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로이드약물

아하!그약 / '더마톱' '아드반탄' '큐티베이트'

  • [동아일보] 2002-02-18 (정보통신/과학) 기획.연재 53면 05판 1079자

“마치 내 피부가 타들어가는 것 같아요.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 하는지….”
두 살 된 아이의 엄마 이모씨(31)는 밤마다 아이의 손을 붕대로 감는 것이 일이다. 아토피 피부염에 걸린 아이가 몸이 가려워 피딱지가 생길 정도로 살갗을 긁어대기 때문.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괴로워하는 아이를 보면 마음이 아픈 데도 별다른 방법이 없어 마냥 안쓰럽기만 하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가려움증과 피부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가장 효과적인 것은 스테로이드제 연고다. 단 아토피 피부염이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장기간 스테로이드제를 바르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부작용이 있다고 무조건 피하는 것이 해결책은 아니다. 약을 중단하면 가려움증과 피부염이 심해져 더욱 어려운 치료를 받아야 하고 이에 따라 환자의 고통은 더욱 커진다.
부작용에 대해서는 충분히 연구가 되어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는다면 부작용을 미리 막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전문의들은 한독약품의 더마톱, 한국쉐링의 아드반탄,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큐티베이트 연고 같은 비교적 약한 제제를 처방한다.
스테로이드제는 몸에 흡수돼 배설되기까지 반감기가 3∼4시간, 작용시간이 이틀 정도다. 결코 몸에 오래 남아 부작용이 커지는 약제가 아니다. 아토피 피부염을 치료하기 위해서 몸에 축적된 스테로이드제부터 없애야 한다는 식의 일부 한방이나 인터넷 정보는 전혀 근거가 없다.
스테로이드제는 인체 부위별로 사용법이 다르다. 피부층이 얕은 얼굴이나 성기 부위에는 약한 스테로이드, 손발처럼 피부가 두꺼운 곳에는 조금 강한 스테로이드제를 바른다. 증세가 좋아지면 바르는 횟수를 하루 한 번에서 2∼3일에 한 번으로 줄여간다.
최근에는 스테로이드제를 오래 바를 때 피부가 얇아지는 부작용을 개선한 후지사와의 프로토픽, 노바티스의 엘리델 등의 약제가 개발돼 국내에도 곧 도입될 예정이다. 기존 약제에 비해 효과가 우수하고 부작용이 적지만 비싼 게 흠. 증세가 심한 환자면 몰라도 대부분의 환자는 기존의 스테로이드제로 부작용 없이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꼭 사용할 필요는 없다.

김규한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자료제공 의학교육사이트 버추얼엠디 www.virtualmd.co.kr


스테로이드 조심하세요.
봄은 눈과 피부가 시달리는 계절. 따뜻하고 건조한 봄바람에 온몸의 수분이 뺏겨 아토피 피부병이나 안구건조증이 악화되기 쉽다. 털갈이하는 애완동물의 털이나 꽃가루 황사 등에 의해 알레르기성 질환도 생긴다. 이때 스테로이드 연고나 안약을 마구 사용해 병을 키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스테로이드제제는 염증을 빨리 가라앉혀 한때 '마법의 항염제’로 불릴 정도였지만 잘못 쓰면 부작용이 너무나 큰 '독약’. 그러나 약국에서 손쉽게 살 수 있는 약이기도 하다.
봄에는 아이들이 흙장난을 치거나 장난감을 갖고 논 뒤 손과 발의 살갗이 벗겨지는 일이 잦다. 무좀이나 습진과 달리 따로 치료할 필요 없이 보습제나 오일을 발라주는 정도면 충분한데도 많은 부모들이 빨리 나으라고 연고를 발라주는 실정.
아이들은 봄에 아토피 피부병(태열)이 악화되거나 옻나무나 잡초에 긁혀 생기는 접촉성 피부염, 꽃가루 등에 따른 두드러기 등이 발병하기 쉽고 가렵다고 마구 긁어 진물이 나기도 한다.
이때 피부과 의사의 처방에 따라 가려움증을 줄이는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제제를 적절히 쓰면 괜찮아지지만 스테로이드 연고를 1주 이상 바르면 여드름이 생기거나 붉은 반점이 생기면서 살갗이 벗겨지고 진물이 날 수 있다. 또 2, 3주 이상 계속 바르면 피부가 얇아지고 실핏줄이 늘어나서 조금만 흥분하거나 당황해도 얼굴이 쉽게 붉어지기도 하며 다모증(多毛症)이 생기기도 한다.
아토피 피부병 환자의 부모는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옮겨다니며 여기저기서 스테로이드성분의 약을 처방받거나 주사를 맞히곤 한다. 이때엔 △성장장애 △생리불순 및 불임 △여성의 남성화 △비만 △골다공증 및 골괴사 △면역력 저하 등 각종 장애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백내장이나 녹내장으로 시력을 잃기도 한다.
가려운 부위에 살짝 연고를 바르는 것은 큰 탈이 없지만 가려움이 극심한 아이에게 온몸에 연고를 남용해서 바르거나 2, 3년 이상 계속 바를 경우엔 문제가 달라진다.
봄엔 흰자위가 특히 괴롭다. 결막염이 생겼거나 눈이 뻑뻑할 때 스테로이드 성분의 미용안약이 당장 염증을 가라앉히고 눈을 시원하게 하지만 이 역시 오래 쓰면 좋지 않다. 미용안약을 2주 이상 넣으면 안구의 수분인 '방수’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되고 이 때문에 안압이 올라가 시신경이 상한다. 2, 3주 때 안약을 끊으면 안압이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많은 사람이 미용안약을 쓰다 '중독’되곤 한다.
왠지 눈이 침침하다고 여겨졌을 때 곧바로 안과에서 눈안에 방수가 빠져나가는 길인 '섬유주’를 인공적으로 만들어주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시신경이 완전히 상했을 경우에는 시력회복의 방법이 없다.

(도움말〓연세대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안과 성공제교수 02-3497-2570, 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양준모교수 02-3410-2280, 서울알레르기클리닉 노건웅박사 02-540-4905)

<동아일보=이성주기자>


외국에서는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피부용 연고제가 국내에선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약 남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대 의대 피부과 문상은(文祥銀) 교수는 현재 국내에서 피부용 연고제로 사용되고 있는 일반의약품을 미국 일본 영국 독일 등과 비교 조사한 결과 스테로이드 연고제 14개 성분 중 11개, 항생제 연고제 9개 성분 중 7개가 외국에선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다고 최근 열린 대한피부과 학회에서 밝혔다.
또 연세대 의대 피부과 김수찬(金秀燦) 교수는 지난해 전국 병의원 20여곳에서 피부용 연고제 사용으로 부작용이 나타난 1257명을 조사한 결과 약물 오용(誤用)으로 치료가 지연된 사례가 40%, 곰팡이균 감염 29%, 세균 감염 14%, 접촉피부염 9% 등의 순이었다고 이번 학회에서 밝혔다. 특히 스테로이드연고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은 모두 620건(49%)에 이르렀다.
문 교수는 “나라마다 의약분업의 형태는 조금씩 달라도 사용상 안전성이 우려가 되는 피부연고제는 공통적으로 의사가 처방해야 되는 약으로 분류돼 있다”며 “의약분업의 취지가 약물남용을 막기 위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에서는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된 스테로이드나 항생제 등 상당수 연고제가 국내에선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례로 머릿니 치료제로 사용되는 ‘린덴’(성분명)의 경우 중추신경계에 독성을 가지고 있어 소아나 임신부에게는 금하는 약물이지만 국내에선 일반의약품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것. 린덴은 경련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이에 대해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국가마다 의료제도, 보험재정, 약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 등이 다르다”며 “현재의 의약품 분류체계는 2000년 의약분업 당시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의약품분류소분과위원회에서 의사 약사를 포함한 전문가들이 국내 의료 현실에 맞게 합의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문제가 있다고 제기되는 약들은 의약품분류소분과위원회에서 언제든지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기자·의사 mailto:likeday@donga.com


스테로이드는 몸 속에서 염증을 가라앉히고 면역을 억제하는 효과가 강해 적용되는 질병이 다양하고 일시적 치료효과가 아주 좋다. 류마티스 등 면역질환, 피부병, 기관지천식, 알레르기성 질환 등에 주사제, 정제, 연고제, 흡입제, 안약 등으로 사용된다. 반면 최근 그 부작용이 가장 부각된 약이기도 하다. 스테로이드 연고를 오래 사용하면 피부가 얇아지고 모세혈관이 확장될 수 있으며, 안약으로 오래 남용하면 녹내장, 실명, 백내장을 유발한다. 스테로이드는 원래 우리 몸의 부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데, 보통 오전 7∼8시 분비가 제일 왕성하므로 이 시간대에 복용하면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저녁에 투여하면 생체 내 스테로이드 분비 준비과정이 소홀해 자연적인 스테로이드 분비가 저해되는 문제가 생긴다. 약을 끊을 때에도 갑자기 복용을 중단하면 병이 도질 뿐 아니라 두통, 근육통, 탈수 등 금단증상을 초래한다. 생체 내에서 스테로이드 생성능력이 회복되려면 시간이 걸리는데, 이를 기다리지 않고 갑자기 복용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를 막으려면 소량씩 차츰차츰 감량해야 한다. 복잡하더라도 날짜대로 용량을 줄이라는 처방을 그대로 지켜야 한다.

한국일보 2003-07-24 [의사와 함께하는 건강관리]약 복용 이렇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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