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골

현재 전적 3승 1무. 무패로 8강진출. 파죽지세라고 불러도 지나치지 않다.

난 네 경기를 보면서 볼때마다 폴리스ThePolice의 곡 하나가 생각났다.
동시공재Synchronicity라는 곡이다.
모두가 동일한 흐름속에서 같은 숨을 쉰다는 그 노래.
이 공시성이라는 것은 굉장한 카타르시스를 전해준다. 월드컵에서 승리와 골은 합법적으로 인정된 마약같다. 내가 그렇게 기다렸던 로저 워터스RogerWaters의 공연InTheFlesh보다 이번 경기가 더 엑스터시를 주었다.

지금 이 시간 내가 싫어하는 우리동네 고삐리의 해방구이자 강북 최대 상권중 하나인 노원역 주변은 애들이 점거해서 차가 못다니고있다. 지금 이시간 승리가 확정된지 두시간이 넘었는데도 다들 대한민국을 외치고있다.

87년도 이렇진 않았다고 했다. 마르크스 형이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고 말한 것이 어떤 마음이었을까가 느껴진다.

일단 이번 이탈리아전은 정말 감동적인 경기였다.
이탈리아 특유의 수비 위주의 축구에 비에리의 활약까지 더해져 우리는 한참 말리고 있었다. 게다가 우리 선수들의 플레이가 예전같지 않았다. 이태리의 헤딩은 패스였지만 우리쪽의 헤딩은 그쪽에 주는 패스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힘든 와중에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 그리고 적절한 하동구(aka 히딩크)형의 용병술. 그리고 홈그라운드의 이점 등이 절묘하게 맞아들어가 결국 골든골로 세계 최강중 하나인 이탈리아를 꺾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드라마였다.

하지만 역시 불편한 마음을 지울 수는 없다.

나름대로 역사공부랍시고 좀 했었지만, 해방 이후 우리가 했던 위로부터의 개혁이 성공적이었던 케이스를 나는 기억하지 못한다.
결국 히딩크가 가르쳐주었다.
소신을 가지고 외압에 굴하지 않으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 이것에 대해 히딩크가 가르쳐준 것이다.
우리는 아직 서구에게서 덜 배웠나보다.

월드컵이 이번 4대선거에서 한나라당을 크게 도와주었다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멍청하게도 월드컵 기간중에 치러버린 덕분에 젊은 층의 투표율이 엄청나게 저조했다.
순간의 패닉에 묻어 우리 삶의 몇년에 강력한 영향을 미칠 대사를 그렇게 소흘히 넘겼다.

월드컵 관련 광고중에서 제일 짜증나는 것은 삼성카드다.
"히딩크, 다시한번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장난하냐. 누구나 히딩크에 대해 좋은 감정이 훨씬 많겠지만 그런 굴욕적인 표현을 써가며 광고를 하느냔 말이다. 나는 국수주의자는 아니지만 굳이 이럴 필요까진 없었다고 생각한다. 이건 자존심 문제다.

이 패닉상태는 앞으로 축구열기를 조금 띄워주긴 할거다.
하지만 이 사람들이 언제부터 대한민국을 외쳤는지.
대부분 폴란드전부터야 축구를 본 사람들일 것이다. 나도 우리나라 A매치 이외의 경기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던 사람이다. 그건 지금도 비슷하고.
우리나라의 국기는 태권도가 아니라 축구 A매치 같다.
공허한 애국심은 위험하다.

8강의 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지속적 역사적 패배감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더 자신감을 심어줬을 것이고.
아직 이 나라를 모르는 나라들에게 한국이라는 나라를 각인시켰을 것이다.
나 역시 지금 느낀 흥분을 가라앉히기 전에 쓰려고 집에 와서 이런 글을 긁적이고 있으니 말이다.
동네 친구넘 하나를 불러서 지금 맥주나 한잔 할까 하고있기도 하다.

하지만 역시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는 없다.
하동구형이 이나라까지 와서 우리들에게 가르쳐준 가장 큰 것이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거북이 (2002-06-19)

PS 그런데 언제부터 Go West가 우리의 응원가가 된걸까. TV광고때문인가?


오호..이렇게 글을 써도 되는가 모르겠네.. 니 글 밑에다가 말이야.. 먼저 맥주 같이 못마신거 정말로 미안하다.-_-;; 요즘 착실하게 살려니.. 생이 힘들군..;;;
그건 그렇고 난 요즘 우리나라가 4강까지 올라간것에 대 만족이다 ^^;;
먼저 날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다지 민족애가 없다... 정말이다.... 월드컵때도 마찬가지이지만 그렇게 즐긴다는것은 정말로 좋은일이지...

내가 요즘 정말로 맘에 드는것은 바로 "카니발 문화"이다... 그 빌어먹을 "축제"라는 문화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된게 순수하게 놀 줄 모른다... 유머도 없고, 여유도 없고. 흥도 없다... (우리나라가 흥의 민족이라고?? 정말인가??)
4강에 올라가니까.. 하는 말도 "이제 국운과 연결시키자" "경제 효과 지대하다" "코리아 상표 알리는 계기.."이런 지랄 같은 말이다.....
도대체가 "축제" 순수하게 "즐기는것"을 못하는 인간들이다.....
난 정말로 어렸을때 짜증이 났다.... 선생이란 인간들은 "조용히 하고" "얌전하고" "자기 말 잘 따르는" 재미없는 인간들을 열라 좋아한다....
흥을 돋구고, 유모가 있고, 축제 분위기로 빠지는 애들에겐 가차없이 매 세례가 가해졌다....
얌전은 성실이요, 미덕이고, 규범속에서 일탈없이 조용히 있는것은 선행이었다...
자발적으로 모두가 무엇인가를 즐기는 것은 없었고, 그저 한두 말많고 까부는 녀석이 나와서 웃겨주기만을 기다려주는 그런 식이었다...그리고 그놈은 바보가 되든 영웅이 되든 나머지들은 웃고 그냥 바라보면 되는거다...

이런식이니... 난 어린시절 가슴이 답답했다.(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도대체가 창조라는것을 모르는 사람들.. 그저 도식화된 인간들이랑 같이 있기가 싫었던것 같다....
그런 정형화된 인간들이 대학에 간다고 뭐가 바뀌겠는가?? 천만에 말씀 그저 술이나 먹고, 같지도 않은 축제기간은 뭘 창조해 내지도 못하고, 술장사나 할 뿐이다..
그저 아는 선배, 후배 붙들고, 물건 팔 생각밖에는 없다.....
그렇게 할일이없는가?? "즐기라고" "순수하게 축제를 만드라고" 멍석을 깔아줘도... 12년간 교육이 술장사 하러 대학에 들어온것인가???

그런데 지금은 정말로 좋다... 모두 즐길줄을 안다...축제라는것이 무엇인지.. 같이 모두가 어울릴줄 안다는것이 무엇인줄 안다....
(오버라고?? 이 역시 전체주의라고... 뭐라해도 괜찮다...)
예전같았으면 어떤줄 아는가?? 나같이 앞에 나가서 떠드는 인간이.. 지금같이 월드컵이 왔다고 치자... 같이 동네 사람들을 불러서... "대~한민국" 박수 다섯번을 치자라고 하면...실실 비웃으면서... "너나해..자식아.." "그런걸 왜하냐??" "시간있음 공부나해라..." "성실하게 살아라. 딴짓하지 말고" 이런 소리가 들렷을것이다...

지금은 ?? 얼굴에 페인트를 온통 바르고.. 태극기를 탱크탑으로 만들어서..입고 다니고.. 모두가 강강수월래는 해도..이상하게 생각안한다...
정말로 다행이다.. 이 카니발 문화가 척박한 대한민국에서...이제야 카니발이 제대로 꽃필려고 하고 있다...
그래서 붉은 악마를 정말로 마음에 들어한다.. 그들은 축제라는것을 제대로 즐길줄 안다... 창조할줄 알고.. 자신만의 식으로 놀줄안다....
그전에 어떠했는가?? 그냥 골 잡으면 "와~~"함성 지르고 그뿐이지 않는가?? 그냥 경기장에 술가지고 들어와서 마시고.. 소리지르고.. 응원도구라고는...
그 유명한 꽹과리...소리가 전부이지 않았는가???(김흥국이 응원단장으로..떴던 시절이지..) 이래선 대학교 축제때 주점판이나 다를것이 없다...

지금은 얼마나 좋은가... 난 정말로 좋다...
스페인전에...난 광화문을 나갔다...땡볕에서 5시간동안 기다려서 경기를 봤다..
(기다린 시간만 5시간이란말이다... 경기시청시간은 제외다...합하면 7시간정도...땅에 주저앉아서..-_-;;)
승리후..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삼삼오오... 서로 축제를 벌였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큰 포스터를 만들어서오고...
고스톱의 사광을 하드보드지에 만들어서오고... 그렇지 그렇게 즐기는것이지....

그렇다... 이제야 사람들이 즐길줄 안다...
그러니 제발 좀 닥쳐라.... "월드컵의 열기를 경제에" "월드컵 기회로 국운 상승시키자" 좋은 말이다... 그러나 제발 좀 닥쳐라...
제발 순수하게 한번만 즐겨보자... 도대체 우리나라에 태어나서..."축제" "파티" "카니발" 이런것들은 한번이라도 제대로 해본적이 있더냐????
그러니 이 불쌍한 나라의 국민들은 술처먹고 오바이트 하는것이 전부인줄 안단말이다...
순수하게 축제는 축제로 하자... 그래서 혹시라도 있을 나 같은 인간들이 또 어디선가 설움을 당하지 않고,, 웃으면서... 사람들 앞에서서..
축제를 만들수 있게 창조할수 있게하자...
죽도록 신나서 만들어놓으면 어디선가.. 거만한 우등생 새끼가 와서... "거....틀리지 않았나??"이런 소리 찍찍하지 않게 말이다..
-두서가 없다... 월드컵이라 흥분중이다..-_-;;" --안미남

정말 두서가 없구먼.
나도 나가서 보려다가 사람들 땡볕에서 쓰러질거 같아서 그냥 적당히 들어가서 봤다. 그 대낮에 다들 용하더군. 교보문고같은데서는 화장실도 제대로 안열어 줬다던데. 그리고 운이건 뭐건 스페인에 이긴 것은 정당한 것이었고. 나 역시 기뻐하고 있다. 즐기고있고.
지금같은 문화도 비교적 훌륭하지. 러시아 애들은 졌다고 폭동났던데 뭐 그렇게 과격하게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일본에는 마쯔리라는 문화가 있지만 확실히 우리에게는 그런 축제문화가 없다. 예전에는 굿같은 것이 그런 역할을 했을라나. 앞으로 어떤 식으로 축제문화를 만들어갈지 모르겠지만 월드컵이 그 계기가 되면 좋겠다.
하지만 그것도 알 필요가 있다. 이 기묘한 전체주의. 즐기지 않는 자를 이상하게 바라보는 그런 시선이 있다는 것. 즐기지 않는 이들을 그냥 받아줄 줄 아는 문화가 성숙되기까지는 얼마나 걸릴것인지 조금 암울하구나. --거북이
게임에 져도 대~한민국을 외치는 것을 보면 뭔가 맺힌 것이 많은 모양이다. 그래도 될 정도로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 했지만. --거북이

월드컵으로 온 나라가 난리다. 하지만 난 월드컵을 보지 않는다. 의도적으로 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월드컵이 축제라고? 그렇다. 하지만 '우리'의 축제가 아니라 '자본'의 축제겠지. 우리가 알지도 느끼지도 못하는 사이, 우리는 자본주의적인 방식으로 훈육되고, 자본주의적 마인드를 머리속으로 쑤셔 박히며 길들여지고 있다. 저널리즘, 소비생활, 직장, 학교, 종교 등등등 그것을 강요하는 기제란 우리를 완전히 포위하고 있다. 그것은 정말로 무서운 일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반문한다. "내가 바본 줄 알아?" 라고... 그렇다.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하지만, 현재의 월드컵분위기를 보라. 사람들은 알지도 못하는 새 열광적인 축구팬이 되어 있지 않은가? 우리 어머니는 '애국심이 있는 국민이라면 시청앞 광장에서 응원을 해야한다.'라는 엄한 말을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현재 10대 20대 위주의 광화문 일대의 인파는 애국심 때문에 모이는 것도 아니다. 그들은 그저 자신들의 욕구를 분출시키기를 원할 뿐이고, 현재의 남한사회에서 자신들의 욕구를 분출시킬 수 있는(특히나 젊은 세대가) 기회란 좀처럼 없기 때문이다.

그래.. 그들이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광화문과 시청으로 몰려간다고 치자. 하지만, 그곳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은 이미 '자본'과 '정권'의 위상 강화에 다분히 봉사를 하고 있다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뚜껑을 열어보라. '아마추어 정신의 발현'이라는 가증스러운 모토를 내건 올림픽도 철저한 상업주의의 마당으로 탈바꿈한 마당에 초창기부터 노골적인 상업주의를 드러낸 채 출범하였던 월드컵은, 독점적인 자본들의 축제가 되고 있지 않은가? 축구장 한켠의 간판광고 한 자리를 따 내기 위해 공식후원업체가 피파에 내는 돈의 액수가 얼마인지는 아무도 모른다.(피파만이 알겠지) 또 세계 각국의 방송사가 피파에 납부하는 방송중계료는 얼만가? 파키스탄의 5살짜리 어린아이가 어두컴컴한 방 한켠에서 하루 300원을 받고 '어린이 노동금지'라고 인쇄되어 있는 '피버노바'축구공 헝겊을 꼬매면서 눈이 멀어갈 때, 그리고 남미와 아프리카의 빈민가에서 세계적인 축구선수(호나우두같은)가 되기 위해 공부를 때려치우고 하루 온종일 맨발로 공을 차면서 발이 찢겨져 피를 흘리고 있을 때, FIFA와 자본들은 세계 각국 인민들의 눈 먼 돈을 빨아먹고, 사람들의 생각까지 개조하면서 자신들의 뱃속을 불리기 위한 미래의 재생산 기반까지 구축하고 있지 않은가?

또한, 월드컵 때문에 정작 중요한 많은 것들에 대해 사람들은 관심이 없다. 민주노총의 정당한 파업은 집단이기주의, 월드컵을 망치려는 음해공작으로까지 매도되고, 민주당정권의 부패, 당나라당의 만행 등 월드컵기간동안 어떠한 것도 제대로 국민의 관심을 받은 게 없다. 지자체 선거에서 48%의 투표율로 득을 본 정당이 어디일지.. 기존 정당들도 판단이 서질 않나보다. 그러니 국민 과반수의 지지도 얻지 못한 채 지자체의 우두머리가 선택되었지만, 정작 중요한 투표율 하락현상에 대한 논평이 없다.

그래. 축제, 욕구의 충족 모두 좋다. 그건 나도 동감한다. 하지만, 지금의 월드컵은 절대로 '우리'의 축제가 될 수는 없고, '자본'의 축제이다. 이리떼의 축제에 양들이 끼어들면 피는 양들만 보기 마련이다. 노파심에서 덧붙이는 말이지만, 히틀러는 결코 총칼로 정권을 잡은 것이 아니다. 전폭적인 당시 독일 국민의 지지가 있었기에 '홀로코스트'라는 만행을 저지를 수 있었다. 우리 국민들의 현재의 열기는 분명 합리적인 어떠한 사고에도 기반하지 않고 있다. 자민족중심주의로 똘똘 뭉친 국가는 파시스트 집단과 다를 것이 없다. --자일리톨

박노자는 한겨레21에서 이렇게 밝힌 바 있다. "뉘른베르크의 나찌집회를 보는 것 같다." 나 역시 그런 느낌을 받았지. 하지만 그런 발산기회조차 갖기 힘들었던 안쓰러운 군중들을 위해 그런 생각은 좀 접어주기로 했다.
그리고 대표팀 선수들과 딩크형이 최선을 다한 것은 사실이고 나나 국민들이나 그들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했으니까. 하지만 그동안 계속 싸워왔던 파업 노동자들도 외면해서는 안되겠지.
확실히 이건 패닉이야.
그런데 오늘 KBS는 MBC보다 더욱 터키전 뉴스를 오래했다. MBC가 연평도의 교전에 대해 얘기할때도 계속 게임얘기를 했어. 도대체 이 나라는 언제쯤 관이 민을 주도하는 날이 올까? 안올라나? -_- --거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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