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수

KimDuSu

# 자유혼(2002)[ | ]

http://musicmall.sbs.co.kr/news/review.iml?part=cd_review&news_num=44 에서 퍼오다.


CD:2250294

김두수 - 독특한 음률위의 전위적 색채 "자유혼" 2002-03-21 작성:

80년대 후반의 국내 음악계를 인상깊게 짚어간 가수가 있다. 심야 음악 프로에서 그의 노래를 접한 사람들은 그의 노래가 주는 신비함에 중독되어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애호가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기는 하지만 그가 노래하는 모습을 직접 본 이들은 많지 않다. 황학동이나 남대문 회현상가에서는 그의 음반이 10~2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토속적이고 독특한 음률 위에 전위적 색채마저 느끼게 하는 신비한 목소리. 그의 신보 발매 소식을 접하는 것은 마치 켜켜이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옛날 경전(經典)의 첫 페이지를 펼치는 것만큼이나 가슴 떨리는 일이다.
"꽃묘-시오리길 II", "약속의 땅", "보헤미안"등으로 알려진 김두수의 새 앨범이 11년 만에 발표되었다. 과거 세 장의 앨범을 발표했지만 그는 가요계에서조차 알려지지 않는 주변인의 생활을 고집했다. 물론 80년대 언더그라운드를 관심 있게 지켜본 사람들은 김두수, 이성원, 곽성삼을 80년대 언더그라운드 포크의 3인방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추구했기에 많지 않은 매니아들이 생겨나기는 했지만, 그는 좀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음악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찾기를 바라고 있다.

[자유]와 [평화]는 그가 보헤미안의 삶을 살면서 이 세상에 들려주고 싶은 희망의 원천이다. 1990년 병상에서 제작된 세번째 앨범의 힘겨운 목소리는 그런 [자유]와 [평화]에 대한 갈구가 녹아 있다. 형태와 목소리의 변화는 있더라도 그의 음악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자유혼" 앨범을 통해 역시 그는 사람들이 평화를 찾아 나서는 작은 여행을 하기를 바라고 있다. 순서상으로는 네번째 앨범이지만, 그는 이번 앨범을 데뷔 앨범으로 여기고 싶다고 말한다. 지난날의 거친 습작들은 아련한 추억으로 간직한 채 좀더 깊어진 강과 같은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고.. 더욱이 80년대를 풍미했던 김효국(하먼드올겐), 정유천(일렉기타), 손진태(일렉기타), 김광석(어쿠스틱기타), 신성락(아코디언) 등의 일급 세션들과의 만남으로 음악적 성취도가 한층 깊어졌다.

이번 앨범 중 "들꽃"의 녹음 방식은 주목할 만하다. 스튜디오가 아닌 강릉 외곽의 산속에 있는, 방음이나 차음이 되지 않는 dome 형태의 구조물 안에서 더빙 없이 곡이 녹음되었다. 여기에는 믹서, 이펙터 등이 사용되지 않았다. 단지 고감도 소형 마이크 두 개와 나그라(Nagra)라는 휴대용 아날로그 릴테입 녹음기만이 사용되었다. 악기도 어커스틱 기타 세 대와 신서사이저, 하모니카 뿐이다. 김두수의 노래를 자연 속에서 듣는 듯한 독특한 감흥을 느끼게 될 것이다. 김두수의 신비스런 비브라토, 공기의 입자감을 느끼게 하는 어쿠스틱 기타의 독특한 뮤트 사운드.. 클래식 기타의 트레몰로.. "자연과의 교감"이라는 이번 앨범의 컨셉을 투명하게 들려주는 아름다운 소품이다. 대중적으로는 "기슭으로 가는 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쾌한 어쿠스틱 리듬 기타에 낮게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 찰랑거리는 물결처럼 아코디온이 듣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싼다. 마치 돛배를 타고 바람을 맞으며 강기슭으로 향하는 사람이 된 것 같다. 추억을 떠올리려는 듯 간간이 뿌려지는 손진태의 일렉기타 연주 또한 일품이다. 특이한 것은 이번 앨범이 국내에서는 이미 90년대 중반에 생산이 중단된 LP로 먼저 발매되었다는 것이다. 365매의 소량으로 한정 발매되는 것이지만 지난날의 김두수를 기억하는 팬들에게 보답하는 뜻으로 기획되었다. CD 역시 LP의 소박하고 따뜻한 느낌을 그대로 가져가기 위해 일일이 수가공하였단다. 또한 일본어 가사도 수록하여 이웃 일본의 매니아들이 좀더 용이하게 그의 노래를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김두수. 우리는 그가 안내하는 이 짧은 여행길에서 소박하지만 따뜻한 삶의 온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함께 이 작은 여행길에 오르는 것은 우리가 우리의 음악을 지켜내는 소중한 디딤돌이 되리라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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