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us Gro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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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이춘식[ | ]

TITUS GROAN - Titus Groan 음악을 좋아하는 매니어들이 - 특히 아트록 분야에 있어서 - 가지고 있는 폐쇄성이 한가지 있는데, 그건 다름아닌 지금 자신이 듣고 있는 음악이 다른 누구에게도 노출되어 있지 않은 절대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물론 좋게 이야기해서 매니어만이 가질 수 있는 고집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객관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이것은 분명 하나의 권력이자 폭력이다. 권력은 가진자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이다. 그래서 자신만의 권력 공간이 노출되면 그는 또다른 공간을 창출하게 마련이다. 음악도 예외일 수는 없다. 희소성이 가치의 절대 기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으며, 음악성은 부차적인 것으로 전략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다보니까 자연히 국내에 유입되는 해외의 음반들은 힘들이지 않고 프레미엄이 얹혀진채 거래되고 있다.

라이프 싸이클(Life Cycle)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지금 이순간에 아트록 같은 Serious한 음악이 살아남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언제까지나 가치의 희소성만을 강조할 것인가, 음악은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음악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이미지의 아름다움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리라 여겨진다. 그러한 이미지 다시 말하면 분위기 내지 감각이라는 면의 효용성을 최대로 고려한 음악에 있어서 아트록만큼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는 것은 없다고 본다.

바로 여기에 아트록의 생존전략에 대한 답이 있다. 지금 이 음반을 사신 여러분들이나 어줍쟎은 이야기를 쓰고 있는 필자의 노력여하에 달려있다. 바로 여러분들이 아트록 보급의 메신져 역할을 하면 되는 것이다. 활자 매체나 방송 매체의 중요성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좋은 음악은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는 속도가 제일 빠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젠 여러분들이나 필자나 나만의 닫힌 공간에서의 카타르시스를 즐기기 보다는 열린 공간에서의 함께 하는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넓혀지길 바라며, 여기 그간 묻혀왔던 브리티쉬 록의 정수를 들려주는 Titus Groan의 유일한 작품을 같이 할까 한다.
영국 전후 문학을 선도했던 Mervin Peake의 삼부작 소설 가운데 등장하는 이름을 그룹명으로 삼았던 Titus Groan은 Stuart Cowell(기타, 건반), Tony Priestland(색소폰, 플륫, 오보에), John Lee(베이스), Jim Toomey(드럼)의 라인업으로 70년 5월 23일, 영국의 뉴캐슬 지역에서 개최된 Hollywood Pop Festival에 참가하면서 대중들에게 그 모습을 선보였다. 이 콘서트에는 Ginger Baker가 이끌었던 Airforce를 비롯해 많은 그룹들이 참가했으며, 하드록 그룹인 Grateful Dead의 첫 라이브 무대이기도 했다. 이미 이들의 가능성을 애견한 Pye 레코드사의 전문 음악 레이블인 Dawn과의 게약을 맺고 가졌던 공연이기도 해서 이들에게는 큰 의미가 담겨 있던 무대였다. 그해 10월 Dawn 레이블 소속인 Demon Fuzz, Comus 등과 함께 투어 공연을 가지면서 보다 확고한 자신들만의 색깔을 선보였다.

흐느적거리는 블루스 취향의 곡, (It Wasn't For You)에서는 Titus Groan은 자신들의 실력을 조금 맛만 보여주다가 끝낸다. 밋밋하게 시작하다가 끝나는 부분에서는 Tony의 색소폰과 Stuart의 기타 하모니가 멋드러지게 어울리면서 4부작 구성의 (Hall Of Bright Carvings)의 주제부인 (Theme)이 흘러나온다. 색다른 멋을 보여주는 Tony의 오보에 사운드로 인해 고조되면서 Jethro Tull의 사운드를 연상시키는 두 번째 파트인 (In The Dusty High - Vaulted Hall)이 흐른다.

멤버들의 절제된 하모니와 좌우 스피커에서 나뉘어 들리는 기타와 색소폰의 사운드가 듣는 이의 귀를 즐겁게 해준다. 이어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세 번째 부분인 (The Burning)이 이어지고 끝으로 도입부의 주제 선율이 나오면서 11분이 넘는 대곡인 (Hall Of Bright Carvings)가 마감된다. 마치 한 개의 조곡을 듣고 있는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뛰어난 구성을 가지고 있는 (I Can't Change). 국내 취향의 발라드 스타일의 (It's All Up With Us)는 들으면 들을수록 감칠맛 나는 곡이다. 영국 포크 그룹인 Fuschia라는 팀이 생각나는 하지만 포크송은 아닌 (Fuschia)의 하드한 리프와 멜로디가 앨범을 마감한다. 이번 라이센스에는 앞서 언급했던 싱글 수록곡인 (Open The Door Homer)를 비롯해 (Woman Of The World), (Liverpool)이 보너스로 실려 있다.

브리티쉬 록, 그 묘한 매력으로 매니어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어내고 있는 영국인만의 감각을 Titus Groan은 가식없이 보여주고 있다.

글/이춘식

2 # 촌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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