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udeBolling

1 Claude Bolling[ | ]

1.1 # 촌평[ | ]

거북이 2002 08 17

크로스오버라는 말을 세계적으로 띄운 끌로드 볼링Claude Bolling(1930-)의 재즈 피아노 트리오를 위한 음반 시리즈 석장이 동시에 나왔다. 이 음반들은 이후 크로스오버를 세계적으로 유행시켰고 엄청난 판매고를 기록했다. 아마 끌로드 볼링의 음반 모두 합쳐도 공전의 히트작 '플룻과 재즈 피아노를 위한 작품집'Suite for Flute and Jazz Piano Trio(1975) 한장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이후 볼링은 이 시리즈에 맛들여서 여기 소개된 세 작품 말고도 Picnic Suite for Flute, Guitar & Jazz Piano(1977), Suite for Cello and Jazz Piano Trio(1984) 등을 계속 녹음한다.

끌로드 볼링은 거장이라고 부르기엔 좀 뭐한 구석이 있는 작곡자/연주자이다. 거장들과 동시대에 살았던 연주자이지만 이래저래 레코딩 남긴 것도 몇장 안되고 그것들의 수준이라는 것도 결코 높지 않았다. 그는 프랑스 내에서 유명한 연주자였고 각종 TV삽입곡이나 영화음악을 작곡한 작곡가이기도 했지만 몽크TheloniusMonk처럼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한 아티스트는 아니었던 것이다. 뮤지션이지만 아티스트가 아니라는 것은 좀 가혹한 평가일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볼링이 주는 느낌이란 그런 것이다. 정통 재즈나 클래식을 좋아하는 분들이 이런 음악에 호감을 주지 못하는 것은 그런 자기 세계를 맛볼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크로스오버 작품들이 정통 팬들에게서 욕을 먹는다.
볼링의 행적을 살펴봤을때 기본적으로 빅밴드의 리더라고 하겠지만 그는 소편성으로 연주된 이 크로스오버 작품들로 명성을 얻었으며 랙타임이나 블루스적인 음반들까지 다룬 팝 연주자라고 말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그렇게 접근하면 그는 결코 만만히 볼 연주자는 아니다. 여기 소개하는 작품들 외에도 요요마YoYoMa나 카르멘 맥래이CarmenMcRae등 수많은 연주자들과 함께했지만 자신만의 품격을 잃지않고 있으니 말이다.

1.2 # Suite for Flute & Jazz Piano Trio[ | ]

 
1975 France, Groupe Fremeaux Colombini Sa/Good International(국내반) AAD

세 작품중 가장 만저 나온 것은 '플룻과 재즈 피아노를 위한 작품집'이다. 빌보드에 500주가 넘게 올라있었다고하니 황당한 기록이라고 할만하다. 핑크 플로이드PinkFloyd가 The Dark Side of the Moon으로 700주 이상 올라있었던 기록을 떠올리게 한다. 플룻 주자 장 삐에르 랑팔Jean-Pierre Rampal의 청명한 플룻이 볼링의 재즈 트리오와 함께 연주한 것을 담은 앨범인데 특히 첫곡 Baroque and Blue같은 트랙은 광고 삽입곡으로 하도 많이 나와서 다들 한번 들으면 아실만한 곡이다. Sentimentale도 그 처연한 멜로디로 국내에서 많이 사랑받은 트랙이고 나머지 곡들도 왠지 귀에 익은 그런 곡들이다.
볼링의 연주는 매우 정통적인데 재즈 피아노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를 잘 살리면서도 그리 튀지 않는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여기에 랑팔의 보드라우면서도 명랑한 연주가 실려 최적의 궁합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후 나온 볼링의 연주들이 이 앨범만큼의 호응을 받지 못한 것은 이 앨범 수록곡들의 멜로디가 수려했다는 이유도 있지만 다른 악기들은 이만큼의 궁합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재킷이 참 재미있게 그려져있는데 궁합을 한번 맞춘 피아노와 플룻의 자세가 인상적이다. 다시한번 랑팔과 연주한 Suite for Flute and Jazz Piano Trio, Vol. 2(1986)가 나온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딴지의 리뷰

1.3 # Concerto for Classical Guitar & Jazz Piano Trio[ | ]

 
1975 France, Groupe Fremeaux Colombini Sa/Good International(국내반) AAD

여세를 몰아 '플룻과 재즈 피아노를 위한 작품집'과 같은 해에 녹음한 이 '클래식 기타와 재즈 피아노를 위한 콘체르토'Concerto for Classical Guitar & Jazz Piano Trio(1975)는 알렉산드르 라고야Alexandre Lagoya(1929-1999)와 함께 한 앨범이다. 라고야는 이집트 태생이지만 유럽에서 활동한 기타리스트로 주로 프랑스에서 기타를 가르치고 연주해왔다. 그 역시 랑팔과 볼링의 협연을 듣고 볼링에게 기타를 위한 곡을 요청했고 그로인한 결과물이 이 작품인데 여기서 볼링과 라고야는 스페인과 남미쪽의 리듬을 사용하는가 하면 바하를 모방하기도 하는 등 매우 다양한 시도를 하고있다.
이 작품에만 특별히 콘체르토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사실 이 세 작품이 모두 콘체르토적이다. 볼링은 재즈 피아노 트리오를 베이스 삼아 한가지 악기씩을 초대한 형식으로 이 음반들을 만들었으며 주인과 손님이 함께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경쟁과 조화를 이루는데 이것이 바로 콘체르토이기 때문이다.

1.4 # Suite for Violin & Jazz Piano Trio[ | ]

 
1977 France, Groupe Fremeaux Colombini Sa/Good International(국내반) AAD

랑팔의 소개로 바이올린 연주자 핑커스 주커만Pinchas Zukerman(1948-)을 만난 볼링은 그의 요청으로 '바이올린과 재즈 피아노를 위한 작품집'Suite for Violin and Jazz Piano Trio(1977)을 함께 녹음한다. 연주자는 랑팔이 주커만으로 바뀐 것을 제외하곤 '플룻과 재즈 피아노를 위한 작품집'과 동일하다. 주커만은 클래식계의 가장 저명한 바이올린 연주자중 한명으로 백여장이 넘는 레코딩을 남기고 있다.
이 앨범에서도 볼링의 미덕은 잘 드러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메인 악기인 바이올린을 충분히 추켜주면서도 자신의 위치를 확보하는 그런 연주를 말하는 것이다. 축구를 예로들면 아마 스트라이커에게 좋은 어시스트를 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앨범에서는 재즈 특유의 스윙감이 다른 음반들에 잘 살아있는데 기교적인 바이올린 연주와 스윙감은 묘하게 잘 어울린다. 바이올린을 위한 모음집이라고 탱고 곡을 넣은 것을 보면 볼링은 상당히 상대방을 잘 배려하는 호스트인것 같다.

1.5 # A Tribute To My Favorites[ | ]

2001 France, Unlimited Classics/Idream Medea(국내반) DDD

위의 세 작품이 볼링의 크로스오버적 연주가 담겨있다면 이 트리뷰트 앨범에는 볼링 자신의 연주가 담겨있다. 몽크나 데이브 브루벡, 오스카 페터슨 등 재즈사에 굵직한 자취를 남긴 이들의 곡들을 볼링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담고있다. 재즈 피아니스트로서의 톨링을 알고싶다면 크로스오버 작품들보다는 이것을 집는 것이 좋을것이다. 재즈 피아노 입문용으로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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