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인터뷰200404

0. 서 + 핵심 체크

2002년 대통령선거가 끝난 직후 노회찬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을 만났던 은 지난 3월 27일 민주노동당 중앙 당사에서 다시 노총장을 만났다. 이번에는 민주노동당 선대본부장으로서의 자격이었다. 인터뷰는 원래 민주노동당의 비례대표 후보 순위 결정 선거가 있기 전, 두 달 전쯤에 계획되었으나 노총장 어머님의 갑작스런 와병으로 연기되고 말았다. 이번에도 노회찬 총장은 퍼슨웹 독자들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고 정국 전망과 민주노동당의 진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내놓았다. 노총장의 ‘전망’은 사회과학적 식견에 기반해 있으면서 늘 ‘전략적’ 입장을 전제한 것이기에 들을 만하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열린우리당이 ‘주운 지갑’은 존재 시효를 다한 극우보수세력이 새로운 보수세력으로 교체되는 역사적 흐름을 표현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여 정국이 안정되고 기존 수구보수세력은 분해되어 갈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남게 될 한나라당과 새로 의석을 얻을 민주노동당이 각각 두 개의 전선에서 위치할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야당으로서 경쟁할 것인데, 그 경쟁의 전략적 목표는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사이의 갈등이 한국사회를 규정하는 힘이 되지 못하게 하고 점차 민주노동당이 유럽 사민주의 정당이나 노동당처럼 수권 정당으로 커지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이 이번 총선에서 내세운 ‘진보야당’ 컨셉은 이러한 민주노동당의 앞날에 대한 중간 정리이다. 17대 국회에서 민주노동당 의원단은 정책의 내용적 차별성과 입안 절차의 새로움을 통해 기존의 정치 관행과 인식을 바꿔나갈 것이다. 그것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어 2008년, 12년 진정한 대안 세력으로 커가겠다.....

노회찬 총장은 시종일관 유머와 날카로움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이번에도 노회찬 총장의 인간적 풍모를 느낄 수 있는 사석의 환담을 인터뷰 뒷쪽에 실었다. 목차는 아래와 같다. 스타 정치인의 반열에 오른 노총장의 ‘인물됨’에 관심있는 분들은 1장과 4장을, 민주노동당 마니아들은 3장도 필독해야겠다.

1. 민주노동당, TV를 접수하다 2. 정국 전망과 진보 야당의 길 3. 목표 혹은 전망, 민주노동당은 준비가 되어 있는가? 4. 다시, 사석에서

1. 민주노동당, TV를 접수하다

4월 3일과 4일, 민주노동당 노회찬 사무총장이 KBS 과 <100인 토론>에 다시 등장했다. 한 네티즌은 그 토론회를 본 소감을 쓴 글의 제목을 <TV는 노회찬이 접수했다>로 달았다. 과연 그러했다.

노회찬 사무총장은 3월 20일 KBS 과 3월 26일 SBS <이것이 여론이다>를 통해 전국적인 인물이 되었다. 이 전국적인 인물이란 ‘스타’를 말하는 것인데, 노회찬은 오늘날의 대중문화가 스타를 만들어내는 그 방식 그대로 스타가 되었다. 먼저 TV를 통해 ‘떠서’ 인터넷망을 타고 급격히 이름과 ‘언행’이 알려지고 팬 카페가 생긴다. 다시 대중문화의 망(網)이 그를 불러낸다. 이 과정을 몇 차례 반복하면 그 고유명사는 우리 시대의 일반 명사의 하나로 된다.

아무나 이런 공정에 오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들어지고 또는 태어나는 스타는 엄정하고도 처절한 검증 절차를 거친다. 왜냐하면 다중으로서의 네티즌은 철저히 냉정하고 욕설에 능하며, 자기 스스로도 뜨고 싶은 욕망을 가진 이들이라 질투심이 강하며, 한없이 감정적이고 공정하기까지 하다. 그들의 정서와 지식은 우리 사회의 여론과 풍향을 거의 정확히 반영한다. 그렇게 새 ‘노빠’가 나타났다. 4월 5일 현재, 인터넷 카페 <노회찬 국회 보내기 운동본부 http://cafe.daum.net/realnosamo>의 회원수는 2,000에 육박한다. 정치인으로 이런 경우가 몇이나 될까? 그들은 TV 토론에 오늘도 내일도 노회찬이 등장하기를 기다린다. 그의 날카롭고도 화려한 말을 듣기를 원한다.

기실 노회찬의 말이 사람들의 귀에 쏙쏙 들어가 박히는 것은 ‘진실함’ 때문이다. 기성 정치인의 말에서는 진실을 들을 수 없다. 그들의 말이 만들어질 공간인 기성 정치판은 이미 거짓으로 오염되어 있고, 그것을 바라보는 청중의 시선 또한 이미 ‘회의’나 냉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동자와 서민이 바라는 것, 그러나 속내에 품고만 있었던 것은 이제까지와 다른 수사를 통해 전달될 수 있다. 그 수사는 다른 주체로부터 비롯되기에 촌철살인할 수 있다. 말들은 적어도 총선이 끝날 때까지는 먹히고 되뇌여질 것이다.

“50년 묵은 정치 이제는 갈아 엎어야합니다. 고기도 50년 쓰던 고기판에 삼겹살 구우면 시커매집니다.” “열린우리당은 지갑 주웠으면 경찰에 신고해야 돼요.” “이번 선거 끝나면 없어질 정당 중에 하나가 자민련 아닙니까.”

인기는 거품이죠 - 다음에만 팬카페가 3개예요. 어제(3월 26일) 보니까 ‘리얼 노사모’ 회원은 200여명이나 되던데요. 노총장= 아녜요. 이제 회원이 400여명이예요.(웃음)

- 기분이 어떠세요? 노총장=뭐, 실감 안 나죠. 그제는 방송인터뷰만 열 번했어요. 같은 방송사에서 이 프로, 저 프로 몇 번씩 오고요. 거기서 물어보는 것도 비슷한데 ‘실감나느냐.’ 갑자기 노래 히트 친 가수한테 묻는 것과 똑같죠.(웃음) 그래서 나도 그런 데서 들은 풍월로 ‘인기는 거품이다’고 답변했죠.(웃음)

(중간 생략...... 완전버전은 퍼슨웹에 가서야 볼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야 문학소년일 수 있었겠지만 80년대에 한창 노동운동 하실 때 작품을 볼 여유가 있었나요? 노총장= 그때는 외국에서 소개된 새로운 문학이 많았어요. <강철은 어떻게 단련되는가>를 시작해서 러시아, 중국, 남미 등등 제3세계 문학이 그때 갑자기 봇물 터지듯 들어왔어요. 많이 봤죠. 그전에 본 건 주로 한국문학이었고. 요즘엔 거의 못 봤어요. 시도 가끔은 누구 것이 괜찮다 하면 사 보는데요. 전달할 내용을 몇 번 비틀어놔서, 답답하죠. 그걸 읽으려면 그만큼 역으로 다시 풀어야 하잖아. 그래서 그런 시는 인류의 활동 가운데 굉장히 비생산적인 일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요.(웃음)

그 외에는 주로 어떤 책을 즐겨 읽으시는지? 노: 잡동사니로 보는데...음...저는 깐수의 책이 좋아요. 그런 게 참 좋더라고요.

여록 ‘요즘 과연 문학이 있는가?’라니. 이제는 없어진 신문 문학 월평을 기억하고 그 기능을 말할 수 있는, 그리고 평론이 하나의 장르임을 이해하는 애호가란 이제 몇 안 될 것이다. 그는 진정한 올드 팬의 한 사람이다. 노회찬 총장은 젊은이들의 문화에도 관심이 많고 인터넷 문화에도 아주 밝다. 퍼슨웹 인터뷰어 중 한 사람은 한쪽 귀에 귀걸이를 하고 있었다. 노회찬 총장은 그 귀걸이에 관심을 보였다.

교수님 앞에 가면 귀걸이 빼요. 교수님들이 싫어하시거든요. 노총장=(정색을 하고) 한 쪽만 해서 싫어하시는 거 아닌가? 얼굴이 보기 싫게 생겼으면 마스크하고 가야겠네. 얼마 전에 크리스천 아카데미에 가서 교수들하고 만난 적이 있는데 그 교수들이 도저히 시대의 변화에 적응을 못해요. 그 사람들 결론이 "인터넷이 문제"라는 거지. 최근에 인터넷에서 본 거 중에 제일 재미있는 거로는 디씨인사이드에서 본 "병렬 연결"이에요.

앗, 디씨인사이드에 가신다니 최첨단이시네요. 노총장= 진짜 재미있어요, 꼭 보세요.

그리고 홍대 앞에 있는 의 음악 동호회 커뮤니티 활동을 소개했다.

노총장= 음악감상회? 어떤 음악을 들어요? 어떤 음악이건 다 듣죠, 팝도 듣고 락도 듣고... 노총장= 락 음악을 그냥 가만히 앉아서 들을 수 있나요?

아직 저희가 댄스 플로어를 마련하지 못해서...^^;;; 노총장= 홍대 근처에 올드 락이라고 내가 잘 가는 데가 있는데 작년 연말에도 가서 춤추고 놀고 그랬죠.

한 시민의 증언에 의하면 이 클럽에 가끔 나타나는 노회찬 총장은 매우 오래된 ‘으샤 으샤 춤’으로 젊은 사람들 무대를 평정하곤 한다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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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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