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음악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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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음악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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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생각나는 옛 일이... 2001년 1월에 저는 장신고를 처음 만났습니다. 처음 만난 사람들이 흔히들 하는 이야기 있잖습니까. "무슨 음악 좋아하시나요?" 장신고는 JohnZorn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뭐, AphexTwin이라고 대답했지요. 그런데 장신고 왈, "아니 그런 사기꾼을! 에이펙스 트윈 완전 쓰레기 아닙니까?".... 아무래도, 거북군의 글을 읽고, 또 그 날의 악몽이 살아났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Sonimage 2004-5-6 12:44 am

저는 에이펙스 트윈의 Selected Ambient Works Vol.2가 90년대에 나왔던 가장 중요한 앨범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요...쿨럭 -- 거북이 2004-5-6 2:10 am

맥주먹고 테레비뉴스보는 사이에 벌써 무쟈게 글이 올라왔네요. 저야 일렉트로니카가 뭔지 잘 모르는 사람이니까 뭐라고 말할 수 없겠지만, 태생적 한계라는 의미라는 말을 들어보니 몇가지 얘기들이 생각납니다.

어렸을적에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얘기를 가지고 친구끼리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달걀에서 닭이 나오니까 달걀이 먼저다.' '닭이 나은알이 달걀이니까 닭이 먼저다.'하는... 이거의 결론은 결국 '닭이 먼저다'라고 끝났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도 생물학자들이 닭의 학명을 먼저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으로 일단, 닭의 학명을 만들고 그다음에 달걀을 정의 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모든 음악이 마찬가지 이겠지만, 저같은 경우는 어느날 갑자기 웬 이상한 외계인같은게 나타나서 음악장르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동시다발적으로 여기저기서 튀어나오기 시작하면서, 그게 세상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뭐 새로운 장르나 나타났다고 얘기하기 시작하고, 그 영광은 대부분 그 시기의 가장 잘 나가는 사람에게 돌아갑니다. 그 다음에는 평론이 있겠지요.

얘기가 삼천포로 빠졌는데, 아마 소니마쥬의 이야기는 거북이의 아래 문장을 보고 얘기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일렉트로닉스는 신세사이저와 샘플링 따위를 이용해서 지금까지 나온 대부분의 음악적 성취를 반영할 수 있는 음악이다. 그래서 디제이 섀도우DJ Shadow같은 녀석이 나타나 샘플링을 또다른 경지의 창작으로 인정받게 하지 않았는가 말이다. 하지만 일렉트로닉스가 펑크보다 과연 표현의 영역이 넓은가라고 물어보면 쉽게 그렇다라고 말할 수는 없을것이다. 둘 다 무한하기 때문이다. 물론 일렉트로닉스의 무한이 펑크의 무한보다 기술적으로는 조금 더 넓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둘 다 무한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펑크와 그 뒤에 나온 포스트 펑크에 지금까지 나왔던 온갖종류의 일렉트로닉스보다 더 좋은 음반이 많다고 생각한다."

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좋은 음악은 실력이나 생각이 좋은 사람이 만들겠지요. 어느 장르라도 쓰레기가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음악의 좋고 나쁨은 결국 만든사람과 듣는사람의 문제이지 그것이 장르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이야기(이건 언제나 저에게는 의문입니다만...)로 표현하는 방법에 따라 장르를 나누는 이 고전적인 방법은 확실히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모두 별로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해서 계속 이러고 있는지 모르지만) 유독 전자음악이라는 장르라는게 존재하는 이유는 도대체 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개댄스나 개발라드나 기타등등.. 모두 신세나 샘플링의 이득을 얻고 있습니다.(단순히 경제적인 문제이지만) 하지만, 이것들을 '전자음악'이라 말하지 않습니다. 이건 요즘의 턴테이블에 의한 소리만들기도 마찬가지 인듯...

일렉트로니카를 개인적으로 별로 즐기지 않기 때문에 별로 할 말은 없네요. 헐... -- 장신고 2004-5-6 12:36 am


그럼요, 뭐라고 불러도 됩니다. 지시하는 게 똑같다면야. 손가락이 다르다고 대상이 바뀌는 것은 아니니. 일렉트로니카 계보도는 예전에 인지, 인지하는 잡지들에서 아주 자세한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거랑 똑같은 것을 할 바에 안 하는 쪽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그것보다 더 잘 할 수도 없을 테고, 같은 것을 이야기할 바에는 다른 것을 이야기하는 게 낫겠지요. 언제나 즐거운 것은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하기 입니다. 아마 저의 욕심은 일렉의 힘을 빌어 프로그적 욕망을 설명하는 쪽에 가까울 것입니다. 거북군의 생각을 제가 오해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파생된 문제이니, 제 생각을 정리하여 말씀드리면, 일렉트로니카의 힘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저의 말은 단순히 직접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 갖는 진짜 테크니컬한 힘이 일렉트로니카에도 적용되는 것인데, 사람들이 그걸 몰라준다는 작은 항변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일렉에 대한 정리는 그저 단선적인 계보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무수한 가지치기를 통해, 진짜 베리에이션을 창출하는 것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서양대중음악이 가졌던 그 힘이 왜 지금, 여기의(또는 그때 거기의) 우리에게 이런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저는 동세대 음악들이 즐겁습니다. 그리고, DarkTown님, 졸업 언제 끝나십니까? 그 이후에 의논하지요. -- Sonimage 2004-5-5 11:46 pm

그렇뜻이였군여 소니마주님..태생적 한계대신 태생적 특징이라고 해도 되는거죠? -- Suitall 2004-5-5 10:22 pm


  • 엥데팡당  : 음악 이야기가 아니라 '태생적 한계'의 의미는 차원이 다르기때문에 절대 접근이 않되는 울타리를 이야기 합니다. 즉, 토끼 세계에서 제일 싸움 잘하는 토끼가 아무리 이종격투기를 피나게 배워도 제일 싸움 못하는 사자의 한방에 목숨이 날라가는거죠.ㅎㅎ 이게 요즘엔 악의 집단에서 만들어진 정의를 외치는 사람들의 모임에 대해서 이런 용어로써 조소를 보내죠. 크라프트베르크를 일레트로니카의 시작이라고 본다면 전 핫버터의 팝콘을 일레트로니카의 시작 이라고 보고싶군요. 왜냐. 일레트로닉 전자음 악기를 사용해서 대중화 시킨 최초의 밴드라서,,, 현대의 대중음악은 그 기원이 모호 하다는 장점이자 단점이 있지요. 개인적으로 디트로이트 전자음악들이 단순하고실험적이며 울림이 강해서 좋더군요. ㅋㅋㅋ - 2004-5-5 10:22 pm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아요...-_-a
전 일렉이 펑크만 못하다고 말한 적은 없거든요. 단 펑크가 가진 무한과 일렉이 가진 무한을 비교할 수는 없다고 적었구요. 그리고 포스트 펑크 씬의 음악들이 일렉쪽의 음반들보다 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고 적었지요. :) 전 펑크의 아이들인 포스트 펑크의 어떤 것들은 왜 펑크에 비해 프로그레시브락에 더 가까울까 하는 점에 흥미를 가지고 있답니다.

now playing : ChemicalBrothers & MercuryRev : The Private Psychedelic Reel -- 거북이 2004-5-5 10:21 pm


  • DarkTown  : 저도 Sonimage님이 말씀하신대로 일렉트로니카가 대단한 포텐셜과 파워를 가진 음악이라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그리고 어떤 쟝르의 음악이 어떤 것보다 낫다고 말할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음악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개인적인 취양이 많이 반영되는 것 같거든요. 일렉트로니카의 계보를 정리하는 것은 저도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도와드리고 싶습니다만 졸업이 걸려 있어서...-_-;; - 2004-5-5 10:22 pm
  • Sonimage  : 포스트락을 일렉에 넣고 싶습니다!!! 둘은 결국 비슷한 데를 보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포스트락이 가진 이 시대의 프로그로서의 열망을 어찌해야좋을지 모르겠습니다. - 2004-5-5 10:13 pm
  • Sonimage  : DarkTown님 말씀이 맞습니다만, 저는 일렉트로니카의 출발이 단순히 하나라고 보지 않습니다. 만약 일렉트로니카가 포괄하는 음악들 전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면, LP 이래로, 레코딩된 음원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그 모든 시기가 일렉트로니카의 출발이라고 봅니다. 사실, IDM이나 정글의 출발이 디트로이트 테크노라고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크래프트베르크 이전의 세기 초의 현대음악가들의 욕망쪽에 있다고 보고 싶습니다만. 뭐, 이런 식의 분류가 어거지인 것은 사실입니다만. 하지만 techno based 뮤직으로 한정시킨다고 해도 말입니다, 기존의 계보도를 가지고, 진짜 사생아를 탄생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피릿을 따라서 말이죠. - 2004-5-5 10:11 pm
  • DarkTown  : 아 Sonimage님의 의도를 모르는게 아니라 제 개인적인 의견을 적은것 뿐입니다. 저도 일렉계열들 음악을 상당히 좋아하는데, 저는 비디오 게임 음악이나 포스트 락까지도 일렉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하는 쪽이라서 바운더리를 어떻게 구분할지가 상당히 의문이거든요. - 2004-5-5 10:03 pm
  • Sonimage  : Suitall님, 거북군은 일련의 전자음악들이 직접 악기를 다루지 않고, 기존의 음원으로 미디 작업이나 샘플링 작업을 하기 때문에 결코 펑크보다도, 즉 단순한 3코드 음악보다도 결코 더 훌륭한 앨범이 나올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요. - 2004-5-5 10:01 pm
  • DarkTown  : 어쨌든 일렉트로니카를 techno based 뮤직으로 한정시킨다면 모를까 간단하게 정의하기는 힘든 문제라고 생각한다. - 2004-5-5 10:01 pm
  • Sonimage  : 저의 경우는 통상 언급할 가치가 있는 것과, 쓰레기들로 나눕니다. (이 쓰레기에는 최첨단 장비를 쌓아놓고, 하이파이의 진수를 보여주는데 쾌감을 느끼는 유로 테크노쪽 같은 것이 포함됩니다. 한마디로 아티스트쉽이 없는 경우.) 저는 일렉트로니카 가이드를 만드려고 하는 것은 아니구요, 단지, 일렉트로니카가 얼마나 대단한 음악이냐를 이야기하고 싶은 것입니다만... - 2004-5-5 9:57 pm
  • DarkTown  : 가령 나같은 경우는 일렉트로니카의 시작을 kraftwerk의 리뷰에서 썼던 것처럼 German experimental music community로부터 보고 있는데, 지금 현재의 음악계를 보면 믹서를 쓰고 안쓰고, 샘플링을 하고 안하고를 일렉트로니카의 기준으로 볼수 없는 수준으로까지 와버렸다고 느끼는데.. - 2004-5-5 9:55 pm
  • DarkTown  : 일렉트로니카의 범위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로 나눌수 있는 건지 솔직히 나는 잘모르겠던데 - 2004-5-5 9:52 pm
  • Suitall  : 저는 거북이님과 소니마주님께서 말씀하시는 음악 이야기는 잘모르겠구요, 흔히 태생적한계란 말들을 많이하는데..진정 "태생적 한계"란것은 무슨뜻입니까? 있는것입니까?- 2004-5-5 8:47 pm
  • Sonimage  : 저는 거북군이 지적한 일렉트로니카의 태생적 한계는 인정하지만, 그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거북군의 의견에 반박하면서 저 스스로 확신을 얻을 수 있는(그럴 수 있겠죠?)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2004-5-5 2:10 am
  • 거북이  : 기대하겠습니다. 일렉트로니카쪽은 뭐랄까 옥석 구분이 아직 잘 안되어있다고 생각되거든요. 당대에 주목받은 친구들과 계속 듣게되는 친구들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렉에 기존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도 좀 이상한 것 같구요. 요즘에는 BoardsOfCanada를 듣는데 이넘들 지적이네요. AphexTwin형님과 비슷한 과 같습니다. :) - 2004-5-5 12:02 am
  • Sonimage  : 누구나 가지고 있는 욕심을 저도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만, 이게 영화음악보다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바로 '락의 역사 다시 쓰기'입니다만... 별로 달가와하시지는 않으시겠지만... 주로 거북군이 '억압의미학'이라는 글에서 장담했던, '펑크보다도 일렉트로니카에서는 결코 더 새로운 음악이 나올 수 없을 것이다'인가(기억이 잘 안나지만, 어쨌든 요지는 일렉트로니카의 태생적 한계성을 이야기한 것입니다)하는 부분을 보고, 크게 깨달은 바가 있어서... 일렉트로니카 대열전을 언젠가는 완성하여 계보도는 물론이고, 철저한 이름붙이기 작업을 통한 분류도도 만들어 보고싶습니다만. - 2004-5-4 8:1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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