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jazTour

Rajaz Tour[ | ]

Camel 공연 리뷰

2000년 8월 27일 일요일, San Francisco 의 Great American Music Hall 에서.

by 윤현식 <mailto:labsurde@yahoo.com>

camel 의 공연을 알게 된 것은 어느날 아침 우연히 인철님의 예스 감상문을 읽는 도중이었습니다. (인철님, 감사. :) 문득, 제가 한동안 이곳의 라이브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날 아침에 공연 정보들을 죽 훑어봤었죠.

그런 와중에, digitalcity.com 이라는 웹사이트에서 Camel 의 공연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Camel? Camel? 이게 정말 내가 아는 Camel 인가?' 저는 믿을 수 없었습니다. 그날이 거의 공연 두주전이라 표가 있을지도 확실치 않고, 담배회사 Camel에서 주최하는 공연일지도 모르니까요. 곧바로 Camel 관련 사이트들을 찾아본 후, 제가 아는 Camel 이 맞다는 것을 알고는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세상에..
예스와 로저 워터스의 공연도 놓친 이 못난 놈 앞에 또 다른 기회가 있다니 말입니다.

인터넷 티켓 주문은 배달에 10일정도가 소요되어서 다음날 다른일 겸사 해서 아홉시경이었을까요...? 직접 티켓을 사러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 갔습니다.
지도를 인터넷에서 찍어가지고 갔지요. 엄청 고생끝에 주차를 시키고 지도에서 알려주는 곳으로 가보니 성당이 있더군요.

"잉.. 이곳인가..?"

하지만..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지도를 탓하며 위쪽 아랫쪽을 계속 찾아다니다가 겨우겨우 약 세블럭 아래 지역에서 Great American Music Hall 을 발견했습니다.
제발... 표가 있기를... 떨리는 마음으로 박스 오피스에 다가갔습니다.

현식: 27일자 캐멀 표 있어?
직원: 잠깐만 기다려봐.... 응, 있다.
현식: (아으~ 동동다리~) 오.. 다행. 근데 좌석 배정은 어떻게 되는 거지?
직원: 일찍오는 놈이 먼저 앉는 거야. 지금 표가 거의 매진이니까 좀 일찍와야겠다.
현식: 고마와.

전에도 썼지만... 그날 오는 길의 타국의 엄청나게 큰 달을 보면서.. 문득 Moon Madness 의 표지가 떠오르더군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Camel 의 앨범. 미국의 달은 왜 이렇게 큰지... 제 맘속에 알고 있던 달과는 너무 다르고, 평소에 보면 기분이 이상해지곤 했는데.. 오늘의 달은 정말 아름다왔습니다.

-=-=-=-

드디어 고대하던 27일입니다. 캐멀의 팬이면서도 듣지 않은 앨범들이 많아서 Napster 에서 이리저리 다운받아 훈련이랍시고 듣지 못했던 음악들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하는 등...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려 했지만.. Napster 에 Camel 의 앨범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56K 접속자들이었습니다. T.T 토요일날 MD 를 회사에 놓고 오는 실수를 저질러서 밤 10시에 회사에 가서 충전을 시키는 등, 그래도 준비는 치밀하게 했습니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가보는 공연, 녹음기기는 압수당한다, 고로.... 가방을 될 수 있으면 복잡하게 쓰레기들로 채우자, 등등... (제 MD 는 구형이라 사이즈가 커서 팬티속이나 모자속에 넣기는 힘들거든요.) 공연 시작 약 다섯시간 전, 그러니까 세시경 샌프란시스코로 떠났습니다.

평소에 주차가 몹시 힘들어서 공연장 약 15분 거리쯤에 주차할 곳을 발견하고 그곳에 차를 주차했습니다. 공연장에 가보니 길에 50대 아저씨들이 한 10명쯤 서있습니다.
'엥.. 아직 별로 없네... 온김에 다운타운이나 좀 걷다 오자.' 약 20분후 다시 왔는데 아직도 그 아저씨들밖에 없네요.

현식: 너희 캐멀 공연 보러 온거야?
아저씨: 응. 오늘 저녁에 공연있어.

아저씨들 속에 묻혀서 거기서 거진 세시간 반을 서 있었죠. 앞에 서 있는 아저씨는 South Carolina 에서 온 극성팬이었습니다. 그곳은 미국 동남부쯤 되는 곳이죠.
샌프란시스코와는 정 반대의 곳. 그리고 뒤에 서 있는 세명의 아저씨는 10시간 비행기를 타고 베네쥬엘라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했습니다. 정말 엄청난 사람들입니다. 길에 서있으면서 서서히 시간이 지나고 캐멀의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하나둘씩 줄을 이뤄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공연 두시간전에는 줄이 상당히 길어졌습니다. 그 와중에 동양인은 저밖에 없는 것 같더군요. 앞에 서있는 극렬 팬들은 캐멀의 티를 입은 사람들이 올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고 난리였습니다. 뒤에 있는 아저씨는 몰래몰래 마리화나를 피는 거 같았는데.. 확실치 않지만.. 묻기도 그렇고..
아무튼 담배같지는 않더군요. ^^;

길에서 한가지 느낀게.. 제 주변의 소위 일찍 온 극렬팬들은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서로 잘 들 알더군요. 저쪽에서 누가 오면.. "오, 누구야, 잘 지냈냐", "앨범은 어떻게 되가냐?" 등등... 말을 걸더군요.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제 앞에 있던 약 10명의 아저씨들이 공연 1시간 전에는 30명으로 불어났습니다. -_-; 뒤에 있는 아저씨는 곧 있을 ProgFest 에 간다고 자랑을 하고, 사람들이 다들 progressive rock 이야기를 하는 것들이.. 정말 색다른 분위기였습니다.

흠... 사설이 좀 길죠? 드디어.. 공연장 입장입니다.
표를 내고 손에 도장을 찍고 들어간 공연장은 극장같을 것이라는 제 예상과는 달리 작은 오페라 하우스같은 곳이었습니다. 즉, 사방은 오페라 하우스와 비슷하되, 의자는 극장식이 아니고 테이블이 있고 주변에 의자가 세개정도 있는 특이한 곳이었습니다. 수용 인원은 1, 2층 합쳐서 약 300, 400명 정도 될까...? 당황하는 시간도 잠시, 저는 앞부분 가운데 자리에 앉았습니다.

제 옆에는 멕시코 핏줄의 애가 있었는데 안절부절 못하고 있더군요. 무슨 일이냐고 묻자 자기 친구가 같이 왔는데 자리가 없어서 못 앉는다고 하더군요. 녀석은 친구 둘과 와서 테이블 하나를 차지해야 하는데 (테이블 1개당 3인) 그러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제가 내 옆에 껴서 앉아도 된다고 하자, 고맙다고 하면서 자기가 저번에 녹음한 Roger Waters 의 부트렉을 제게 선물로 주겠다고 합니다. :)
다른 친구녀석이 제 옆으로 오고... 그 친구가 자기가 본 공연들을 자랑합니다. Yes, Roger Waters, Marillioon, Peter Gabriel, Al Di Meola, Steve Vai 등등... 모두 2, 3년동안 샌프란시스코에서 공연을 했었고, 자기는 그걸 다 봤다구요. 정말 부러웠습니다.

녀석의 말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서의 공연은 주로 이런 형태의 Music Hall 에서 행해진다고 합니다. 곧 있을 킹 크림슨의 공연 (오늘 티켓을 받았습니다!)은 Fillmore 라는 곳에서 벌어지는데, Fillmore 는 이곳보다 네배는 더 큰 굉장한 곳이라고 합니다. 이곳은 테이블에 의자가 있는 스타일로 뒤에는 역시 바가 있고 웨이터들이 계속 왔다갔다하면서 주문을 받습니다. 술과 안주를 시킬 수 있죠.

공연 시간 8:00 가 지나고 약 8:15분경, 사람들은 캐멀을 외치며 박수를 치는 등, 안절부절하지 못하더군요. 드디어!! 8:20분에 캐멀이 등장했습니다...

흰머리가 검은 머리보다 많은 우리의 기타리스트 앤디, 그리고 앤디보다는 머리가 검지만 역시 백발이 성성한 콜린 베이스, 새로운 키보디스트 Guy LeBlanc(Gee 라고 읽는다더군요.) 와, 30이 될까말까한 역시 새로운 드러머 Denis Clement 가 무대위로 올라섰습니다. 나이는 나이인지라... 얼굴에도 주름이 완연한 앤디의 모습을 보니 뭐라 할 수 없는 묘한 기분이 복받쳐오르더군요. 사실 이전에 Camel 의 라이브는 단 한번 보았었죠. 친구 집에서 잠깐 Lady Fantasy 를 보았더랬는데... 당시 느낌은 '표정이 참 죽인다.' 였습니다. ; 한마디로 '못생겼다.' 였죠. 음악하는 사람이 못생기면 어떻고 잘생기면 어떻겠습니까만, 그 얼굴에 그 표정이라니 참 웃겼었습니다. 그 사람이.. 이제 백발이 성성한 준-노인이 되어서 실제로 보게 되다니요..

앤디는 아무 무늬도 없는 흰 티와 청바지를 입고 나왔습니다. 키는 약 180정도 되어보일까요? 그보다 작아보이지는 않고 성성한 머리와 주름진 얼굴로 기타를 매고 있었고, 콜린은 역시 젊을 때는 꽤 날렵한 얼굴이었을 거 같은 모습으로, 검은 셔츠에 검은 세미양복을 입고 베이스를 매고 있었습니다. 다른 두명의 새로운 멤버중 키보드를 맡은 Guy 는 French-Canadian 으로 Canada 에서 Nathan Mahl 이라는 밴드를 하고 있다는 것 밖에 몰랐고 흰 티에 검은 바지와 부츠, 그리고 검은 조끼(?
카우보이들이 입는.. :)를 입고 나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원래 드럼은 Clive Bunker 로 알고 있었는데 데니스라는 젊은 녀석이었고, 녀석은 흰 캐멀 티에 반바지를 입고, 머리는 머플러로 동여매고 있었습니다.

엄청난 갈채 박수가 흐른 후에 첫곡 Three wishes 가 시작되었습니다. Camel 의 30년동안 앤디의 기타소리는 별로 변화가 없지요? 그가 그 세월동안 들려준 깊이있고 맑은 기타소리, 그 기타가 가지고 있는 감정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그 서정적인 기타를 축으로 Camel 의 서정적이고, 때로는 격렬하고, 때로는 신나는 음악은 그렇게 오랫동안 팬들을 기쁘게 해주었던 것이죠. 저에게는 그의 기타 소리는 슬픈 사람이 신나보려고, 격정적이어보려고 하는 것 같은 인상을 주어 왔습니다. 역시 오늘도 기의 기타 소리는 저의 몸 곳곳을 뚫을 것처럼 맑고 아름답고 힘있었습니다.
기의 키보드가 살짝 깔리면서 시작되는 앤디의 기타를 뒤로하고 다소 흥겹게 진행되다 다시 가라않기를 반복하는 곡 동안.. 앤디의 표정은 정말 예전에 비디오에서 잠시 본 것과 많이 다르지 않았습니다. 마치 남자가 코 밑의 수염을 깎을 때 입을 코에서 가장 멀리 떨어뜨리는 표정.. 을 하고 그는 기타를 연주했습니다.
콜린은 그의 의상답게 조용히 연주하는 스타일이고 기의 연주 폼도 다소 정적이었습니다. 다만 데니스는 나이가 나이인지라, 엄청난 파워로 드럼을 때려댑니다. 곡 중반부에 어떤 관객이 주변에서 곡에 맞춰 추는 박수 소리 역시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

첫곡이 흥을 돋군 후, 잠시 후 모두가 사랑하는 곡 Breathless 의 Echoes 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곡을 들으면서 정말.. 저는 Breathless 였습니다! 밀어오르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서 점점 그 감정이 몸으로 타고 나오면서 몸이 드럼과 콜린의 베이스에 맞춰서 제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했거든요.

Breathless 는 음반은 제가 처음 산 빽판입니다. :) 고등학교 언젠가... 처음 백판을 사면서...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현식: 야, 이 빽판 샀다가 음질이 엉망이면 어떡해?
친구: 뭐, 어쩔 수 없지. 바늘도 많이 상해. 그러니까 먼저 테이프에 녹음해서 테이프를 들어.

다행히도, 판에는 거품도 없고 참 좋은, 축복받은, 음질을 들려주었었지요.

들으면서 느끼지만... 정말... Camel 의 곡은 강약의 조화가 정말... 아... 너무 멋집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역시 Echoes 를 듣고 있는데요... 정말 그들의 강약의 반복은 일품입니다... 그들의 음악은 때로는 듣는 사람을 수렁으로, 찐한 햇볕으로, 넓은 잔디밭으로 끌고 다닙니다.
잠시후, 보컬 파트에서는 콜린이 노래를 했습니다. 콜린의 솔로 앨범은 제가 아끼는 앨범중의 하난데요, 그의 목소리는 딱 캐멀풍이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앤디의 목소리도 듣고 싶었지만 콜린의 목소리도 좋았습니다.

곡이 끝나고 사람들은 점점 열광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으로 앤디가 말을 하고, 농담도 던지면서 한마디 했습니다. "이건 미라지 앨범에서 나온 곡이야."
무슨 곡이 나올까? 궁금했는데... 잠시 동안 역시 앤디의 허공을 찌르는 기타가 나온 후... 헉... 제가 가장 좋아하는 Camel 의 곡이 나왔습니다! nimrodel, the procession, the white rider! 아... 사람들은 열광하고... 소리를 질러대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막 소리지르고... 너무 기뻤습니다... 한때 제 mp3 페이지에 걸려있던 곡.. 이 곡은 중반의 키보드 솔로와 후반부의 몽환적인 기타가 정말 매력입니다. 이곡 이후의 모든 보컬은 앤디가 담당했습니다. 드디어, 키보드 솔로.... 기의 연주를 들을 차례입니다. 아직은 무대에 적응이 안된 듯이 몸이 약간 경직된 상태로 기는 키보드 솔로를 시작했습니다. 격력한 드럼, 베이스, 기타를 뒤에 두고 기의 연주는 불을 뿜었습니다. 관중들은 소리를 지르고, 약간 엇갈리 박자의 연주, 고음과 저음을 종횡하는 현란한 키보드를 연주하고, 괴성을 지르고 환호하는 관중을 뒤로한채, 곡은 다시 앤디의 보컬로 넘어갔습니다.
잠시 연주후, 드디어 앤디의 뽕맞은 연주가 시작됩니다. 저도 뽕맞은 사람처럼 기타의 몽환에 취해서 비틀거리며 아무도 없는 밤의 사막을 비틀거리고, 어둠의 공간을 지나서... 그렇게 그의 기타 소리에 타고 있었더랬습니다........

앤디의 몽환이 끝나자 사람들은 완전 뿅갔습니다. 정말 당연히도 박수가 엄청났습니다. 노장의 격정에 모두 감동하고... 옆에 앉은 애는 몸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어쩔줄 몰라했습니다.

"이번 곡은 문매드니스에서 song within a song 이야."

역시 너무 멋진 곡이죠. 저는 moon madness 의 넘쳐나는 키보드 소리를 너무 좋아합니다. 대학때 없는 주머니 털어서 산 LP 였는데요... 이 앨범은 봄날 아침에 늦잠자고 일어나서 집에 아무도 없을 때 약간의 햇빛을 맞으며 좀 크게 들으면...
세상에 둘도 없는 행복을 안겨주는, 저에게는 그런 앨범입니다.

앤디가 플룻을 들자 사람들은 환호하고 그의 풀룻 연주를 지켜보았습니다. 플룻 연주 후의 앤디와 콜린의 보컬. 그리고 계속되는 강약의 연주. 아마 이 곡이 연주될 때 쯤이었을까요.. 저는 문득 앤디의 나이먹은 얼굴에서, 그의 주름살에서, 입을 쭉 빼고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에서, 문득 앤디가 낙타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룹 이름대로 사람이 변해하는 건지... 그의 다소 마른 큰 키를 휘청거리는 모습이 마치 낙타가 걷는 듯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옆에서 보면 목도 앞으로 뺐다 뒤로 뺐다 그래요. 그 모습을 보면 꼭 거북이 같다는 생각도 들고...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래도 행복한 사운드의 Moon Madness 에서 한곡을 들으며 그런 상상을 하니 웃음이 나오죠. (Lady Fantasy 를 들으면서 그런 상상을 해보세요! 그게 될법한 일인가요. :)

이제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박수를 치고 난리 법석입니다. 그 전에는 자리에 앉아서 박수를 치던 사람들이 이제는 가만히 앉아있지를 못하는군요. 저도 자리에서 일어나서 환호를 지르고 소리를 지르고 손을 흔들고 난리를 피웠더랩니다. 엄청난 연주를 해대는, 엄청난 곡들을 만들어낸 노장에 대한 답례입니다, Camel 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Camel 에 대한 경외와, Camel 의 음악에 대한 당연한 답례입니다, 가만히 앉아있었다면... 마치 엄청난 빚을 지고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그들이 사람들에게 준 행복에 대한 답례로서, 사람들은 환호하고 노장에게 감사했습니다. 사랑하는 그룹에게 모두들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다음곡도 역시 Moon Madness 에서의 한곡, Cord Chanage. 역시 흥겹고 즐겁고 재밌는 곡입니다. 기타와 몇음 차이로 쫓아가는 기의 키보드 연주도 완벽했습니다. 드러밍은 원곡과는 다소 달랐지만 (저는 이 앨범의 드러머를 참 좋아합니다.) 힘있고 듣기 좋았습니다. 젊은 드럼이랄까요? 후반부의 짧은 드럼에 사람들은 너무나들 좋아했더랬습니다. 저도 camel 의 팬으로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렇게 팬들이 Camel 을 사랑해 준다는 것에 대해서요.

이후 전반부의 두 곡은 제가 모르는 곡들이었습니다. 한곡은 아마 Harbor of Tears 에 나오는 곡이었던 거 같은데, Camel 의 mailing list 에는 Bobbins 라고 되어 있더군요. 저는 Harbor of Tears, Rajaz, Dust and Dreams, nude 를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참.. 못 들어본 앨범도 많네요... 더군다나, 저는 곡 제목, 멤버 이름에는 별 관심이 없거든요. 하지만 Camel 의 곡들은... 뭐랄까... 어떤 앨범에서 곡을 뽑아서 한 앨범을 만들어도 좋은 앨범이 될 거 같습니다. 아까 밖에서 어떤 아저씨가 "Camel 의 앨범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머리속에서 좍 지나갔다." 고 하던데 저의 머리속에 Camel 의 앨범들은 뒤죽박죽이랍니다. 이게 저 앨범 같고 저게 이 앨범같고... 왜일까요? 기본적으로 앨범들의 정감이 비슷해서일거 같습니다.

이곡 역시, 처음 듣는 곡 같지 않고 매우 친숙한 곡 같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곡 중반부의 점차 고조되는 분위기.. 그리고 허공을 찌르며 울려퍼지는 앤디의 기타...
아... 정말... 몸이 으스러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지속되는 한 음...
산타나 등등의 연주자들도 이러한 감정 표현에 능하고 게리무어의 연주도 많이 좋아하지만... 오늘 앤디의 연주는 정말 일품입니다. 노장이 하는 연주라서일까요.... 그의 음이 오랫동안 허공을 찌를 듯이 울릴 때... 정말... 몸이 어쩔줄을 모르고... 부르르르 떨리고... 정말.. 말할 수 없이.. 다른 세상에 온 기분이었습니다...

다음곡은 mailing list 에 의하면 the hour candle 이라는 곡입니다. 역시 앤디의 기타는 멋집니다... 기타가 음을 내뿜고.. 엄청난 감정을 응고시켜... 인생을 이야기하고.. 30년의 세월을 한순간에 응축해서 내뿜습니다... 모래가 날릴거 같은... 황량한 연주입니다... 앤디는 역시나 입을 쭉 뽑고 엄청난 얼굴을 하고..
몸을 휘청거리며.. 그 음을 손가락 끝에서 뽑아내고 있습니다.. 대단한 에너지입니다...

너무 앤디 칭찬만 했나요? ^^; 사실 콜린의 베이스도 멋졌고 데니스의 드럼도, 그리고 기의 키보드도 멋졌습니다.
'이밤을 다시한번...' 캐멀의 라이브를 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전반부의 연주 동안 저는 너무 행복했습니다.

전반부의 곡들이 끝나고 약 20분간의 휴식이 있었드랬습니다. 뒤에 있는 애가 그러더군요.
"어제는 키보드가 형편없었어. 근데 오늘은 정말 괜찮다."

그 말을 듣고, 저는... 아 다행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라이브 3일째. 몸이 슬슬 풀리나보죠? 하지만 전반부에서의 기의 키보드는 '환상'적인 연주는 아니였습니다.
그러나... 후반부에 Lady Fantasy 에서의 그의 연주는 정말 아직도 또렷이 생각나는 환상이었습니다....

캐멀의 후반부 약 1시간 30분 연주 리뷰입니다. 많이 늦었죠? 공연이 있은지 벌써 10일이나 지났는데... 개인적으로 게으른 탓도 있고... 바쁜일도 많았네요 ... . :)

암튼.... 리뷰가 늦어져서 죄송하구요, 캐멀의 1부(?) 공연이 끝난 후부터의 리뷰입니다.

약 1시간의 박진감있는 연주가 끝나고 약 15분간의 휴식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great, awesome 을 연발하면서 어제보다 연주가 좋다는 등의 말들을 하더군요.

저는 잠시 뒤쪽으로 가서 캐멀의 티를 사려고 했습니다. 근데 왜 스몰이나 미디엄은 안파는 것일까요. 저는 몸이 작아서 미디엄도 약간 큰 편인데 라아지가 가장 작은 사이즈더군요. 그래도 라아지를 한장 사들고 와서 싱글벙글 거렸습니다. (집에 와서 입어보니 미니스커트더군여. ;)

15분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무대에 의자 4개가 놓여지더군요. 왼쪽에서부터 순서대로 기, 콜린, 데니, 그리고 앤디가 앉았습니다. 기는 더운지 옷을 하나 벗고 주황색 운동화로 갈아신고, 콜린도 양복 웃옷을 벗고 있었고, 데니와 앤디는 1부 세션과 동일한 차림입니다. 기는 원래 3층의 (?) 키보드를 연주하고 있었는데요, 그중 가장 위에 있었던 빨간 키보드를 무릎에 얹어 놓고 있었고, 콜린과 앤디는 어쿠스틱 기타를, 그리고 데니는 드럼 한짝 (탐탐이라고 하나요....? 영 악기 이름에 익숙치 않아서.. 죄송. -_-;)과 브러쉬를 들고 있었습니다.

이 와중에 온리유를 부르는 사람도 있고, 그들의 언플러그드 연주를 다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제 앤디는 나이만큼 부드러운 기타 연주를 시작하면서 refugee 를 연주했습니다. (이후 백보컬은 기, 콜린이 담당하고 리드보컬은 앤디가 이끌어 나갑니다.)
고등학교때 캐멀을 처음 접했던 앨범이 이 앨범입니다. 특히 stationary traveller 를 들으면서 너무 감동했던 기억이 나네요. 밤 늦게 자율학습을 하면서 눈을 감고 들었었는데요, 너무 깊이 감동하고 폭 빠져 있었더랬습니다. 음악이 끝나고... 눈을 뜨니 세상이 너무 지저분해 보였던 기억이 아직도 또렷합니다. 고등학교때 제게 캐멀의 연주는 그렇게 깨끗했었나봐요. 사실 stationary traveller 앨범에서 연주곡들을 제외하고 제가 좋아하는 곡은 cloak and dagger man 입니다. 그 곡의 키보드가 재밌어서요. :)
다시 연주로 들어와서.... 후반부의 기의 키보드 연주 역시 아기자기하고 들을만 했습니다.

refugee 가 끝나자 사람들은 역시 좋아하고, 앤디는 멤버들을 소개했습니다.
키보드의 기, 드럼의 데니, 그리고 콜린을 앤디가 소개하고 앤디는 콜린이 소개했습니다. 기를 소개할 때 사람들이 무척 좋아했었는데, 데니를 소개할때는 사람들이 자지러졌습니다. 무엇보다도 캐멀의 음악을 라이브에서 엄청 힘있게 만든 공신이랄까요? 젊은 드럼이 오늘의 라이브에 무척 어울렸지요. 캐멀의 메일링 리스트에는 이 연주의 라인업이 역대 캐멀의 최강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이 둘의 연주는 좋았습니다.

처음에는 어쿠스틱 연주를 하려는 것을 알고 문득 걱정도 되었는데요..
왜냐하면 문득 예전에 본 메탈리카 한국 공연의 어쿠스틱 연주가 떠올랐었거든요. 공연장의 시설문제도 그랬었고... 메탈리카의 장난치는 듯한 어쿠스틱 연주도 당시는 별로여서 너무 인상이 깊게 박혔다고 할까요?
캐멀의 어쿠스틱 연주도 그렇게 되면 어쩌나 했었는데... 기우였슴다. :)
여름밤에 한잔의 맥주와 함께 흐르는 캐멀의 어쿠스틱 연주는 참 아름다왔습니다.

다음곡으로, 앤디의 부드러운 연주로 시작되는 fingertips 역시 아름다왔습니다.
기의 영롱한 키보드 역시 아름다왔고 데니의 브러쉬도 이들 소리를 받치며 부드러웠습니다. 부드럽고 아름답고 허하다는 말 밖에 할말이 없네요.
참 허한 곡이죠....

다음곡의 캐멀의 첫앨범에서 나온 곡으로 slow yourself down 이라는 곡입니다. 곡을 소개하는 앤디의 말을 가로막으며 청중이 농담을 하고, 그 말을 받아서 앤디가 또 농담을 하고, 쿠쿠.... 조그만 무대의 장점이죠.
화기애애했습니다. 이 곡은 앞의 두곡에 비해 다소 빠른 비트의 곡으로, 적절한 곡의 배치라고 생각되더군요. 중반의 다소 비트 있는 기타 솔로도 멋지고, 분위기는 약간 신나는 분위기로 흐르고, 그 솔로뒤의 기의 키보드도 귀여웠습니다.

다음곡은 last eyes of irland 입니다. 저는 별로 들어본 적이 없는 곡인데 (mp3 으로 몇번 들어봤죠...) 역시 어쿠스틱에 제격인 선곡이라고 느껴졌습니다. When you sail from the Harbour..... 할 때는 사람들이 다같이 따라 부르고, 가사도 모르는 저도 따라부르고... 이유 없는 눈물이 날락 말락 하면서.... 정말 공연장 분위기가 참 멜랑콜리했습니다.
이날 공연중에 가장 아름다운 연주였죠. 곡이 끝나자 사람들의 열광이 어색할 정도로 곡이 아름다왔습니다.

다음 곡은 sending home the slates 입니다. 다른 곡들에 비하면 다소 비트가 있는 곡으로, 세명의 보컬로 시작해서 키보드가 물결처럼 깔리며 기타가 들어가는 역시 아름다운 곡이었습니다. 약 2분 30초의 짧은 곡이 끝나고... 제 옆에 앉은 애는 막 자려고 하는 군여. ^^; 제 옆에 있는 애는 캐멀 팬인 친구를 따라온 애였거든여. :)

다음 곡은 Rajaz/Sahara 입니다. 곡의 정서가 last eyes of irland 와 비슷합니다. 역시 저는 처음 들어보는 곡이었는데 곧 익숙해져서 혼자 중얼거리면서 따라부르게 되더군요. 캐멀의 곡은 곡들이 많이들 비슷한 정서라서 가능한 것 같습니다. 스산한 키보드가 기타를 따라가며... 분위기는 스산했습니다. 와중에 옆에 앉은 애는 거의 업드려서 '빨랑 시끄러운거 하지....' 하는 눈치입니다. :) 녀석이 지루한거 알았나... 이제 곡이 점차 고조되는 분위기를 띱니다. 여기서 하나 아쉬웠던 점은 데니의 '심벌 솜뭉치로 두들기기'가 마이크 문제로 잘 안되었다는 것. 데니가 믹싱 하는 사람측을 자꾸 쳐다보는 모습이 보였는데요, 이날의 옥의 티였습니다.
드디어 기의 긴장된 듯한 무거운 키보드가 주욱.... 깔리면서 앤디가 레스폴을 맵니다. 사람든은 환호하고, 이후 다시 노장의 박력이 시작됩니다! 옆의 애도 드디어 테이블에서 일어나서 다시 드럼치는 흉내를 내기 시작합니다. ^^; 앤디는 레스폴을 쥐어짜면서 처절한 소리를 뽑아내고.... (좀 깨는 소리지만... 앤디의 기타치는 폼은 오줌마려운 사람이 몸을 약간 움추린채 걸어가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_-;) 낙타처럼 입을 추스린채 하는 연주는 역시 애절하고 멋지더군요. 젊을 때의 앤디와는 달리 나이 드니까... 그 모습이 멋지더군요. :)

다음 곡은 Mother Road 입니다. 부르더운 키보드를 바탕으로 전형적인 캐멀 분위기의 곡입니다. (냐... 캐멀 곡들은 다 캐멀분위기죠. :)
역시 앤디의 아름다운 기타에 빠져볼 수 있는 곡입니다. 곡의 중반이 되자.... 앤디의 기타가 다시한번 격렬하게 울면서 곡은 점차 고조되는 분위기가 되고, 후후.... 역시 멋집니다. 노장의 손맛을 그대로 보여주는 엄청난 박력에 다들 문자 그대로 뿅 갔습니다.
후후... 오..... 지금 녹음한 것을 듣고 있는데 역시..... 역시....
멋집니다..... 정말 멋집니다... 정말 뭐라고 표현 못할 터질듯한 느낌을 느낍니다.... 옆에 애도 거의 미쳤습니다. ^^; 앤디의 멋진 볼륨 컨트롤을 뒤로 하며 곡은 아쉽게도 끝을 맺었습니다....

다음곡은 Little Rivers and Little Rose/Hopeless Anger 인데요, 역시 제가 처음 들어보는 곡. (안들어 본 곡도 참 많네요. :) 이 곡이 마지막 곡이었습니다. 이곡은 중반까지는.... 뭐랄까요, 10이 최고의 흥분치라면 약 6정도의 흥분치였는데 중후반의 고요한 키보드를 넘어서 데니의 딱,딱,딱,딱 하는 소리를 기점으로 10의 흥분치로 저를 그냥 몰아넣어버렸습니다. 여기서 데니의 젊은 드럼은 메탈리카, 판테라 저리가라였습니다. ^^; 두두두두 울리는 더블 베이스 드럼소리가 사람들을 미치게 하고, 정말 이 곡의 후반부는 정말 너무 멋지고 박력있고 아름다왔습니다. 워찌, 워찌, 캐멀은 이런 곡을 만들었단 말인가! 할 정도로 아름답고 멋졌습니다. 사실 이 곡의 연주를 하고 전원이 인사를 하고 내려갈 때도 Lady Fantasy 를 못들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없을 정도로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는 곡이었습니다.

하지만... 딴 사람들은 안 그랬나봐요. 모두 박수를 치면서 환호를 하며 박자를 맞춰 박수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기를 약 3분하니까 다들 다시 올라오더군요. 앙콜곡.

앤디의 한마디 "thank you" 에 이어 울리는 키보드! 제 몸이 달아오르는 느낌을 받으며 앤디의 기타가 나오며 Lady Fantasy 가 시작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다들 정신 못차리고... 옆에 놈은 드럼을 치고 저 앞의 녀석은 키보드를 치고 하더군요. ^^; 제게 이 곡은 무엇보다도 키보드가 생명으로 느껴지는 곡입니다. 앤디의 보컬이 흐르는 동안 키보드는 원곡과는 달랐지만 잘 어울렸습니다.
드디어 이곡의 키보드 첫 솔로. 기는 초반의 경직된 연주와는 달리 춤을 추며 키보드를 두들겨 댑니다. 연체동물 같다는 느낌이 들정도였습니다. ^^; 이제 기타 솔로입니다. 역시 앤디의 연주도 다소 원곡과는 다른 부분들이 있었고, 곡과 멋지게 조화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약간의 소강 상태로 들어가는 부분. 멋진 곡이고... 멋진 연주입니다.... 앤디의 날카로운, 하지만 다소 서글픈 피드백이 울리고.... 이렇게 아름다운 소리도 있을까...
하면서 사람들은 환호를 지릅니다.
두두두 두두 / 두두두 두두 / 두두두 두두 / 두두두 두두 하는 (아... 말의 한계다...) 드럼과 베이스의 긴장이 다 지나고 이제 기의 키보드를 볼 차례입니다. 여기서 기의 키보드는 정말 엄청났습니다!
아..... 제 녹음에는 하나도 안 들리는게 아쉽습니다.... 제 자리에서 볼 때 키보드 오른편 끝에 가려서 그의 손이 안보였는데요, 이 솔로에서 그의 손이 보였습니다. 마치 디스코텍에서 딱딱 끊기는 조명속에 춤을 추는 것 아시죠?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그의 손이 0.1초 간격으로 보였다 안보였다를 반복하며... 굉장한 손목의 스냅으로 키보드를 내려치는 그 연주에 사람들은 다 미쳐버렸습니다.........
(컴퓨터 키보드 오래 쳐서 손목 아플때 손을 아래위로 흔드는 것을 상상하시면 될거에요.) 정말 격정적이로 엄청난 연주였습니다. 나중에 그의 그룹의 라이브를 보고 싶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격정적이고 너무 좋아서 눈물나는 연주였습니다. 앤디도 기의 연주에 감탄했는지 처음으로 무대를 가로질러 기가 연주하는 동안 그 앞에서 노장의 뱅잉을 했더랬습니다. :) 기의 광적인 연주가 끝나고... 곡의 마지막 부분동안 내내 사람들은 환호를 질렀습니다. 다들 '맛간'상태였죠....
저도 완전히 맛가서 몸이 후달리고.... 미치도록 소리를 질러댔습니다.

캐멀의 실수였나봐요. Lady Fantasy 에 미쳐버린 사람들은 이날의 공연이 이대로 끝나기를 바라지 않았습니다. 또 박수가 시작되고 느낌에는 한 5분동안 박수가 끊이지 않았던 거 같습니다.

거의 광기어린 박수에 일동안 다시 등장하고 두번째 앵콜곡이 시작되려 할 때 뒤에서 어떤 사람이 ice!! 하면서 소리질렀습니다. 그 사람 때문이었는지 몰라도 두번째 앵콜곡은 ice 였는데요.... 이 곡은 예전에 제가 너무 찾아 헤매던 곡이었습니다. 전영혁님의 프로를 녹음하면서 마지막 곡으로 나와서 전영혁님 시와 함께 fade out 되어버리는 시보다 더 아름다운 곡..... 그리고 너무나 허한 곡.... 이 극도의 허함 속에.... 사람들은 또 헤헤.. 미쳐버렸습니다. :)

이제 11시가 되어가는데 사람들은 또 박수를 끊이지 않더군요. 저는 '놈들아, 앵콜 두곡이면 되었지 또야?' 라고 생각하면서도 덩달아 박수를 치며 소리를 지르고 다음 한곡을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기다렸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또 등장하는 우리의 사총사. 쿠쿠... "이번에는 콜린의 앨범에서 한곡 뽑아보지." 라는 앤디의 말과 함께 콜린의 앨범에서 를 연주했습니다. 영롱한 키보드와 함께 시작되는 박력있는 곡.
(여담인데요, 캐멀 좋아하시는 분들, 행복한 음악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 앨범 꼭 들어보세요. 행복해져요. :) 이 곡의 중반에 앤디는 콜린에게 점점 다가가서 둘이 마주보며 연주를 했는데요, 점점 가까와지더니 둘이 이마를 대고 연주를 했습니다. 이 모습이 저에게는 왜 이렇게 감격스러웠을까요? 음악이 묶은 영원한 인연이랄까.... 머리가 희끗한 두 노장이 서로 좋아서 이마를 맞대며 했던 이날의 연주는 아마 평생 못 잊을 거 같습니다....

세번째 앵콜이 끝나고 사람들의 환호와 함께 캐멀은 퇴장하고 사람들은 다들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사람들은 다들 삶에서 20년의 시계를 되돌린듯한 활력감이 얼굴에 충만한채 공연장을 빠져나갔습니다. 저도 그랬구요. :)

여담이지만.. 라이브를 보고 와서 제가 녹음한 조악한 음질의 곡들을 들으면서 엠피3들을 찾아서 원곡을 좀 들어봤습니다. 그런데 역시 스튜디오 앨범들에는 라이브의 박력이 없습니다. 왜인지 모르겠네요.
라이브가 여덟배는 멋지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미디어의 한계 때문일까요?
아니면 제 그냥 감정상의 문제일까요? DVD 로 들으면 라이브의 그 고유의 박력감과 활력감이 나는지도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암튼... 너무도 멋진 연주였고... 10시간을 비행기타고 가서 봐도 아깝지 않을 연주였습니다. 제 살아 생전에 이들의 라이브를 한번 더 본다면 정말 너무 행복할 거 같습니다. ^^;

얼굴을 문자 그대로 맞댄채 연주하는 앤디와 콜린을 보면서 느낀 것이....
앤디와 콜린은 나이도 맞고 이제 다가오는 노년을 멋지게 보낼 좋은 친구같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서로에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이들이 항상 건강하고, 멋진 음악으로 계속 팬들을 기쁘게 해주기를 바랍니다.

바동민들, 변덕스런 날씨, 건강들 조심하시구요!

Camel 전반부 mp3

음질은 열악하지만 못들은 상태는 아닙니다. 오늘 하루종일 들어서 귀가 익숙해져서 그런가... 궁궁거리는 베이스를 버티시면 그럭저럭 들으실만 할 겁니다.

http://www.cs.uidaho.edu/~hsyoon/z/aod.htm

에 링크해놓았구요, 듣다보면.. 곡이 끊길 때가 있는데, 그건 music match 의 컨버터 문제인거 같네요. 원래 128kbps 로 인코딩했다가 사이즈도 크고 음질도 128kbps 만하지 못해서 64kbps 로 변환시켰거든요.

사이즈는... 약 1시간 분략에 25메가정도 됩니다. 좀 크네요. :)
행복하세요~!

Camel 후반부 mp3

캐멀 공연의 후반 1시간 10분을 아래 사이트에 mp3 로 올렸습니다.
http://www.cs.uidaho.edu/~hsyoon/z/aod.htm

앞의 5, 6곡들은 언플러그드입니다. 그럭저럭 들을만한 음질이구요, 뒷곡들은 역시 베이스가 엄청 퍼집니다. 그래도 다행히 lady fantasy 까지 녹음되고 제 md 가 74분이 다 찼습니다. 두번째 앵콜곡인 ice 까지만 녹음되었어도 행복했을텐데... :)

회사에서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되어서 요즘 눈코뜰새없이 바쁘네요. 한국에 태풍불어 피해가 크다고 하던데, 아무 일 없으셨기 바라구요, 오늘도 좋은 하루들 보내시기 바랍니다.


Cam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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