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netar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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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inity[편집]

[유영재, mailto:espiritu@hitel.net, 94.10]

PLANETARIUM Infinity

며칠전에 이 앨범이 국내에 다량 수입되었다는 사실을 뒤늦 게서야 알게 되었다. 누구 말로는 발에 채일 정도라는데 정 말인지는 모르겠고... 암튼 본인은 고등학교 다닐 때 조금 비싼 가격을 주고 겨우겨우 구한 앨범이 지금은 저렴한 가격 에 레코드 가게에서 굴러다닌다니 솔직히 조금은 약올르기도 했다. 그런데 그 소식통에 의하면 이 앨범을 사람들이 몰라 서 안 사가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비록 확인은 못해보았으나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또하나의 좋은 음반이 외면당하게 되는 비극이 아니고 무엇이랴? 그러한 뜻 에서 이 앨범을 여러분께 소개해드리는 바이다.
처음에 이 그룹 이름을 듣게 되면 아마도 스페이스록을 추 구하는 그룹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시 리라... 뭐, 물론 틀린건 아니다. 상당히 볼품 없는, 나무로 만든 목각인형처럼 생긴 것이 얼굴에 천을 뒤집어 쓰고 앞도 못보면서 그냥 무때뽀로 내달리고 있는 장면을 담은 재킷... 무엇을 뜻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앨범 커버 하단에 [ Infinity ]라는 앨범 제목이 암시하듯 기냥 무한대로 질주를 하고 있는 모습을 담은 것인지... 어쨌든 이 단순한 앨범 커 버의 안쪽 재킷에는 무수한 별들이 수놓아져 있는 우주의 모 습이 조금은 무성의하게 그려져 있는데, 자세히 보면 은하계 를 촬영한 흑백의 사진에 대충 물감을 입힌 모습인것 같기도 하다. (자세히는 파악 못하겠음...) 이 앨범의 안쪽 재킷 그 림을 보면 이들이 스페이스 록 그룹이라는 것에 더욱 확신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탈리안 스페이스 록 그룹이라... 상당 히 보기 드문 경우 아닌가? 하지만, 음악을 들으면 이들은 스페이스 록을 추구하는 그 룹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물론 스페이스 록 스타일의 음악도 들려주지만, 결코 그러한 사운드를 추구하지는 않는 다는 것이다. 이 앨범, 아마도 이들의 유일한 앨범일 것이라 추측되는 본작에는 모두 8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 중에 타 이틀곡을 포함한 3곡만이 스페이스 록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 고, 나머지는 그와는 너무나도 다른, 낭만적인 선율을 주축 으로 하는 전형적인 이탈리안 록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이탈리안 록은 이제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확보한 분야이지 만, 이 Planetarium이란 그룹에 대해서는 생소하게 여기시는 분이 대부분이라 생각된다. 이 그룹에 대해서는 솔직히 본인 도 전혀 알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에 대한 자료는 그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다. 1989년에 이태리에서 발행된 Paul Bareight라는 인물이 집필한 [ Il Ritorno Del Pop It- aliano ]라는 이탈리안 록 사전에서 이들에 관한 자료를 간 략하게나마 찾아볼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것도 그나마 앨범 발표 연도와 소속 레이블만 나와있을뿐, 그룹 멤버들에 관한 내용은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다. (앨범에 관한 해설은 일본의 마키 백과사전에도 나와있다.) 때문에, 이들이 몇인 조였고 어떠한 활동을 펼쳤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가 없 는 한마디로 수수께끼의 그룹인 것이다. 다만 알 수 있는 것 은 이 앨범이 이들의 유일한 앨범이라는 것과, 앨범 재킷 뒷 면에 나와있는 해설로 미루어보아 4인조 그룹이었을 것이라 는 추측뿐이다. 앨범에 수록된 전곡을 A. Ferrari라는 사람 이 만들었다고 되어있는데, 아마도 이사람이 그룹의 리더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그럼 여기서 앨범 수록곡을 살펴보자.
첫곡 ' the Beginning '은 강렬한 폭발음으로 시작된다. 아 마도 우주의 생성, 혹은 새로운 행성의 탄생을 묘사한듯 하 다. 그리고 뒤 이어 자극적인 오르간 터치와 멜로트론을 배 경으로 약간은 코멩멩이 소리를 내는 보컬의 코러스가 '아아 아~'하고 흘러나온다. 이 그룹의 특징중 하나가 보컬은 존 재하되 노래는 부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만 바로 이 곡의 코러스처럼 '아아아'하는 스캣으로만 일관한다는 점이다. 그나마 이 스캣에 의한 보컬이 등장하는 곡도 앨범 전체를 통틀어서 이 곡까지 모두 두곡뿐이다. 스캣의 반복에 의한 묘한 긴장감이 엄습해 지나가면... 두번째 곡 ' Life '가 빗 소리와 함께 등장한다. 이미 아일랜드 감상회를 통해 두차례 나 소개가 되어 회원들간에 좋은 반응을 얻었던 이 곡은 앞 곡에서의 비장하면서도 우주적인 사운드와는 달리 상당히 서 정적이고 부드러운 멜로디로 듣는 이의 마음을 조용히 뒤흔 들어 놓는다. 이 곡은 초반부의 플룻과 어쿠스틱 기타가 애 처롭게 들려지고있으며 그 이후에 등장하는 다분히 재즈적 인 피아노 터치와 퍼거션, 그리고 코러스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나가며 서서히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가운데 후반부의 극적인 멜로트론이 곡을 클라이막스로 몰고 간다. 곡의 기승 전결이 매우 뚜렷하고 각 악기의 연주 파트와 곡 전개에 있 어서의 구성력이 상당히 뛰어난 작품이다. 제목 그대로 '인 생'이란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고 느껴보기에 충분하리 라... 세번째 곡과 네번째 곡은 ' Man '이라는 제목하에 각각 1부 와 2부로 나누어져 있다. '인생'을 돌이켜봤으면 이제 '인 간'을 생각해보자는 얘긴가...? 1부는 어쿠스틱 기타가 주 멜로디를 차분히 이끌어 나가고 있는 짤막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2부는 이 주 멜로디가 어쿠스틱 기타가 아닌 키보드에 의해서 주도되어지고 있다. 피아노의 감미로운 선 율과 마치 오케스트레이션과 같은 효과를 내는 신디사이저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음의 공간으로 듣는 이를 이끌어 간다. 네번째 곡 ' Love '... 어찌보면 상당히 상투적인 제목들의 나열들이다.인생, 인간, 사랑... 하지만 상투적이라고 생각 하기 이전에 이 세상에 있어서 가장 본질적인 것들이 아니던 가? 이 '사랑'이란 제목의 작품 역시 매우 감미로운 멜로디 로 가득찬 곡이다. 특히 이 곡에서는 오케스트레이션 효과가 가장 두드러지고 있으며 피아노와 어쿠스틱 기타의 수줍은 듯한 연주도 상당한 매력을 전해다 준다. 공습을 알리는 듯한 사이렌 소리로 시작하는 뒷면의 첫곡 ' War '는 듣고 있노라면 무슨 전쟁을 주제로한 전자 오락 게 임의 테마를 듣는 것 같은 기분이다. 베이스 라인의 어설픈 멜로디도 그렇거니와 중간중간에 튀어나오는 총소리의 효과 음은 상당히 유치하기 그지없다. 그나마 '짧아서' 다행인 곡 이다. ' The Moon '은 산뜻한 오르간 터치와 예의 스캣 창법의 보 컬로서 문을 연다. 초반부는 읊조리는 듯한 보컬과 평온하고 따스한 느낌을 주는 멜로트론이 엷게 퍼지면서 곡을 전개해 나간다. 그리고 다소 투박한 기타음이 잠시 튀어나온후 앞에 서보다 더욱 풍부한 음량을 뿜어내는 멜로트론이 코러스와 함께 터져나오면서 절정으로 치닫는다. 소박하면서도 듣는 이의 마음에 작은 감동을 전해다주는 매력적인 곡이다.
이 앨범의 마지막 곡이자 타이틀 곡인 ' Infinity '는 11분 여에 이르는 대곡으로서 이탈리안 스타일의 스페이스 락을 들려준다. 오르간의 유려한 독주로서 서두를 장식하고, 뒤를 이어 신디사이저의 효과음과 함께 퍼커션, 피아노가 고요하 면서도 묘한 긴장감을 조성하며 흘러나온다. 오르간의 어시 스트도 그러한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고 있으며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코러스가 불가사의한 매력을 풍기어낸다. 이러한 곡전개가 3분여동안 계속되다가 fade in, 잠시후 날렵한 드 럼의 연타와 숨가쁘게 손가락을 퉁겨대는 베이스의 합주가 시작되고 뒤이어 다시 오르간이 전면에 등장하는데, 여기서 의 오르간 연주력은 동시대의 브리티쉬 록을 연상시킬 정도 로 상당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곡의 초반부에 차 분하게 들려왔던 코러스가 이러한 격렬한 연주를 밑에 깔고 서 재등장, 초반부와는 매우 다른 느낌을 전해주고 있다. 곡 의 엔딩파트에서는 앨범의 첫곡인 ' The Beginning '의 멜로 디가 반복해서 등장하고 있다. 흔히 스페이스 락 하면 각양 각색의 음색을 들려주는 신디사이저에 의한 화려한 사운드를 연상하기 마련이지만, 이 곡은 이들이 이탈리안이라서 그런 지는 몰라도 그러한 화려한 면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비 록 그러한 화려함이 결여되있더라도, 이 곡에서는 꾸밈없는 순수하고 열정적인 연주와 각 악기 파트의 조화로운 앙상블 로서 오히려 다른 일련의 스페이스 락보다도 더욱 spacy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으며, 특히 그러한 역할을 멜로트론이 톡 톡히 해내고 있다. ( 독일이나 영국 등의 스페이스 락에서 들을 수 있는 화려한 신디사이저 의 연주를 이들은 멜로트론 으로서 대응하고 있다.) '좋은 앨범은 오래 남는다'라는 말이 있지만 이 작품처럼 좋은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외면당하는 작품도 상당히 많은 것 같다. 혹시 레코드점에서 이 앨범을 보시고 별 관심 없이 지나치셨던 분들은 다시 한번 그 레코드점으로 가서 이 앨범 을 들어보시길... 좋은가? 나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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