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ury Rev - Deserter's Songs

1 개요[ | ]

Mercury Rev
Deserter's Songs (1998)

2 거북이[ | ]

레이블을 소니/워크Sony/Work에서 V2로 옮기고 이전 음악적 변화 이상의 변화를 추구한 것이 바로 이 음반 '매마른 자의 노래Deserter's Songs(1998)'이다. 이 앨범은 나오자마자 엄청난 비평적 찬사를 얻어내어 1998년 NME의 연말결산에서 앨범부문 1위를 차지했고 상업적으로도 괜찮은 판매고를 올렸다. 아마 레브의 많은 팬들은 이 앨범으로 이들을 알기 시작했을 것이다.

이 앨범에서 이들은 싸이키델릭 성향을 최소한으로 남겨두고 나머지 부분을 멜로디와 오케스트레이션으로 채웠다. 이것은 두가지 면에서 아주 유효한 것이었다. 하나는 당시 음악씬에서 주목받기 위해서는 멜로디 지향의 모던락/브릿팝적인 요소를 집어넣는것이 유리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무조건적인 실험성 추구도 좋지만 대중성 속에서 돌출되는 실험성 또한 대단한 것일 수 있다는 쪽으로 전략을 바꾸었다는 점이다. 데이빗 보위David Bowie는 아주 대중적으로 인기있었고 지금도 인기있는 아티스트지만 그와 브라이언 에노Brian Eno의 베를린 3부작-'낮은Low'(1977), '영웅Heroes'(1977), '숙박자Lodger'(1979)-를 들어본 이들이라면 아무도 보위를 단순한 아티스트로 생각하지 않는다.

결과는 아주 빛나는 것이었는데 '구멍Holes'에서 '끝없이Endlessly'까지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구성과 서정성, '난 동전을 모아I Collect Coins'같은 짧은 브릿지곡, '고속도로의 여신Goddess on a Hiway'과 같은 대중성있는 싱글 곡과 '우스운 새The Funny Bird'와 같은 초기 싸이키델릭 분위기의 강렬한 곡들을 절묘하게 섞어 구성면에서 나무랄데 없는 앨범이 나온 것이다. 예술지향적 태도를 결코 버리지 않으면서 대중성을 겸비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이다. 지금까지 그런 성취를 보여준 앨범들은 결코 많지 않은데 이 앨범은 90년대에 그런 결과물이었던 거다.

여기서 정말로 훌륭한 것은 오케스트레이션의 사용인데 쓰지 말아야 할 곳에 안쓰고 써야 할 곳에 쓴 이 중용적인 사용은 90년대 나온 음반들중에 독보적이라 할만하다. 데이빗 프리드먼이 프로듀서로 각광받게 되면서 플레이밍 립스의 '부드러운 게시물The Soft Bullettin'(1999)나 모과이Mogwai의 '요절한 자여 이리오라Come on Die Young'(1999)등과 같은 명반들을 연속으로 내놓았지만 그 어떤 음반들도 이 '매마른 자의 노래'의 수준에 훨씬 못미친다.

이들의 음악이 팝송지향적이라는 것은 이들의 초기 음악을 좋아하는 이라면 무척 당혹스러운 일인데 사실은 팝송지향적이라기 보다는 싱어-송라이터 지향적이라고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들은 라이브에서 죤 레넌John Lennon이나 닐 영Neil Young의 곡을 즐겨 부를 뿐 아니라 '민초Ragtag'같은 스윙재즈 곡부터 마일즈 데이비스Miles Davis까지 아주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공연에 포함시킨다. 하이브리드라는 90년대의 특성이 이들에게도 당연하게 녹아있는 것이다.

이렇게 낭만적 사운드를 만드는 것은 90년대 들어 하나의 조류처럼 되었는데 흔히 이런 음악들을 챔버 팝Chamber Pop이라고 말한다. 틴더스틱스Tindersticks나 레드 하우스 페인터스Red House Painters같은 밴드들이 챔버 팝의 대표적 밴드들인데 이들은 낭만적이고 우울하며 유려한 사운드를 주로 만들어 90년대의 패배자 정서를 표현하는 또다른 스타일의 음악이다. 90년대의 승자라고 할만한 래디오헤드Radiohead 역시 챔버팝적인 사운드로 변해왔다.

--거북이 (2001-12)

3 이형주[ | ]

기억에 희미하지만 난 레브 스타일이 아니라고 누가 말했다. 그리고 정말 영 아니올시다였다. 초기의 익스페리멘탈적인 혼란스러움으로 가득찬 그들의 사운드는 무에 이런게있나.. 하는 냉담한 무관심을 끝으로 더이상의 관심사는 아니었드랬다.
근데..

거의 4년만에 암울이 가득한 청회색빛 쟈켓으로 다시 뻔뻔스럽게 나타난 얘들은 좀 의외였다. 아니 왕창 의외였다. 그리고 솔직히 좀 놀랐다. 얘네가 레브맞아?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깐. 모 자기네들도 예상하지 못했던 반응이었으니 당사자들이 더 놀랄법 했겠지만. 튼간에..

이번 앨범의 주류를 이루고있는 스트링 사운드. 어디서 귀신이 흘러들어 올것만같은. 그런 칙칙 흐느끼는 사운드. 바이올린과 멜로트론,그리고 체임벌린이 합성된 유령이 기어다니는 듯한 스트링 사운드가 아하 요런맛도 있구나.. 자꾸 리핏을 누르게 되는 요인이된다. 아.. 비슷한 누구가 생각이 날랑말랑. 흠..
나이먹을 수록에 죽어나가는건 잿빛 뇌세포밖에 없구만.. 허허.

귀를 쫑긋세우고 가만히 들어보면 백그라운드에 깔려있는 채임벌린의 가느다랗고 연약한 높은소리와 완만한 멜로트론 소리를 들을수 있는데, 이번 얘네들이 해보고 싶었던 실험이 앞과 마찬가지로 뒤에도 흥미롭고 호기심을 자아낼법한 그런 사운드를 넣어보는 것 이었댄다. 그럼 삼차원이되나? 그 중간엔 무엇이 있어야할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3번 곡에는 톱 사운드도 들어간거 같던데, 소프라노를 맡았던 Dave부인 목소리와의 조화가 재미있다. 5번의 약간 몽롱한 연주 스타일이나 10번같은 곡은 이네들의 스타일이 완전히 바뀌지 않았음을 시사하는것도 같지만.. 몇번이던가 뒷부분에는 오케스트라를 사용한 흔적이 있기는하나, 이미 이전에 사용한 방법이기에 별로 관심은 가지않았고..

글고 앨범명인 Deserter's Songs는 이 밴드 초기시절 이들을 무시했던 저널리스트 누구의 저널에서 따온 이름이기는하지만, 그 속뜻은 유태, 기독교의 전설에서 유래된것 이라고한다.(보이는뜻과는 반대의) 자신과는 맞지않는 사막이라는 환경에서 뛰쳐나와 자신이 추구하던 일을 하는사람을 칭하는 뜻이라던데, 레브 그네들의 상황을 적절하게 받쳐주는 말이기에 자신들도 선택한듯하다. 사실 계속되던 실패와 밴드내의 불화, 그리고 계약사간의 잦은 마찰로 어지간히 스트레스를 받았을테니. 모 실제 이번 앨범 작업시엔그들 스스로 변하고자 많은 노력들을 기울인 모양이다.

그래도 이들이 추구하는바는 시간을 뛰어넘는 그런 음악을 하겠다는 것인데..
그들의 실험정신이 이때까지 그들을 끌고온 어떤 매개체역할을 해온만큼 앞으로도 기본 컨셉은 계속 유지되겠지. 부단한 노력을 하는 자들은 아름다워 보인다.

{이형주, escapist}

{이 글은 하이텔 메틀동 모던/얼터너티브/펑크락 게시판(metal 14)에서 옮겨온 것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저자에게 있으며 삭제나 수정을 원하실 경우 mailto:정철zepelin@hanmir.com 에게 요청하세요.}

4 이형주 Deserter's Songs Tour[ | ]

이형래 {mailto:hyoenrae@hitel.net}

지난 한해동안 말이 많았던 밴드중의 하나를 꼽으라면 어렵지않게 이들을 꼽겠다.
특히나 위의 수식어구는 레브를 설명할라치면 항상 따라다니는 말이었다고나..
그러던 이들이 올 첫 공연을 뉴욕에서 가졌다.

흔히들 뉴욕을 불러주지 않으면 못오는 곳이라고 하더라. 거의 200여개가 되는 클럽들에선 매일 3-4밴드의 공연이 열리고, 그리고 그 스케쥴은 이미 일년도 전에 결정이 나버리기 때문이다.

뉴욕주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한번도 공연을 가지지 못했던 레브가, 올 첫공연을 뉴욕시에서 가졌다는건 그네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거시다. 튼간에..

공연의 주 레파토리는 모 두말하면 잔소리로 Deserter's Songs의 전곡이었고, 앵콜곡 세곡은 이전 앨범 수록곡들 이었는데, 워어낙에 관심없게 들어논지라 알수가 있나.. (당연없지..) 게다 이젠 메인 공연에도 지각을 하는지라, 첫 두곡은 놓쳤음을 솔직하게 고백해야만 하겠다. --;

들어가자 마자 나온곡은 Holes로, 이번 앨범의 주류를 이루고있는 그 스트링 사운드의 흐느껴대는 소리였는데, 라이브가 이렇게 감각적일수 있구나 하는것을 실감. 조너단의 보컬은 직접듣는게 더 낫다는 생각까지 들더라고. 그레스하퍼 아저씨의 기타와 멜로트론의 막강공세로 베이스의 음은 완전히 죽어버리는 경향이 있었는데, 그 베이시스트는 촉촉하게 젖은 앞머리를 내린 섹시한 포즈로 당당하게 승부를 걸어 뭇 눈물어린 박수공세를 받기도 했더랬다.

그레스하퍼 아저씨의 오버액션 장난아니게 멋지고.. (70년대 락큰롤 다큐멘터리 필름을 보는듯한 착각을..) 대개 연주시간이 길어서 그런지 멤버들 때를 놓치지 않고 너구리를 잡는 치밀함으로, 애연가의 성실한 자세를 보여주기도.

아아.. 제일 멋졌던 Goddess on a hiway. 깨끗한 건반으로 시작하다가 멜랑꼴리의 몽롱함으로 바뀌는 분위기 전환의 연주는 정말 압권이었다고 밖에는.. 게다 회색빛 우울함이 가득 느껴지는 보컬도 감동으로 밀어 넣는데 한몫을.

어떤 공연을 보면, 안보아도 좋았을법한 느낌이 들때가 있다. 차라리 시디만을 듣는것이 사운드를 즐기기엔 부족함이 없는듯하니. 그에 반해 레브는 공연에서 발산되는 파워가 더 압도적이더라. 후회는 안될. 그래서 눈이부시더라고..

{이형주, escapist}

{이 글은 하이텔 메틀동 모던/얼터너티브/펑크락 게시판(metal 14)에서 옮겨온 것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저자에게 있으며 삭제나 수정을 원하실 경우 mailto:정철zepelin@hanmir.com 에게 요청하세요.}

5 참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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