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rseWithWound

# 촌평[ | ]

[Album Review] Nurse With Wound & ...

클라투와 탠저린 드림과의 만님으로 인해 중학교 2학년때부터 시작한 프 로그레시브록과의 기나긴 여정이 무언가를 얻기 위한 끊임없는 시도였다고 한다면, 저는 그것을 특수한 형태의 - 음악이라는 매개를 통한 - "감동"과 " 충격"을 음미하고 향유하기 위한 어떻게 보면 사치스런 과정이었다고 단언 할 수 있습니다. TD의 , , Yes의 , Museo Rosenbach의 , Saint Just의 등의 앨범을 통해서 차례로 맛보았던 음악적 감동의 순간은 그 어떤 삶의 순간 보다도 강력하고 충격적인 모습으로 제가 다가와서, 정체된 제 모습을 자 극하고 변혁을 유도하면서 평새 잊혀지지 않을 것만 같은 기억의 한자리 속에 남아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그런 제게 가장 최근에 다가와 음악적 충격의 세계를 펼쳐보인 그룹이 바 로 이 글에서 말씀드리고자 하는 영국 그룹 Nurse With Wound입니다. 제가 애용하는 영국의 메일 오더 레코드점 Ultima Thule의 카탈로그에 나와 있 던 그들의 LP 가격이 하도 비싸서, 대체 무슨 그룹일까 하는 궁금함과 단 순한 호기심으로 구한 그들의 앨범은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또 하나의 커다란 충격적 체험을 안겨준뒤 유유히 뒷걸음질치고 나서 저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습니다.

사실 그들의 음악은 제가 음악을 통해서 맛보고자 했던 "음악적 감동"의 세계와는 거리가 멉니다. 정형적인 양식의 파괴, 음악의 가장 본질적인 모 습이라고 여기고 있던 일말의 요소마저 거부한 채 그들이 추구해온 기나긴 독자적 세계는 듣는이가 누구이건간에, 좋게 말하면 고개를 돌려본적이 없 는 새로운 음악의 시야를, 나쁘게 말하면 되돌이키고 싶지 않은 쓰린 음악 의 추한면을 들추어 보여 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기억해서 되풀이 할수 없는 멜로디와 변칙적 리듬, 불규칙한 음렬은 "프 로그레시브"라는 그 진보적 용어로도 규정할수 없는, 테두리 밖에 위치한 반역적이고 도발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음을 엿보게 됩니다. 그들의 음악 과의 만남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접했던 아트 베어즈와 헨리 카우의 "육 체적" 음악의 체험도 결코 이들보다 강렬하지는 못했다고 기억합니다.

이렇게 말하고 보면 마치 NWW의 음악을 극찬하고 있다고 들으실지도 모 르겠는데, 전 결코 그런 의도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 역겨운 음향의 연 속을 통해 느꼈던 불쾌한 체엄이 아물지 않는 상처처럼 남아있을 뿐, 또다 시 다른 분께 그들의 음악을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가 들 어본 그들의 앨범은 2매인데, 하나는 EP 및 싱글로 발표한 작품들을 리믹 스해서 담은 와, 입니다. Audion지가 발행한 는 그들의 음악과 디스코그래피를 상세하고 소개하고 있는데, 2매 정도 들어 보니 처음에 품었던 음악적 호기심은 꼬리를 감추듯 사라지고 다시는 듣기 싫은 불쾌한 기억으로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핵심 멤버이자 리더인 존 스 테이플턴이 직접 그렸다는 언짢은 재킷과 과식한 이의 트림소리같은 효과 음, 금속성 파열음, 무질서한 무성음 등이 혼란스럽게 나열된 그들의 음악 속에서 제가 얻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요즘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북유럽(스칸디나비아) 프로그레시브와 캔터 베리 메인 스트림의 음악을 별반 거부감없이 수용할 수 없는 힘을 키우게 해준 것이, 마치 처음 음악을 들을 무렵 탠저린 드림과 마이크 올드필드의 음악을 들으면서 대곡감상의 힘을 키웠듯, 음악 감상의 폭을 넓혀준 이 NWW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가장 최근에 겪었던 음악적 충격, 바로 이 NWW와 함께였음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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