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Lehel

# Hungarian Rhapsody[ | ]

CD:2257557 2002 Germany, Good International(국내반) DDD

거북이 2002 08 17

헝가리안 랩소디라고 하면 역시 리스트Franz Liszt(1811-1886)의 헝가리 광시곡Hungarian Rhapsody(1839-1847)이 생각나지만 여기서는 그 타이틀을 따다 쓴 것이지 그 곡과는 전혀 상관없는 음반이다.
이 앨범은 독일의 재즈 색서폰 주자 페터 레헬(Peter Lehel, 1965-)이 피아노 연주자 칼만 올라Kalman Olah와 함께 헝가리의 전래곡들과 헝가리의 분위기를 살리고 있는 자작곡들을 뒤섞어 만든 재즈 앨범이다. 첫번째 CD에는 전래곡들을 담아두었고 두번째 CD에 나머지 곡들이 담겨있다.
페터 레헬은 90년대 들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젊은 헝가리계 독일 재즈 뮤지션인데 자신의 뿌리가 헝가리인만큼 그는 헝가리의 곡들을 듣고 자랐으며 그것들을 녹음하고 싶어했다. 이미 자신의 밴드 Peter Lehel Quartet의 앨범 Ballads에서 녹음한 바 있고 이번에는 좀 더 대규모로 곡들을 모아내어 테마를 잡아 녹음한 것이다.

첫번째 CD에 담긴 전래곡들도 그냥 재즈 쿼텟의 창작 녹음이라고 해도 별로 의구심이 들지 않을 정도로 해석을 가했지만 헝가리적인 요소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첫곡 Egy Gyenge Kismadar에서 여성 보컬에 담긴 그 이국적 발성과 언어는 집시의 애절한 느낌을 전달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Mysterious Travel에 담긴 독특한 리듬 그리고 마지막곡 Tale from Yellow Rose에 담긴 서정미에서는 헝가리적인 느낌이라기 보다는 ECM의 음반들에서 느낄 수 있는 묘한 이국적 정서를 느낄 수 있다.
두번째 CD를 시작하는 Prelude는 부다페스트 챔버 심포니의 중후한 연주로 스타트를 끊는다. 그리고 곧바로 나오는 Gloomy Sunday는 아무래도 국내용 녹음이 아닌가 싶은데 이 곡에서 나오는 남성 보컬은 역시 어울리지 않는다. 이 곡은 여성 보컬로 들어야 제격이 아닌가 싶은데 Egy Gyenge Kismadar를 불렀던 여성 보컬이 헝가리어로 녹음했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든다. 마지막에 담긴 쿼텟 버젼이 보컬 버젼보다 더 깊이가 있다. 나머지 곡들은 스탠다드 재즈를 요즘 스타일로 연주한 느낌을 많이 주는데 미국 재즈와는 달리 묘한 느낌의 여유감이 이들의 연주에는 있다. Transylvania에서 페터 레헬의 연주는 얀 가바렉JanGarbarek을 연상시키는데 이러한 연주는 이 앨범의 곳곳에서 나타난다.

이 앨범은 판권 끝난 클래식이나 재즈 녹음을 재발매하는 등 틈새시장을 뚫고 성장하고 있는 굿 인터내셔널에서 기획한 것이다. 이 앨범의 프로듀싱도 굿의 사장인 이근화씨가 직접 했으며 해외 배급권도 굿에서 가지고 있다. 이렇게 될성부른 아티스트를 발굴해 지원하는 것은 틈새시장 공략이라는 측면에서 역시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아직 지명도가 낮은 레이블이지만 이것을 양질의 녹음과 음질로 승부하고 있어 보기가 좋다.
하지만 굿에서 나오는 음반들의 디자인에는 아직 문제가 있다. 이 앨범에서도 CD 두장과 겉 상자의 이미지가 모두 같다. 깔끔하게 만들어서 보기는 좋은데 기왕이면 다른 이미지들로 채웠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이것은 굿에서 나온 다른 음반들에서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그리고 속지의 편집과 타이포그래피에 있어서 조금 더 신경을 쓰면 좋을듯 하다. ECM이 그렇게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 이유는 출중한 연주, 아티스트의 발굴, 스타 아티스트의 배출도 모두 원인이겠지만 고급스러운 디자인도 결정적이었다는 사실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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