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퍼

  • 감독 : 테오 앙겔로플로스 (Theo Angelopoulos)
  • 제목 : 비키퍼 (O Melissokomos / The Beekeeper) 1986

1 # 장신고[편집]

간만에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봤다. 광화문에 있는 씨네 큐븐가 하는 극장에서. 이사람 영화는 포스터는 몇번 봤는데 실제로 본건 이번이 처음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x나 짜증나는 영화'였다. 무슨 '침묵의 3부작'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이게 두번째 작품인가 보다. 영화는 말 그대로 말이 별로 없는 것은 사실이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이 작품이 3부작중에서 '사랑의 침묵'에 해당한다고 한다.

영화 하나만 보고 그 감독을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영화만으로 얘기를 하겠다. 스토리는 대략 이렇다.

우리의 주인공이 쫌 나이가 많다. 자식들이 다 결혼했고, 부인은 떨어져서 혼자산다. 주인공은 학교선생을 하다가 지금은 정년퇴직(?)을 해서 대대로 하던 벌꿀치기(양봉업(?))을 한다. 이동네는 한군데 머물지않고, 벌통을 차에다가 싣고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돌아댕기다가 한 젊은 개념없는 여자애 (법적으로는 성년인지 모르겠지만, 나이차가 엄청난다. 자식뻘 되는 사람되겠다)를 하나 만나서 처음에 당황하다가 대리고 다니다가, 여자랑 사랑할라 하다가 하루밤 자고 여자가 싫다고 가니까 남자가 열받았는지 하여튼 벌통 뒤집고 죽는다.

내가 로맨스가 없어서 그런건지도 모르겠지만, 상당히 지루하다. 사실 스토리만으로 지루하다거나 영상자체가 지루하다거나 하는 얘기는 아니다. 어쩌면, 지루하다가 보다는 엄청 모자르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 니가 한번 찍어봐라 하면 할말을 없다) 개인적으로는 영화를 보다가 좀 웃겨서 민망했던 장면이 많다. 집중이 안되서 그런지 장면장면을 보다가 '여기서 이렇게 하면 절라 웃기는 삼류'이렇게 생각하면, 배우가 그렇게 하는 장면이 의외로 많이 나온다. 이런 경우에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막판에 벌통 뒤집고 죽을때는 진짜 좀 너무했다는 생각이 든다. 걍 죽지...-_-;;

시간을 초월해서 '고전'으로 남기위해서는 단순한 기술적인 문제나 스토리상의 기발함을 가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모든 작품이 반드시 '고전'으로 남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대가'라는 사람들도 걍 만들면 그렇고 그런 영화가 된다는 점이다. '대가'는 장난질을 해도 예술작품이 된다는 편견은 버려져야 한다. 이렇게 쓰니 무슨 이 영화가 개똥이다 이런식으로 쓰여진거 같다.

'개똥'은 아니지만, '대단한 작품'이라고 보기에도 상당히 부족한 부분이 보인다.

이건 상당히 안좋은 방법이지만 -_-;; 같은해에 만들어진 타르콥스키의 '희생'에 비하면 너무 가볍고 약간 어의가 없다. '교과서에 나오는 한국의 근대문학'중 한편같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그래도 1986년인데...-_-;;;

다음부터는 좋은말만 쓰도록 노력해야 겠다. -_-;;

-- 장신고 2004-11-1 11:22 am

2 # 촌평[편집]

안개속의 풍경은 극장에서 율리시즈의 시선은 비디오로 봤었는데, 안개속의 풍경은 정말 감동적이었고, 율리시즈의 시선은 장장 3일에 걸쳐서 조금씩 본듯한 기억이 -_-;; (주인공이 하비 카이텔이라는것 때문에 봤는데 보다가 무지 졸았던 것 같은 -_-;;)


벌통을 뒤집고 죽는다니...왠지 보고픈 생각이 -_-


안개 속의 풍경은 정말 강추입니다.. 꼭 보세요 -- DarkTown 2004-11-2 1:22 pm

신꼬형의 신랄한 평은 그래도 재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신꼬형이 얼마 안접한 사람도 아니구요. :) 참고로 저마저도 안개속의풍경은 좋았답니다. -- 거북이 2004-11-1 11:32 pm

저도 안개속의 풍경은 좋았었는데 언제 기회가 되면 한번 보세요. 율리시스의 시선보다는 안개속의 풍경이 더 좋았구요. 이 사람의 영화음악은 같은 그리스 출신의 여류작곡가 eleni karaindrou가 주로 맡고 있습니다. 몇몇 곡에서는 얀 가바렉이 참여했기도 했으며, 말씀대로 ECM에서 영화음악 앨범을 몇 장 발표했습니다. -- RoadToYou 2004-11-1 2:55 pm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지루하거나 지겨운 영화는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느꼈다는 얘기랍니다. 안개속의 풍경과 율리시즈의 시선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봐야 겠군요. 저같이 영화를 많이 접하지 않는 사람도 이름을 알 정도면, 상당한 거장이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런데, 영화는 아마도 제 기대만큼이 아니었나 봅니다. 음악으로 따지면, 예를 들어 핑크 플로이드가 완전한 모습으로 결성해서 요번에 새음반을 낸다고 해서 잔뜩 기대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뭐 그냥 '디비젼 벨2'네 하는 -_-;;;... 필요이상의 기대가 너무 컸나 봅니다. 헐... -- 장신고 2004-11-1 1:30 pm

안개속의 풍경... 너무나 가슴아프게 본 영화입니다. 두번이나 본 것 같네요. 극장에서 보고, EBS서 보고...
율리시스의 시선도 보았습니다. 좀 지루했죠. 보면서 졸기도 하고. 저런게 왜 칸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나 싶기도 하고. 하지만 기분나쁘진 않았어요.
푹 잤고, 인상깊은 장면도 많았으니까요.
영화엔 호홉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테오의 영화 두편을 보고 나서 드는 생각은 이 사람 영화에는 이사람 특유의 영상과 워킹과 색감과 호홉이 있다는 겁니다. 이사람. 쪼까 생각이 많아서 영화가 사변적으로 흐르는 감이 없지 않지만 나름대로 그의 느낌이 맘에 듭니다. 특히나 안개속의 풍경은 워낙 기본 이야기가 슬픈데 그걸 테오식의 영상으로 풀어내니 조화가 잘 된듯 싶습니다.
이사람의 영화를 보며 다소의 꾸리한 느낌은 키에슬롭스키의 꾸리함과 비슷하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느낌이 많이 다르지만 키에슬롭스키도 꽤나 생각이 많은것 같습니다. 덕분에 제가 아주 좋아하는 이렌느 야곱이 출연한 레드는 이상한 영화가 되고 말았죠ㅜㅜ
여튼 영화란 감독의 것이고 영화보기는 감독과 관객의 궁합의 문제입니다. 꾸리한 기분일때 꾸리한 영화를 보면 당연히 욕이 나오죠. 지겨운 작가영화를 볼때는 사뭇 타인을 포용할만한 여유가 있을때 보는게 유리할것 같네요.
배가 고픈데 녹차만 주면 당연히 짜증이 나지 않을까요?
물론 제가 위 영화를 보지 않아서 모라 말하기는 힘드네요.
욕먹는게 당연한 영화일지도 모르겠어요... -- LongWarm 2004-11-1 12:41 pm

이 영화에서 기억나는 음악은 무슨 80년대 대중가요같은 이상한 디스코도 아니고 하여튼 그런곡만 생각이 납니다. (아마도 그당시 잘나가던 유행가가 아닐까 하는데...)배경음악은 ECM까라의 음악인데 그건 좋습니다. -- 장신고 2004-11-1 12:06 pm

테오 앙헬로플로스의 영화는 안개속의 풍경정도가 생각나는데 혹자의 말로는 전반부의 지루한 부분을 잘 넘어가면 마지막에 무언가 감동을 얻을 수있다고 하던데 침묵의 3부작이라고 까지 하니 정말 조용하고 안개속같겠군요 ^^ 그래도 이사람 영화속의 발칸반도음악들은 좋지않나요 -- 몽마르요 2004-11-1 11:59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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