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olo Prescu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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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ma Ricordarmi Non Serve A Niente Innamorata Mia Dopo Un Grande Amore Mi Sembra Un Film Canto D'amore Per Anna E Ancora Mi Domando Lui Rosa Rosa

이태리적 낭만과 클래시컬 편곡의 만남 빠올로 프레스꾸라(Paolo Frescura). 알이 커다란 코팅이 된 안경을 쓰고, 청쟈켓에 기타 하나를 메 고 꽃앞에 서서 웃고 있는 그의 모습을 90년대의 눈으로 보면 참으로 촌스럽기 짝이 없다. 하지만 이 것이 70년대의 멋이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무던히도 많은 추억과 낭만이 살아 숨쉬고 있다. 니꼴라 디 바리, 나다 등 요즘 들어 속속 발매되는 이태리 깐쪼네 풍의 음악들은 70년대 한국의 포크 뮤지션 들이 애용한 것이기도 하다. 단지 암울한 시대 상황을 극복할 길 없어 은유적 표현과 전원적 가사로 일관했던 한국의 상황과 보다 자유롭게 자신들의 생각과 사상을 표현할 수 있었던 그들의 정치적, 문 화적 환경을 비교해 보면서 부러움만 일어날 뿐이다. (사실 아티스트에 대한 프로필이 전무한 경우에 이미 청자들이 다 아는 이런 뻔한 이야기를 서두에 놓게 된다. 이 점에 대해서는 항상 죄송스럽게 생 각한다.)

자, 그러면 그의 음악을 들어보자. 이 앨범을 주목하게 만드는 것은 빠올로 프레스꾸라라는 이름의 아티스트라기 보다는 오히려 그의 작업을 도와주고 있는 세 명의 인물이다. 뉴 트롤즈, 오산나, 일 로 베쉬오 델라 메달리야(RDM) 등의 작품을 함께 했던 거장 루이스 앙리쿠에즈 바칼로프. 이미 국내에 도 소개된 바 있는 치로 담미코. 그룹 고블린(Goblin)의 리더 끌라우디오 시모네티가 그들이다. 이름 만 들어도 마음이 설레는 인물들임에 틀림없다.

이들은 이 앨범에서 모두 건반주자로 참여하고 있다. 루이스 앙리쿠에즈 바칼로프와 치로 담미코는 편곡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 많 은 기대를 하고 있는 분들을 위해 이 시점에서 이 음반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먼저 알려 드려야겠다. 이 앨범은 빠올로 프레스꾸라가 이미 발표한 이전의 두 작품에서 들려주었던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에 클래시컬한 편곡과 우수가 가득한 정서가 덧입혀진 작품이다. 때문에 루이스 앙리쿠에즈 바칼로프가 참여한 세 앨범보다는 치로 담미코 쪽의 음악이 그 영향력 면에 있어서 더욱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깐따또레 스타일인 것이다.
우리들은 앨범을 감상할 때 이 두 편곡자들의 작품들을 쉽게 구별해 낼 수 있는 뚜렷한 차이점을 발견해 낼 수는 없다. 소재는 음악 평론가들이 가장 싫어하는 "사랑"이다. 소재가 "사회적인 것", "정치적인 것"이 아닐 때 그것은 이미 음악(주로 록)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했다 고 생각하는 그런 평론가들이 싫어하는 소재인 것이다. 하지만 "사랑"이란 것도 인간의 진솔한 감정인 다음에야 그렇게 평가 절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치로 담미코가 편곡에 참여한 곡으로서 강한 톤으로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는 이에 대한 원 망을 담고 있는 듯한 첫 곡 (Scema(어리석은 여자))와 전형적인 깐따또레의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Mi Sembra Un Film(내게는 영화 같아요))이 있다. 그 이외의 곡들은 한 곡을 제외하고는 모두 루 이스 앙리쿠에즈 바칼로프가 편곡을 맡아 주었는데, 특히 비교적 빠른 템포의 리듬과 경쾌한 기타 음 향이 클래식 편곡과 잘 어울려 낭만적이면서 동시에 청량한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좋은 작품 (Non Serve A Niente(아무 것도 소용없어요)), 클래시컬한 피아노 선율이 그가 오산나의 (Milano Calibro 9)에서 들려주었던 그것을 연상케하는 웅장한 곡으로 빠올로의 격정적인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Canto D'amore Per Anna(안나를 위한 사랑의 노래)), 또 하나의 뛰어난 클래시컬 편곡 작품 ( Lui(그 사람))가 주목할 만한 곡이다. 치로 담미코가 "단순함과 순수함"으로 편곡을 시도했다면 그는 "화려함과 웅장함"으로 편곡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다 보니 이 음반의 주인인 빠올로 프레스꾸라의 음악적 능력은 과소 평가된 느낌이 있다. 그에 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우리들에게는 그의 이름보다는 위의 두 명의 이름이 더욱 구미를 당기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두 명의 편곡이 리까르도 꼬찬떼라든지 끌라우디오 바리오니같은 RCA의 대표적 깐따또레 아티스트와 더불어 이태리적인 낭만과 우수를 가득 담아 내고 있는 빠올로 프레스꾸 라의 어쿠스틱 기타, 목소리와 어우러지지 않았다면 이 작품은 세상에 나왔다가는 쉽게 사라지는 전 설 속에 묻힌 음반이 되었을 것이다.

글/맹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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