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Spirits

1 The Free Spirits[ | ]

1.1 # The Free Spirits 공연을 보고 와서[ | ]

[Neo-Zao, 김남웅, 엘지전자기술원, 영상미디어연구소 *이메일 못 받음*]

안녕하세요? 지난 토요일은 3일동안의 교육을 마치고 돌아온 피곤한 하루 였습니다. 뭐 장소야 역삼역이었지만 점심시간을 틈타 삼삼오오 나오는 귀여운 유니폼의 긴머리 쑥쑥이들을 보느라 극도로 피곤하더라구요.

비가 구죽구죽 내리기 시작하는 오후에 결심을 했습니다.
"씨이... ??도 여행가 버리고, 무엇보다 돈도 없다."
"그냥 그림이나 구경하러 가지.. 뭐.."
니오좌오는 영구소(?)를 빠져나와 양재역에서 한 역 건너인 남부 터미널에 내렸습니다. 비가 내리는 거리는 상쾌한 공기를 출산해 내는 거대한 자궁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전날의 피곤함을 달래주더군요.
정말 오랬만에 찾은 이 곳, 순수예술 수구의 새로운 본산 "야술의 전당"에 들어섰습니다. 어이구.. 그런데, 이 곳도 저를 피곤하게 하기는 마찬가지..
"아흐~ 롱롱다리"
항상 이상하게 생각하는 거지만, 미술관에는 여자애들끼리 오는 경우가 참 많은 것 같아요. 2시간여에 걸친 그림산책을 그만 두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물론 리플렛만 달랑 들고요.. 할 일 없는 니오좌오는 예술자료관인가?
(항상 이름이 생각이 안나는 군요)에 들어가서 이 책, 저 책을 들쳐 보았죠.
(순수음악 저널에 보면 생각외로 재밌는 것이 많아요.) 존 존의 스코어를 분석해 놓은 저널도 있고, 프랑스의 재즈 잡지에는 옭망님이 좋아 할 디디어 록우드나 윌리엄 쉘러같은 녀석(?)들의 기사도 나 있더군요. 헌데 이 곳에 서 복사를 하기는 상당히 힘들어요. 왜냐? 한 번 가보시면 알아요. 연극하는 녀석들땜에 그렇습니다.

니오좌오는 3층에 잠시 들러 카주히토 야마시다의 엘디를 신청하고 29인치쯤 되는 낡은 구식 티뷔에 험이 심한 헤드폰 스테리오를 꼈습니다. 비록 후진 환경이지만 마음을 갈아 앉혀주는 클래식 기타가 잔잔히 흘러 나왔습니다.
'휴우... 아아~~ 그 녀는 지금 부산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어머니가 오늘을 식구들 모인다고, 빨리 오라고 했는데..'
'씨이.. 나는 이렇게 살다 죽겠구나..'
웬 갓 잡생각이 머리에 들어차면서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이 연주될쯤..
잠시 빈사상태로 들어간 니오좌오를 깨운 것은 갑작스런 연주중단상태였습니다.
'아하.. 4시구나...'
이 곳은 4시면 문을 닫거든요.
열화당의 책(추천!!)을 한 권 사들고 나온 니오좌오는 토욜이 이렇게 사그라 져간다는 것이 너무나 억울했습니다.
"에이.. 마퀴나 한 권 사자.. 모.."
정말 할 일 없는 니오좌오... 씰데 없이 또 마이도스로 향했습니다. 홍대역 에서 내리자 역시 사람을 피곤케 하는 '백당의 긴머리 쑥쑥당'들이 앞을 활보하고 있었죠.
'세상이 나의 장생불로를 막는구나... 으윽..'

아무도 없고 카운터지기만 한 명 있는 마이소스에서 처량하게 외제판 부스를 뒤지고 있을 무렵 또 한 명의 할 일 디지게 없는 사람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한심한 외제판 가격에 씁슬한 마음만을 가지고, '에이.. 그냥 책이나 한 권 카드로 긁자'하고 나와보니.. 이거이 누구인가.
디지게 할 일 없는 그 사람은 옭망님이 아니던가요??

"으아~~ 장민수씨!!"
"어쩐 일이세요?? 하하.." '(속으로) 에구 디기 할 일 없으시군요. 헤헤'

장민수씨 왈..
"그냥요.. 참 오늘 존 맥러플린 공연 갈려는데 시간이 남아서요.."

니오좌오 "에구.. 난 거기 돈 읍서서 못 가는데... 가 볼까?? 장민수씨도 가는데.."

장민수씨 왈..(짓는 거 아님)
"그래요.. 같이 갑시다."

모 이런 연고로 콘서트에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모 중간에 장민수씨는 스페셜 석을 샀는데 나 땜에 에이석(최하)로 다시 표를 바꾸었다는둥, 마이소스에서 장민수씨가 놓친 요세프 쉐퍼의 솔로앨범 두장을 니오좌오가 알려들어서 기쁜 마음으로 사신 이야기 등등.. 아 참, 또 니오좌오가 첨 으로 회사들어가서 겪는 금전적, 정신적 고통등에 대한 무수히 많은 이야기들은 생략하기로 하죠.

어쨌거나 우리 둘이는 하이얏 호텔에 들어섰습니다. 그랜드 볼룸이던가..
일곱시로 예정된 공연을 일곱시 반으로 조금 딜레이 되고, 그 사이에 옭망님과 뇨좌오는 존 맥라플린이 스리 친모이의 제자였다는 둥, 리플렛에는 엘빈존스가 멤버로 되 있는데 그는 크리스티앙 반데에 영향을 주었다는둥, 뭐, 또 뇨좌오는 마하뷔시누 오케스트라의 음악스타일을 한 번 해 보고 싶다는 둥의 이야기를 공기중에 흘려 버렸습니다.

공연은 중간의 인터미션을 빼고 넷으로 약 2시간에 달하는 짭잘한 것이었 습니다. 7시 반이 되자 우리의 프리 스피릿이 등장했습니다. 물론 엘빈 존스는 오지 못했죠.(참 엘빈존스 살아있죠? 아직?) 존을 제외한 생경한 세멤버는 특이하게도 해먼드 올건과 드럼 그리고 존의 기타 편성이었습니다.
트리오라는 멤버에서 설마 존이 4비트 재즈같은 거 하지는 않겠지 하던 기우는 일 순간에 사라지고, 조율도 미리 준비된 듯 경쾌한 셔플비트의 첫 곡이 울려 퍼졌습니다.
순간 벌어진 뇨좌오의 입은 꽤 컸졌었다는 후문..

존 맥러플린의 기타는 생각한데로 완전한 클린톤을 쓰지는 않더군요. 아주 약간의 오버드라이브와 플렌저, 코러스등을 쓰고 있었고 물론 시대의 추세 에 맞게 와이어리스 시스템을 쓰고 있었습니다.
신나는 첫 곡이 끝나고 이들은 약간은 루즈한 곡들을 지속적으로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가뜩이나 엄청 피곤했던 하루라 조금 따분하기도 한 곡들 에서는 하품도 나오긴 했지만 멤버들간의 인터플레이는 일품이었습니다.
해먼드 올건의 조이 데프란시스코는 존이 뉴 라이징 스타라고 칭할만큼 블루지한 감이 흘러 넘치는 훌륭한 솔로를 들려주었고, 드럼이 데니스 쳄버스는 재즈와 락타입의 두가지 그립을 자유롭게 드나들며 드럼솔로가 될 때에는 파워풀하기 그지없는 드러밍을 들려주었죠. 사실 이 날의 공연은 완전히 개성이 분별되는 드럼(락), 올건(재즈+블루스), 기타(재즈+락)의 세 연주자가 만들어가는 퓨젼이였습니다. 다만, 이런 류의 음악이라면, 존의 기타를 좀 더 파워풀하게 돋보이도록 디스트가 맘껏 걸린 이펙팅이 아쉬웠습니다. 어정쩡한 오버드라이가 걸린 기타는 경질의 고음과 벙벙대는 저음으로 귀도 아플뿐만 아니라 존의 기타가 차지하는 비중을 그만큼 내리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미션이 되고 약 15분여의 여유가 생기자 많은 여자들이 담배를 챙기러 나갔고 니오좌오는 맑은 공기를 챙기러 밖을 잠시 거닐었습니다. 토욜의 밤비는 나트륨등의 불빛을 받아 더욱 아름답기 그지 없었죠.

신나는 2부가 시작되었습니다. 전반부의 루스함은 사라지고 본격적인 솔로연주를 마구잡이로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후반부의 1시간은 초대손님도 거의 사라져 주셨고(옭망님과 저앞에 있던 지독한 향수를 뿌린 아줌마도 사라져 주었죠. 아.. 상쾌~~) 그래도 공연을 즐길만한 사람들이 남아서 한층 열띤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아.. 잠시 인터미션이 끝나갈 무렵, 한 사람이 무대위로 잠시 나왔었는데, 미련한 관객들이 박수를 보내자...
한 외국인이 소리 쳤습니다.. (외국놈들도 많이덜 왔더랬죠. 우리여자들을 옆에 끼고서...)

"헤이~~ 히 이즈 어 테크니션!!"

니오좌오왈

"아라아라~~ 임마"

무대는 대충 우측을 보도록 얼라인 되었는데, 이상한 것은 이 곳의 피에이 시스팀은 전부 좌측에서 우측으로 울리도록 되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도체 누가 이렇게 만들었을까? 하는 기분으로 전반은 좀 찜찜했는데, 후반의 공연은 이런 것들을 백분 상쇄하고도 남을만큼 신나고 멋진 연주들이었습니다.
특히 드럼솔로는 대인기를 누렸는데, 그의 솔로는 락밴드의 그것과 거의 다를 것이 없었죠. (드럼스틱을 뒤로 잡고 연주하는 재즈드러머는, 저의 좁은 식견이지만 본 일이 없어요.) 존의 기타는 요즘의 얼터닛 피킹을 완벽하게 하는 플레이어들에 비하면 사실 고색창연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스케일도 하강이나 상승의 단 일회로 끝나는 것으로 좀 아쉬운 면도 있는 것이었죠. 또 이날의 그의 기타는 거의 내츄럴톤에 해당하는 소리여서인지 마하뷔쉬누 오케스트라에서 보여주던 폭발적인 비브라토는 거의 쓰지 않았 습니다. 아마도 트리오 편성을 고려(?)한 것이리라 생각이 됩니다.
공연중반부에는 무대의 뒤에 쳐져 있던 커튼이 사르르 열렸는데, 우와~~ 뒤에는 멋진 분수가 있지 않겠습니까? 하하 그러니까, 큰 분수를 뒤에 놓고 유리로 막은 무대에서 연주하는 셈이죠. 조명도 분수, 그러니까, 유리창 밖에서 비춰지고 그 빛에 흩어지는 물방울들은 공연의 열기를 더해갔습니다. 참..
이 아저씨들도 중간에 뒤에 분수가 나타나자 거의 벙찐 듯 했죠.
관객들의 기립박수(니오좌오가 본 공연에서 첨이었음.) 를 받으면서 공연은 끝났습니다. 물론 앵콜은 있었습니다. 올건의 조이가 트럼핏을 들고 나오고 흑인 드러머는 쉬러 들어갔는지(기립박수의 원인은 그였고, 가장 먼저 일어난 사람은 옭망님이었죠.) 존과의 분위기 있는 듀엣을 연주했습니다. 5분여동안 같은 코드를 쳐주던 존(그는 사실 재즈의 코드프로그레션능력은 솔로 연주에 비해서 쳐지는 것 같죠?)은 시종일관 스마일.. 약음기를 끼고 있다, 벗어 제친 조이는 갑자기 마이크를 떠나 존과 함께 동네음악대 처럼 무대 뒷견으로 즐겁게 천천히 사라져가며 이 공연은 끝을 맺었습니다.

사인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마하뷔쉬누 오케스트라의 씨디를 안가져간 것이 못내 서운했지만, 리플렛에 받았죠. 존은 역시 대가 답게 친절하고 예의 바르며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었어요. 팬들의 이름을 일일히 써주었고, (저와 옭망님은 포스트잇에 써서 그가 스펠을 물어보는 시간을 아꼈죠. )
여성팬한테는 꽃을 그려주기도 하는 자상함을 보였습니다.
잠시 여담으로

니오좌오: "니오좌오는 내 인터넷 닉네임이이에요. 존 난 당신의 음악을 매우 좋아하고, 리뷰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인터넷에서요.."

존: "인터넷(벙벙Jmnote bot (토론)갸우뚱)? 뭐 어쨋거나 대단히 고마와요. 내 친구!!"

공연이 끝난후 옭망님과 저는 합승택시로 서초역을 가서 아쉬운 헤어짐을 했습니다. 물론 집에 가서 디지게 혼났지요. 후후...

잡설: 옭망님은 저땜시 택시비도 내시고, 에스석도 포기 하셔서 정말 죄송 하기 이를데 없어요. 끝까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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