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1 # 거북이 : 치통의 고통[편집]

지금시간 오전 6시 20분. 내가 이 시간에 깨어 온라인에서 방황하고 있다는 것은 뭔가 매우 문제 상황에 처해있다는 얘기다. 이 문제 상황이 뭐냐 하면 바로 오른쪽 아래 사랑니 근처에 문제가 생긴것 같다는 거다.

어제...이긴 하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약 6시간 전까지만 해도 이가 약간 아픈가 하는 정도였다. 내가 99년에 이 썩은 것을 치료하러 갈 때까지 치과라곤 가본 적이 없었는데 그 때 이 몇개를 때우고 나니 가끔 때운 곳에 불편한 느낌이 든 적이 있었다. 그거야 내 몸이 아니니까 당연하겠거니 하면서 조금 지나니까 괜찮길래 참았다. 의사도 이 때운건 영구적인 것이 아니라 소모품에 가까운 것이기 때문에 십년 안에 다시 해야 할 시점이 올 것이라는 애기도 했었고, 그것이 지금은 6년차가 된 것이라 언제 이상이 생겨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긴 하다.

여튼 아까까지만 해도 이와 잇몸이 약간 무겁나 싶어서 내일도 아프면 병원에 가야지 했었다. 그래서 자리에 누운게 약 두시. 그때도 신경은 쓰였지만 만화책 정도를 읽을 여유는 있었다.

그런데

이가 불편해서 잠이 깨고 말았다. 5시 반정도니까 고작 세시간 반을 잔거다. 현재 오른쪽 아래턱 잇몸이 상당히 붓고 신경이 쓰이고 아파서 아무것도 할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내가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라니 이건 정말 장난이 아니다...-_- 오늘 오전에 반드시 치과에 가서 어떻게든 해결할 참이다...으아아~

잠못이루며 뒤척대는 시간동안 여러가지 잡생각을 했다. 그것은 내 오랜 화두인 고통에 관한 것인데 나는 고통이 너무 싫다. 고통은 당연히 싫은거지만 나는 특히 싫어하지 않는가 싶다는 애기다. 고문하면 나는 빨리 불고 풀려나거나 아니면 비밀을 불기전에 죽어버리거나 할 거 같다. 고통은 너무 고통스럽다.

지금의 상태는 그렇게 고통스럽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신경쓰여서 내 정신상태가 매우 날카롭고 피곤하다. 이정도의 지속적인 고통으로도 내가 잠을 못자게 만들 수 있다니 신경을 긁는 고통이라는 것은 상당히 피곤한 것임에 분명하다.

나쓰메소세키도 자기가 글을 쓸 수 있게 만드는 동력은 '신경쇠약과 광기'라고 고백한 바 있는데, 지금 나도 이미 잠을 잘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마음이 매우 초조하고 흥분된 상태에 처하다보니 이런 짓을 하게 된다. 만약 소세키의 신경쇠약이 지금 나의 치신경이 자극되는 수준의 고통이었다면,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백편 쓸 수 있는 능력을 준대도 난 싫다. -- 거북이 2004-11-1 6:39 am

2 # 자일리톨[편집]

목요일에 점심을 먹고 사무실에 들어와 커피를 한잔 마시는데 입 속에서 왠 덩어리(?)가 느껴져서 뱉어보니 이빨의 일부분이다. 어릴 적 윗쪽 사랑니를 때운 적이 있었는데 일년 전쯤인가 아말감이 떨어져 나간 걸 가만히 두었더니 썩어서 부숴져 버렸나보다.

모든 병원에 가는 게 다 두려운 일이지만 내겐 치과 가는 게 너무나도 힘든 일이다. 어렸을 때 너무 호되게 당한 기억이 있어서 치과하면 고통, 아픔 이런 단어가 연상 되더라. 일전에 치과의사가 주인공을 효과적으로(?) 고문하는 영화가 있었는데 치과의사는 환자를 아프게 하려면 엄청 아프게 할 수 있는 무서운 사람들인 것 같다. 올드보이에서도 장도리로 이빨 뽑는 거 보면 살벌하쟎어...?-_-;;

근데 사랑니가 부숴져 떨어져 나간 부분이 예리해져서 자꾸 혀하고 부딪쳐서 아프길래 오늘 오전에 큰 맘 먹고 치과에 갔다. 그냥 집앞의 지하철역으로 가니 왠 치과가 그리도 많은지... 눈 앞에 보이는 것만 4군데더라. 야~ 이 많은 치과들이 다 영업이 된다는 게 신기하다.

규모나 업력이 중간쯤 되는 곳을 골라서 들어갔다. 중후한 분위기(?)의 대머리 의사 선생님이었는데 신문을 보고 있다가 대뜸

-진료받을 거에요?
=네
-여기 누워요. 어디가 아파서 왔어요?
=사랑니가 부숴져서 떨어져 나갔고요, 충치도 있는 것 같아요.
-충치? 아.. 여기? 어차피 아래에 있는 사랑니는 잘 썩기도 하고 언젠가는 뽑아야 하니, 좀 더 두었다가 아프면 와요. 오늘은 위에 부숴진 것만 뽑으면 되겠네.
=아, 네~

마취주사를 놓고 한 10분 쯤 누워서 기다리다가 의사 선생님이 들어와 이빨을 뽑는다. 끌같은 걸 입속에 넣더니 이빨과 이빨 사이에 넣고 누른다. '우지직'하는 소리가 들려와 흠칫 놀랐다. 내가 몸을 부르르 떠는 걸 느꼈는지 선생님이 묻는다.

-아파요?
=아니요.
-근데, 왜 떨어요? 난 또 마취가 제대로 안 된 줄 알았네.

끌로 이 사이를 벌리는 것 같더니 조그만 뻰찌를 넣더니 이빨을 쑥 뽑는다. 대단한 기술이다. 사랑니 뽑는 기술로 치면 화타수준이다 화타. 역시 나이든 치과 선생님이 훨씬 믿을만 하다니깐...-_-;;

진료비는 칠천원이다. 약값까지 합치면 8천4백원이네. 난 또 대형사고 터질 줄 알았더니만, 이만해서 다행이다. 근데, 이빨 뽑고 2시간 반이 지났는데도 왼쪽 볼에 감각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는게 영 이상하다.

오늘은 방에서 누워서 좀 쉬어야지. 못 보던 책도 좀 보고 영화도 좀 보고... ~~ -- 자일리톨 2004-8-28 2:45 pm

3 # 촌평[편집]

난 아랫쪽 사랑니 두개는 다 뽑았는데
위쪽은 사랑니 날 생각두 안하더만..


건치라..
이빨이 두개정도 썩은거면 건치에 속하는건가? --a -- DarkTown 2004-11-2 1:15 pm


건치는 정말 복입니다. 저는 사랑니가 4개가 착실하게 다 있더군요. 하나는 잠복해 있구. 사실 몸에 칼대는거 싫어해서 뽑을 생각이 없었는데, 충치 치료하러 갔을때 의사가 하도 염려스러워 하길래 위턱을 하나뽑고, 아래턱은 을지병원서 수술했습니다. 피가 엄청나게 나왔고, 꼬맷죠. 뽑기도 힘들었고...
결과는 후회입니다. 사랑니를 뽑으니 이 사이가 벌어져 팔자에도 없는 치실을 쓰고 있네요. 정말 짜증납니다. 여튼 깨진 어금니 금니로 새로하고 다른곳도 손봐야 하고... 서울가면 또 몇십만원 깨지게 생겼군요. 이를 사랑합시다!!! -- LongWarm 2004-11-1 12:49 pm

아항~ 그래서 쉬웠구나
전 너무 쉽게 뽑으시길래 그 의사선생님이 화타인줄 알았답니다.
아랫쪽 뽑게 되면 정말 장난이 아니겠군요. 지혈이 안되서 죽은 사람이라...-_-a -- 자일리톨 2004-8-29 2:52 pm


치과 정말로 안다녀보셨나보네요, 건치는 정말 복인데...
윗쪽 사랑니라서 가볍게 뽑은겁니다. 원래 쉬워요 마취하고 뿌리 드러내서 쑤욱~하면 끝.


아랫 사랑니가 죽음이지요...-_-++
재수없으면 살도 째야되고...신경을 건드리면 안되기 때문에 훨씬 조심스럽고요...
농담 아니라 아래 사랑니 뽑다가 지혈이 안되서 죽은 사람 있답니다. -_-;;


그런데, 자일리톨님이 사랑니 부러지고 충치로 썩은 이빨 말씀을 하시니까 더 재미가 있네요^^ -- BrainSalad 2004-8-28 2:5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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