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ryBurton

1 # 2004 한국공연[ | ]

발신: "김기범" <mailto:walrus@empal.com> 날짜: 2004/6/11 (금) 8:59am 제목: 최근 본 공연-게리버튼, 마이클 나이먼

최근에 본 공연은 최강의? 비브라폰 연주자 게리버튼과 영화음악 작업을 많이한 현대음악가 마이클 나이먼의 공연입니다. 물론, 제가 평점 인플레라고 악명이 높지만 두개다 돈 아깝지 않은 공연이었던 것 같네요.

게리버튼 Virtuosi

비브라폰의 Virtuosi-사실 비브라폰 연주자 다르게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만-게리 버튼의 내한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예상대로 피아니스트 Makoto Ozone와 함께한 2인조 공연이었습니다.
비브라폰은 20세기에 만들어진 악기라는군요. 마림바, 자일로폰을 개량해서...배치는 피아노 건반과 유사하며 금속으로 만들어져 부드러우면서 지속적인 음을 갖게 된 악기. 목재로 된 스틱을 말렛이라고 하는데...아무튼 들어보면 음색이 이쁘지요.
공연 전 사진을 통해 안 사실이지만 양 손에 두개씩의 스틱을 들고 연주를 합니다. 실제로 오른손의 스틱하나가 가장 강하면서 고음을 치게되고 왼손 2개가 거들고 오른손 한쪽은 가끔씩 사용하더군요. 실제로 잡기도 쉽지 않아보이던데 역시 신체의 일부처럼 다루더군요. 처음 보는 저같은 사람 입장에서야 신기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실제로 연주를 할 때는 엄청난 기술적 숙련과 더불어 상당히 머리를 많이 써야하는 악기로 보입니다. 실제로 기존의 테마를 비브라폰으로 연주한다는 것 자체가 해석을 요하는 작업인 듯 하더군요.

사실, 드럼-베이스 등 리듬 파트가 없이 연주하는 것 자체가 다소 생소하지요. 비브라폰이 정해진 멜로디와 때리는 동작의 강약으로 음을 표현한다는 점, 건반의 배치, 그리고 기타나 섹스폰의 필링보다는 학구적 접근을 요한다는 점에서 피아노와 유사한 점이 많은데...사실 유사한 악기 두개로 공연을 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독특한 시도인 듯합니다.사실, 두 악기가 주고 받거나 배틀 모드로 갈 때도 있지만 대체로 한 악기가 음의 고저강약을 통해 리드하고 다른 악기가 받쳐주는 형식을 택하였습니다. 실제로 게리버튼은 전기기타와 협연을 선호하는데 마코토 오조네는 칙코리아와는 또다른 피아노와의 협연입니다. 서로간의 보완적인 테마의 전기는 프로그램에서 말하는데로 Alter Ego를 연상시킵니다.

사실 최근 앨범은 88년생 기타리스트의 가입이 변화된 부분인데, 이번 내한공연은 2인조 공연입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2년전 앨범인 Virtuosi곡을 많이 연주했습니다. 2부 전체를 Virtuosi로 했고 1부에서는 Generations에서 2곡, 나머지는 서로 좋아하는 재즈곡을 재해석하는 쪽으로 택했습니다.
2부의 라벨, 브람스, 거슈인, 라흐마니노프 등의 레파토리를 보면 후기낭만파 이후 기존의 정통 클래식에서 지역적 정서를 확장하고 기교를 통해 세밀한 음의 구성을 잡아가는 그런 쪽에 관심사가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것 자체가 재즈적 접근이 용이하고 영향력도 미친 음악가들이구요. 1부의 곡들은 비브라폰의 선배 뮤지션의 재해석과 더불어 역시 탱고 등 라틴 및 브라질 쪽 음악의 애정이 표현된 레파토리입니다. 제가 들은 게리버튼의 최고작은 단연 아스트로 피아졸라의 재해석 작업입니다.(솔직히 들은 판 몇개 안됩니다만;;;) 이는 아마 탱고라는 음악이 주는 애수가 악기가 가지는 음색보다 선율을 통해 전달되는 면이 크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게리버튼은 클래식 해석작업에도 자신은 재즈뮤지션이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무엇보다도 자유로운 해석을 통한 접근 자체가 무엇보다도 재즈적이라는 의미를 말하려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번 공연의 레파토리는 버튼이 생각하는 라틴 쪽에 접근한 재즈의 근간을 이룬 뮤지션들의 성과를 탐험하는 성격이 있습니다. 버클리 부학장이라는데서 알 수 있듯이 실제로 기술적의 숙련도는 상당히 강조하지만 그 속에서 즉흥연주의 자유분방함과 이국적 정서를 찾아가고 이를 통한 즐거움과 아름다움이 재즈라고 게리버튼은 규정짓습니다. ECM출신의 백인 뮤지션 답게 아무래도 재즈의 정의 자체가 유럽 전통음악의 지역적 확장으로 보는게 아닌가 생각도 드네요.

게리버튼의 경우, 외모와 목소리에서 역시 교수시러븐 느낌이 나더군요. 프로그램도 그렇고-실제로 한두부분 말고는 거의 프로그램에 나온대로 진행되었습니다-곡 사이사이에 곡에 대한 설명을 꾸준히 하는 편이었습니다.
청중들의 반응은 상당히 좋았고 앵콜은 두차례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사인도 받았는데,,,상당히 자상한 성격인 듯 하더군요. 팻매스니나 최근 같이 작업한 88년 생 기타리스트를 보면 네임밸류등 선입견보다는 새로운 것에 열려있는 마인드를 지닌 듯 싶습니다. 기술적 엄격함과 새로운 것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Virtuosi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간만에 은섭님 봤습니다. 돌아가면서 엘지아트센터 상근 모드인 듯 싶네요.

프로그램

Afro Blue: Mongo Santa Maria
Bags' Groove: Milt Jackson
Opus Half: Benny Goodman
Gorgeous: Mitch Forman
Wheatland: Oscar Peterson
Early: Julian Lage

Intermission
Le Tombeau De Couperin: M.Ravel
Sonata No.20: D.Scarlatti
Capricio: J.Brahms
Milonga: J.Cardoso
Prelude No.8, Opus 23
Piano Concerto, 3rd Movement: Gershwin

p.s 이적이 여자친구하고 온 듯 하더군요. 아님 말고.

2 # 촌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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