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꿈

1 이야기[편집]

꿈을 잘 꾸지 않는 나에겐 기본적으로 꿈 자체가 레어아이템이다. 그런데 오늘은 꿈을 꾸었을 뿐만 아니라 똥꿈이라는 나름 길한 아이템이었으며 그 똥의 양이라는 것은 엄청난 것이었으니 이만저만한 꿈이 아니다. 일어나자마자 나는 생각했다.

로또를 사리라.

당신이 예상하다시피 나는 로또 따위는 산 적이 없는 사람이다. 반드시 지는 게임을 위해 돈을 박는다는 것은 내 취향이 아니다.

꿈의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나는 사람들과 뭔가 공사를 하기 위해 예전 건물을 부수고 있었다. 어떻게 부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왔다갔다하면서 건드리기만 하면 건물이 없어졌다. 어차피 꿈인데 뭐 어떠냐. 아무 의문도 가지지 않고 건물을 부수어 나갔다. 그런데 어느 지점에서 나는 부수지 않았다. 그 지점은 똥통이 있는 자리였고 그것을 부수면 똥이 쏟아지기 때문에 함부로 부술 수 없는 것이었다. 다들 난감해하고 있었다.

그 시점에서 나는 그 똥통자리의 바닥쪽 땅을 예의 그 능력으로 없애버렸다. 건물의 아래쪽은 뻥 뚫렸고 이제 처리할 방법은 생겼다. 나는 드럼통 세개를 놓고 건물 바닥에 폭발물을 장치했다. 폭발물이 터지면 바닥도 터지고 똥은 그 바닥으로 콸콸 흘러 드럼통 안에 빠지게 된다. 그럼 그 드럼통을 어딘가로 해치우면 되는 것이다. 세팅을 끝내고 다들 드럼통 앞에 섰다. 그 사람들은 다들 눈에 익다. 굳이 실명을 거론하기로 한다. 허진영, 이상곤, 전정구였다. 왜 이런 이상한 조합의 사람들이 등장했는지 모르겠다. 나의 공동작업자들이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없진 않다.

드디어 폭발물이 터지고 똥은 아래로 세차게 흘러갔다. 그 와중에 똥이 전혀 튀지 않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 똥이 조금 튀기는 것은 우리에게 큰 대가라고 여겨지지 않았다. 우리는 유쾌하게 약간의 똥을 맞으며 똥통을 처리했다. 마지막에 그 남은 똥통자리를 해결했는지 안했는지는 모르겠다. 우리는 어깨동무를 하고 어딘가로 돌아가는 장면에서 꿈이 깼다.

이런 똥튀기는 꿈을 꾸고 어찌 로또를 사지 않을 수 있으랴. 나는 이 꿈을 위해 내 신조를 꺾고 오천원을 투기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었다. 오늘은 연휴가 끝난 첫 근무일이었기 때문에 가자마자 일이 잔뜩 있었다. 나는 일을 처리했다. 오늘은 정말 바쁘게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보니 23시가 넘었다. 나는 그때까지 똥꿈은 생각조차 안하고 일만 하고 있었다. 집에 가는 지하철에서 나는 똥꿈이 생각났다. 아 로또 사야지. 그런데 지하철에서 내리려고 하니까 23시 55분 쯤 되었다. 로또를 파는 편의점까지 가면 12시가 넘을 것 같았다. 12시가 넘는다는 것이 좀 찝찝했지만 꿈꾼지 24시간 이내였으므로 나는 금방 합리화했다. 그리고 열심히 걸어가서 편의점 주인장에게 말했다.

'로또 오천원이요!' 했는데 안판단다. -_- 그 시간이 0시 4분이었고, 로또는 00시부터 06시까지는 팔지 않는단다. 그런거였나. 내가 처음 다닌 회사에서 받은 주식은 한때 장외에서 만원이상 거래되기도 했지만 나에게 그 주식이 돌아왔을 때에는 휴지나 다름없었다. 아직도 가지고 있다. 내가 n사를 입사했다가 퇴사했을때 주식은 딱 열배 차이가 났다. 입사시점부터 과평가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난 당연히 사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 시점에 비해 20배인가 30배이다. 뭐 사실 지금까지 주식은 한번도 사본적이 없다. 지금 우리회사 주식이 오를것 같긴 하지만 역시 사지 않고있다. 언젠가 옛날 팀장형이 무조건 펀드를 하라고 했을때 왠 막차? 이러면서 사지 않았는데 그것도 그 사이에 몇배는 되었다. 2년전에 상계동 집을 팔았을 때 겨우 산 가격정도에 팔 수 있었는데 지금 아마 2-30%는 올랐을거다. 얼마전에 그동네 집값이 일제히 폭등했다. 그리고 오늘 나는 똥 폭포수 꿈을 꿔놓고선 로또를 사지 못했다. 나는 원래 이렇게 날로 먹는 것과는 인연이 없는 놈인겐가.

뭐 이렇게 끝내면 살짝 우울하니 끝내기는 교훈적으로 하려고 한다. 지금 이 시점에서 나는 킬링 조크라는 밴드의 음악을 들으면서 즐겁게 이 똥꿈에 대한 이야기를 적고있다. 이 아쉬움은 십년전 어느 미인이 지하철에서 나에게 말을 걸었을 때 작업하지 않았던 아쉬움에 버금가는 그것이다. 그러니 어쩌면 이 덧없는 똥꿈은 꽤 오래 기억될지도 모른다. 뭐 그걸로 좋지 아니한가. -- 거북이 2008-5-7 1:12 am

2 촌평[편집]

지지난주 우리 처남이 마치 모세가 십계명을 받듯이 하늘에서 숫자를 내려주시는 꿈을 꾸었다오. 번개가 바위에 내려꽂히고 숫자가 새겨졌다나? 거룩한 6개의 숫자. 우리 처남이 사정이 생겨 나더러 대신 사달라고 했었는데, 확인결과 하늘이 내려준 그 숫자는 개구라인 것이 드러났다오. 아직도 기억난다오. 4,14,... -- 자일리톨 2008-5-20 6:38 pm

여기는 특별한 사람만 가입하는 줄 알았는데, 그런 건 아니네...그래도 참 특이한 공간인 거 같다...음...이런 일도 있다...전혀 집값 상승과는 관계없이 살던 우리집도 집값이 거의 두 배가 오르는 기이한 현상이...우린 그냥 왠만하면 평생 살려고 하는 그런 집에서 늘 살아 왔고, 집을 재산 증식을 수단으로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집의 집값 폭등도 전혀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욕심을 부리면, 몸과 마음만 힘들지 않을까... -- Judy 2008-5-8 10:55 am

3 같이 보기[편집]

문서 댓글 ({{ doc_comments.length }})
{{ zf.userName }}
{{ comment.name }} {{ comment.created | snsti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