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esis - We Can't Dance

1 개요[ | ]

Genesis
We Can't Dance (1991)

2 허경[ | ]

등록자 : 허경[1] 등록일 : 2002/01/07 조회수 : 60 추천수 : 0 [추천하기]

이들은 정점에 올랐을 때 변해야만 했다. 그것도 제대로 변해야 했었다. 그것이 70년대 초부터 80년대 말까지 제네시스를 이끌어온 하나의 원동력이었다. 이 앨범이 발표되던 시점 역시 바로 이들이 변해야 했던 바로 그 시점이었다. 그런데 그 오랜 기간 동안 적절한 타이밍으로 변신에 성공했던 이들은 어쩌면 가장 중요했을 수도 있는 이 지점에서 그냥 제자리에 주저 앉고 말았다. 일련의 성공이 그렇게 부담스러웠을까? 80년대식 '뿅뿅'사운드가 90년대 방식으로 다소 변화하기는 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Invisible Touch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그나마 곡들의 완성도가 어느 정도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나름의 경륜 같은 것일 것이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90년대 초 중반에 발표된 많은 음반들에서 보이는 지나친 과다 선곡에 의한 음반 전체의 질 저하의 단점이 이 앨범에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70여분의 CD를 꽉 채운다는 부담 같은 것이 있었는지 50분 내외로 군살을 뺐으면 더 나았을 법한 음반 전체의 완성도가 도대체 왜 수록한 것인지 알 수가 없는 몇몇 곡 덕분에 크게 낮아져 버렸다. 여기에 예전 앨범 Abacab 에서도 있었던 일이지만 B-side로 탈락해 버린 On The Shoreline 같은 곡은 팬들의 평가에 따르면 '앨범에 수록된 어떤 곡 보다 좋은'곡이다. 음악적으로 눈에 띄는 것은 뱅크스의 역할 감소와 그에 따른 러더포드와 콜린스의 입김의 증가인데 그룹 외 활동을 통해 상당한 상업적 성공을 거둔 두 사람의 입지가 토니 뱅크스를 능가한 것처럼 보이며 수록곡 중 몇몇 곡은 콜린스의 솔로 앨범이나 마이크 앤 메카닉스의 앨범에 수록되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은 곡들이다. 러더포드의 기타 비중이 이전 앨범들보다 더 증가한 것도 귀에 뜨이는데 그의 연주는 탁월한 대가의 그것은 아니지만 그나마 이 앨범을 뻔한 80년대 사운드에서 벗어나게 하는데 일조하였다.
No Son of Mine, Driving The Last Spike, Dreaming While You Sleep, Fading Light 같은 '좋은 곡'과 Since I Lost You나 Tell Me Why 같은 이상한 곡들이 공존하는 기묘한 앨범이다. 많은 팬들이 앨범 발표 후 자신들 만의 50분 내외의 트랙리스트를 따로 만들어 듣고 다닌 앨범이기도 한데 나름의 트랙리스트를 만들어 새로운 음반을 구성해 보는 것도 재미라면 재미일수 있겠다. 무엇보다도 창조적 아이디어의 부재와 변화를 모색하는 정신의 결여, CD시대의 과잉 선곡이 겹치면서 전체적으로 밋밋한 앨범이 되어 버렸지만 그 와중에서도 몇몇 곡의 완성도는 일정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확실히 더 잘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들에게 닥친 창조성의 한계는 필 콜린스의 탈퇴라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3 참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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