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gCrimson20011009

John Paul Jones Orchestra and King Crimson ***

(Oct. 9, 328 Performance Hall, Nashville, TN)

얼마전 윤현식님이 바동에 포스팅하신대로 크림슨의 2001년 가을 컨서트가 지난 금요일 내쉬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운좋게도 그 첫번째 공연을 볼 수 있었습니다.

벌써 저에겐 세번째 크림슨 컨서트입니다. ^^;
문외한인 동행을 데리고 가는것보다는 혼자가는게 여러모로 좋을것 같아서 이번 컨서트는 일찌감치 표를 한장만 사놓았습니다.

토요일...
하루종일 집에서 뒹굴뒹굴하다가 공연이 여덟시 시작인지라 여섯시 반쯤 집을 나섰습니다. 4번가의 허름한 뒷골목.. 역시 예상대로 한 오십명 정도 미리 와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더군요. 스트릿 파킹을 찾아보려다가 빈 스팟이 없어서 클럽 바로 앞의 주차장에 5불을 내고 파킹했습니다.
흑인 청년이 말을 걸었습니다.

"헤이.. 너도 휴스턴에서 왔냐 ?"

"아니 웬 휴스턴 ? 오리지날리는 코리아에서 왔지 "

"오 코리아 ? 정말 열라 먼데서 왔네 .."

"아냐 거기서 온지는 좀 됐고 요즘은 여기 살아.. 근데 웬 휴스턴 ??"

"저기 차 세우는 친구 있지 ? 쟤도 휴스턴에서 왔다는데 니 친구처럼 보여서.."

그녀석이 가리키는곳을 보았더니 텍사스 번호판의 차에서 한 동양인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한국사람 같은데....'

헌스빌에서 리베로님이 혹시 올지 모른다고 했지만 안올것 같고.. 예전에 주봉균님께 한번 같이 공연을 보는게 어떨까 하는 메일을 드렸었는데..
혹시 주봉균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 텍사스 출신 답게 11월의 날씨에도 반팔 티셔츠를 입은 휴스턴 사나이는 내 뒤에 와서 줄을 섰습니다.

'주봉균님 같은데... 텍사스에 계시다고 했던것 같은데.. 휴스턴이었나 ? 오스틴이었나 ??'

휴스턴 사나이는 유창한 영어로 더 뒤에 줄을 선 미국 아줌마들하고 얘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휴스턴에서 왔어 ?"

"어 열시간이나 운전해서 왔어 "

"Down there는 어때 ?"

"응 좋아.."

"근데 크림슨이 텍사스로는 안가나 ? 어떻게 열시간동안 운전해서 올 생각을 했어 ?"

다른 아저씨가 끼어들었습니다.

"응 가장 밑으로 내려간건 플로리다 정도고.. 텍사스는 잘 안가는것 같더라"

"맞아.. 그래서 내가 열시간이나 운전해서 왔자나.. 사실 지난번 캘리포니아 기타 트리오 공연은 한번 봤었는데.. 크림슨은 오늘이 처음이야 (?)"

주위가 산만해져서 휴스턴 사나이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지난 몇년의 노하우로.. 나름대로 한국사람 중국사람 일본사람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자신했던 나는.. 그 휴스턴 사나이를 한국사람.. 게다가 오스틴에 사시는 주봉균님이 틀림없다고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습니다. ^^;

'중국사람 락컨서트에 오는거 별로 보기 힘들고.. 그리고 중국인으로 보기엔 넘 깔끔하잖아 ? 일본인 아니면 한국인인데..
저번에도 크림슨 컨서트에서 봤던 일본애들은 머리 길고 수염 기르고.. 전형적인 일본애처럼 생겼는데.. 이 휴스턴 사나이는 전혀 일본인 같지 않아... 그리고.. 휴스턴에서 열시간이나 운전해 올 정도면... 의지의 한국인밖에 없어.. 다른 어느 민족이...^^;'

용기를 내어 뒤로 돌아 휴스턴 사나이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혹시 한국분이세요 ? (in Korean) "

"????"

"-_-;;;"

완전히 무시당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아.. 주봉균님은 오스틴에 계신가요 ? ^^;

잠깐 팔린 쪽을 추스리고 나니.. 앞에 있는 녀석들의 수근거림이 귀에 들어왔습니다.

"오늘 존 폴 존스도 나오지 .."

"응 존 폴 존스 밴드가 나올거야 "

"그러니까 크림슨하고 같이 연주하는건 아니지 ?"

"응 크림슨은 트레이가 있으니까.."

뭔소리야 ? 존 폴 존스 ?
Led Zeppelin의  ?????
잠시 머리를 돌려보니..
내년에 지난번 솔로앨범 Zooma의 뒤를 잇는 두번째 솔로앨범을 Discipline label에서 발매 예정인 John Paul Jones가 크림슨의 오프닝으로 참여할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Elephant Talk newsletter에서 읽은 기억이 났습니다.

오 !! John Paul Jones !!!!

(시간이 없어서 다 못쓰겠네요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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