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ve Reich

1 Steve Reich[ | ]

SteveReich/공연기

1.1 # Different Trains[ | ]

『HoPE (Progressive Rock)-호프 음악이야기 (go SGGHOPE)』 700번 제 목:[감상] Different Train - Steve Reich 올린이:ntrolls (유신 ) 00/02/24 10:16 읽음: 70 관련자료 없음


흠냐, 이걸 감상이라고 해야되나.

뭐, 재밌었습니다. -_-

개인적으로 음악이건 미술이건 영화건 간에, 작품 자체의 content보다 그 이면에 깔린 미학적 관점이 더 재밌고 또 content보다는 그걸 읽는게 목표라고 생각되는(다시말하자면 content를 일일히 들여다보고 있는건 좀 지루하고 뭐가 뭔지 모를.. 이란 뜻입니다 -_-) 것들이 종종 있는데..

이를테면 줄거리와 시간적, 반복적 구성에서 작가 의도가 거의 드러나는거 같은 거짓말같은 영화나, 2차대전 이후 대부분의 아니 상당부분의 미술품들, 그리고 이 음악같은 경우가 그렇습니다.

미니멀리스트로써 라이히는 자신이 얻어야할 최소한의 멜로디를 자신의 과거 기억에서 끌어오고 이를 2차대전 당시 유럽에서의 인종청소로 확장시키는(유대인의 피가 흐르던가 그랬던거 같군요 라이히 본인에게) 방식으로 음악을 만듭니다. 멜로디를 기억에서 끌어왔다 함은 자신의 어릴적 유모, 그리고 타고다니던 기차의 선로에 근무하던 기관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들이 발음한 음절들이 이루는 아주 약간의 멜로디를 채보해서 이것들을 조합해 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크로노스 쿼텟은 이 멜로디와, 멜로디에서 추출된 화음으로 된 반복적인 리듬을 연주하고 쿼텟의 멜로디와 함께 인터뷰의 샘플 이 오버랩됩니다, 비슷한 피치로.

뭐랄까, 현대예술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기본적으로 아주 단순하고 체험적인 현현이죠. 유럽에서의 상황에 대해서는, 당시 나치의 유대인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자기 또래의 사람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같은 작업을 반복합니다. 당시 쓰이던 증기기관차 소리의 샘플 또한 포함됩니다.

고전적인 의미에 비해서, 어쩌면 음악을 이렇게 만들겠다는 발상 자체를 감상해야 하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슬며시 들었다는 게 서두에 적은 뭔지 모를 소리에 대한 부연설명입니다. 즉, 어찌보면 음악 자체는 상당히 지루할 수도 있다는 거죠 _-_;;

역시 미니멀하지만, 합본되어 있는 Electric Counterpoint의 경우에는 약간 더 음악적인 content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Counterpoint 시리즈는 솔로이스트가 오버더빙된 자신의 연주를 반주삼아 그 위에 다시 솔로를 하는 개념을 바탕으로 작곡된 시리즈물인데, Electric Counterpoint는 전기기타를 위해 쓰여졌고 아시다시피 팻메쓰니가 연주를 했습니다.

7개 파트를 오버더빙하고 8번째 기타로 솔로라인을 연주합니다. 능력이 되서 이 곡의 전개가 다 분석이 되면 상당히 재밌을거 같던데 그렇게 까지는 안되더군요. 7개의 반주파트가 3개, 4개 등으로 나뉘어서 카논 형식으로 올라가기도 하고 뭐 그러는거 같습니다.

이전에 들어본 라이히의 음악은 18명의 뮤지션을 위한.. 뭐 그거밖에 없었는데 악기 자체가 퍼커션 계열이 많이 들어가서 그런지 그쪽이 더 발랄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Reich Remixed란 앨범이 보이던데 그걸 한번 사보고 싶은 생각이... -_-;;


정용진 {mailto:rem777@hitel.net}

Homepage http://ambient.x-y.net

Subject STEVE REICH 1989 00 Different Trains

{sep_str} 1. Different Trains (America- Before the War) (Reich) - 8:59 2. Different Trains (Europe- During the War) (Reich) - 7:31 3. Different Trains (After the War) (Reich) - 10:20 4. Electric Counterpoint (Fast) (Reich) - 6:51 5. Electric Counterpoint (Slow) (Reich) - 3:21 6. Electric Counterpoint (Fast) (Reich) - 4:29 {sep_str} 99년 3월호 '객석'에 기고하신 윤정열(wamozart)님의 글을 저자의 양해를 구해서 옮겨 놓습니다. 제 소감을 적으려고 했는데, 그보다는 음악인이나 그 음악에 대해 소개하는데 있어 자료가 될만한 글을 옮겨 놓는게 나을것같아 올려놓습니다. 미니멀음악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참고되세요.

아참.. 참고로.. 이 음반에 대한 개인적 소감은.. 무척 인상적이었고 좋았습니다. 친구에게도 빌려주었었는데, 그 친구도 무척 인상적으로 감상했다고 하더군요.


이색연주, 이색음반 20세기 대위법 - 스티브 라이히(Steve Reich)

라이히 Different Trains/ Electric Counterpoint* 크로노스 4중주단/ 펫 메스니(기타)* 넌서치 7559-79176-2 (DDD)

스티브 라이히를 거론할 때 항상 수식어처럼 따라 다니는 말이 '미니멀리스 트'이다. 필립 글래스와 줄리어드 동창생인 그는 음악 재료의 최소화, 그리고 그 것의 긴 반복, 그리고 반복 속의 점진적 변화를 통해 음악을 만들어나가는 이 새로운 기법을 글래스와 함께 '발명'했고, 테이프 루프와 타악기 앙상블을 위한 첫 작품들을 내놓으며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라이히는 반복의 구체적인 수단으 로 페이징(phasing) 기법을 고안해 냈는데, 이 방법은 서로 길이가 조금씩 다른 테마를 각 성부별로 무한 반복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성부 별로 테마의 길이가 다르기 때문에 반복이 진행될수록 위상차(phase difference)가 발생하게 되고 결 국 각 테마 길이의 최소 공배수가 되는 시점에서 음악은 원점으로 되돌아오게 된다는 원리이다. 라이히는 이 방법을 서로 길이가 조금씩 다른 무한 반복되는 테이프 루프에 처음 적용하였다. 테이프 루프에 담긴 내용은 사람들의 말소리였 다. 뒤이어 라이히는 타악기, 피아노, 소규모 앙상블 등으로 악기 편성을 키워 나갔고 80년대에는 {테힐림}, {사막음악} 등 합창단까지 가세한 대규모 작품들 을 써내게 된다.
하지만 여기에서 라이히는 스스로의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더 이상 써낼 작 품이 없었던 것이다. 동료 필립 글래스는 오페라, 발레 등을 작곡하며 상업적인 성공까지 거두고 있었지만 아직 라이히에게 그런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다. 그러 던 시기에 내놓은 것이 바로 이 음반. 비평가들은 일제히 찬사를 보냈고 라이히 는 드디어 스타 작곡가의 반열에 들 수 있게 되었다.
이 음반의 핵심은 '디퍼런트 트레인즈'이다. 이 작품은 3부로 구성되어 각각 '미국 - 전쟁 전', '유럽 - 전쟁 중', '전쟁 후'로 나뉘어져 있다. 라이히는 2차 세 계 대전 당시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 따로 살던 부모를 만나기 위해 기차 여행 을 자주 했는데, 그 유년 시절의 여러 이야기들을 친지와 주변사람들에게 묻고 이를 테이프에 녹음했다. 만들어진 테이프는 작은 단편으로 쪼개져서 초기 테이 프 루프 음악처럼 계속 반복되었고, 이 말 소리의 억양을 현악기가 그대로 흉내 내는 방법이 사용되었다. 4대의 현악기는 두 부분으로 나뉘어 한 그룹은 약간의 위상차를 두고 말소리를 흉내내며 다른 그룹은 단순한 리듬과 화성을 반복함으 로써 레일 위를 달리는 기차를 연상시키게끔 했다. 이 두 그룹은 서로 교차, 발 전된다. (그 과정에서 페이징 기법이 사용됨은 물론이다.) 음악의 분위기를 직접 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기차의 소음, 기적 소리 등이 사용되었는데, 그 기적 소 리조차도 멜로디를 가지는 음악처럼 처리된 것이 경이적이다. 전시를 묘사하는 두 번째 악장에서는 공습 경보를 알리는 사이렌 소리가 계속 배경에 깔린다.
사람 말소리, 기적 소리, 사이렌 소리처럼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단순한 재료를 가지고 이렇게 치밀하게 설계된 대작을 만들어 낸 라이히의 능 력에는 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작품은 또 다른 의미에서의 20세기 대 위법이라 부를 만한데, 실제로도 라이히는 일렉트릭 카운터포인트, 버몬트 카운 터포인트, 뉴욕 카운터포인트 등 카운터포인트 연작을 작곡함으로써 (카운터포 인트는 영어로 대위법이라는 뜻이다) 자신이 새로운 대위법을 창조해냈다는 사 실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이 음반에 필업으로 수록된 일렉트릭 카운터포인트가 바로 그 중의 하나이다.
솔로 기타리스트를 위한 이 곡은 상당히 독특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먼저 기 타리스트는 어쿠스틱 기타를 위한 10개의 성부와 일렉트릭 베이스 기타를 위한 2개의 성부를 미리 따로 녹음해야 한다. 녹음된 12개의 성부는 믹싱되어 실제 연주할 때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게 되고, 마지막으로 13번째의 주성부를 기타 리스트가 실연으로 연주하는 것이다. 스티브 라이히는 기타라는 악기에는 문외 한이었기 때문에 작품의 완성에 있어 재즈 기타리스트인 팻 메스니의 조언을 많이 받았는데, 그래서인지 이 작품에는 퓨전 재즈적인 요소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 음반에서 라이히 다음으로 많은 칭찬을 받아야 할 부분은 바로 크로노스 4중주단의 멋진 연주이다. 크로노스 4중주단은 전시 상황을 묘사하는 부분에서 는 긴박하게, 철도 레일을 묘사하는 부분에서는 거칠게 보잉을 구사함으로써 곡 의 특성을 한껏 부각시켰다. 현대음악의 권위자들답게 이들은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곡을 완전히 자신들의 것으로 만드는데 성공한 것이다. 크로노스 4중주단 의 날카로우면서도 다이내믹한 연주가 없었더라면 이 음반은 사장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스티브 라이히의 필청음반이자, 크로노스 4중주단의 팬에게도 적극 추천할만한 연주이다.
음반의 앞면은 철도, 뒷면은 기타의 넥(neck)으로 구성된 것도 흥미롭다. 80년 대 후반의 디지털 녹음으로는 최상의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 옥의 티.

글/윤정열


{이 글은 하이텔 앰비언트 소모임 음반/감상 소개 게시판(sg2350 11 2)에서 옮겨온 것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저자에게 있으며 삭제나 수정을 원하실 경우 mailto:정철zepelin@hanmir.com 에게 요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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