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dio Activity

1 # 허경[ | ]

'아우토반'에 이어 그들이 선택한 앨범 컨셉트는 '라디오-액티비티'이다. 휘터는 미국 투어를 마치고 대서양을 지나 독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처음으로 이 아이디어를 동료들에게 언급했다고 한다. 이는 우선은 그들이 미국을 여행하면서 보게 된 독립 방송국의 존재에서 영향받은 것이다. 당시의 매니저였던 아이라 블랙커(Ira Blacker)가 프로모션 등을 위해 그들을 공연이 있는 도시의 독립 방송국에 출연시키곤 했던 것이다(당시의 서독에서는 - 여전히 현재의 우리 나라와 마찬가지로 - 이러한 소규모 독립 방송국의 존재가 불법으로 규정되어 있었다). 따라서 컨셉트 '라디오-액티비티'는 애초에는 방사능 등과는 무관한 순수한 '라디오'(Radio)의 개념이었다. 그러나 논의를 거듭한 결과 그들은 이를 '방사능'(Radioactivity)의 개념으로까지 확장시키게 된다. 따라서 하이픈(-)이 붙은 제명 'Radio-Activity'는 이런 두 가지 테마를 함께 의미하는 중의성(重義性)을 갖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소박한 개념 확장은 이후 동명 타이틀인 첫 싱글을 통해 '상업적 목적을 위해 방사능·원자력을 비도덕적 무비판적으로 이용·찬양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그들은 심지어 앨범의 홍보를 위해 네덜란드의 핵발전소를 찾아가 프로모션용 사진을 찍기도 한다). 그러나 앨범의 컨셉트와 사운드는 그들이 전작이었던 걸작 의 성과에 단순히 만족하지 않고 당시 음악계에서 오직 그들만이 추구하고 있었고, 또 오직 그들만이 현실화시킬 수 있었던 전자 음악의 대중화라는 '실험 작업'을 위해 끝까지 나아갈 것이며 또 그러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그리고 그 결과물인 본 작이 가지고 있었던 동시대적 의미는 현재로서는 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급진적인 것이었다. 앨범은 이러한 과격한 실험성이 그들만의 탁월한 멜로디 라인 및 아이디어의 참신성에 힘입어 '하나의 앨범이 어떻게 극단적 실험성과 대중성(혹은 '컬트성')을 동시에 획득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하나의 (불가능한) 해답을 들려준다. ★★★★★ --허경, 2001

2 # 조영래[ | ]

  1. 앨범 : Radio Activity (1975)
  2. 아티스트 : Kraftwerk
  3. 레이블 : EMI
  4. 장르 : 프로그레시브 록 (Progressive Rock), 일렉트로닉 팝 (Electronic Pop)
  • REVIEW

독일의 일렉트로닉 밴드 크라프트베르크(Kraftwerk)는 90년대의 테크노(Techno) 붐과 함께 다시 재조명 받고 있다. 사실 80년대의 신쓰 팝(Synth Pop)이나 90년대의 테크노의 원형은 이미 70년대 등장했던 크라프트베르크의 음악에서 모두 제시되었다고 해도 지나친 과장은 아닐 것이다. 초창기의 크라프트베르크는 전자음 위주의 아방가르드 밴드에 가까웠다. 당시의 독일 록 씬에 등장했던 캔(Can)이나 탄제린 드림(Tangerine Dream)이 그랬던 것처럼 이들은 세 번째 앨범까지는 기존의 팝 음악에 배반되는 차가운 전자 사운드와 임프로바이제이션이 중심이 된 전위적인 음악을 구사하였다. 그러나 1974년 등장한 네 번째 앨범 「Autobahn」을 계기로 크라프트베르크는 난해하고 자아도취적인 실험 집단에서 테크노 팝의 기수로 떠올랐다. 「Autobahn」은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고, 이후 「Radio Activity」와 「Trans Europe Express」등을 발표하면서 크라프트베르크는 테크노 음악의 청사진과 기본 골격을 제시하며, 이후 신써사이저를 중심으로 한 테크노 팝 붐을 이끌어 냈다. 1975년 등장한 크라프트베르크의 다섯 번째 앨범 「Radio Activity」는 라디오를 통한 전 세계인의 의사소통에 관한 컨셉트를 다루고 있으며, 이후작인 「Trans Europe Express」부터의 냉정하기 이를 데 없는 전자 사운드에 비해서는 그래도 다분히 인간적인 면을 풍기고 있는 앨범이다.

  • Song Description

고장난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켰을 때 들리는 각종 기묘한 잡음들, 크라프트베르크는 이런 잡음과 같은 전자음을 음악적인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트랙간의 연결에서 주로 등장하는 기묘한 신써사이저 음들은 우리가 평소에도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라디오의 잡음들이다. 미니멀 음악적인 반복적인 음계는 최면적이며 크라프트베르크의 실험성을 드러내는 반면, <Radio Activity>나 <The Voice Of Energy>, <Ohm Sweet Ohm>과 같은 트랙들에서는 일렉트로닉 아방가르드와 팝 음악의 랑데뷰를 이루고 있다. 이 앨범이 등장한지 20년도 훨씬 넘은 지금에 와서도 친숙하게 들을 수 있는 신써사이저의 음향들은 이들이 얼마나 선구자적인 존재였는가를 증명한다.

  • 감상 포인트 및 평가

크라프트베르크보다 높은 인기를 누린 테크노 밴드들은 무수히 많다. 또 상당수는 이들보다 더 듣기 편하고 기계적인 곡들을 만들고 연주했다. 그러나 크라프트베르크는 누구보다도 먼저 전자음의 음악성에 눈을 떴고, 신써사이저와 효과음을 음악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제시한 밴드이다. 「Radio Activity」는 이들의 선구적인 실험의 한 조각에 불과한 앨범이다. 그러나 그 한 조각은 팝 음악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 (조영래, 1999.8, 아일랜드) ★★★★

  • 관련 추천 앨범
Neu! 「Neu 75」
Devo 「Q:Are We Not Man? A:We Are Devo!」
Brian Eno 「Music For Airports」

3 # 촌평[ | ]


Kraftwer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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