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짜깁기베끼기

1 # 글쓰기, 짜깁기와 베끼기의 심각성[ | ]

출처: 스카이벤처 2004.4.19 | 저자: (주)라이터스 CEO 김익수

우리를 한글을 창제한 우수한 민족이라고 할 수 있는가? 필자가 최근 들어 자꾸만 자문하게 되는 질문이다.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필자는 우리 사회의 글쓰기 문화가 서구사회와 같이 크게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였다. 그러나 인터넷은 우리 사회를 디지털로 발전시키기는 하였지만, 건전한 글쓰기문화를 정착시키는 데는 오히려 많은 부분에서 악영향을 초래하였다. 우리 시대의 글쓰기 수준에 대해 평가를 하자면, 매우 저급한 F학점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과거 훌륭한 문인들의 창작정신과 작가정신은 오늘날 온데 간데 없이 사라져 버렸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다음의 기사를 보자.

▒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여우, 죽은채 발견

1960년대 이후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아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토종 여우가 사체로 발견됐다. 환경부는 지난 23일 오후 3시쯤 강원도 양구군 동면 덕곡리 뒷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개 모양의 동물을 확인한 결과 여우 수컷으로 확인됐다고 24일 밝혔다. 비롯 사체이긴 하지만 야생 여우가 발견된 것은 40여년 만에 처음이다. 여우는 해방 전까지만 해도 전국 야산에 많이 분포했으나 무분별한 포획과 쥐약에 의한 2차 피해로 점점 사라져 60년대 이후에는 관찰되지 않았다. 78년에는 밀렵꾼에 의해 지리산에서 덫에 걸려 숨진 여우가 발견됐다는 비공식보고도 있었다.

유병호 국립환경연구원 동물생태과장은 ?1970년대초 동대문 시장에서 여우 모피가 거래됐다는 이야기가 있으나 그것이 국내 야생 여우의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현재 여우가 국내에서 사육되지 않고 있고, 한때 수입됐던 외래종은 여우도 아니어서 야생 여우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이 여우 사체를 국립환경연구원으로 옮겨 정밀조사를 하는 한편, 사체가 발견된 주변지역에 대해서도 정밀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40년 만에 토종 여우가 발견됐다는 언론의 스트레이트 기사다. 언뜻 보아 속보 유형의 기사로 손색이 없다. 그러나 이 기사는 필자가 짜깁기한 것이다.

▒ 이 기사가 어떻게 짜깁기 됐는지를 한번 들여다보자.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여우, 죽은채 발견

1960년대 이후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아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토종 여우가 사체로 발견됐다. 환경부는 지난 23일 오후 3시쯤 강원도 양구군 동면 덕곡리 뒷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개 모양의 동물을 확인한 결과 여우 수컷으로 확인됐다고 24일 밝혔다.(세계일보)

비롯 사체이긴 하지만 야생 여우가 발견된 것은 40여년 만에 처음이다. (국민일보)

여우는 해방 전까지만 해도 전국 야산에 많이 분포했으나 무분별한 포획과 쥐약에 의한 2차 피해로 점점 사라져 60년대 이후에는 관찰되지 않았다. 78년에는 밀렵꾼에 의해 지리산에서 덫에 걸려 숨진 여우가 발견됐다는 비공식보고도 있었다.(한국일보)

유병호 국립환경연구원 동물생태과장은 ?1970년대초 동대문 시장에서 여우 모피가 거래됐다는 이야기가 있으나 그것이 국내 야생 여우의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현재 여우가 국내에서 사육되지 않고 있고, 한때 수입됐던 외래종은 여우도 아니어서 야생 여우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이 여우 사체를 국립환경연구원으로 옮겨 정밀조사를 하는 한편, 사체가 발견된 주변지역에 대해서도 정밀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한겨레신문)

출처가 밝혀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 기사가 짜깁기됐다는 것을 누가 알 수 있는가?

대학시절 인터넷을 뒤져 짜깁기 리포트를 제출했는데 A+ 학점을 받았다는 한 경험자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실제로 짜깁기 리포트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교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필자가 장담컨대 오늘날 대학가의 리포트 중 최소 50% 이상은 이 같은 짜깁기 리포트로 제출될 것이다. 귀신같이 만들어진 짜깁기 리포트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교수가 일일이 검증하지 않는 한, 엉터리 우등생은 계속해서 배출될 것이다. 이것은 지식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조합하는 것이다.

위의 스트레이트 기사는 필자가 쉼표 하나도 건드리지 않고 마우스 하나만으로 짜깁기 한 것이다. 실제로 자료를 잘 뒤지면(?) 마우스 하나만으로 순식간에 원고지 수십 매, 수백 매 분량의 리포트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 기업에 있어서도 짜깁기, 베끼기는 심각한 수준에 있다.

각종 보고서와 분석자료, 프리젠테이션 자료 등이 짜깁기, 베끼기로 일관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어떤 인재를 우수하다고 평가할 것인가? 짜깁기를 하더라도 보고서를 제대로 제출한 직원을 높이 평가할 것인가, 창의적이지만 어설픈 보고서를 제출한 직원을 높이 평가할 것인가? 우리 사회의 글쓰기 짜깁기, 베끼기는 생각보다 매우 심각한 수준에 있다. 심지어 작가와 기자들도 인터넷을 통해 상당부분을 짜깁기하고 있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 사회의 글쓰기 수준이자, 현실이다. 이런 상태에서 우리는 어떤 지식을 받아들여야 하고, 어떤 창작물을 신뢰할 수 있는가? 짜깁기와 베끼기는 검증되지 않는 지식을 만들어 내는 것과 같다. 지식이 우리들의 미래를 담보하는 양식이라고 한다면, 이는 보통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잘못 쓰여진 베낀 글, 짜깁기된 글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가? 솔직한 이야기로, 위의 경우와 같은 스트레이트 기사는 라이팅 전문가도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기승전결이 뚜렷한 육하원칙의 기본 하에 쓰여진 글들은 그만큼 짜깁기가 쉽다는 얘기다. 그러나, 주관적인 진단과 의견이 포함되는 리포트나 원고들은 베끼기 글, 짜깁기 글을 손쉽게 가려낼 수 있다. 이에 대한 구별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베끼기, 짜깁기 글을 구별하는 10가지 방법

1. 논리전개가 일관되지 못하거나 상황의 중복 현상이 있다.
2. 접속사가 문장과 매끄럽게 연결되어 있지 않다.(글의 색채가 다르다)
3. 주장이 엉뚱하게 이어지는 현상이 있다.
4. 문맥마다 문장작성 스타일이 다르다.
5. 문서파일의 경우 스페이스 처리가 불필요하게 많다.
6. 문장의 연결이 부자연스럽다.
7. Writing 경험에 배해 문장력이 뛰어나다는 판단이 든다.
8.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문장이다.
9. 원고작성에 걸리는 시간이 매우 빠르다.
10. 원고작성 유형이 혼재되어 있다.(ex: 스트레이트형+칼럼형+리포트형+연설문형)

이상의 경우에 한 가지라도 포함된다면, 베끼기, 짜깁기를 의심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기본적으로 글쓰기의 베끼기, 짜깁기를 판단하려면 작성된 원고 스타일을 살펴보면 된다. 누구든 타인과 다른 나름의 성향과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예컨대 그림을 그리는 화가도 성향이 다르고, 웹디자이너도 스타일이 제각각이다. 문장가도 마찬가지다. 이것은 색깔이다. 이것을 구분하면 된다. 문장력이 취약한 사람일수록 베끼기, 짜깁기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사실 이것은 비운이다. 이러한 현실이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하겠지만, 이것을 구분할 줄도 알아야 한다. 이것이 올바른 글쓰기 문화를 만드는 길이고, 건전한 지식사회를 만드는 길이다.

글쓰기 베끼기, 짜깁기는 더 이상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이것은 스스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행위이다. 아울러 타인의 정서를 헤치는 것이기도 하다. 정 베끼기, 짜깁기를 하여야 하겠다면, 필자를 찾아오라고 말하고 싶다. 그들에게 진심으로 제대로 된 베끼기 짜깁기 기술을 가르쳐 줄 용의가 있다. 하지만 그 전에, 글쓰기 양심을 점검하라고 말하고 싶다. 베끼기와 짜깁기는 다른 사람의 창작과 지식을 도둑질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2 # 촌평[ | ]



수정완료! -_- 김익수씨 이 양반도 제대로 썼구 나만 별 생각없이 "짜집기"라고 썼었구만... -- BrainSalad 2004-4-19 7:13 pm

며칠전 간단한 번역을 하다가 짜집기가 맞는지 짜깁기가 맞는지 예전부터 좀 아리까리한 부분이라 사전을 잠깐 찾아봤는데, 짜깁기란 말이 맞고 짜집기는 짜깁기를 잘못 사용한 거라더라 ^^* 자주 써야 헷갈리지 않지. -- RoadToYou 2004-4-19 4:48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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