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gelis - China

1 개요[ | ]

Vangelis
China (1979)

2 1979 China Polydor POLD 5018 ★★★★★[ | ]

78년 말엽 VANGELIS와 RCA 레코드사간의 불편한 관계는 RCA가 'The best of'앨범 이후의 공식 앨범을 위한 일체의 support를 고사함으로써 정점에 이르게 된다. VANGELIS는 결국 이적을 결심하게 되었고 전부터 계획 중이었던 새로운 프로젝트에 착수하기 위해 서둘러 여러 레코드 레이블을 노크했다. 이미 예전 동물 시리즈의 음반들의 licence를 확보하고 있었던 Polydor이 해가 넘어가기도 전에 VANGELIS의 까다로운 조건들을 모두 수용함으로써 그의 영입에 성공하게 된다. 그의 음악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중흥기라 할 수 있었던 RCA 시대는 그렇게 막을 내리게 된다.

VANGELIS는 수년 전부터 동양의 음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나는 그 독특한 특징와 향기처럼 내가 느낀 바를 이 앨범에 담을려고 노력했습니다..나는 또한 중국과 그리이스의 음악의 사이에서 어떤 유사점을 찾기도 했는데 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걸쳐 이러한 음악적 유사성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Polydor 이적 후 첫 번째 정규 앨범이기도 한 'China'는 그의 가장 접근하기 쉽고 또 멜로디성이 강한 작품 중 하나이다. 'Albedo 0.39'앨범과 마찬가지로 이 앨범 역시 여러 가지 책에서 음악적 모티브를 얻었으며 평소 동양적인 무드의 음악을 해보고 싶었던 욕심도 한 몫을 하였다.

그는 동양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도 없는 백지 상태에서 서양인이 생각하는 동양에 대한 이미지를 오로지 상상에 의해서 창조해 보고 싶어했으며 이 때문에 레코딩 기간 동안 단 한차례도 중국을 방문하지 않았다. 다만 런던의 china town에 있는 중국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거나 거리를 거닐면서 동양의 분위기를 흡입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VANGELIS는 이미 Rossif감독의 score를 작업하는 동안 여러 종류의 Koto를 구입한 적이 있었으며 특히 Covent garden에 있는 퍼커션 가게를 운영하는 그의 한 친구가 중국인 뮤지션들을 소개시켜 주기도 했다. 그러나 언어적인 문제로 레코딩에는 참여하지 못했다고 한다. Koto이외에도 생소한 중국 악기들을 잔뜩 스튜디오에 들고 온 VANGELIS는 하나씩 악기 연주를 마스터 해 나가기 시작했으며 레코딩이 한창 진행 될 무렵에는 거의 대부분의 악기들을 모두 다룰 수 있게 되었다. 특히 평소 큰 손 때문에 다루는데 애를 먹었던 기타도 능숙하게 연주하게 되었으며 실제 그는 mixing desk에 직접 전자 기타를 연결하여 활용하는 보통 direct-injecting 또는 DI-ing이라 불리는 기술을 도입하기도 하였다.

새 앨범은 또한 이전보다 한층 향상된 음질로 구성되어 있다. 이전의 API mixer와 Scully 16 track이 Lyrec 24 track과 Quad eight pacifica mixer로 대체되었으며 새로운 mixing desk도 Nemo 스튜디오에 설치되었기 때문이다. Lyrec은 특히 그 작은 사이즈로 VANGELIS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그는 자신의 아파트에 직접 이 machine을 설치하여 레코딩에 활용하였으며 덕분에 그는 이전부터 고질적으로 따라오던 음악적 환경의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 우리가 오늘 정확히 똑같은 작업을 서로 다른 장소에서 한다면 그 사운드도 달라지게 됩니다... 그 차이는 곡에 있어서 매우 중요할 수 있습니다." 앨범의 앞, 뒤 커버에는 아테네의 Hilton 호텔에 있는 수영장에서 촬영한 VANGELIS의 수영하는 모습이 실려있다.

앨범의 완성도가 기대 이상임을 스스로 확인한 VANGELIS는 서둘러 promotion을 위한 공연 계획을 세운다. 79년 4월부터 시작되는 세차례의 promotion tour는 런던의 Drury lane 극장을 시작으로, 5월에는 Brussels의 Cirque royale, 그리고 6월에는 BRT symphony orchestra와 합창단을 동원한 파리 공연으로 막을 내린다. 특히 Brussels에서의 공연실황은 라디오로 생중계 되었는데 'China'앨범의 promotion 공연인 만큼 새앨범의 수록곡들이 많이 연주 되었지만 대부분 앨범의 원곡과 다르게 새롭게 편곡이 되었으며 특히 기존 RCA 레이블 재적시의 대표곡들이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통해 색다른 분위기로 옷을 갈아 입어 팬들을 놀라게 했다. (이 공연 실황은 지금도 bootleg으로 들을 수 있는데, 8분여대로 공연 전 후반에 걸쳐 두차례 연주되는 'Pulstar'의 오케스트라 버전도 매우 훌륭하지만 특히 'Himalaya'앞에 연주되는 12분이 넘는 improvisation은 이 공연의 최고의 압권이다.) "어떤 것도 symphony orchestra를 대신할 수 없으며 또한 어떤 것도 electronic instruments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나는 orchestra를 하나의 악기 그 자체로 활용했습니다. 다음 공연장소가 런던이 될지 아님 다른 곳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orchestra를 결합 시킬 것입니다."

앨범은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업적인 재미는 그리 신통치 않았다. 앨범에서는 하루 평균 24 마일의 전체 6000 마일에 달하는 중국 공산당의 대장정의 모습을 그린 'The long march'가 싱글컷 되었는데 특이하게도 이 싱글은 앨범에 수록되지 않은 part.2가 B-side에 실려있다. part.2는 Twickenham의 Orleans infants school의 어린이들의 보컬 파트를 새롭게 도입한 것으로 UNICEF에 헌정되기도 하였다. 또한 레코딩 장면과 당시 런던에서의 생활을 담은 10여분대의 promotion video가 제작되어 화제를 낳기도 하였다.

앨범의 전체적인 sound는 RCA제적시의 음반들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특히 'The dragon'같은 곡은 'Heaven & hell'의 스타일을 그대로 답습한 듯 드라마틱한 곡의 전개와 강렬한 느낌을 주는 퍼커션의 도입이 인상적이며 역동적인 중국의 심상을 표현한 'Chung kuo'는 80년대부터 전개되는 미니멀한 편곡 구성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곡이기도 하다. 앨범에서 팬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던 'The tao of love'는 Michel Ripoche의 발군의 바이올린 실력이 빛을 발한 아름다운 곡이다. J.C. Cooper의 'Taoism'의 한 구절을 그대로 활용한 'The little fete"는 Earth ('73)앨범의 'A song'이나 Albedo 0.39('75)의 타이틀 곡을 연상시키는 로맨틱한 멜로디와 어쿠스틱 악기의 도입이 소박한 동양적인 미를 잘 표현하고 있는 듯 하다. 앨범의 B면에서 가장 두드러진 'Himalaya'는 7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그의 ambient 스타일의 발전형으로 VANGELIS 스스로 본작의 best track으로 손꼽을 만큼 심혈을 기울인 곡이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눈보라가 휘몰아 치는 산 정상을 연상시키는 듯한 건반 플레이는 역시 그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 나는 어릴 때부터 늘 중국 음악에 친밀함을 느껴왔습니다. 물론 모든 ethnic music은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나는 늘 중국 음악에 애정을 갖고 있었습니다..중국의 민속 음악을 시도해 본적은 없지만 말이죠.."

  • EP

76년 유럽 일부에서 발표된 4 track EP앨범입니다..당시 그가 음반활동 이외에도 다방면에서 초전성기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인기트렉들을 모두 수록한 이 EP가 꽤 희귀한 측에 속하는 것은 의외입니다..알려진 바로는 RCA에서 그의 인기에 편승해서 발표했던 비슷한 시기의 많은 음반들 중 하나였으며 차트 기록도 없고 실제 이 EP는 어떤 국가에서는 79년에 발표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기도 합니다.. 뭐 열성팬이라면 collection에 꼭 추가해야 하며 특히 이무렵 음악스타일에 관심이 많은 팬들도 눈여겨 볼 만한 아이템입니다..45rpm반 답게 충실한 음질과 고출력을 보장하며 'Pulstar'의 경우 약간 edit되어 수록되어 있습니다..

  • LP 박스


Vangelis의 box set형태로 발매된 것들 중에 유일하게 LP로 구성되어 있는 item입니다..CD box set은 종류가 매우 많은 반면 LP box set이 단 한 종류라는 것은 LP시대의 활동 경력을 볼 때 약간 의외로 판단되지만 마치 영화 VHS/DVD의 경우 시리즈의 3편이 크게 성공하면 앞서 1,2편을 포함하여 저가에 package로 판매하는 상술과 마찬가지로 'chariots of fire'의 상업적 성공에 편승한 Polydor의 얄팍한 판매전략 중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3장 모두 UK반으로 'China'앨범은 gatefold 사양이며 특이하게 6 page정도의 LP보다 약간 작은 size의 photo book이 들어 있는데 사실 앨범보다 이 photo book의 가치가 훨씬 높다고 판단될 만큼 자료적 가치가 높습니다. Photobook에는 우선 'chariots of fire'의 recording장면들과 76년 Royal Albert Hall에서의 공연 장면, 78년 Paris의 'Pavillon de Paris'에서의 공연 장면들, 그리고 Brussels의 'Cirque royale'에서의 공연 장면들과 매우 진귀한 'Opera sauvage'와 'China'앨범의 recording모습들을 담은 사진들이 차례로 수록되어 있습니다..RCA시절의 진보적인 형식미의 추구에서 약간 한발짝 떨어져 소리 자체의 깊이를 음미하고 체감해 가던 Polydor 초창기 시절의 모습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꽤 훌륭한 photo book이며 이 하나 만으로도 box set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판단됩니다..가격대는 이 LP 3장의 평균 합산 가격보다 약 2배이상 높은 편이며 요즘은 극히 희귀해지고 있는 편입니다..

  • CD박스


이미 코너를 통해 box set에 관한 소개를 올린 바 있지만 지금 소개하는 것은 Promotion용으로 box set없이 CD로만 발매된 item입니다..당연히 CD print면에는 Vangelis의 autograph도 없고 numbering도 되어 있지 않습니다만 이 두가지만 제외하면 box set에 포함된 것과 동일합니다..Promotion용으로 제작 배포된 것이지만 promotion과 관련된 어떠한 문구도 찾을 수 없다는 것도 특징이라 생각됩니다..특이한 것은 가격대가 box set과 거의 맞먹는다는 점인데 box set을 갖고 계신분이라면 절대 구입할 필요가 없지만 오로지 CD만 필요하신 분들에게도 차라리 돈을 더 들여서라도 box set을 권해드리고 싶네요..역시 die-hard collector들만 관심을 가질 만한 item.. --사용자:albedo

  • 1979 The Long March / Long March Part.2 Polydor POSP 57

Polydor로 이적한 반젤리스가 첫번째로 발표한 앨범은 이색적으로 동양을 주제로 한 'China'였다. 실제 중국에 가본 적이 없는 그는 'albedo 0.39'때와 마찬가지로 책을 통해 모티브를 얻게 되었으며, 동양의 정서와 향기, 느낌을 찾기 위해 런던의 차이나 타운에서 식사를 하고 거리를 거닐면서 막연히 갖고 있던 동양에 대한 이미지를 음악적으로 구체화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드물게 그는 본작에서 퍼커션에 가까우리 만치 타악기적인 스타일의 건반플레이를 보여주며 koto를 비롯한 각종 중국 악기를 비롯하여 직접 중국인 연주자를 스튜디오로 초청하기도 했다. 앨범에서는 'the long march'가 싱글로 발표되는데 역시 앨범에는 미 수록된 'part.2'를 B-side로 하고 있다. (지금 이야기 하는 'the long march'는 CD의 2분짜리 트렉이 아니다. 원래 LP에서는 'chung kuo'의 후반부부터 이어지는 6분에 못미치는 곡이 모두 'the long march'이며, CD로 컨버팅 되면서 어중간하게 후반부의 서정적인 피아노 연주 곡만 따로 'the long march'라는 타이틀로 어중간 하게 나뉘어져 있다.)타이틀 곡은 61년 발표된 에드가 스노우의 소설 'Red china today'라는 소설 가운데 중국 혁명군의 총 3000마일에 걸친 대 행군 부분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UNICEF에 헌정되기도 했던 'part.2'는 orleands infants school의 어린이들을 스튜디오로 초청하여 중반 이후 부터의 주 멜로디 파트를 아이들의 합창으로 대신 한, 반젤리스의 모든 곡들을 통틀어 유례없는 동심으로 충만한 사랑스러운 곡이다. 아마 원 곡의 실험적이고 차가운 분위기만을 연상하고 듣게 된다면 noisy한 시퀀싱에 어우러진 아이들의 귀엽고 천진난만한 목소리에 입가 가득 미소를 머금게 될 매력적인 곡이다. ( 레코딩에 관련된 사진을 보면 헤드폰을 귀에 걸친 반젤리스 주위로 20여명의 7-8살 남짓한 아이들이 올망졸망 앉아 있는 모습이 재미있다..)

79년 앨범 'China'에서 싱글 컷된 'The long march'가 컬렉터들의 주목을 받게된 이유는 Unicef에 헌정되기도 했던 B-side에 수록된 Twickenham의 orleans infant school의 아이들이 참여한 part. 2 때문인데요, 이 버전은 공식음반에 단 한차례도 수록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이 싱글은 크게 2종류의 cover design이 존재하는데 지금 소개하는 것은 그 중 하나로 이무렵 VANGELIS의 우수에 찬 모습이 인상적으로 느껴집니다. 이런 picture disc사양은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편이며 non-picture disc도 현재 ebay나 여러 online-shop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3 antiright[ | ]

발신: antiright <iamagh@y...> 날짜: 2003/10/30 (목) 5:56am 제목: THE DRAGON을 듣고 옛생각을 하다

오랜만에 반젤리스의 '중국'앨범에 있는 DRAGON을 듣다보니 학창시절의 아련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한 번 적어봅니다.

때는 82년경(너무 옛날인가요?) 성시완씨가 밤 1시에 심야프로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엽서에 당첨되면 세계각국의 프로그레시브락이 담긴 음악테이프를 보내줬었습니다. 너무 늦게 방송을 해서 거의 듣지는 못했었는데 친구녀석이 보낸 엽서가 운좋게 당첨되어 바로 그 행운의 테이프를 받았었습니다.(그 친구도 방송을 계속 들었던 건아니고 방송국에 엽서 보내는 것이 취미였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우편으로 받은 테이프를 학교로 가져와 저에게 보여주면서 하는 말이 '들어보니 음악이 좀 이상해, 그리고 제목 보고 어느게 가수인지 어느게 노래인지 모르겠어'. 그래도 그 당시 팝송을 많이 안다고 소문이 나있던 저는 자신있게 '어디 줘바' 하고 테이프를 받아 들었는데 당황스럽게도 저 역시 어느쪽이 노래명이고 가수명인지 도저히 구분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광명처럼 눈에 띈건 VANGELIS라고 써있는 부분이었습니다.

THE DRAGON - VANGELIS EVANGELOS PAPATHANASSIOU (GREECE)

반겔리스는 그 당시 불의 마차가 힛트하여 이름을 알고 있었죠. 이름을 길게 써놓아 알아체는데 좀 시간이 걸렸지만 당황한 가운데서도 예리하게 이름을 포착하여 '오른쪽이 가수명이야' 하고 친구에게 자랑스럽게 알려줬습니다.

그 테이프를 빌려서 많이 들었었는데, 크롬 테이프에 아주 좋은 음질로 녹음되있었습니다. 그 밖의 그룹들은 ANGE, WALLESTEIN, STRAWBS 등 모두 다른 나라의 아티스트들이었습니다. 정말 생소한 이름들이었죠.

(그로부터 2~3년 후에 성음에서 '중국' 앨범이 라이센스로 나왔었습니다. 아주 많이 들었었죠.)

성시완씨 등장 전에는 팝컬럼니스트들이 라디오에 나와 프로그레시브 특집이라고하여 틀어준 음악들은 예스, 이엘피, 킹 크림슨, 핑크 플로이드 등이 전부였습니다.(전영혁씨 조차) 그리고 우리들은 그 밴드들이 프로그레시브의 전부인 줄 알았었죠.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성시완씨가 등장하여 처음 듣는 신기한 음악들을 마구 들려줬습니다. 당시의 팝칼럼니스트들을 경악케 하며.

거의 혁명적이었죠. '성시완 혁명'

4 거북이[ | ]

이색작 Beaubourg를 발매하고 다시 폴리도어로 돌아온 반젤리스는 이 앨범에서부터 웅장한 구성보다는 섬세한 표현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다. 그것은 이 앨범에서도 잘 드러났지만 다음 앨범 Opera Sauvage에서 정점을 이루게 된다. 이 앨범을 들을 때 느껴지는 그 낭만성은 당연히 엑조틱한 오리엔탈리즘의 안경을 뒤집어쓰고있는 것이지만 서구인이 만들어낸 것 치곤 꽤 진솔한 편이다.
중국Chung Kuo에서 그는 웅장하게 시작하지 않고 미묘하게 앨범을 시작하고 있다. 이 앨범이 예전과 같은 사운드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대장정The Long March은 이상하게 피아노 솔로 곡이다. 대장정이라는 대 역사를 웅장하게 표현하기 부담스러웠던 것일까? 아니 별 의도는 없을듯 하다. 어쩌면 반젤리스는 중국을 전혀 공부하지 않고 앨범을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듣기에 앞면에서 가장 잘된 곡은 매화The Plum Blossom이다. 매화에서 그는 바이올린 소리로 마치 중국의 쟁箏이나 슬瑟을 켜는듯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그리고 오케스트레이션을 묘하게 사용해 기존에는 듣기 힘들었던 곡 스타일을 끌어내었다.
뒷면 첫곡인 작은 축제The Little Fete는 이백(李白, 701-762)의 시 월하독작月下獨酌을 낭송하고 있다. '잔 들어 밝은 달을 맞이하고/그림자를 대하니 셋이 되었구나'라는 구절에서 풍기는 이 시선詩仙의 감성은 저 서역보다도 더욱 서역의 색목인들까지 매료시켰던 것이다. 음양Yin and Yang에서 만들어 낸 웅장한 사운드는 중국 특유의 과장된 음악 스타일을 반젤리스 고유의 과장된 사운드로 재해석한 재미있는 트랙이다. 이어 히말라야Himalaya를 거쳐 정상Summit에 이르기까지는 Antartica의 미니멀한 연주와 비슷한 구성을 보여준다. 중국에 관한 앨범에서 히말라야로 마무리짓는 것은 상당히 아이러니컬하다. 반젤리스에게는 티벳도 중국의 이미지를 주는 것일까.
이 시점에서 반젤리스가 섬세한 감정 묘사로 방향을 돌린 것은 매우 바람직했다. 여기 실린 음양처럼 세상에는 양면이 있고 그가 지상의 음악에서 천상의 음악으로 전환했던 것처럼 거대한 음악에서 미묘한 음악으로 전환하는 것은 반젤리스라는 음악인의 지평을 또 한번 넓힌 것이기 때문이다. -- 거북이 2003-4-29 11:25 am

5 참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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