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ledetti

  | 거북이 : ★★★☆☆ (훌륭한)


1 거북이[ | ]

이 앨범의 자켓은 인체 해부도로 뒤덮여있다. 이 재킷의 안쪽 바깥쪽을 살펴보면 인체 해부도 중에서 설명이 달려있는 곳은 목소리를 내는 부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앨범 타이틀 maledetti는 '저주받은'이라는 뜻이다.
이 앨범에서 데메뜨리오는 자신의 저주받은 목소리로 낼 수 있는 모든 기교를 다 사용하여 노래를 한다. 부클릿 안쪽의 사진을 보라. 그는 그전에도 충분히 그랬지만 보컬리스트라기보단 보컬 퍼포먼서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적당할 것이며 목소리로 그에 비견할만한 모습을 보여준 사람은 페이스 노 모어FaithNoMore와 미스터 벙글MrBungle의 목소리였던 마이크 패튼MikePatton외에는 본 적이 없다.
그리고 이 앨범에서는 각 악기들의 연주도 완연히 재즈적이다. 콘트라베이스 대신 베이스 기타 라인이 질주한다는 점이 조금 다를 뿐 이 앨범에 담긴 연주는 락이라기 보단 재즈다. Gerontocrazia와 Scum이 그런 곡들이다. 종종 나오는 효과음이나 피아노가 아닌 건반연주가 나올 때 이 음반이 아레아였지 하고 나를 깨운다. 중간에 당혹스럽게도 바흐(Johan Sebastian Bach, 1685-1750)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Brandenburg concerto, BWV 1046-51, 1712년)이 변주된 Il Massacro Di Brandeburge Numero Tre In Sd Maggiore가 너무나 멀쩡하게 연주되어 오히려 불안하다. 언제 데메뜨리오가 폭발할지 모르는 분위기의 음반에서 클래식을 연주하는 것은 청자로 하여금 불안감을 느끼게하기 충분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마지막곡 Caos에서 곡 제목에 걸맞은 카오스를 들려주고 앨범을 끝낸다.

이들이 스스로를 '국제적 대중 그룹'international POPular group이라고 적어놓은 것은 대중들에게 다가가려는 그들의 자세를 조금은 반영한다고 봐도 좋으리라. 그들은 이탈리아 좌파 민중들에게 다가가려 꾸준히 노력하기도 했고 항상 여러가지 실험을 하면서도 종종 극단적으로 멀어지는 것을 경계해왔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앨범을 들으면 그런 평가를 내려보려 잠시나마 노력한 내가 바보였음을 알게된다. -- 거북이 2003-2-13 1:00

2 박지윤[ | ]

[감상] Area -Maledetti jawaka (박지윤 from HoPE) 98/01/24

area는 다들 아시다시피 프리 재즈적인 아방가르드를 추구하는 유명한 이탈리아 그룹이다. 희한한 창법을 구사하는 보컬리스 트 demetrio를 비롯해 별별 잡소리를 쥐어짜내는 괴짜그룹으로 통한다. 물론 HoPE의 감상회등을 통해 소개된 몇몇 비스꾸리한 계열들을 늘어놓고 보면 간에 기별도 안가는 수준일지 모른다.
하지만 area를 처음 접했을때 부터 생각해왔던건 적어도 이태 리쪽에서 이만큼 빗나간 음악을 시도한 자들은 드물지 않나 하 는 것이었고 그런 시도의 측면으로보나 그리고 이탈리아 특유 의 냄새(이것을 뭐라 딱 꼬집어 말할 수 있으면 정말 좋을텐데) 가 곁들여져있다는 결과의 측면으로 보나 뭔가 튀는 것은 당연 하다.

maledetii 그들은 끝에가서 모든것을 드러내는 것 같다.
마치 교향곡의 화려한 피날레 처럼 이 앨범에도 Caos라는 마지 막곡이 있다. 불협화음 그 자체인 이곡은 마치 전반부에서 간신 히 참아왔던것을 끝에서 다 폭발해 버리고 있는 듯한 모습이라 애처롭기까지하다. 클래식 곡을 그대로 취하고 있는 다섯번째 곡 이 옥의 티라면 티라고 할 수 있겠다. 휴식을 위해 제공하고 있 는 것일까? 반어법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서 일지도 모른다.
다음은 수록곡이다.

1.Evaporazione 2.Diforisma urbano 3.Gerontocrazia 4.Scum 5.Il massacro di Brandeburgo numero tre in sol maggiore 6.Giro,giro,tondo 7.Caos(parete seconda)

덧붙이자면 maledetti앨범이 실험적인 면에서 이전의 것들에 비 해 뛰어나다는 평이 공감이 가긴 하지만 듣기에 신나는 것은 역 시 crac!앨범인 것 같다.
아직 들어보지 못한 분들중에서 이상의 짧은 설명에 공감이 가 는 분들이 있다면 한번쯤 들어볼 가치가 있는 앨범이다.

3 정종화[ | ]

라이브 앨범을 발표한후에 왕성한 창작력을 보이며 이듬해 새롭 게 발매한 앨범 'Maledetti'는 이전작품들보다 전위적인 면이 더 욱 강조된 대단히 실험적인 앨범이었다.

Maledetti (1976)

수록곡 전체가 어느하나 마음편하게(?) 듣기에 힘들정도로 기기 묘묘한 실험적이고 전위 아방가르드적인 음악들로 가득차 있는 독특한 작품이다.

1. Evaporazione

빈복도를 급하게 뛰어가는 소리와 고압전류가 흐르는 전선에서 나는듯한 전기적인 울림이 기분나쁘게 흐르고, 휘파람소리와 물 이 흐르는듯한 소리와 뛰다가 숨차서 헐떡이는 소리, 숨찬듯이 뛰어가면서 질러대는 소리, 마이크앞에 서서 숨소리를 고르는듯 한 소리와 함께 힘겹게 한마디 한마디를 내뱉는다... 이어서 물 마시는 소리에 이어, 완전히 안정된 목소리로 크게 '신사 숙녀여 러분!' 하는 데미뜨리오의 목소리... 이어서 무엇인가를 말하려 고 하는데 뒷쪽에서 폭언에 가까운 마치 '입다물어!'하는 듯한 느낌의 외침으로 짧은 인트로(1:45)가 끝난다.

2. Diforisma Urbano

독특한 비트의 드럼과 올겐의 낭낭하고 약간은 왜곡된듯한 사운 드가 디스토션기타와 함께 중반부까지 장황한 연주를 들려준다.
이후에 서늘한 느낌의 피아노 건반 터치와 함께 기교적인 데미뜨 리오의 보컬 에들립이, 하먼드 올겐의 열띤 연주와 와와 사운드 의 일렉기타의 성난듯한 포효가 작열하면서, 마무리된다.

3. Gerontocrazia

마치 아프리카 토인들이 나오는 타잔영화나 나올듯한 원시적인 타악기연주에 이들 토인들의 정신적인 지주인 주술사같은 마력 이 느껴지는 데미뜨리오의 굿판같은 느낌의 주술적인-하지만 상 당히 애절한...-보컬이 매우 인상적으로 펼쳐지며 도입부를 장식 한다. 이후에 첼로-혹은 더블 베이스-로 생각되는 현악기를 활로

 는 자극적인 사운드와 함께 데미뜨리오의 열띤 보컬이 펼쳐진

다. 매우 민속음악의 향기가 짙게 배여나오는 곡이다. 대담한 베 이스 연주와 함께 일렉기타, 올겐, 섹소폰등이 차례로 등장하면 서 서로 대화를 주고 받듯-대화라기 보다는 격렬한 토론을 벌이 는듯한- 서로 주고 받는 인터플레이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뒤이 어지는 'Scum'과 함께 본작에서 가장 돗보이는 곡이며, Area의 작품가운데서도 손꼽을 만한 뛰어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4. Scum

불협화음적인 건반의 터치와 마치 박자를 저는듯한 드럼비트가 독특한 부조화속의 어떤 질서를 느끼게 한다. 이후에 광적으로 눌러대는 건반의 연주는 극도의 자유로운 터치가 혼란스러움을 가중시키면서, 후반부로 나아가면서 완전히 아방가르드한 음들이 미친듯이 날뛰게된다. 관악기가 그 혼란을 정리하는듯한 음과 함 께 물이 똑똑 떨어지는듯한 묘한 전자음의 세계로 들어가며, 데 미뜨리오의 카리스마적인 목소리-매우 힐난하는듯한 투의-가 끝 부분을 더욱 기묘한 분위기로 이끌어간다. 역시 Area라는 그룹의 전위적인 면을 여실히 드러낸 좋은곡이라고 하겠다.

5. Il Massacro Di Brandeburge Numero Tre In Sd Maggiore

본작에서 가장 독특한..아니 Area의 작품중 가장 독특한 작품이 랄수 있는 진짜 클래식작품을 클래식적으로 연주한 곡이다. 현악 4중주단 정도의 연주로 들리는데, 잘 아시는 바하의 브란덴부르 그 협주곡을 연주해주고 있다. 무엇인가의 파격이나 왜곡을 기대 했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나 이상하게도 정상적인 연주로 끝이난다. (2분20초)

6. Giro, Giro, Tondo

앞서의 휴식에서 힘을 얻었는지, 더욱 강하게 포효하는 데미뜨리 오의 목소리를 만끽할 수 있는 곡이다. 중간쯤부터 둥둥 튀는 베 이스라인위로 몰입적인 속주를 펼쳐주는 올겐연주가 압권이다.

7. Caos ( Parte Seconda )

과연 이런 음악을 제정신을 가지고 들을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그럼 진짜 이런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는 사람들은 분명 히 미친사람일거야! 하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완전히 전위적이고 그로테스크하고 구역질 치미는 곡이다. 초장부터 속뒤집어 지는 데미뜨리오가 속엣것을 게워내는듯한 짓거리를 하고, 완전히 불 협화음의 극치인 리코오드류의 삑사리와 신경에 그슬리는 현악기 를 쎄리고, 때리고, 비비고, 뜯어내는 음들과 나중에 아예 거위 의 울음소리까지 내고 있는 이 9분간의 엄청 지독한 음고문은 아 무리 인내심강한 청자라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게 만들것이다.
가끔씩 첩보물이나 서스팬스 영화 등장하는 '다단단다~'하는 어 느정도 느긋한 음이-원래 이것도 그 영화에서는 긴장을 고조시키 는 역할을 하는것이지만, 이 곡에서는 오직 유일한 제정신을 가 진 소리이기 때문에-있어서 그나마 안식처를 얻었다 싶다.. 후반 부에는 거의 귀신소리를 연상케하는 데미뜨리오의 귀곡성과 멋대 로 삑삑거리는 섹소폰소리가 또다시 청자의 신경을 팍팍 거슬리 게 한다. 끝부분은 완전히 모든것들이 확실하게 박살내버리는 자 극적인 효과음과 완전히 미치광이가 된 데미뜨리오의 인간이기를 거부한 부르짓음이 정내미를 뚝 떨어뜨린다. 저 인간이 과연 제 정신을 가진 인간일까? ... 하지만, 이런 파격적이고 전율적인 그의 천재적인 표현능력에 다시금 경의를 표하게 하는곡이다. 하 지만, 자주 들을만한 곡은 분명히 못된다. 음악이란 그래도 아름 다운 것이다..라는 필자의 평소의 소신을 무참히 박살내버릴 수 있는 파워를 가지고 있는 충격적인 작품이 아닐수 없다.

4 조영래[ | ]

  1. 앨범 : Maledetti (Maudits) (1977)
  2. 아티스트 : Area
  3. 레이블 : Cramps
  4. 장르 : 프로그레시브 록 (Progressive Rock)
  • REVIEW

이탈리아의 프로그레시브 록이라면 유려한 멜로디와 클래시컬한 어레인지가 돋보이는 심포닉 록(Symphonic Rock)이 흔히 떠오르게 된다. 이탈리아의 프로그레시브 록 씬을 지배하는 대다수의 밴드들이 클래시컬 록에 주력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프로그레시브 록 씬을 좀 더 주의 깊게 살펴 보면 재즈 록(Jazz Rock)과 아방가르드 록(Avantgarde Rock)의 부류 또한 만만찮은 줄기를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인 PFM의 경우 중반기 이후부터는 재즈 록 밴드로 파악하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며, 뉴 트롤즈(New Trolls)나 오잔나(Osanna)등도 재즈와 록을 결합한 음악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재즈 록과 아방가르드 록(Avantgarde Rock)의 대표 주자라면 단연 아레아(Area)를 꼽아야만 한다. 그리스계 보컬리스트인 데메뜨리오 스트라토스(Demetrio Stratos)의 무자비한 바이브레이션이 실린 고감도 보컬로도 유명한 아레아는 발칸 반도의 민속 리듬과 재즈를 혼합한 독특한 음악으로 70년대 이탈리아의 록 씬을 지배했다. 불규칙한 리듬이 중심이 되는 다소 난해하게 생각되는 음악을 구사하는 밴드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70년대 이탈리아의 학생 집회에도 불려졌을 만큼 높은 인기를 누렸다. 아레아의 네 번째 스튜디오 앨범 「Maledetti」는 많은 인원의 세션 뮤지션들을 동원해 제작된 앨범으로, 이들의 어느 앨범보다도 자유분방한 연주를 담고 있다.

  • Song Description

<Diforisma Urbano>의 불규칙한 변박을 중심으로 종횡무진하는 연주는 아레아의 전형적인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의 에쓰닉(Ethnic)한 퍼커션 위로 흐르는 데메뜨리오의 보컬과, <Giro, Giro, Tondo>나 의 인트로에서 등장하는 데메뜨리오의 살 떨리는 바이브레이션은 사람의 목소리를 악기처럼 사용한 예의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과 는 본작의 성격을 잘 대변하고 있는 곡들이다. 의 자유 분방한 연주는 록 이라기보다는 프리 재즈라고 하는 것이 더 적합할 것이다. 마지막 트랙 는 제목에서 짐작할 듯 있듯이 혼란스런 사운드로 점철된 곡이다. 이 곡에서의 데메뜨리오의 보컬은 노래한다기 보다는 하나의 악기이자 이펙터로 사용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 감상 포인트 및 평가

「Maledetti」는 록 음반이라기 보다는 재즈 음반에 가깝고, 그 보다는 그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아방가르드 음반이라고 할 수 있다. 이펙트적인 소음과 화려한 연주를 조화시킨, 소리의 정형성을 무참하게 파괴시킨 앨범. (조영래, 1999.8, 아일랜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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