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3회아일랜드감상회

1.1.1.3 (토론)님의 2015년 1월 2일 (금) 21:47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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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 113회 아일랜드 감상회 팜플릿

2002.12.01 홍대 근처 RANDOM

제가 유럽에 가서 쓸어온 판이 꽤 되더군요. 아직 다 못들어봤습니다. 그래서 급한대로 1부를 이렇게 팝/락 쪽으로 뽑아봤습니다. 이쪽은 아무래도 고르기가 수월하니까요. 월드뮤직쪽은 귀에 좀 익지 않으면 고르기 안좋거든요.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영국에 가서 판떼기 사올 생각일랑 접으시라는 것입니다. 대형 할인매장에서 겁나게 싸게 파는 것들이 우리나라 판가게의 정상가보다 조금 싼 수준입죠, 네. -_- 차라리 스페인은 좀 낫습니다. 거기는 홍대의 비싼 판가게보다 조금 싼 수준이에요. 그런데 짝퉁이 참 많더군요. 여튼, 판 사는것도 한국이나 일본이 훨 좋은 상황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군요. 아, 남미쪽 음악은 확실히 스페인쪽이 풍족합니다. 아무래도 자기네 말로 부르니까 그런듯. --거북이

1.1 # Zombi Zu

The Mercy Seat
The Turning of the Earth(2000)

스페인의 인더스트리얼 계열의 밴드인데 여성 보컬이다. 아무 정보도 없이 재킷과 가격을 보고 적당히 샀는데 의외로 상당히 훌륭하다. 온라인에 별로 정보도 없는데 이것은 두번째 앨범이고 데뷔작은 1998년에 나왔으니 신참이다. 이 곡 The Mercy Seat은 아시다시피 NickCave and the Bad Seeds의 곡이다. 닉 케이브의 주술성이야 언제나 훌륭했지만 이 곡의 라이브 버젼에서는 Tupelo와 함께 최고였다. 이 커버버젼은 여성 보컬로 이루어져있고 인더스트리얼적인 냄새가 조금 나서 꽤 들어줄 만 하다.

1.2 # BrianEno & Peter Schwalm

 \\ Night Traffic
Drawn from Life(2001)

에노와 슈바름이 내놓은 두번째 협연이다. 이것은 전작 Music for OnMyoJi와는 전혀 색깔이 다르고 오히려 와블과 함께했던 Spinner와 유사하다 하겠다. Spinner에서 에노의 기본 트랙 위에 와블이 리듬섹션을 입혔다면 여기서는 에노와 슈바름이 함께 리듬, 멜로디, 효과음 등을 고루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이 앨범은 또한 On Land의 21세기 버젼이라고 해도 좋겠다. On Land에서 사용했던 각종 에스닉한 리듬, 목소리와 같은 땅의 소리가 여기서는 좀 더 세련된 형태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제 이런 것들은 에노가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 많고 어쩌면 그들이 더욱 잘하는지도 모른다. 에노는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틀 안에 안주하고있는 것처럼 보인다.
어쩌면 에노는 슈바름이 조심스러웠는지도 모르겠다. 슈바름의 참여는 에노에게는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다 줄 수도 있었을 기회였다. 마일즈 데이비스가 과격하게 아프리카 리듬과 일렉트릭 재즈락을 받아들여 자신의 스타일을 완전히 뒤바꾼 것 처럼 스스로를 혁신시킬 계기였을수도 있었다. 슈바름은 재즈, 힙합 등에 대해 잘 아는 DJ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에노는 여기서 슈바름을 자신의 틀 안에 가둔채 그동안 해오던 것을 그냥 계속 하고있다.
물론 에노의 작품이니 언제나처럼 괜찮은 음반이다. 그리고 이전 작품들에 비해 세련된 앰비언트 작품이고 느슨하게 다른 무언가를 하면서 듣기에 좋다. 하지만 이렇게 에노의 실험을 따라온 팬으로서 에노의 근래 행보는 분명 아쉽다. from BrianEno

1.3 # DaevidAllen's University of Errors

 \\ Ocean in the Distance
E2 X 10 = Tenure(2001)

이 곡은 부틀랙 라이브인 2001년 8월 25일 씨카고 공연에서 부른 버젼입니다.

이제 본 공연인 데이빗 앨런DaevidAllen과 그의 밴드 에러종합대학의 공연이다. 자 이 양반에 대해서도 간단히 살펴보자. 그는 소프트 머쉰SoftMachine이라는 당대의 '정말로 훌륭했던' 실험적 재즈락 밴드의 창립멤버였는데 이양반 프랑스에 가서 약물을 하는 바람에 그만 영국으로의 입국이 거부당했다. 덕분에 프랑스에 정착해서 또 하나 죽여주는 싸이키 밴드인 공Gong을 결성한다. 데이빗은 알짜배기 히피였고 음악적 상상력도 아주 풍부했기 때문에 자신만의 음악 세계와 가상현실을 구축해나간다. 그리고 부인인 길리 스미스GilliSmyth 역시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사람인지라 둘이서 공을 만들었다가 마더 공을 만들었다가 뉴욕에 가서 뉴욕 공도 만들었다가 지금까지도 계속 난리를 치고 있다. 공은 밴드라기 보다는 음악 꼬뮨에 가까왔다. 그 와중에 데이빗 앨런은 솔로 활동도 하고 자신의 백밴드들도 결성해가면서 열심히 활동을 했는데 그 최근 결과물이 바로 이 에러종합대학인 것이다. 리처드를 폄하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그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거물이 바로 이 데이빗 앨런이라는 히피다. from DaevidAllen20021008

1.4 # RainTreeCrow

 \\ Red Earth (As Summertime Ends)
Rain Tree Crow(1990)

데이빗 실비언DavidSylvian은 불후의 명반 Secrets of Beehive(1987)을 남기고 솔로활동보다는 협연에 더 집중하게 된다. 홀거 츄케이HolgerCzukay와 함께 낸 앰비언트 음반들은 그다지 호평을 얻지 못했는데 그러던 즈음 그는 저팬Japan의 옛 멤버들과 함께 레인 트리 크로우라는 프로젝트 음반을 만든다.
이 앨범은 실비언의 솔로 음반에 앰비언트 성향이 짙어진 것이라고 보면 좋을거다. 저팬 시절의 음악과는 확실히 멀다. 여전히 실비언의 나직한 목소리와 분위기 만땅의 사운드로 가득 차 있는 괜찮은 앨범이다.
키보드 주자인 리처드 바비에리는 80년대에 계속 저팬의 옛 멤버들과 함께 음악 활동을 하다가 이 앨범을 끝으로 다른 밴드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것이 지금 아주 실력을 인정받는 프로그레시브 락 밴드인 포큐파인 트리PorcupineTree이다.

1.5 # Bjork

 \\ Hyper Ballad
Telegram(1997)

비욕은 90년대 들어서 계속 상승일로에 있었는데 이 앨범은 비욕을 완전히 띄운 음반인 Post(1995)이후 발매한 리믹스 앨범이다. 그녀답게 일렉트로닉스로 더욱 떡을 쳐서 나왔는데 앨범과 같은 임팩트는 없지만 들을만하다. 레코딩을 거의 새로 했을 뿐 아니라 많은 연주자들과 함께 연주해서 사운드 자체는 풍성하다. 하지만 별 재미는 못봤는지 이후 이런 짓은 안했다.
라이센스 음반의 금지곡이었던 하이퍼 발라드를 들어보겠다.

1.6 # MassiveAttack

 \\ Radiation Ruling the Nation (originally Protection)
No Protection(1995)

매씨브 어택은 트립합 사운드의 교본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들답게 마구 덥을 입힌 리믹스 앨범을 하나 내놓았다. 죽여주는 명반인 2집 Protection(1994)의 수록곡을 매드 프로페서MadProfessor가 믹싱한 것이다. 당연히 앨범보다는 안좋다. 이거 국내에 잔뜩 깔렸었는데 결국 못사고 있다가 스페인에서 사왔다. -_- 물론 비쌌으면 안샀겠지. -.-
하지만 이미 매씨브 어택의 광팬이 된 나에게 좋고 안좋고는 의미가 없다. 그들은 내년 초 새 앨범을 낸단다.

1.7 # TalkingHeads

 \\ Love for Sale (Extended Mix)
Remixed(2001)

토킹헤즈는 70년대에 에노BrianEno와 함께했던 음반들에서는 별로 안그랬는데 80년대 음반들에서는 앨범을 내면서 각종 리믹스 곡들을 만들어 싱글 B사이다 따위로 끼워넣곤 했다. 그것들을 모은 컴필레이션이다. 역시 광팬이나 살만한 앨범이라 할 수 있겠다. 토킹헤즈의 80년대는 아무래도 70년대의 혁신성에는 많이 밀리니까. 데이빗 번DavidByrne이 좀 더 비트에 미쳐버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항상 남는 밴드가 바로 토킹헤즈다.

1.8 # PinkFloyd

If
Live in London(1971) : 이탈리아 부틀랙

당시는 핑크 플로이드가 AtomHeartMother(1970)를 내고 어떻게 음악을 해야하나하고 방법론을 찾고있던 시기였다. 이 곡 If는 핑크 플로이드의 풀냄새 가득한 옛 느낌을 잘 담고있는 소박한 곡이다. 나는 Fat Old Sun이라는 곡을 더 좋아한다.

1.9 # Wilco

 \\ Outta Mind (Outta Sight)
Being There(1996)

윌코라는 이름은 빌리 브랙BillyBragg과 함께 발매했던 우디 거스리WoodyGuthrie 추모(?)앨범 Mermaid Avenue(1998)에서였다. 별로 기대를 안하고 들었었는데 그 모던한 감성의 포크가 너무 살갑게 다가와서 그때부터 윌코라는 이름을 기억에 두고있었다.
2CD임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방만하지 않은 구성을 가진 이 앨범은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얼마전에 새 앨범을 냈는데 역시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듣고있는 것을 보면 이들은 지금 미국에서 가장 믿어볼만한 밴드인것 같다.

1.10 # Can

 \\ Spoon
Can Box Music (Live 1971-77)(1999)

원래 비디오와 함께 나온 박스였는데 하도 사람들이 난리쳐서 CD만 따로 발매한 그 음원이다. 칸의 유일한 공식 라이브 음원인데, 역시 이놈들은 미쳤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앨범이다.

1.11 # HolgerCzukay & DrWalker

 \\ Full Circle
Clash(1998)

보위DavidBowie도 그렇지만 항상 어린 애들과 뭔가 함께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진정한 장인, 칸Can의 리더였던 홀거 츄케이가 독일의 일렉트로닉스 밴드인 에어 리퀴드AirLiquid의 실세 닥터 워커와 함께 한 앨범이다.
츄케이 스타일의 앰비언트적인 루프가 닥터 워커의 비트와 만나 청자를 싸이키 뿅가리 상태로 몰고가는 좋은 음반이라 하겠다.

1.12 # PeterGabriel

 \\ Signal to Noise
UP(2002)

십년만의 새 앨범 UP이다. 게이브리얼 형님은 그동안 노는듯 했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활동했고 그 결과가 OVO(2001), Rabbit Proof Fence(2002)등으로 몰아서 나오기 시작했는데 요 앨범은 그 절정이라 하겠다.
그는 이미 사운드 상으로 충분히 테크니컬하고 충분히 세련되었고 충분히 좋은 곡들을 써내었지만 전작에 비해 진보하지 못했다. 왜 너는 게이브리얼에게만 그것을 요구하느냐?라고 항의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US앨범까지는 계속 변해왔고 이번 앨범은 10년이라는 장고를 한 다음의 수였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기대할 권리가 있다고 말하고싶다. 나만한 팬도 없는걸 :)
여튼 그래도 지금까지 실험에 실험을 거듭해온 몇안되는 프로거들 중의 하나인만큼 앞으로도 계속 관심이 안갈 수는 없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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