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veReich/공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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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라이히의 공연은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예상한바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공연이었다. 뭐 이렇게 얘기하니까 제가 무슨 '다알어'분위기 같은데... 그런 오바질은 아니고... 사전 예습의 효과는 충분히 보았고, 나름대로 '공연'만의 즐거움역시 받을 수 있는 그런것을 말하는 것 이다.

크게 3곡을 연주했는데, 곡 제목은 다음과 같다.
Music for Pieces of Wood
Triple Quartet
Drumming

먼제 나무 짝대기를 위한 곡은 말그대로 대략 5~6명 (기억이-_-;;가물...)이 나무 짝대기를 들고 나와서 두들기는 연주다. 각각의 짝대기 (악기명은 clave라고 한다는 기억이...)는 다른소리를 낸다. 즉, 타악기이지만, 음의 높낮이는 확실히 존재하는 (더하여 타음자체의 질감도 약간씩 다른) 음을 만들어 낸다. 박자감각이라는 것이 의도적으로 정확하지는 않다. 아니, 의도적으로 과정에 있어 부정확함과 정확함을 오가며 이상한 느낌을 주게 만든다. 대략 느낌은 마지막에 연주되는 드러밍의 그것과 부분적으로 비슷한 의도를 가지는듯 보였다. 확실히 단조로와 질수 있는 반복의 박자연주 (미니멀이라 불러도 될듯한)에 엇박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의도적 박자 부수기는 패턴이 붕괴되면서 나오는 마치 음이 붕괴되어 떠다니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전달 한다. 연주자는 steve reich와 한국의 4plus라는 사람들이었다. 4plus는 마지막 연주인 drumming도 한다.

짝대기 든 사람들이 빠지고 두번째 연주인 triple quartet을 시작했다. 연주자는 TIMF앙상블 저 앙상블이 개개인이 누군지는 저도 잘 모른다. 말 그대로 통영인터네셔날뮤직훼스티발을 위한 앙상블인가 보다. 트라이플 쿼텟은 알기로 크로노스 쿼텟을 위해 작곡된 작품이다. 이날의 연주는 트라이플 쿼텟의 세가지 버전(사실 이중에 나머지 두개는 전혀 알 수 없다)중 하나인 사전 녹음된 음원과 현악 사중주의 실제연주를 합치는 버전이 되겠다. TIMF앙상블의 연주실력이라는 것이 이날의 연주만으로 뭐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상당히 잘했다고 말하고 싶다. 트라이플 쿼텟의 이날 연주는 이미 사전 녹음된 음원위에 현악 사중주가 연주를 하는 방식이었는데, 이것은 의외로 재미있는 시츄에이션을 만들었다. 암만 귀가 막귀라도 이게 서로 다르게 (실제 연주와 녹음된 연주는 각각)들리는 것은 당연지사... 둘이 섞이기 시작하는 것은 8명의 현악 사중주 두팀과는 또다른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녹음된 연주는 확실히 반복되는 크게는 순환되는듯한 연주의 형태인데, 실제연주는 초기 그위에 올려놓은 듯한 가락연주로 시작되는 듯 하다가 역시 반복 크게는 순환되는 가락연주를 들려준다. 크게 두개의 사이클이 돌아가는 듯한 음악인데, 이 두개의 사이클이 돌아가면서 만들어내는 화음과 불협화음의 들어오고 나감은 확실히 좋은 느낌을 주었다. 이곡을 듣고 있으면, 스티브 라이히는 미니멀 음악가 라는 말이 좀 그렇다. 미니멀한 방식이 부분부분 보이지만, 실제 덩어리는 그것과 많이 상관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 두 연주가 끝나고 인터미숑이 무려 20여분...-_-;;; 나가서 담배한대 피우고 농담하다가 마지막 연주를 위해 앉았다.

마지막연주는 오늘의 하이라이트(주최측에서 말하는)인 drumming이었다. 무대세팅은 다음과 같다. 좌측에 마림바 3세트 (한세트가 두줄 맞나요?-_-;;; 여기서는 한세트가 두줄이라고 생각하고 쓴것입니다) 가운데 봉고드럼 대략 10개정도(기억이-_-;;) 그 줄봉고에 우측상단에 두개의 커다란 카우벨(cow bell)이 두개... 우측에는 글로켄슈필(이게 정식 명칭이라고 합니다 제가 보기엔 실로폰) 이 3세트... 무대 뒤에는 의자가 대략 10개-_-;;; 역시 메인무대라서 스티브 라이히를 비롯 사람들이대략 10여명이 우르르 나왔다. 그런데 나와서 다 무대뒤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_-;;; 스티브 라이히와 4플러스의 대빵처럼 보이는 머리가 희끗희끗하신 아저씨 한분이 대략 튜닝을 하고 연주가 시작되었다. 곡의 구성은 대략 봉고 두둘기다가 마림바로 턴 거기서 마림바 글로켄슈필 오버랩 글로켓슈필 솔로 마지막에 때거지... 중간에 여자보컬 두명 피콜로 불고 안불고 왔다 갔다. 러닝타임 대략 60여분의 대곡...-_-;;; 이것은 스티브 라이히의 곡에 대한 설명이다.

의도는 대략 그의 설명과 일치한다. 60여분의 시간동안 실제 연주자들이 무대를 오가며 연주하는 모습은 상당히 재미있고 흥미로운 공연의 경험이었다고 생각된다. 이 곡은 초기 봉고 드럼으로 시작되어 각각의 악기로 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각각의 악기가 보여주는 동일패턴의 다른음색 을 느끼게 해준다. 마지막의 때거지연주는 이 각각의 반복이 통일되면서 (반복속의 차이-_-;;) 만들어지는 새로움의 그것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러닝타임 60여분은 연주자나 청자에게 그리 짧은 시간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확실히 이 시간은 인내를 요하고 (특히, 동일 패턴을 연주하는 연주자에게는) 그 과정을 지켜보는 청자에게도 일정한 인내를 요하게 한다. 여기서 개인적으로 하나의 의문이 남는다. 라이히의 말대로 이것은 ' 오로지 한가지 기본 리듬 패턴이 존재한다. 이 패턴은 위치, 피치, 음색의 변화를 거치지만, 모든 연주자들은 작품 전체를 통해 이 패턴을 연주하거나 그 일부를 연주하게 된다. ' 변화속에서 차이를 발견하지만, 이 패턴의 반복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힘겨운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쉽게 얘기해서 너무 '노가다'성이 짙게 느껴진다. 물론, 다양성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이런것이 있으면, 저런것도 있듯이 작곡가의 의도만큼이나 중요한 연주자의 의도라는 것이 라이히의 작곡속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곡 '드러밍'에서는 상당히 의문을 가지게 한다. 이것이 실제 어쿠스틱한 악기와 실제연주를 통해 주는 많은 장점들(일부는 처음곡에서 소개했던)에도 불구하고, 연주자를 혹사(?)시키는 듯한 (물론, 스스로 역시 혹사한다...)체력을 요하는 반복연주는 연주자에게 청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한번 생각해 보게한다. 사실 이 마지막 질문에 대한 대답은 나도 잘 모르겠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얻은게 많은 공연이었다. -- 장신고 2005-6-17 3:57 pm

2 # 촌평[ | ]

좋았나부네요. 사실 저도 고란만 아니었으면 라이히라도 갔을텐데...며칠간격으로 이런 공연은 체력과 금전적인 부담이...-_- 라이히는 구라스보다야 백배 낫죠. ㅎㅎ -- 거북이 2005-6-18 12:59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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