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anD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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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an Dive - Words Your Whisper

난 음반을 구입하는 방법이 꽤나 무식하다. 어찌보면 순수한 형태라고도 하고 싶지만 어쨌거나 무식하다는 데에 이견을 달 수 없다. 걷다가 가게에 들어가서 쟈켓을 보고 이뻐보이면 경제사정이 허락하는 한 구입한다. 지금 소개하려는 Swan Dive역시 이런 식으로 구입하게 된 것이다. 길을 걷다가 음반점에 걸려있는 쟈켓이 너무 예쁜 CD에 걷잡을 수 없이 매료되어 지갑을 열고 이 앨범을 구입하게 된 것이다.

스완 다이브는 미국 출신이고 내쉬빌 출신이다. 이 출신성분만보자면 정말 흙냄새 풀풀나는 촌스럽고 역겨운 Blue Grass(내가 결코 음악으로 인정하지 않는 유일한 형태의 소리이다.) 사운드를 연상할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이 동네의 돌연변이이다.

이들이 영향을 받은 것은 흙냄새 풀풀나는 Fucking Blue Grass 사운드가 아닌 아름답고 정교한 멜로디를 가진 French Pop과 Bossa Nova/ MPB, 거기에 60년대 이탈리아 영화의 사운드 트랙에 크게 영향을 받은 듯한 낭만성으로 가득 찬 사운드를 들려준다.

신비로운 신디사이져로 진행되는 오프닝 트랙 August in Rome의 몽환감을 지나서 21세기에 나온 가장 완벽한 보사노바 Safe and Sound, 찰랑거리는 템포와 영롱함을 지닌 신디사이져가 압권인 Saturday, Sunday, Monday, 감동적인 멜로디가 귀를 잡아끄는 Bachelorette, 속삭이는 목소리가 가슴아프게 애수를 자극하는 소프트 팝의 진수Words You Whisper, 60년대에 노래하던 수많은 MPB싱어들의 잔향이 나를 휘감는 낭만적인 Mermaids, 프랑소와즈 아르디의 악곡을 연상시키는 물방울이 춤추는 듯한 신디사이져와 어쿠스틱기타의 조화가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운 Chalet, 불어로 개사하고 사운드면에서도 약간의 편곡이 가해진 엔딩넘버인 Safe and Sound의 French Version역시 너무도 아름다운 경험이다.

Bill Demain과 Molly Felder로 이루어진 이 유닛은 Carpenters가 더욱 현대적으로 부활한 듯한 느낌이 든다. 거기에 내가 사랑하던 세대의 가장 좋아하는 가수들인 AstrudGilberto, FrancoiseHardy, KarenCarpenter가 들려주었던 공기같이 투명하고 아름다운 목소리가 대기로 화하여 내 몸을 휘감는 듯한 느낌이 든다.

Molly Felder의 부드럽고 속삭이는 듯한 보컬에 Bill Demain의 완성도 높은 작곡과 편곡이 빛을 발한다. 분명 이 느낌은 Carpenters에 대한 한없는 향수를 자극한다. Bossa Nova리듬과 교태와 순수함이 넘치는 아름다운 보컬이 굉장히 빈티지한 질감을 지닌 이제는 보기도 힘든 Moog Synthesizer와 결합되어 최상의 감미로움을 선사한다.

이들의 음악은 강렬한 메시지 따위는 없다. 그저 천진하리만큼 사운드의 미학에 대한 집요한 탐구로 인하여 얻어진 표현할 수 없는 감미로운 사운드는 듣는 이에게 기분좋은 나른함과 동시에 내가 갈 수 없었던 당시의 아름다운 향수를 담뿍 선사한다.

이들은 분명 나와 같은 세대를 영유하고 있지만 나와 동질감을 느끼게 하는 마음속의 60~70년대 청년인가보다.

수록곡

01. AUGUST IN ROME
02. SAFE AND SOUND
03. SATURDAY,SUNDAY,MONDAY
04. BACHELORETTE
05. WORDS YOU WHISPER
06. THEME FROM "A MAN CALLED DANGER"
07. MERMAIDS
08. CHALET
09. SAFE AND SOUND (FRENCH VERSION)

-Invictus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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