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k Floyd Tributes

# A Sacerful of Pink[ | ]

[Fish, mailto:icshin@bioneer.kaist.ac.kr]

음냐 오늘은 무척이나 재수가 없는 날인것 같습니다.
아침부터 배스킨라빈스의 나이에 차도없이 눈길을 뚫고 오는 머나먼 출근길에 옆에서 미끄러지는 어린놈/연 의 차에 놀라 두번이나 자빠졌고.. 오후엔 올해들어 처음으로 드디어 우체국에서 연락을 '먹었습니다'. 글쎄 씨디월드에서 세장의 씨디를 샀을 뿐인데.. 관세 구천오백원에다 머시기가 또 이천 얼마 붙어서 씨디 한장값인 만 얼마를 내고 왔습니다 ..

또 Laser Scanning Confocal Microscope 라는 희안한 기계에 달려있는 피씨의 부팅 페일려로 얼씨구나 좋다하고 실험을 안하고 있었는데 기사가 지금 내려와서 끙끙거리고 프로그램을 다시 깔고 있는걸 보니 아무래도 늦게까지 기둘렸다가 실험을 해야할 팔자인것 같군요.

이 멍청하게 긴 시간을 뭘로 때울까 고민하다가 오랜만에 옆에 흩어져 있는 씨디중 한장에 대해 써볼까 합니다.
오늘 받은 씨디는 영 바동과는 상관 없는 씨디들인것 같고..
굉장하신 새로운 바동의 열혈주민이신 참견 (meddle)님이 저보다 더 좋아하시는것 같은 Pink Floyd 관련 앨범을 하나 소개하려구요. 흐흣

얼마전에도 얘기하고 넘어갔었던것 같은데 국내에도 라이센스로 소개된 막나칼타 레이블의 훌로이드 트리뷰트 "새로밟은 달" 이전에 클레오파트라라는 캘리포니아 소재의 야리꾸리한 레이블에서 처음 이름듣는 떨거지들을 주어모아 두장짜리 훌로이드 트리뷰트인 "A Saucerful of Pink"를 95년에 발매했었습니다.
참가한 팀이름과 곡명을 노가다로 써보면..

Disc 1.

1. Set the Controls for the Heart of the Sun - Psychic TV 2. Another Brick in the Wall part 1&2 - Controlled Bleeding 3. One of These Days - Spahn Ranch 4. Wot's..Uh the Deal - Sky Cries Mary 5. Interstellar Overdrive - Spiral Realms 6. Learning to Fly - Leather Strip 7. To Roger Waters, Wherever You Are - Ron Geesin 8. Jugband Blues - Eden 9. On the Run - Din

Disc 2.

1. Echoes - Alien Sex Friend 2. Hey You - Furnace 3. Careful with that Axe, Eugene - Nik Turner 4. Lucifer Sam - The Electric Hellfire Club 5. Pigs on the Wing - Helios Creed 6. Let There Be More Light - Pressurehed 7. Young Lust - Penal Colony 8. A Saucerful of Secrets - EXP 9. Point Me at the Sky - Melting Euphoria 10. The Nile Song - FarFlung 헥헥.. Ron Geesin을 제외하고는 이름도 처음듣는 녀석들이 훌로이드의 아주 초기 작품들부터 최근 David Gilmore's Floyd의 Learning to Fly 까지를 커버해주고 있습니다.

Roger Waters의 베이스와 음산한 보컬이 사이키한 분위기를 연출했던 Set the Controls for the Heart of the Sun은 여전히 음산하지만 이상한 동물울음소리를 연상시키는 이펙트와 전자악기의 혼용으로 지구상의 음악 같지 않은 괴팍한 분위기로 편곡이 되어있구요..
신세사이저와 시퀀서의 반복음으로 도입부가 무장된 Another Brick in the Wall은 마치 후반기 Tangerine Dream이나 Kraftwerk가 훌로이드의 곡을 연주하는둣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One of These Days는 베이스의 에코와 심벌소리를 역재생한 오리지날의 멋진효과와는 대조적으로 피씨의 애드립 사운드카드 시절을 연상시키는 조잡한 전자음향의 단순비트로 때우고 있습니다.
다만 오리지날에선 가사 (?) 가 잘 들리지 않았지만 이곡에선 무척 잘 들리는군요..
"조만간 난 너를 찢어발겨 놓을거야 " "One of These Days I'm Gonna Cut You into Little Pieces"

첫번째 디스크의 하일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Obscured by Clouds에 수록되었던 Wot's.. Uh the Deal의 rendition이네요.
Sky Cries Mary라는 친구들 뭐하는 애들인지는 몰라도 중기훌로이드의 전형적인 방법론이였던 듀엣보컬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잔잔한 슬로우 넘버였던 원곡을 무척이나 Floydian한 곡으로 바꾸어 놓았네요,.

A Momentary Lapse of Reason의 힛 싱글이었던 Learning to Fly는 거의 랩(Rap) 음악으로 바뀌어 있어서 재미있었구요.
Roger Waters 와 공동작업했던 Body 영화의 사운드 트랙과 Atom Heart Mother에서 온갖 희안한 소리들을 음악에 접목시키는 재주를 인정받은 Ron Geesin은 "Roger Waters에게.. 너 어딨니 ?" 라는 새로운 노래(?) 를 통해 또다시 웬만한 씨디에선 들을 수 없는 김벌래식 소리모음을 들려주고 있구요..
훌로이드의 초기곡인 Jugband Blues는 원곡이 그렇듯이 약간의 현대적인 터치가 가해지니 영락없이 요즘 유행하는 브릿팝/모던락 넘버처럼 들리는군요.
첫번째 디스크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On the Run은 오리지날과 거의 같은 ..하지만 좀더 방정맞은 비트가 가해져서 술마시고 춤추기에 적당한 곡으로 변해 있군요

글쎄.. 디스크 2의 첫곡은..
Meddle앨범의 대곡.. 신기하게도 오아시스레코드에서 일찍 라이센스로 발매되어 중학시절의 저를 꽤나 울렸던 Echoes입니다.
글쎄 과연 이 엄청난 (?)곡을 어떻게 건드려 놓았을까 무척 신경이 쓰였지만. . 하핫 한 사이드를 꽉 메우고 있던 Echoes가 완전히 나이트 클럽의 댄스음악으로 바뀌어 있고 신기한건 그래도 썩 잘 어울린다는 것입니다.
15년이 넘도록 한가지의 Echoes만 들었지만..
(아아 그러고보니 부틀렉으로 통해 라이브도 들었지만요) 이렇게 전혀 다른 Echoes를 들으니 감흥이 새롭군요.

The Wall 앨범의 가장 많은 인기를 끌었던 사이드인 세번째 사이드.. 를 데이빗의 처량한 목소리로 열었던 Hey You는 거의 원곡과 비슷한 분위기의 아르페지오로 시작합니다.보컬도 어떻게 보면 Floydian하다고 할 수 있는 스타일이고요. 하지만 역시 Michael Kamen의 오케스트레이션이 빠지고 나니 스케일이 많이 줄어든 노래방 반주 스타일의 음악처럼 들리구요.. Roger Waters가 부르는 "It was only Fantasy, The Wall was too High, as You Can See" 부분의 독특한 보컬처리가 독특하기는 합니다.
"유진아 도끼를 조심해" 는 여전히 사이키한 분위기로 재생되고 있구요 그다지 상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습니다만 종종 Ozric Tentacles가 연상되는 부분도 있군요 Pigs on the Wing은 하핫..소박한 보컬에 통기타 반주였던 언플러그드 원곡을 보코더를 사용한 왜곡된 보컬로 Waiting for the Worms에서 Fascist로 변한 Pink가 핸드마이크를 손에 대고 질러대는 목소리 버젼으로 변형되어있군요.

이 이상한 앨범에서 가장 프로그레시브적인 곡은 역시 A Saucerful of Secrets를 EXP라는 정체불명의 팀이 커버한 곡입니다. 원곡의 사이키한 분위기가 충실히 재현되고 있구요. 오리지날 스튜디오 버젼의 환상적인 코러스와 Ummagumma에 실렸던 라이브 버젼의 데이빗의 박력적인 보컬의 중간정도 되는 인텐시티로 보컬 파트를 맡아주고 있습니다.
마지막곡 More에 실렸던 The Nile Song도 다채로운 연주로 들을만한 트랙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글쎄요. 과연 훌로이드 팬들이 이 앨범을 살만한 가치가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훌로이드의 컴플리티스트가 자꾸 비슷비슷한 부틀렉을 사는 것보다는 재미삼아 한번쯤 씨디를 사기는 좀 그렇고 녹음해 달라고 해서 들을만한 앨범인것 같군요.

Been there, Done That.


PinkFloyd <

문서 댓글 ({{ doc_comments.length }})
{{ comment.name }} {{ comment.created | snsti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