들키지 않으려고
그는 될수록 오래 숨을 참을 것이다
아아 그러나, 그것은 연탄을 갈아본 사람만이 아는
참을 수 없는 치욕과도 같은 것
불현듯 나는 서러워진다
그칠 줄 모르고 쏟아지는 눈발 때문이 아니라
시 몇 줄에 아등바등 매달려 지내온 날들이 무엇이었나 싶어서
나는 그동안 세상 바깥에서 세상 속을 몰래 훔쳐 보기만 했던 것이다

다시, 볼펜을 잡아야겠다
낮은 곳으로 자꾸 제 몸을 들이미는 눈발이
오늘밤 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불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나는 써야겠다, 이 세상의 한복판에서
지금 내가 쓰는 시가 밥이 되고 국물이 되도록
끝없이 쓰다 보면 겨울 밤 세시나 네시쯤
내 방의 꺼지지 않는 불빛을 보고 누군가 중얼거릴 것이다
살아야겠다고, 흰 종이 위에다 꼭꼭 눌러
이 세상을 사랑해야겠다고 쓰고 또 쓸 것이다
겨울 밤에 시 쓰기, 안도현

16세의 봉제공 엠마 리이스가
체르노비치에서 예심판사 앞에 섰을 때
그녀는 요구 받았다
왜 혁명을 호소하는 삐라를 뿌렸는가
그 이유를 대라고
이에 답하고 나서 그녀는 일어서더니 노래하기 시작했다
인터내셔널을
예심판사가 손을 내저으며 제지하자
그녀의 소리가 매섭게 외쳤다
기립하시오! 당신도 이것은
인터내셔날이오!
예심판사 앞에 선 16세의 봉제공 엠마 리이스, 베르톨트브레히트

Brüder, zur Sonne, zur Freiheit,
Brüder zum Lichte empor!
Hell aus dem dunklen Vergangenen
leuchtet die Zukunft hervor!

Seht, wie der Zug von Millionen
endlos aus Nächtigem quillt!
Bis euer Sehnsucht Verlangen
Himmel und Nacht überschwillt!

Brüder, in eins nun die Hände,
Brüder, das Sterben verlacht!
Ewig der Sklav'rei ein Ende,
heilig die letzte Schlacht.

Brechet das Joch der Tyrannen,
die uns so grausam gequält!
Schwenket die blutroten Fahnen
über die Arbeiterwelt!

Brüder, ergreift die Gewehre,
auf, zur entscheidenden Schlacht!
Dem Kommunismus zur Ehre,
ihm sei in Zukunft die Macht!

Leonid Petrowitsch Radin

스무살 무렵엔 누구나 은둔을 꿈꾸지.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어촌에 작은 낚시집이나 하나 열어서 살아가는 꿈.
또는 땡중이나 수도승이 되어 산사의 목어소리를 들으며 살아가는 꿈.
백두대간 봉우리 하나쯤 잡아서 산장지기를 하며 늙어가는 꿈.
그때는 그게 꿈이 아니라고 생각하지.
가끔 세상은 나를 성가시게 하고
인연이 없는 여자들은 매몰찬 상처만 남기고 떠나가지.
스무살 무렵에는 유난히 그런 일이 많은 법이지.

가끔, 자살을 꿈꾸기도 했을 것이네.
마음 주지 않는 여자나 허망하게 무너진 추운 나라 때문에
음습한 거리를 청바지에 손을 꽂은 채 헤매기도 했을 것이네.
그런 때면 하늘은 너무도 청명하여 새들조차 날아다니지 않지.

스무살 무렵에는 보고 싶은 사람도 많았네.
무인도에 함께 가자던 초등 학교 동창생들이 그립고
공주같은 옷을 입고 다니던 짝궁이 그립기도 하지.
심지어 무던히도 두들겨패던 중학교 2학년 담임선생이 그립기도 하지.

그때는 전화벨이 울려도 반갑기만 했지.
수화기를 들 때마다 새로운 날들이 펼쳐지는 것 같았네.
이별을 고하는 전화,
새로운 만남을 예고하는 전화,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전화들이 앞을 다투어 달려들었지.

토악질로 범벅된 입영전야.
자아 우리의 젊음을 위하여 잔을 들어라.
그런 노래를 부르며 밤새 거리를 헤매며 누군에겐지 모를 발길질을 해대며
눈물을 뿌려댔어도 그땐 외롭지 않았네.
대가리박고 앞으로 전진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화장실에서 삼켜버리는 소보루 빵맛도 기가 막혔지.
밑바닥까지 추락하는 자신의 모습이 때로는 정겹기도 했을 것이네.

스무살 무렵, 세상은 언제나 낯설었지.
사람들은 바삐 떠나가고 또 새로운 사람들이 찾아오지.
맑스 떠난 자리에 푸코가 들어앉고
조용필은 21세기가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데도 사라졌네.

군복을 벗고 찾아온 교정에는
막바지 진달래만큼이나 싱싱한 젊음들이 배타적으로 기다리고 있었네.
시험지 한 장을 다 채우지 못할 정도로 언어를 상실했다는 사실을
그때쯤 깨닫게 되지.
남몰래 도서관에서 시험지 채우는 연습을 하는 동안
세월은 시험지 채우기보다는 쉽게 흘러가지.

스무살 무렵. 어떤 여자는 오래도록 마음에 남지.
인간이 얼마나 바보스러워질 수 있는지 가르쳐주는 그런 여자.
그런 여자는 포기할만하면 다가와 은전처럼 말을 흩뿌리고 지나가네.
그래서 상처는 더 오래도록 곪아가지.
그런 세월이 계속되면 마음 속에는 두려움마저 생기네.
그녀는 어머니가 되고 누이가 되고 간호교사가 되지.

그런 여자를 만난 가을이면 음악은 소금이 되고 마음은 염전이 되지.
염전의 물을 퍼내느라 하루종일 수차를 돌리는 세월.
그 세월이 오래면 짜디짠 소금처럼 음악들을 사랑하게 되고
그 음악들은 하나둘 상처 위로 내려앉아 감각을 퇴행시키지.
산울림과 조용필, 들국화가 귓전을 떠나지 않게 되고
어느새 음악에서만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지.

그런 여자를 만난 겨울이면 서가에는 책이 쌓일 것이네.
지리산 토끼봉을 넘어 변산반도로 뛰는 사랑,
사랑하는 여자가 조총련이어서 간첩이 되는 사랑,
독일인의 사랑,
구월산 재인말에 천기로 스며들던 묘옥의 사랑,
그런 사랑들로 마음을 다스리네. 그러나 참 추운 겨울이었네.
그런 겨울이면 친구들은 군대로, 외국으로 하나둘씩 떠나가네.

그러다 봄이 되면 모임들을 기웃거리기도 했네.
함께 세미나를 하고 거리로 달려나가거나
어두운 뒷골목 소주집에서 쉰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네.
여기 오네 젊은 넋들 들판을 가로질러....

생머리를 질끈 동여맨 여자 선배 들은 그럴 때 참으로 아름다웠네.
화장기 없는 얼굴로 소주를 따라주던 그런 선배를 죄스럽게 훔쳐보면서
쓴 소주를 목구멍으로 넘기는 동안에도 세월은 차곡차곡 흘러갔네.
그 선배들도 하나둘 교정을 떠나고 말지.
도서관에 처박혀서 9급 공무원 시험공부를 하고 있거나
양복입은 남자와 거리를 거닐며 미래를 설계하고 있지.

어느 비오는 날 아침,
쓰린 속을 만지며 창문 밖을 내다보다가
갑자기 이젠 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
그럴 때 둘러본 책장의 책들 위에는 뽀얀 먼지가 앉아있고
지난 1년간 단 하나의 음반도 사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지.
마음을 아리던 여자들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기억나지 않으며
지난 며칠간 단 한 통의 전화도 울리지 않았다는 것도 알게 되지.
이십대가 간 거지.

비록 아직은 나이에 ㄴ 자가 들어가지 않는다해도
실질적인 이십대는 서해 낙조처럼 부질없이 스러져갔다는 걸
자신만은 잘 알게 되는 거지.
무심코 뒤져본 지갑 속에선 옛 친구들의 명함이 비져나오고
그들의 이름은 거개가 한자로 적혀있곤 하지.

우편함에는 듣도 보도 못한 발신인의 카드들이 들어있기 시작하지.
왜 청첩장에는 부모 이름이 적히는 걸까.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말없이 백색 아트지로 된 그 종이들을 서랍 속에 밀어넣게 되지.

문화적 삼십대는 그렇게 시작하네.
사람이 그립지만 막상 만나면 아무도 그립지 않네.
기형도의 시를 다시 읽게 되는 것도 그 무렵이네.
밤마다 열쇠로 따고 들어오는 자취방은 보일러를 켜도 스산하기만 하지.
시리즈 비디오를 빌려보게 되고 반쯤은 다 못보고 반납하게 되고
가끔 극장가를 배회하기도 하지.

그럴 때 한 여자를 만나게 되지. 이제 바보짓은 하지 않아도 좋네.
사람을 만나는 일은 여전히 서툴고 어색하지만
세월은 사람을 허투로 관통시키지 않기에
이제 다소는 무덤덤하고 심드렁하게 사랑을 고백해보게 되지.
그런 방식이야말로 서로의 상처를 줄이는 방법임을 잘 알고 있으므로.
인간이 만든 최악의 제도라던 결혼이 차악으로 보이게 되는 것도 그 쯤이고
서로를 간헐적으로 외롭게 만드는 더벅머리 친구보다
지속적으로 외롭게 만드는 반려가 더 나아보이는 때도 그 무렵일 것이네.

스무살 무렵에는 여자의 매력이 마음을 데우지만
이제는 여자의 아픔이 용기를 북돋게 되지.
스무살의 전장에 묻고 왔다고 믿었던 부장품들이 옷장 속에서 기어나오지.
열정, 질투, 희망 따위.
말없고 단정하던 그녀가 자신에게만 응석을 부리기 시작하지.
월급을 탄 그녀가 중저가 브랜드의 티셔츠를 사다주면
그게 쑥스러워 일부러 옷자락을 바지 밖으로 빼어내서 입고 다니지.

하늘의 빛깔은 여전히 어둡고 앞날은 불투명하지만
그래도 그리 힘들게 느껴지지는 않게 되지.
소설이 재미없어지기 시작하네. 코미디 영화가 좋아지네.

그래도 가끔 스무살 무렵을 생각하네.
밤새 술 마시던 골목을 지날 때면, 그때 읽던 책을 책장에서 치울 때면,
가끔 담배를 피워대네. 그땐 그래도 자유로웠다, 고 생각하지. 오, 그때의 그 자유가 얼마나 버거웠는지,
얼마나 성가셨는지,
얼마나 사람을 환장케했던지를 생각하면서
이제 더 이상 그 자유를 그리워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네.

어느날 자리에서 일어나 면도를 하게 되지.
면도날을 새것으로 갈아끼우고 그녀가 사다준 면도거품을 정성껏 바르고
뜨거운 물을 세면대에 받아서 말이네.
그리고는 머리를 깎고 몸에 잘 맞지 않는 이상한 옷을 입고 황급히 달려가네.
꼭 황급히 달려가야만 하네. 그게 어울리네.
그렇게 달려가면 거기 신부가 역시 이상한 옷을 입고 피곤한 표정으로 기다리네.

그때 잠시 멈추어서서 뒤를 돌아다본다네.
무진기행에 나오는 한 구절이 떠오를 것이네.
"한 번만, 마지막으로 한 번만 이 무진을, 안개를,
외롭게 미쳐가는 것을, 유행가를, 술집여자의 자살을, 배반을, 무책임을
긍정하기로 하자."

그러나 머리를 세차게 내젓고 걸어가 신부의 손을 잡네.

서른살 무렵에 다시 은둔을 꿈꾸지.
그 운둔은 스무살 무렵의 은둔과 다른 새로운 은둔일 것이네.
새로운 은둔의 동반자와 함께 걸어나가네.
드보르작의 한여름밤의 꿈이 울려퍼지네.

마흔 무렵이 되면 다시 이런 글을 쓸 것이네.
서른 무렵에는 누구나 은둔을 꿈꾸지, 로 시작하는 글 말일세.
당신이 부럽네. 축하하네. 이제 새로운 세계로 걸어가게.
다시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고 싸우고 토악질하고 부둥켜 안고 울기를 바라네.
그래야 마흔이 되어도 이런 글을 다시 쓸 수 있을 것이네. 안 그런가?
다시 은둔을 꿈꾸는 친구에게 - H의 결혼에 부쳐, 김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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