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inSalad의일기/2002

1 2002.12.28[ | ]

2002년 종무식이 있는 날이었다. 한해가 이리도 빨리 가는가...머 나름대로는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그동안 등한시했던 인생의 많은 부분들을 이제서부터라도 메꿔나가겠다고 결심을 하고 상당히 많이 실천을 했고, 새로운 도전의 과제를 정립했고, 그 또한 노력에 최선을 다했던 한해라고 자평하고 싶다. 다만 회사에서는 현재 있는 곳에 온지 3년만에 최악의 해를 보낸것 같다. 모든 면에서 1년전보다도 못한 후퇴를 한 해로 기억될까 걱정이다. 며칠 빠른 마무리이긴하지만 종무식과 함께 돌아본 BrainSalad의 2002년은 자기경영이라는 화두를 나에게 남겨놓았다는 것으로 만족스러웠다. 내년은 본격적인 자기경영의 원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2 2002.12.26[ | ]

10년만에 군대 고참들을 만나 술을 한잔 하게되었다. 머나먼 수원땅까지 다녀오느라 술 마신 시간만큼 이동시간도 걸린것 같다. 돌아오는 길은 술에 취해 잠만 퍼질러 자버렸으니 밤시간을 좀 허비한 셈이긴하다. 그래도 어찌나 얼굴들이며 캐릭터가 그대로들인지...강산이 바뀌는 시간동안 물론 각자의 삶은 굴곡도 많고 희비가 엇갈렸겠지만 다시 모이니 변함없는 것들은 서로가 공유하고 있는 추억들...새까맣게 잊고있던 사람들에 대한 기억이 그렇게 새록새록해질 줄은 몰랐다. 누가 몇월 군번이고 무신 또라이짓을 했었는지를 안주 삼아 술잔을 기울이는 유쾌한 시간이었다. 어느 자리에서 살다가 우연찮게 모였더라도 그나마 좋은 기억들만 가진 사람끼리 모이니 군대인연도 영 악연만 있는 것은 아니더라...

3 2002.12.24 (2)[ | ]

결혼하고 두번째 크리스마스...벌써 그렇게 되네...짧고도 긴 시간을 나와 함께 해준 아내에게 감사한다. 가끔은 내게 너무도 과분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내년에는 이제 한 아이의 엄마로 또 한번 변신을 해야겠지. 둘이서 잘해나갈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저녁에 퇴근하고 조금은 늦게 외식을 하러 나섰다. 벽제로 가는 길목에 "나비공간"이라는 카페,레스토랑이 있다. 나비박물관이랄지 채집한 많은 나비들을 전시해둔 곳인데 티비에 소개된 뒤 사람들이 많이 몰리면서 어제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자리가 차고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장흥유원지로 향했다. 입구에 도착하니 차들의 끝없어보이는 행렬...벌써 9시가 되가고 있었는데 배는 고프고...그래도 슬슬슬 기어서 가다보니 길이 뚫리고...장흥을 유명하게 만든 원조격인 예뫼골이란 레스토랑을 들어갔다. 역시 크리스마스다보니 아무래도 갈비집따위보다는 다들 레스토랑, 카페분위기를 찾아서인지 사람과 차들이 바글바글...아내는 정식, 난 갈비본살스테이크를 시켜서 먹었는데 맛이 꽤 괜찮았다. 식사를 마치고 느긋하게 앉아있고 싶었는데 피곤이 역력한 모습으로 정신없이 밀려드는 손님들 시중을 드는 종업원들을 보니 맘이 편하지가 않더라...내가 우아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기위해서는 또 다른 누군가는 그 우아함을 포기하고 노력봉사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묘한 기분이 들어서 디저트를 들고는 서둘러 빠져나왔다.

어제 유일한 실수는 밤에 케익을 먹으며 보려고 빌린 DVD였다. 뜬금없이 "스쿠비두"를 보고싶다는 아내의 의사를 존중한 것이 실수다 -_-;; 종종 느끼지만 취향의 독특함이나 개인차를 떠나서 우리 가정의 비디오 고르기방식은 좀 개선될 여지가 있다 -_-a

4 2002.12.24[ | ]

겁도 없이 드러커 집중조명을 시작하다...욕심이 너무 앞서는 것은 아닌지...걷는것도 뒤뚱거리면서 뛰고 날라보려는 몸부림...

5 2002.12.23 (3)[ | ]

몸에 이상이 생긴건가....저녁 먹고난 뒤에는 간식으로 빵밖에 안먹은 아내의 입에서 시큼한 냄새가 나는 것 같더니만 요구르트에서는 약냄새가 나는 것 같고 아내 머리카락에선 향기가 난다. 아내는 머리를 안감았다고 진술했는데도 말이다. -_-;;

6 2002.12.23 (2)[ | ]

내가 잊고있던 것 한가지가 오늘 새삼스레 자각되었다. 금연 D-9일이다. -_-;;
금연초를 사서 도움을 받기로 했는데, 주위(주로 악마들)에선 걱정이 대단하다. 한갑에 2000원 안쪽으로 그냥 살면될 것을 한박스에 13만원짜리로 피워댈거라면 차라리 대마초가 어떻겠냐는 의견들...ㅠ.ㅠ

7 2002.12.23[ | ]

대충 세어본 것이지만 평일기준 약 60여통, 주말기준 50여통의 이메일이 내 메일함으로 매일같이 날라들어온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 뉴스레터 발행주기가 제각각이니까 많은 날은 70~80여통까지도 올라간다. 스팸의 비율이 40% 가량 되는 듯하니까 1주일이면 읽어봐야할 이메일이 240여통 정도란 단순계산이 나온다. 음..이메일 갖고 이런 넋두리는 전에도 했던것 같긴한데 암튼 대책이 별로 없다. 지우는데 걸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너무 아깝고 스크랩해서 퍼올리는데 걸리는 시간도 만만치않다. 이러다보니 제대로 읽지도 않고 일단 퍼올리기, 악순환은 여기에도 존재한다. 한편으론 쓰레기를 양산하는 바보짓거리이긴 한데 또 한편으론 매우 생산적인 일도 될 수 있고....

나는 생산적인 쪽으로 무게를 더 두련다.

스크랩북이란 쌓여있는 그 자체가 존재가치를 가질 수도 있는 것이지...

8 2002.12.22[ | ]

금요일 술자리에서 나의 어처구니없는 오해와 술꼬장으로 시작된 냉전(?)이 오늘로 막을 내렸다. 200% 내 잘못이요 주책에 주사로 비롯된 일이기 때문에 무조건 숙이고 들어갔어야 옳지만 어제 하루는 사태 파악이랄지 머라고 말을 꺼내서 잘못을 빌어야 될지 모른채 그냥 하루를 뻣뻣하게 넘겨버리고 오늘에서야 사태를 수습하고 바로 돌려놓게 되었다. 물론 내 실수가 별게 아니거나 또는 과오를 사죄하는 내 태도가 너무나 눈물겨워서 일찍 해결된게 아니라 아내가 워낙 관대한 성격이라서 금방 풀어졌다는게 정확하겠다. 지나고 얘기지만 아내에겐 참 미안하다. 자칫 큰 상처로 남을지도 모르는 실수를 한 셈인데 그나마 좋게 생각해주는 데에는 고마울 따름이다. 여기 남기는 나만의 기록으론 전달이 안될지 몰라도 남자들이란 늘 그런것 같다. 자기 스스로 자신이 딛고 버티고 서있는 자리를 깍아 먹기 일수라는 얘기다. 개인차는 분명히 있겠지만 대부분의 부부싸움은 남자가 먼저 화해제스쳐를 보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다아 있더라....

반성의 강도가 약하다는 마눌님의 지적이 있었다 ㅠ.ㅠ 일기의 소재를 들킨 죄지...내 다시는 술먹고 오펜시브 버전 주사는 하지 않으리...오직 평생동안 코믹버전 주사만 부릴 것임을 천지신명 앞에 맹세하나이다...-- BrainSalad -_-;;

9 2002.12.19 (2)[ | ]

주책맞게 눈물이 찔금 났다. 하루종일 마음 졸이던 긴장이 풀려서일까, 진정 국민들의 힘으로 썩은 권력들에 보기좋게 뻑큐를 날렸다는 기쁨의 눈물일게다. 이런 날 술 한잔 안할수가 있겠는가...

사실 노무현이 대통령이 된다고 나라가 얼마나 갑자기 더 좋아지겠냐만은 국민들의 힘으로 나라를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 무엇보다 감격적인 것이다. 국민들을 아직도 핫바지 홍어좆으로 알고있는 권력자들의 오만함의 귀싸대기를 갈겨주는듯한 오르가즘이 느껴진다.

아래에 있던 일기 (2)는 삭제하였다. 많이 부끄러운 생각이 들어서이다.

10 2002.12.19 (1)[ | ]

사실 원래 계획은 아침 일찍 투표 마쳐놓고 콧노래를 부르면서 생활공작소를 만빵 업데이트시키는 것이었다. 빌어먹을...벌써 몇시간째 사방팔방 정치게시판만 돌아다니고 있다. 쓸데없이...이런다고 달라질건 없는데 왜 이리도 불안한건지...손에 아무것도 제대로 잡히질 않네...필사적으로 딴 생각을 하려고는 하는데, 울화통이 터져서 정말.....

주키퍼로 마음을 진정시켜볼까 -_-a

주키퍼 재미있나?. 술주 ? -FVI-

에잇 바보김기태 너두 15년뒤에 대통령 해라 --BrainSalad

11 2002.12.18[ | ]

하루 쉬고 나왔더니 사무실이 낮설다...떠나야 할 때를 아는 것이 진정 아름다운...개 풀뜯어먹는 소리가 생각나네...

오늘도 또 보았다. 자신이 알고있는 것만이 유일한 해답이라고 생각하는 바보를...이중적 잣대로 세상을 재면서도 자신에게는 유리한 잣대만 고집하는...

오늘 저녁에도 모임이 있다. 확실히 연말은 연말이다. 내가 모임이 많은건가?

이제 Judgement Day가 내일로 다가왔구먼, 내일 6시 출구조사 결과 발표만 보고도 맘편히 잠들 수 있게 되길...

12 2002.12.17[ | ]

아푸다는 핑계로 회사 휴가내고 할종일 뎅뎅거리고 놀다...저녁엔 복성각이란 유명한 신촌의 중국집을 가서 저녁먹었는데, 소화가 아직도 안된다. -_- 누가 명불허전이라고 했던가. 최근 다녀보는 맛집은 배드쵸이스의 연속이다...

13 2002.12.16[ | ]

고딩동창 녀석들과 조촐하게 망년술자리를 가졌다. 둘다 총각들. 고딩동창들은 아직 장간 안간 친구가 4이나 남았다. 총각파리를 나이 40먹고도 참석해야되는건 아닌지... 어제 결혼식장서 들은 얘기론 한 친구네 회사 상무가 47인데 이번에 결혼한 친구가 있어서 그 나이에 함을 지고 들어갔단다. -_-;;

내가 한 10년뒤에 그 꼴 당하는건 아닐런지...

14 2002.12.15[ | ]

최근 결혼식에서는 피로연이랄만한 이벤트가 기억이 없었는데, 오늘은 예식 끝나고 신랑신부 호텔방에 짐풀고 곧장 술집에서 이어지는 노래방 리싸이틀까지...간만에 광란의 도가니를 연출하고 오다...얼마만에 노래방에서 그리도 재밌게 놀았던지...들고뛰고 춤추고 정말 생난리 부르스였다...아내는 모모때문에 가만히 자리에 앉아 코트로 배를 감싸고있었지만 덩달아 오랜만에 원없이 웃어보고 즐겁게 논듯하다.

짜식...그래도 마지막에 즐겁게 한바탕 놀고 떠나보내 다행이다. 잘 다녀오거라..캐나다로 3달 동안 신혼여행이라...

15 2002.12.13[ | ]

일요일이면 또 한명의 총각이 지구상에서 사라진다. 대학동기 무리중에서 이제 남모군만 유일한 천연기념물 총각으로 살아남고 싸그리 결혼이라는 천적에 잡아먹히는 셈이다. 어느게 더 행복한건지는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지만....

어쨌든 그리하야 오늘도 어김없이 Bachelor Party가 계획되었고, 잠시 후 2시간 정도 있으면 모여서 코가 비뚤어지고 있겠지...

근데, 머랄까...첨에 장가가는 녀석들 총각파뤼 때는 참석율은 고사하고 약속잡기도 엄청 쉬웠는데 - 공지메일 딱 한번이면 전원이 모이다시피...- 이제 막판으로 갈수록 그 열기가 시들한건지 먹고사는게 점점 빡빡해지는 탓인지 한번 모일려면 동방위가 말년차 예비군 불러모으기보다 힘든 상황이 연출되고는 하는데, 매번 사정도 참 다양하고...머 이런 느낌은 꼭 총각파뤼 때뿐일까...결혼을 하면서 '나' 라는 폭은 좁아들고 '가족' 의 범위로 잠식되는 것이고, - 그런 측면에서 나의 아내는 너무도 감사할 따름이다. 결혼 후에도 왕성한 사교활동을 지원해 주고 있으니 - 직장생활이 쌓이면서 '사회생활' 속으로 스멀스멀 빠져들게 되는거지...철마다 9명이나 되는 놈들이 빠짐없이 모여서 여행도 잘도 다녔었는데...시내에서 술먹는 조차도 시간 맞추기가 이리 힘들어지니...

친구여...자네들은 그야말로 행복한가?

16 2002.12.12[ | ]

시비시비군...후배 저녁 사줄 약속 캔슬, 낮에 평택 다녀올 외근 새끼줄 캔슬, 장인어른 집에 놀러오기로 했던거 캔슬...그 바람에 맘 잡고 사무실서 일 좀 해보려던 계획 캔슬...-_-

종일 여기에서 놀다...

음악이 갑자기 무척이나 듣고싶어진다...근래에 좋아하던 음악을 찾아 들어본게 언제였던지...아침 저녁 출퇴근 길에서만 들어도 하루에 시디 두장씩, 한달이면 40장 정도, 1년이면 갖고있는 판 한바퀴 돌겠구만...헉...고거밖에 시디가 없었나?

저녁에 강된장비빔밥을 직접 만들어보았다. 꽤 괜찮다. 아...식당이나 차릴까....

17 2002.12.11[ | ]

저녁 먹고 아내와 둘이서 작은방을 까뒤집다...이동식 붙박이장 두개를 옮기고 책상과 시디장을 벽으로 붙이고...요란법석을 떨고나니 부모님 올라오셔서 주무실 때 훨씬 아늑하겠단 생각이 든다. 나 혼자였으면 아마 이사가기전까지 옮겨 놓을 생각은 죽었다 깨도 못했을텐데...아내는 이런걸 너무 좋아한다. 툭하면 혼자서 침대와 화장대를 몽땅 옮겨놓고, 남들보다 좀 큰 김치냉장고를 거실에서 방으로 방에서 거실로 내다놓기 일쑤고...힘도 좋아...아무래도 우리 집은 역할 면에서 진정한 남녀의 동등을 실천하는 가정이라고 자부할만 하다.

18 2002.12.10[ | ]

반미의 소용돌이 속에서 계속되는 양키에게 용역받아서 일해주기라니....ㅠ.ㅠ

난 왜 부동산을 택한거지? 진짜 이유가 멀까?

NIMBY의 세상 속에서 배고픈 영웅이 되느니 PIMFY의 세상 속에서 자본가가 되고 싶어서...라고나 할까?

19 2002.12.9[ | ]

쿠할할 멍청한 회사의 똑똑한 직원, 입찰을 망가뜨리고 돌아오다...낙지부동 공무원의 앉아서 날로 몇천만원 후려칠려는 음모에 "I'll quit" 해주고 돌아옴...근데 정말 잘한거냐...한푼이 아쉬운 연말에 -_-a

도대체가 다 지어놓은 밥이라고 큰소리를 치길래 아무 의심없이 갔더니만 눈뜨고 코 베어가려는 뒷통수작전인지도 모르고 이게 무신 죽쒀서 개줄뻔한 꼴인지...회사 매출 깍아먹었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적자 폭은 줄였다고 자부할란다...

집에 가서 마누라 배맛사지나 해줘야지...

케케...오늘 새삼 깨달은거지만 일기가 날이 갈수록 짧아지거나 성의없어지는것 같다...이건 일기를 애시당초 안 만드니보다 못하다...기획이 변화를 만들지만 그 변화가 고작 또 하나의 일거리를 만들 뿐이라면 잘못된 기획이지 모야...

생각보다 재미있다오. ^^ --거북이

20 2002.12.8[ | ]

정말 사소한 일로 가벼운 냉전 시작된지 이틀째...이거야 원...정신을 소모하는 쓸데없는 신경전..

저녁 외식 즈음해서는 서로가 많이 풀린듯도 하지만 그다음엔 어색함이 찾아온다..아 정말 싫다.

21 2002.12.4[ | ]

이번달부터 회사에서는 야간안전관리자, 다시 말해 당직근무자에게 15,000원의 당직수당을 지급키로 결정, 드디어 일용직 수준까지 다운그레이드되는가...-_-;; "이씨, 수고했어, 자 여기 일당 15,000원...다음달에두 근무 잘 서야돼!" 당직수당이 생긴다길래 돈없다고 징징대는 회사가 먼 변덕인가 했는데 돈주는 대신 야간당직근무기강 강화한댄다...불시에 적발해서 근무기강 엉성할 경우 - 근무중 정위치 이탈이라든가 야식에 술 먹는다던가 - 시말서는 물론이요, 심한 경우 인사위원회에도 회부한댄다...-_-;; 울 회사는 참으로 별게 다있다...오늘은 내가 강화된 안전관리 근무를 처음 서는 날이다...그런데 근무기강 확인할 인간이 술쳐먹다가 말고 자기 핸드폰 책상에 있느냐고 찾아달라며 전화를 한다 -_-;;;; 쉬퍼...인사위원회가 있으면 특검제나 국정조사같은 건 도입 안하나?

허구헌날 회사 욕이구먼...

22 2002.12.2[ | ]

월요일부터 빡이 돌게 만드는 싸가지들 때문에 팀장과 얼큰히 취해버렸다...팀장도 이번엔 어지간히 열이 받았었나보다...우리 팀장이 좀만 더 욕심이 많은 정치적 스타일이었으면 상황은 어땠을까? 배울것이 많은 사람인데도 옆에서 지켜보면 안타까울 따름이다...안타까운 것은 안타까운거고...나는 어찌할 것인가? 2003년에는 어떻게 살고 어떤 모습으로 이 회사에 남아야되나? 눈꼴이 시어지는 상황을 이대로 앉아서 당해야되는건지...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되는건지...떠난들 머가 달라질건지...그나마 이 절이 나은건지...에고...욕만 나온다 XX...

23 2002.11.28[ | ]

쩝...델라구아다 공연관람이 무기한 연기되어버렸다..모처럼 쇼다운 쇼를 보나했는데, 최근 호주멤버들로 물갈이된 이후로 더욱 화끈(?)해졌다는데 아쉽군, 조만간 다시 날 잡아야지.

이젠 사무실에서 종일 노는데 만족 못하고 회사로 찾아온 친구와 당구를 걸죽하게 한게임 즐기고 올라왔다. 이게 무신...

청약금환불이 아직도 안되고있다. 아무리 인원 수가 많고 전산장애가 있다손 치더라도 비포와 애프터가 말이 틀리고 태도가 틀려지는 얍삽이들은 정말 싫다. 어제두 가서 대판 싸우고왔지만 가장 싸우기 힘든 상대는 아무 권한이 없는 상대인 것을...

24 2002.11.26[ | ]

심혈까진 아니래도 난생 처음 해본 청약이었는데 하이페리온2가 물건너 가버렸다. 당첨만 되면 웃돈이 어쩌구 김칫국을 너무 마신 탓일까?^^ 부동산 공부를 더 바짝 고삐를 죄서 해야겠다는 생각만 든다. 요즘은 안테나가 너무 산만히 흩어지고 에너지도 산발적으로 소진하는 기분도 든다. 좀더 계획적으로 집중해서 효율을 높일 필요가 있을 듯...
그나저나 내일은 또 평택캠프를 가야될텐데...요즘 분위기에 미군노무쉐이덜 꼭 만나러 홀홀단신 가야되는건가? ㅠ,.ㅠ

25 2002.11.24[ | ]

오전에 장수녀석 한의원에 모시고가서 생신선물 대신 약을 지어드렸다. 한사코 손사래를 치셨지만 그래도 마지못하는 척 기분은 좋아보이신다. 이게 효도하는 맛인건가? 대상포진으로 고생하신 어머니는 또 내려가시면 김장해서 가져오실 생각으로 내려가신다. 눈을 감으셔야만 끝내실 수 있을 자식에 대한 사랑, 희생, 봉사...어떤 진부한 말로도 어머니 아버지 마음은 표현이 어렵다. 부쩍 늙어가시는 두분을 보면 괜히 마음 한구석이 무겁게 내려앉는다...좀더 잘해드리고 좀더 공손히 하고 좀더 기쁘게 해드려야될텐데...

26 2002.11.23[ | ]

어제 아니 정확히는 오늘 새벽까지 친구,선배들과 술을 들이붇고 들어왔다. 염치가 없어서는 거실에서 쪼그리고 잠을 잤다. 물론 동정표를 얻기위함이었음은 두말할 필요없으나 아내는 냉랭했다. 부모님이 올라오시는 날이고 어머니 생신겸해서 집에서 근사하게 식사대접하려고 아내는 일주일전부터 계획을 세워왔는데, 무책임한 나의 과음과 새벽귀가에 모든게 다 짜증스럽고 화가 날만도 했으리라...그래도 얼마나 고마운 아내인가? 부모님은 모처럼 아들 집에서의 만찬을 즐기신 후 편안히 주무신다. 아주 오랜만에 효도를 한것 같아 흐뭇한 하루였다...이제야 조금 속도 머리도 풀리는듯 하다...

27 2002.11.20[ | ]

아침6시반에 눈을 뜬다. 밥을 먹고 버스타러 나선다. 회사에 출근한다. 이메일을 50여통 읽고 지운다. 필요한건 스크랩을 한다. 동호회 사이트를 순방한다. 주식동향을 확인한다. 회의하자고 하면 따라서 하고 때로 너무 구찮으면 바쁘다고 팅긴다. 점심을 먹는다. 다시 주식을 확인한다. 동호회 사이트를 오전의 역순으로 순방한다. 이메일을 마저 50여통 읽고 지우고 스크랩한다. 각각의 단계 사이사이에는 고려바위에 들어와 읽고 쓰고 지우고 생각하는 동작을 반복한다. 담배와 커피는 역시 랜덤하게 중간중간에 삽입된다. 아무것도 회사에 대한 일은 하지않는다. 퇴근을 한다.

이상은 최근에 BrainSalad가 당장 불똥 떨어지는 일만 없다면 회사원으로 사는 방식들이다. 머엉 소리가 나는 생활이다.

28 2002.11.19[ | ]

저녁에 일찍 들어온다고 했더니 아내는 기대이상으로 좋아한다...저녁에 약속만 줄여도 사랑받는 남편이 될텐데...내일은 하이페리온2 청약이 있는 날이다...기어코 한번 일을 저질러봐?

정말이지 먼가 사단을 내야지 이대로 멍청한 회사생활을 계속 하는건 무리가 있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사회적인 손실이다.

29 2002.11.18[ | ]

초등학교 시절 방학숙제도 아니고 5일만에 쓰는 일기라니...몸도 마음도 황폐해지는듯한 하루하루...지난주에 변신시도가 실패한 것이 그리 큰 타격은 아니었는데...작지만 우울한 일들과 생각들이 계속되면 의례 의기소침해 마련...경쟁사회에서의 내 자신의 객관적인 레벨이 정말 별게 아니라는걸 실감했던 요즘이고, 개인적인 부의 축적을 위해 무언가를 시도해보기엔 가진게 없어도 너무 없다는걸 실감하는 요즘이고, 몸 담고있는 조직에서도 나만이 확보한 영역이 뚜렷한 것도 아니요, 가정에 충실하고 아내와 아이를 위해 아낌없이 헌신하고있지도 않다...열심히 현명하게 내일을 향해 걷고있다고 자족하기엔 무엇 하나 맘에 드는게 없는 현실을 조금은 직시해보니 가슴이 답답하다...
오늘 어머니가 편찮으시다는 소식을 접했다. 대상포진이란 피부질환으로 인해 병원에 다니신단다. 원래가 잔병이 많으신 분인데 이젠 피부병까지 괴롭힌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너무 안좋다. 알려진 바대로 몹시도 고약한 피부병이다보니 노인분이 겨울날씨에 얼마나 고통스러우실지...안좋은일들은 늘 한꺼번에 쏟아진다..

30 2002.11.13[ | ]

글쎄...변신이란 이렇게 어려운건가...어제 만나본 사람에게서 그리 유쾌하지 못한 통보를 받았다. 물론 결론이 나버린건 아니래도 여러가지 안좋은 생각들과 우울함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모든 상황과 처지들이 이해가 된다. 반면에 이기적으로만 생각한다면 도저히 납득이 안되는 것 투성이다. 뭐 내일 다시 이야기해본다고는 했지만 글쎄...
제일 궁금한건 만약 결혼을 안한 상황이었으면 사태가 달라지고 있을까? 이럴때 난감하고 낭패라는 말을 쓰게된다...나는 지금 다리가 한짝밖에 없는 늑대인 것이다.

31 2002.11.11[ | ]

남들에겐 빼빼로데이이고 나와 아내에겐 생애 처음 맞는 결혼기념일이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산뜻한 프로그램을 별로 못만들어놨었지만 지나고나니 그런대로 알차게 하루를 보낸듯...무엇보다 자기를 위해서 바쁜 와중에 휴가를 내어 같이 있어주는 자체가 아내에겐 좋았던 것이다. 이렇듯 이 세상 아내는 모두가 소박하다. 결혼기념일에 BrainSalad가 아내와 어떻게 놀았는지는 BrainSalad의생활단편들(결혼1주년기념행사소식)에 자세히 적어둘 생각이다.

32 2002.11.10[ | ]

아침부터 정신이 하나도 없는 날이었다. 식이 11시인지라 어제 올라와서 우리집에서 주무신 부모님 모시고 나가랴, 미장원에 간 아내 픽업하랴 일산에서 오시는 처외가쪽 할머님 마중가랴, 명색이 혼주 가족들인데 식이 시작되기 10분전에야 헐레벌떡 여의도 식장에 도착하게 되었다. 장인어른은 식 끝나고 도착할거냐고 노발대발하시고...개발에 땀나는듯한 시간이 지나고 식은 무사히 끝이 났다. 언제부터 내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결혼식" 자체는 언제나 누구의 식이거나 성스럽고 행복이 넘치고 보기 좋다.

청주부모님들이 내려가시고 저녁엔 처가친척들과 다같이 회식을 성대하게 치뤘다. 그 자리에서 장인어른의 장모님에 대한 애틋한 기억때문에 또한번 가슴이 찢어지고...기분 풀어드리느라 노래방에서 온 가족 리사이틀 쇼쇼쇼~~!!...에고고 무척 피곤한 하루가 지나갔다...

오오...빼먹을뻔 했군...근성과 신바람의 엘지야구가 그래도 그것만으로는 안된다는걸 보여준 날이었다. 나로선 정말이지 짜증나고 열받는 결과였다지만 응원하는 편을 떠나서 진짜 명승부 중의 명승부였고 마해영의 임수혁을 생각하는 마음, 이승엽과 양준혁의 눈물, 김재현의 투혼, 모두의 눈물이 진정 값진 날이었다. 아울러 예년보다 훨씬 추운 날씨 속에서 손을 호호 불어대면서 고생해준 선수들 모두에게 야구팬 한사람으로서 감사의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이제는 돔구장 좀 만들었으면 좋겠고 삼성구단이 돈지랄한다고 욕하지말고 다른 기업에서도 투자안할거면 야구단 내놓을 생각하라고 한마디 해주고싶다.

33 2002.11.9[ | ]

좀 바쁘고 힘들지만 먼가 해야될 것 같아 요즘은 아무데나 끄적이기 시작했다. 계속 넘기다가는 잊혀지게되고 귀찮아질테니까... 하루하루에 대해서, 내 생활의 방향에 대해서, 내 가족을 돌보는 것에 대해서,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것에 대해서 벌써 2주일 가까이 손도 머리도 못대고 있는 형편이라니....
최근에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한번 돌아보자.
주말로만 보자면 청주부모님 왔다가시면서 한주, 처가식구들과 식사하고 처남 결혼준비 지원해주면서 또 한주, 거기에 아일랜드 감상회정모와 병덕이 집들이까지...
그리고 10월초부터 지금까지 회사에서는 미군부대 Plan 제출건으로 딴짓을 해존 기억이 별로 없고(평상시 대비) 새벽을 넘긴 날이 며칠이더냐...올 한해 전체 횟수보다 10월 한달간의 새벽야근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암튼 이렇다보니, 아웃룩에는 어하는 사이에 이메일이 1300여통이 넘게 쌓여서 지워주기만 기다리는 형편이다.
그동안 생일도 정신없이 지나갔다는 것은 빼놓을 수 없는 아픔이 되겠다.ㅠ.ㅠ

내일 모레면 아내와 나의 첫번째 결혼기념일이다. 다름아닌 결혼기념일!
무슨 선물을 사주고 어떤 이벤트로 행복하게 해줄지에 관한 고민은 가볍게 접은지 오래다. 변명이지만 멀티태스킹이 안되고 시간배분에 취약한 것은 나의 오래된 약점이다. 물론 요즈음은 정말이지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나라는 사람은 무언가 문제나 일거리에 봉착하면 쉽게 해결하지 못하고 혼자 그 속에서 헤매느라 정작 중요한걸 놓치기도 부지기수요, 충분히 가능할 수도 있는 관심과 시간의 배분을 포기하고는 하는 것이다.

오늘은 회사 팀후배가 결혼한 날이다. 또 한명의 아까운 청춘이 사그러졌다 -_-;;
그리고 내일은 처남의 결혼식이다. 장모님의 빈 자리가 또한번 식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날이 돌아왔다. 그래도 아내와 내가 결혼하던 날보다는 덜 울음바다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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