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ay공연기/20060317

1 # Günter Müller, Tomas Korber, Norbert Möslang, Jason Kahn Signal to Noise tour[ | ]

저번주 목, 금요일 이틀간 이들과 relay라는 공연을 하고있는 사람들의 협연형식으로 공연이 이루어졌다. 목요일의 공연은 보지 못했기 때문에 언급할 수 없고, 금요일의 공연은 첫번째 연주가 시작되는 가운데 들어가게 되었다. 대략 8시정도...

이리카페는 처음 가보는 곳이었는데, 생각보다 찾기가 어렵지는 않았다. 일단, 공연 순서는

류한길, 배미령, Tomas Korber
최수환, 최준용, Jason Kahn
홍철기, Günter Müller, Joe Foster
진상태, Norbert Möslang, Sato Yukie
Günter Müller, Tomas Korber, Norbert Möslang, Jason Kahn

이러한 편성으로 진행 되었다.

총평은 '잘 못들었다.-_-;;;'다. 내가 늦게간 잘못도 있겠지만, 일단, 공연장의 분위기는 엄청나게 어수선(?)했다. 공연을 보러온 사람들은 상당히 많았다. 굉장히 진지하게 공연을 주시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공연과는 무관하게 움직 움직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어떤 사람들은 상당히 지겨워 하면서 억지로(?) 앉아있는 듯한 인상을 보여 주는 사람도 많았다. 무료공연이어서 그랬을까? 아니면, 누구의 손에 끌려왔나? 몇몇 사람만 어수선 하다면, 별로 신경이 안 쓰였을지도 모르지만, (정작 그 사람들은 조용히 앉아 있었을 지도 모른다.) 지겨워 하면서 억지로 자리를 체우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좋지 않았다. 쓸데없는 상상을 해보면 다만, 몇 천원이라도 받는 유료공연이었다면, 과연 저 지겨워 하는 사람들이 왔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무료 공연을 하는 이유는 주최하는 이들의 여러가지 사정이 있었을 거라 생각되기 때문에 내가 함부로 말하기는 문제가 있다.)

카페가 지하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공기도 엄청 탁했다...-_-;;; 공연 때문인지 배기구에 팬을 꺼 놓아서 공기는 더 좋지 못했다. 카페 중앙에 장비들을 모아 놓았는데, bar옆에서 사람들의 등만보고 있던 나에게는 각각의 연주음이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것인지... 하는 의심이 계속 들었다. 냉장고 냉각기 돌아가는 소리, 사람들이 잡담하는 소리 에 연주소리가 섞여 있었는데, 문제는 연주소리자체가 중앙에 집중되어 내 방향으로는 잘 전달되지 않는 듯한 인상을 지울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계속 서성거리고... 첫번째 연주는 거의 못들었다는 표현이 옳다. 그냥의 느낌은 전반적으로 음자체의 텍스쳐를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도 문제가 각각 들리지 않고, 뭉뚱그려져 날아오는 음이기때문에 연주자의 의도와는 전혀다른 음향이 전달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계속 들었다.)

이날의 연주가 환경이 가지고 있는 잡음과 교류하는 방식의 연주가 아니었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연주음에 방해가 되고 있는 환경음이 더 자세히 들릴때는 청자의 정신적 집중력을 높일 수 밖에 없다. 이것은 체력적으로도 힘든 일이다.

첫번째 연주가 끝나고 몇명이 도망을 쳐주어 자리를 어느정도 잡고, 두번째 연주를 기다렸다. 이날의 연주에서 가장 특이하다면 특이한 부분의 최수환의 연주(?)라는 생각이 든다. 어떠한 방법으로 하는지 (얼굴도 안보이기 때문에) 그것을 알 수는 없지만, 일단의 느낌은 가장 improvisation과 거리가 멀다는 생각을 했다. (추측으로는 즉흥이라기 보다는 작곡에 가까운 음의 진행을 보여 주었다. 이것이 아니라면, 나도 할말은 없다.-_-;;;) 사전에 약속이 된 것 같지 않은 협주였던것 같다. Jason Kahn과 최준용의 연주가 거의 끝날 무렵 최수환의 의도된(?) 음향이 나왔다. 평가를 하자면, 굳이 즉흥연주가 아니어도 충분히 좋은 음은 만들어지고 들려진다는 점이다.

이 연주가 끝나고 조금더 사람이 빠지고, 이제는 앉아서 볼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홍철기, Günter Müller, Joe Foster, 의 연주가 시작되었는데, 이날의 연주에서 음과 공연장면을 제대로 볼 수 있었던 것이 그나마 여기부터 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홍철기와 Günter Müller의 연주는 역시 거의 들리지 않았다. Joe Foster의 등이 보이는 자리에서 가장 잘 들리는 음은 Joe Foster의 음이었고, 나머지의 음향은 이상한 덩어리로 날아왔기 때문에 지금 이 음이 어디서 어떻게 온건지 알 수 없고, 정말 제대로 오고 있기는 한건지 역시도 의심이 가기 때문이었다.

Sato Yukie가 오랜만에 복귀를 하여 연주를 들려준 유닛에 사토의 연주는 예전과 거의 동일했고, 진상태의 음은 나에게 가까운 연주자의 음과 환경의 잡음을 넘어 오기에 그 거리가 너무 멀었던 것 같다. (좀 심하게 말하면, 나에게는 마임에 가까운 연주...T.T...) Norbert Möslang의 소리 만들기는 이날의 공연에서 가장 시각적으로 화려함을 자랑했는데, 여러가지 전자고물들을 이용해 만들어 지는 소리가 가장 잘 들렸다. (시각적 요소가 집중도를 더 강하게 만들어 주었을 수도 있고, 상대적으로 나와의 거리가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해서 그럴 수도 있다.)

마지막의 연주는 초대된 네명의 연주자가 함께 하는 연주 였는데, 나의 느낌은 '음향의 텍스쳐를 이용한 어떤의미로는 앰비언스...'

주저리 주저리 끄적 거렸는데 내용의 80%는 '잘 안들려'였다. -_-;;; 이것은 어쩔수 없는 사실이었다. 차라리 무대를 벽면에 일렬로 배치하는 방법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져 들리는 음만을 가지고 평가한다면, 예전에 재즈를 듣다가 록음악을 듣고 있다는 한 사람의 이야기가 생각나게 했다. 그 사람이 재즈를 듣다가 록을 듣게된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재즈를 듣다 보면,(물론 그가 이야기하는 재즈가 역사속에서 무엇을 이야기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대략 비밥의 시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주자가 소위 '자기 표절'을 반복하는 것이 계속해서 보인다는 것이다. 그들은 라이브에서 '즉흥연주'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자기가 몰입된 과정속에서 반복해서 나오는 연주패턴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청자도 그것을 별로 신경쓰지 않고 그냥 즐겨주면 다행인데, 그 사람처럼 딴지를 걸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는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이런 '자기 표절'의 경우는 솔직히 얘기해서 '장르'를 초월한다. 팝, 록, 재즈, 클래식 심지어는 우리가 '즉흥'이라고 부르고 있는 음악에서도...

'즉흥'연주라는 것이 말 그대로 '자유롭게 연주'하는 것이라면, '무엇으로 부터' 자유로운 연주인지를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맴돌았다. 이것은 청자인 나도 마찬가지다. 자신은 항상 경계없이 음악을 듣고 있다고 생각하지 있는 사람들 중에서 (나를 포함하여) 과연 '무슨 경계로 부터'벗어나 자유롭게 음악을 듣고 있는 것인지 생각을 해본 적은 있었는지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 보았다. 연주자나 청자 모두 자신은 '자유롭다'고 말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자신의 취향이나 손과 귀의 익숙힘에 길들여져 있는것은 아닌지 계속 생각을 하게 하는 공연이었다.

사실 나는 내가 듣고 싶은것만 듣는 스타일이다. -_-;;; (상당히 무책임 하기는 하다. 나도 고칠라고 노력중이다) -- 장신고 2006-3-21 1:50 pm

2 # 촌평[ | ]


/20060513 Relay공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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