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도 눈물도 없이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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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독 : 류승완(1973-)
  • 원제 : 피도 눈물도 없이(2001)

# 거북이[ | ]

언젠가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가 하도 유명해서 본 적이 있다. 나름대로 스타일리스트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글쎄 그걸로 충분한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전도연까지 기용해서 만든 이 영화는 내가 알기론 대략 망했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와 단편 '다치마와 리'에서 가능성을 읽은 자본이 돈을 대었던 모양인데 폭력 액션은 여전하지만 제대로 된 느와르를 만들지는 못했고 너무 피바다 연속이라서 관객들의 호응을 받지는 못한것 같다. 사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도 평단의 반응이 좋았지 시장의 반응까지 그리 좋았던 것 같지는 않고. 그 결과가 다음작품 아라한 장풍 대작전을 만들기까지 3년이 걸리게 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것이 어느정도 성공했는지 최민식을 주연으로 현재 주먹이 운다를 찍고있다. 최민식 때문에라도 볼 용의는 있다.

영화를 보면서 좀 어이없었던 것은 이 젊은 감독은 도대체 얼마나 피에 굶주렸길래 이런 장면들을 만들었을까 하는 것이다. 양동근이 나왔던 어설픈 영화 와일드카드에서도 너무 적나라한 폭력에 짜증이 좀 났었는데 이 영화도 폭력이 너무 지나치게 나와서 좀 피곤할 정도였다.

류승완의 선배인 타란티노가 만든 폭력중의 폭력이라고 알려진 킬빌을 봐야 대략 감이 올거같긴 하지만 글쎄 내가 보기에 폭력에도 중요한 것은 리듬이다. 최민식을 대박 배우로 만들어낸 올드보이에서 박찬욱이 만든 폭력의 리듬이라는 것은 훌륭했다. 그정도면 세계에서도 먹혀야 '정상'이다. 커티스 핸슨LA 컨피덴셜이나 셈 페킨파의 와일드번치같은 영화들에서 볼 수 있는 그런 리듬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폭력영화도 나름대로 미학을 가지지 않는가 싶은데, 사실 그건 관객의 입장에서 부리는 과욕인거 같기도 하다. 아니면 데이빗 핀처파이트클럽같은 영화처럼 제대로 된 느와르 분위기를 만들어봐도 괜찮지 않을까. 홍콩 느와르들도 나름대로의 비장미가 확실했는데... 내 얘기는 류승완의 그것이 아직 설익었다는 것이다.

스타일리스트 하니 이명세가 기억난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이후 헐리우드 간다고 했던거 같은데 그다지 성과없이 6년만에 형사라는 영화를 찍고있나보다. 사실 이명세 이후 나타난 스타일리스트로 류승완정도밖에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그가 주목받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영화는 여러가지 관점으로 볼 수 있는 것이고, 장이머우도 이전 작품들과는 달리 영웅이나 연인 등으로 스타일리스트로서의 변신을 꾀하고 있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내가 보기에 영화는 개연성 혹은 무리없는 스토리텔링이라는 요소를 빼면 안되는 것 같다. 그래서 내가 보기에 류승완은 아직 설익은 느낌이 있다. 뭐 이명세의 영화도 그런 면에서는 류승완의 영화들과 대차없었고 사실 그 나이에 저정도 영화를 찍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발군이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니까. -- 거북이 2004-9-23 2:05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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