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할땐모르고알면필요없다

이건 진짜 딜레마에 관한 글이다.

필요할 땐 모르고 알면 필요없다.

내가 음악을 처음 들을 때는 정말 정보에 목말라했다. 체계적인 정보가 별로 없기 때문일것이다. 그리고 나는 좀 작가주의적으로 듣는 경향이 있기때문에 연대기적으로 좌악 정리된 것을 원했고 무엇을 먼저 들어야 할까에 대해 궁금했다.
목마른 넘이 우물판다고 결국 그 정보가 필요했던 나는 각종 문서들을 찾아가며 그것을 정리했다. 그것을 다 정리해서 알게되었을 때는 당연히 기쁘다. 기쁘지. 그리고 그런 것이 쌓이면 그 방면에 나름대로 선수가 된다.
이제 나는 나름대로 선수가 되었다. 음악듣는데는 나름대로 이골이 났다는 말이다. 물론 그것은 지금 내가 새로운 음악을 듣는데 도움이 되고 사람들과 얘기하는데도 도움이 되는 아주 중요한 정보이다.
어제만 해도 그랬다. 판가게에서 싸게팔길래 무려 이백장을 넘게 샀는데 사실 그 판가게에는 내가 아직 모르는 판들도 많이 있다. 그 판들에 대한 정보는 일일이 인터넷으로 뒤져봐야 한다. 반면에 내가 아는 판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판들은 내가 이미 가지고 있다. 즉 항상 나에게 당장 필요한 정보는 나와 꽤 멀리 있다는 말이다.
내 머릿속에 들어있는 정보 자체는 나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나는 항상 새로운 정보를 찾아 헤매야 한다. 머릿속에 아무리 많이 정보가 있어도 그것 자체로 나를 만족시킬수는 없다. 그런 식으로 된 새로운 정보가 있으면 모를까. 아니면 그 정보들의 조직화에 맛들이거나.

이것은 정말 딜레마이다. 내가 앞에 섰을때 나는 계속 달려가도 목마름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어느날 이 딜레마를 인식했지만 그 딜레마가 주는 의미에 대해서 알게된 것은 그리 오래되진 않은거 같다. 이것은 그럼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그것은 앞에있는 사람이 뒷사람을 위해 정리를 하고 함께 나누라는 말이다. 이득은 하나도 없이 앞에서 남들을 위해 주라는 말이다. 물론 남들을 위해 한다고 생각하면 안되고.
그렇게 되면 지금 당장은 내가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내 뒤를 따라오는 사람들은 확실히 조금 편하다. 그리고 여기서는 내가 힘든 사람일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내가 편안함을 느끼는 위치에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앞에 선 자가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앞에 섰기때문에 다른 사람의 존경을 얻을 수도 있고 그 앞서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물질적인 것을 얻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을 못얻을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면 안되는 것 같다. 그리고 기대하지 않은 상태에서 얻으면 그냥 재쑤~ 이러고 받으면 되는것이고.
그에 대한 보상은 긍지, 자존심ThePride으로도 충분한 것인가보다. 물론 나는 돈도 좋지만...-_-a

남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긍지만으로 하라고, 그 와중에서 남에게 뭔가 배푼다는 생각을 해서는 또 안된다고라고라고... 젠장 어렵긴 겁나 어려운 말이로구나. --거북이 (2002-05-23)



거북이

문서 댓글 ({{ doc_comments.length }})
{{ comment.name }} {{ comment.created | snsti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