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디스크

2002 10 09 水 : 꼬리 디스크[ | ]

DaevidAllen20021008에서 계속.

슘페이의 집에서 나와 일단 민박집으로 왔다. 어제 교환을 잔뜩 해서 들고있는 CD들도 많았고 씻지도 못해 몸이 찌뿌둥했기 때문이다. 와서 밥먹고 뒹굴뒹굴 하니 몸이 좀 풀리는 느낌이다. 역시 이래서 내집이 좋은거여~라고들 말하는걸게다. 뭐 여긴 내 집은 아니래도 내 베이스캠프(혹은 나와바리?)에 오니 역시 몸이 놓인다. 아침에 올 때는 러쉬아워 시간이어서 데이 패스가 5.3P였다. 평소에 쓰는 것은 오프 피크Off Peak로 4.1P짜리다.

와서 뒹굴댔지만 여전히 피곤했기에 오늘은 좀 쉬어주기로 했다. 나는 여전히 빡씬 배낭여행족을 이해하지 못한다. 노인관광이 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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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사 박물관

오늘은 자연사 박물관과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에 들린 뒤 그 앞에 있는 켄싱턴 공원에서 죙일 뒹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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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초식이라던데 이름이 뭐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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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공룡들

자연사 박물관에 가니 역시 공룡이 눈에 띈다. WooRam의 말대로 이런 놈을 실제로 보고 자란 애들과 조선 애들처럼 아기공룡 둘리를 보고 자란 애들은 아무래도 상상력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이동네에서 태어난 놈들은 어쩌면 행복한 놈들일지도 모른다. 나도 어릴땐 백과사전을 읽으며 공룡 이름도 다 외고 뭐랑 뭐랑 붙으면 뭐가 이긴대는 둥 따위의 얘기를 하며 놀았었다.

공룡 멸종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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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이 잡아먹었다 : "아, 아직 아냐. 되면 말해줄테니 물어."
지루해서 죽어버렸다 : "이게 크리켓이라는 거군!"(크리켓은 지루함의 대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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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이 맛이 갔다 : "이런 나는 안경을 쓰기엔 팔이 너무 짧아." "넌 걸칠 귀도 없잖아"
집단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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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에 파묻혔다 : "뭔가 이상해. 난 오늘 134번밖에 싸지 않았어."
디스크에 걸렸다 : "이런 뇌와 이렇게 가까운 곳에 디스크가 걸리다니."

재미있는 일러스트들이 있었다. 공룡의 멸종원인을 그림으로 그려놓은 건데 이런 코믹한 이미지들이 박물관에 있다는 것이 역시 영국의 강점이다. 지난번에 테이트 미술관에서도 망나니 말콤 맥라렌의 평이 그림 옆에 버젓이 걸려있는 것을 나는 보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공룡 외에는 별로 볼 게 없다. 내가 동물들 박제해놓은 것을 보고 무슨 감흥을 느끼겠어. 거북이 사진이나 좀 찍어주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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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일까요?" 이런게 버젓이 박물관에 걸려있다.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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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나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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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야만인가, 제국주의자들아!

켄싱턴 공원으로 가는 길에 민박집에서 봤던 사람이 있어서 같이 빵쪼가리를 사들고 갔다. 아웅 이동네는 슈퍼마켓 따위 찾는 것이 정말 일이다. 조선은 한집건너 하나인데 여기는 한동네에 하나 있을까 말까다. 보였다하면 일단 먹거리 충전을 해두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그는 우리의 추천으로 에딘버러에 가서 우리가 묵은 민박집에서 묵었단다. 역시 에딘버러의 뽀다구에 대해서는 침튀기며 칭찬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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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방 넓은 호수

이 공원은 진짜 넓다. 런던의 녹지 규모는 정말 엄청나다. 공원 내에 호수가 두 개있다. -_- 올때 비행기에서 만났던 일본계 영국인인 죠안나도 런던의 장점으로 녹지를 꼽았었다. 이 나라 꼬마들은 이런데서 어릴때부터 축구를 한다. 베컴같은 애가 안나오기도 힘들거다. 나이먹으면 다들 이런데서 조깅을 하거나 개를 끌고 돌아다닌다. 영국에서 정말 부러운 것은 녹지와 낮은 건물들이다. 한참 구르다가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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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게 뻗은 길과 녹지

빅토리아 앤 앨버트는 글쎄...난잡하다. 온갖 잡다구리한 것은 다 모아서 넣어두었다. 테마가 없다. 미술관, 생활사 박물관, 고미술품 박물관의 짬뽕이고 심지어는 각국을 위해 할당한 부분도 있다. 한국관도 있더라. 여튼 이따위 유물들 봐봐야 아무 감흥도 없어서 한국관에 가봤다.
삼성이 운영하는 곳인데 짜증이 솟구친다. 일단 있는 전시물들도 거의 없고 한국을 제대로 소개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한복과 도자기 몇개 가져다 놓으면 그게 한국을 보여주는 걸까? 전시되어있는 모니터에 나오는 화면들은 쌍팔년도도 훨씬 전의 구질구질한 화면들이다. 여기 오는 사람들이 이걸 보면 이런 나라가 어떻게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는지 당혹스러워 할 것이다.
런던의 심장부인 피카딜리 써커스에 가장 큰 간판을 차지한 삼성이 고작 미술관의 한국관은 이따위로 만들어 놓다니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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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앤 앨버트에 있는 작은 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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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높은 감옥인 런던탑을 배경으로 한컷. AFC일거같아 가지도 않았다.

돌아오는 길에 타워브릿지에서 사진을 찍었다. 운좋게 다리가 들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옛날에 이런 개폐교를 만들었다니 역시 영국은 옛날에는 잘나갔었나보다.
그나저나 템즈강은 너무 더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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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들이 다 서있고 뒤에 다리가 조심스럽게 들린 것을 주의해서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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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한 날씨와 꿀꿀한 템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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