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스 오브 뉴욕/잡담

1 영화[ | ]

  • 감독: 마틴 스콜세지
  •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암스테르담 발론), 다니엘 데이 루이스(윌리엄 '빌 더 부처' 커팅), 카메론 디아즈(제니 에버딘), 짐 브로드벤트(윌리엄 '보스' 트위드), 리암 니슨(발론 신부), 존 C. 라일리(해피 잭), 마틴 스콜세지(집주인)

2 #[ | ]

이 양반 영화를 작가주의 관점에서 뜯어먹을 자신은 없고, 본지도 제법 되다보니 미주알 고주알 적는데 한계도 느껴진다. 어쨌거나 한번 가보자.

그의 사랑과 복수가 전세계를 사로잡는다

본작의 포스터에서 제목을 빼고는 제일 쉽게 눈에 띄는 문구다. 아, 그전에 영화포스터에 남녀주역 3인방의 얼굴 스케치가 겹쳐져 있다.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 컨셉이고 진부한듯도 한데 뭐 이건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다시 저 위의 카피로 넘어가서, 영화의 아이덴티티를 이 한줄의 카피로 인상짓고 싶었겠지만 이건 과장된 표현이라기보다는 어이없고 뜬금없는 감이 있다.

영화는 뉴욕의 태동기를 배경으로 한다. 원조 뉴요커들과 아일랜드 이주민 세력간의 처절한 전쟁 속에서 대를 이은 복수극, 삼각관계라기엔 좀 그렇지만 어쨌거나 빠지지않고 등장하는 사랑타령 등 꽤나 뻔한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다.

이 뻔한 구도에서도 물론 결말은 여러가지 형태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이 영화의 경우는 안타깝게도 뭔가 기대치에 부응 못해주는 감이 있는데, 어쨌거나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해야 할 영화라고 생각된다.

칼에 묻은 피를 닦지마라

도입부에서 암스텔담(레오나르도)의 아버지로 분한 리암 니슨은 아들에게 이 말을 남기고 빌더부처와의 혈투에서 애처로운 죽음을 맞는다. 이 대사 한마디야말로 영화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이후 암스텔담이 성장하고 텃밭으로 돌아와서 빌더부처에게 복수를 하는 일련의 운명적인 과정들과 더 나아가서는 정작 감독이 영화를 통해서 말하고 싶었던 폭력과 피로 물들여진, 지금도 여전히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미국이란 나라의 실체를 비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비록 그 추악함이 내가 기대한 바만큼 그려지진 않았지만 미국의 어둡고 부끄러운 단면들을 많이 들추어 오던 감독의 노력이 이제는 마피아 이전까지도 거슬러 올라가면서 태생적으로 과연 미국이 의회민주주의를 자랑할만한 나라였던가, 뉴욕은 세계의 수도라고 자부할만한 품위를 지녔던가를 꼬집어보자는 차원으로 해석하고 싶고 그래서 마치 서사적인 복수극으로 비춰질 수 있는 이야기지만 그 어떤 미화의 소구들도 마땅히 찾기 어려운 이유가 되는 것이다.

역시 다니엘?

영화를 선택하면서 고민거리는 카메론 디아즈와 레오나르도가 둘다 꼴보기 싫어졌다는 것이었다. 특히 카메론 디아즈는 처음 마스크에서 보았을 때의 신선함이 해를 넘길수록 망가지는 주책맞은 모습(혹자는 이게 더 좋단다)들 속에서 가물가물해지고 있어 안타깝기도 한데 어쨌거나 기대를 잔뜩 가지고 감상에 임했던건 역시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치가 떨리도록 완벽한 악역연기"라는 극찬 때문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정도의 과장된 칭찬을 듣기는 좀 그렇고 "과연 그답다"정도로 끝내도 좋을 수준이었다는 느낌인데 그렇다고는 해도 현역 스타들 중 도대체 이만큼의 카리스마를 가진 연기자가 몇이나 될까?

최근 활약이 뜸했던 그가 이 영화를 발판으로 다시 중앙무대를 휩쓸어주기를, 더 많은 유쾌하고 놀라운 변신들을 우리에게 선물해주길 기대해 본다. 암튼 이번엔 개인적인 기대가 너무 컸었나보다.

기대 이상의 수확이라면 레오나르도가 이제 "어른"이 확실히 되어간다고 등을 두드려줄만큼 성장했다는 느낌이고 문득 캐치미이프유캔같은 영화보다는 차라리 냉혹하기 짝이 없는 엘리트 연쇄살인범과 같은 캐릭터를 시도해보면 잘할것 같다는 상상을 떠올리게 되었다.

결론이랄것도 없지만 마무리해보자면 영화는 우선 보는 재미가 있다. 세트로 대변되는 스케일부터가 보는 즐거움이 만만치 않다. 배우들에 대한 감독의 선택과 조련은 기대 이상이라고 해주자. 보는 이에 따라 메세지는 천양지차겠지만 흔히 다뤄지지 않던 뉴욕의 태생적 비밀을 엿보는듯한 재미도 쏠쏠하다. 스콜세지 감독이 거의 30여년을 몸살을 앓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미라맥스의 하비웨인스타인에게 특별히 감사를. 그가 아니었으면 이 영화는 탄생하지 못했을지도 모르니까.

아직 못본 사람이 있다면 마틴스콜세지의 출연을 눈여겨 보시길...

3 같이 보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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