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Q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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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ESQC (歐洲夏季量子化學學校)[ | ]

  • 2007년 9월 2일부터 9월 15일까지, 시칠리아의 Hotel Villagio Torre Normanna에서 진행된 European Summerschool in Quantum Chemistry에 다녀 왔다. 확인한 바로는 금세기, 그리고 상당한 신뢰 수준으로 추정컨데 아마도 11회의 ESQC 역사상, 한국 학교에 적을 둔 참가자로는 내가 처음이었으리라는 사실을 통해 엽전국의 얄팍함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물론, 내가 ESQC에 참가한 첫번째이자 유일한 한국인은 아니었는데, 실제로 동대 히라오 그룹에서 유학 중인 동문 선배 한 분과 여기서 조우하기도 하였다. 그 선배의 말에 의하면, 히라오 그룹에서는 대학원 진입생들에게 ESQCSostrup Summer School 가운데 하나는 거의 의무적으로 참석하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한다. ESQCSostrup Summer School을 모두 다녀온 사람들도 있고. 동대 히라오 그룹에서 보내 주는 마당에, 라이벌 의식이 없을 수 없는 경대 나카츠지 그룹에서도 당연히 학생들을 보낼 거라고 쉽게 예상해보면...젖녀오크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ISBN:8971841591 ISBN:8971841591 같은 쓰레기를 자기 이름으로 싸질렀을까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지 않을 수가 없다.
    • 나중에 한국 돌아와서 뒤져본 결과, 1999년부터 2007년까지 3명이나 되는 한국인이 ESQC에 참가한 것으로 확인이 가능했다. (그 중 둘은 2007년 참가자 -_-;;) 그런데 99년에 참가한 한국인도 알고 보니 히라오 그룹에서 유학을 하셨던 분 -_-;; 99년에 히라오 그룹에서 함께 참석했던 사람 가운데 IMS의 야나이도 있었다. 동대 야마시타 그룹에서도 학생들을 보낼 거라고 생각해 보면 일본은 명실상부 脫亞入歐한 나라다 T_T
  • 눈치를 보니, ESQC는 대학원에서 양자 화학을 한 두학기 정도 들은 학생들이 modern techniques을 익히는 데 필요한 전반적인 배경 지식과 관련 이론을 가능한 한 광범위하게 (예를 들면, DFT나 상대론적 양자 화학도 다루었음) 가르치는 스타일이고, Sostrup Summer School은 ISBN:0471967556 를 교재로 쓰느니만큼 주로 제2양자화 포말리즘에 기반한 post-HF 방법들에 초점을 맞춰서 ESQC보다 좁은 주제를 좀 더 깊이 있게 가르치는 듯했다. 따라서 이론 개발을 하거나 직접 코딩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ESQC와 MOLCAS Workshop 같은 프로그램 튜토리얼에 참가하면 실제 연구를 수행하는 데 있어 기본적인 요구 사항들은 대략 커버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ESQCSostrup Summer School을 모두 참석해 본 결과, (MOLCAS Workshop ->) Sostrup Summer School -> ESQC 순으로 수업을 들을 경우 시너지가 쵝오!가 될 듯싶다. (다만 연습반 배정을 위한 퀴즈 답안을 대충 작성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하겠다.) ESQC만 다녀 왔을 때에는 들은 풍월로 판단컨데 ESQC의 수업 수준이 약간 낮을 거라고 지레 짐작했었다. 하지만, 두 여름 학교는 강의의 주안점과 방향성이 조금 다르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소스트럽 쪽은 전자 구조 계산 배경 이론에 방점이 찍힌 반면, ESQC는 양자 화학 쪽 냄새가 약간 더 난다고 해야 하나 -_-a
    • ESQCSostrup Summer School보다 참가자의 국적이 훨씬 다양하다는 것도 수업 내용 및 개최지의 위치와 무관하지 않을 듯싶다. Sostrup Summer School은 대부분이 스칸디나비아와 독일 쪽 학생들이어서 양자 화학을 하려면 독일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지만, ESQC에서는 그런 느낌을 받지는 못했었다 -_-a
  • 하루의 일과는 대개 오전 수업과 식사, 오후 수업과 연습 시간, 막간 휴식에 이은 질문과 토론 시간으로 구성되었다. 수업이야 뭐 강사진의 위용만큼이나 명불허전이긴 하였으나, ppt로 만든 강의록을 나누어 줄 것이라 생각하고 출력을 해가지 못했던 것이 패착으로 작용하여 첫 주는 필기도 따라가고 내용도 따라가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렸다. 다른 학생들은 선배들의 조언 덕분이었을까, 홈페이지에 강의록을 출력해 오라는 공지가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들 제본까지 해와서 편하게 수업을 감상하더군 -_-;; 식사는 뭐 거의 환상이었는데, 2주 동안 그렇게 빡세게 수업을 듣고 에트나 화산까지 걸어 올라 갔다 왔음에도 불구하고 체중이 무려 5 kg 가까이 늘었다고 하면 별다른 말이 불필요할 듯. 하지만 ESQC의 일정 가운데 가장 도움이 되었던 부분은 바로 연습시간! 이름만으로도 엄청난 무게가 실리는 교수들이 각각 8명 정도의 애들을 맡아서 테이블에서 연습 문제를 풀고 설명을 해주는 이 시간이야말로 ESQC 참가자의 특권이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첫 주에는 불행(?)하게도 가르치는 데 수줍음을 많이 탔던 모 교수님이 담당이었던지라 다소 실망을 했었으나, 그 뒤를 이어 받은 Mike는 정말 환상적. 임페리얼 칼리지의 수준이 어느 정도일지 감이 바로 오면서, 이노무 천박대학교는 정말 천하구나라는 생각이 뇌리를 떠나지 않게 만들고도 남음이 있었다. 그리고, 연습 시간 가운데 한 번은 그 시간 내내 테이블마다 한 명의 튜터가 자기 전공 분야에 대해 학생들의 질문을 받아 주는 시간이 있었다. 마치 전람회의 부스 느낌이랄까. 실제 자기 연구에서 막혀있던 부분을 그 분야 최고의 연구자들에게 조언을 들어 가면서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는 학생들을 보며 시기와 질투심을 느끼지 않는다면 이 어찌 엽전국에서 대학원을 다닌 사람이라 하겠는가!
  • 교재의 경우, ESQC Books는 매년 조금씩 업데이트가 되어 제공되고 있었다. 전반적인 느낌은 2003년의 교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Lecture Notes in Quantum Chemistry 시리즈 가운데 하나로 정리되어 출간된 ISBN:3540553711 (1992)와 ISBN:3540586202 (1997)와는 달리 약간은 덜 딱딱하고 덜 완정한 모습이랄까. 책표지에 들어간 삽화도 그대로이고.
     
So what don't you understand? (Book I) I thought it was going to be in Swedish. (Book II) By the way, there is an error in Exercise 2. (Book III)

2 # 노가리제이션의 소득[ | ]

  • 아무래도 유럽이 미국 아해들보다는 전통적인 정통파 양자화학에 더 강하다는 느낌. 독일을 제외하면 대개 학부 고학년에서 ISBN:0136131069 이나 ISBN:0199274983, 대학원 첫수업에서 ISBN:0486691861나 ISBN:0486420035 (혹은 ISBN:0486402142에 준하는 수준의 교재)를 사용하는 것은 엽전국과 별 다를 바 없었으나, 이노무 엽전국 똥통 따라지 똥가루 대학과는 달리 얘네들은 대학원에서 두 학기 이상의 양자 화학 관련 수업이 제공되기 때문에 Fetter & Walecka의 ISBN:0486428273 나 McWeenyMethods of Molecular Quantum Mechanics 정도의 책도 정규 수업 과정 안에서 다루어 주는 곳이 많다고 한다. 이 빌어먹을 싸구려 엽전국에서는 도저히 꿈도 못꿀 여유 아닌가! 그렇게 기초를 다진 후에는 유럽 곳곳에 넘쳐 나는 Summer School이나 Winter School을 통해 최근의 연구 동향과 핵심 주제, 그리고 그것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이론이나 기술을 익히게 된다. 그 가운데에서도 양자 화학과 관련해서는 ESQCSostrup Summer School이 가장 권위있고 효과적인 안으로 자리잡았고, 실제로도 (MOLCAS Workshop ->) ESQC & Sostrup Summer School에서 배운 후에는 실제 연구 현장에서 진행되는 연구에 대해 상당힌 정도로 감을 잡을 수 있다고 한다. ETHKTH 뿐만이 아니라 그와 비슷한 수준의 많은 학교에서 이런 류의 계절학교 수업을 학점으로 인정해 주고 있다고 하니, 이놈의 엽전국은 어느 세월에나 구주 아해들의 발가락이라도 핥을 수 있게 된단 말인가!

3 # 추천 여행지[ | ]

3.1 # Palermo[ | ]

충실하게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사전에 어느 정도 시차 적응을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틀 정도 시간 여유를 갖고 빨레르모를 살포시 즐겨 주다가 Torre Normanna로 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빨레르모에서 토레 노르만나까지는 기차로 15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으니, 역에서 시간표를 미리 확인해 두면 원하는 시간에 어렵지 않게 이동할 수 있다.

학회 홈페이지에는 Altavilla Milicia역에서 내리리고 되어 있었으나, 실제로는 San Nicola (Tonnara)에서 내리는 것이 더 가깝다.
Giacomo Grosso의 Sorpresa(1926)를 보기 위해 천신만고 끝에 찾아 간 곳.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20세기 초 유럽의 모든 사조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꼼꼼하게 구성된 콜렉션의 스펙트럼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우리로 치면, 제주도에 제주도민 출신의 현대 화가들 작품만으로 구성한 미술관을 하나 만든거 아녀 -_-a 이태리 넘들 게으르니 놀기만 한다느니 아무리 뭐라 욕을 해도, 문화와 교양에서 수준 차이가 나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실물로 보니 Antonio Leto의 작품들도 좋았다. 머리 속으로 생각했던 시칠리아의 전형이랄까? 암튼, 빨레르모에 들리게 되면 GAM의 Piano secondo를 절대 놓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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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l Golosone
빨레르모에 도착해서 짐을 풀자마자 호텔 데스크에 가서 추천받은 아이스크림 가게. PalermoMania에 열거된 아이스크림 가게 가운데 두 곳만 골라 달라고 부탁했더니, 아리따운 시칠리아 여인께서 Il Golosone와 준비해간 목록에는 없었던 Gelateria da Ciccio를 추천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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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elateria da Ciccio
빨레르모 중앙역에서 Cuffaro 타러 가는 쪽에 보면 중국인들과 월남인들의 상권으로 보이는 시장 구역이 있는데 그 중심지(?)에 자리 잡은 가게. 동네가 다소 지저분해 보여서 소개를 받지 않았다면 놓쳐 버렸을 것이 확실한 숨은 보석이다. 가격도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양도 많아서 더욱 만족. 일 골로소네가 뽈 같은 빵집이라면 여기는 초기의 김영모 빵집같다고 하면 될까? 어린 꼬마에서부터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 할머니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가게 앞에 마련된 자리에 앉아 따가운 햇살아래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던 모습이 아직까지도 강렬하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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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의 대표 디저트인 Cannolo Siciliano 외에도 여러가지 전통 & 모던한 과자와 쵸콜렛, 케이크를 팔고 있는데, 가격이 좀 쎄서 그렇지 맛은 대만족. 90년 가까이 된 과자 가게인데, 빨레르모 대학생(위의 사진에서 내 바로 앞에 서 있던 여학생 ㅎㅎ)이 추천해 준 가게라 잊지 않고 들릴 수밖에 없었당. 빨레르모 시내 중심에서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본점을 찾기는 다소 어려울 듯. 하지만 Via Nazionale 까지 발품을 팔지 않더라도, 빨레르모 공항 2층에 올라가 보면 빨라졸로 분점이 하나 있다. 선물용으로는 Dolcetti alle Mandorle가 최적의 선택이 될 수 있을 듯.

3.2 # Agrigento[ | ]

빨레르모 중앙역 정면으로 나와 오른쪽 길로 나가 Via Balsamo 근처를 헤매다 보면 시외버스를 탈 수 있는 공터(?)가 있다. 거기에서 Cuffaro라는 회사의 버스를 타는 것이 아그리젠또로 가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숙소는 아무런 고민이나 선택의 여지 없이, 유랑에서 강추받은 Atenea191를 택했다.

Atenea191의 아주머니에게 추천을 받은 아이스크림 가게. 아그리젠또 기차역에서도 멀지 않기 때문에 "Valle dei Templi"를 다녀 오면서 들리면 환상의 코스. 아이스크림들 가격도 만족스럽고 맛도 충분히 방문의 가치가 있음을 보여 준다고나 할까. 리모나타도 대만족.
  • Panificio Dalli Cardillo Giovanni (Piazza Pirandello, 32; Tel. 0922 2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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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riana
이 역시 Atenea191 아주머니가 소개해 주신 분식집 내지 백반집(?). "집에서 밥 해먹기 싫을 때는 어디가서 먹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추천된 집이다. 아래 가격표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무게 대 가격비도 우수하고, 먹어 본 결과 가격 대 성능비도 만족만족. 찾아 가기가 약간 어려울 수 있는데, Atenea191 아주머니께 말씀드리면 친절하게 약도까지 그려 주신다는...기회가 닿으면 메뉴까지 추천을 받아서 가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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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 Taormina / Etna[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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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izza Mania (Via San Pancrazio N.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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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 로마 공항[ | ]

로마 공항은 도시의 이름값에 턱없이 부족한 편의/유람 시설로 심지어 변변한 식사도 마땅치 않다는 평이 자자했는데...왠걸, 터미널 A 지하에 있는 이 집은 퇴근하는 공항 직원들이 줄을 서서 피자를 싸 갈 정도로 인기 폭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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