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avan - If I Could Do It All Over Again, I'd Do It All Over You

1 개요[ | ]

Caravan
If I Could Do It All Over Again I'd Do It All Over You (1970)

2 거북이[ | ]

전작이 고작 첫걸음이었다면 이 앨범은 단번에 그들 스타일이 완성된 작품이다. 데카로 이적해서 내놓은 첫번째 앨범인데 데뷔작과는 그 격차가 너무 커서 놀라울 지경이다. 역시 프로와 아마츄어의 차이를 이들은 인식한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앨범은 음악적 성취 뿐 아니라 상업적으로도 나름대로 성공했으며 동시기의 대표적 캔터베리 앨범들인 에그Egg의 데뷔작이나 소프트 머쉰SoftMachine의 Third같은 작품들에 비해 연주력, 작곡력에서 전혀 손색이 없다.
이미 첫곡 If I Could Do It All Over Again I'd Do It All Over You에서 명확하게 그 차이가 드러나는데 이 곡은 유머러스함과 연주력이 어떻게 결합되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전작에서 과도하게 사용된 남성 코러스를 여기서는 매우 적확하게 사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개성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And I Wish I Were Stoned/Don't Worry는 이후 종종 등장할 캐러밴식 발라드로 리처드 싱클레어의 따듯한 목소리와 파이 해스팅스의 조금은 냉소적인 보컬이 유려하고 웅장한 연주에 실린다.
뒷면은 발랄한 Hello Hello로 시작하는데 이미 싱글로 발매되었던 이 곡은 이들이 예전의 이들이 아님을 보여준 트랙이다. 범상치 않은 인트로와 리처드의 말끔한 보컬 그리고 전형적인 키보드를 삽입한 싱글곡다우면서도 완성도가 있는 곡이다. Can't Be Long Now/Francoise/For Richard/Warlock은 데이브 싱클레어의 작곡력을 단번에 보여주는데 파이 해스팅스에 이어 데이브 싱클레어는 캐러밴의 대주주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하고있다. 특히 당당하게 등장하는 For Richard는 이후 밴드의 간판 연주곡이 된다. 이런 연주는 이후 햇필드 앤 더 노쓰HatfieldAndTheNorth에 그대로 이어진다. 그리고 여기 담긴 지미 해스팅스의 색서폰 솔로도 상당히 인상적인데 그는 다음 앨범까지 참여하게 되는 실질적인 제 5의 멤버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매우 즐길만한 캔터베리 앨범이며 이후 직계와 방계로 수없이 유사 사운드를 만들게 되는 그 원형적인 작품이다. -- 거북이 2003-5-12 9:24 pm

3 조영래[ | ]

조영래 {mailto:cynical@hitel.net}

Homepage http://musicisland.org

Subject CARAVAN 1970 00 If I Could Do It All Over Again, I'd Do It All Over You

켄터베리 하면 내게 반사적으로 떠 오르는 밴드가 소프트 머쉰과 캐러번 이다. 사실 소프트 머쉰과 직접 비교하자면, 캐러번은 위축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캐러번은 켄터베리 사운드의 한 정형 성을 확립한 밴드 중의 하나이다. 소프트 머쉰이 취한 듯 비틀거리는 몽환 적인 스타일의 음악으로 나에게 켄터베리가 얼마나 지독한(?!) 음악인가 알 려줬다면, 캐러번은 비슷한 스타일일지라도 얼마나 예쁜 음악이 나올 수 있 는 가를 알려준 밴드이다.

켄터베리 그룹들의 연주에서 핵심을 이루는 것은 즉흥 연주라는 것은 쉽 게 알아챌 수 있다. 대부분이 장황하기까지한 즉흥 연주를 늘어 놓고 있는 데, 캐러번의 경우는 즉흥 연주가 철저하게 곡 안에서 움직이는 스타일이 다. 특히 여타 켄터베리 그룹들에 비해서 이들의 곡들은 멜로디감이 풍부하 고, 단정한 느낌을 준다. 이런 곰살궂은 행태 덕분에 캐러번이 그다지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듣기에 훨씬 편하고, 좋고, 예 쁜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1970년 발표된 캐러번의 데뷔 앨범은 이제껏 내가 들어본 그들의 앨범 중 에선 가장 뛰어나다. (사실 몇 개 못 들어봤다.) 이 앨범에선 보컬을 파이 헤이스팅즈가 맡고 있는데, 로버트 와이엇을 연상시키는 가늘게 뽑는 목소 리는 켄터베리다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특히 5분대 이상의 긴 곡 에서 유감없이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데이빗 싱클레어의 물결치는 올갠 애 드립 역시 켄터베리 사운드의 미학이다. 그러나 본작을 이런 지엽적인 것으 로 칭찬한다면 캐러번이 무척 열을 낼거고, 진짜 무식한 놈 소리를 들을 것 같다. 이 앨범엔 켄터베리의 모든 것이 살아있다. Soft Machine의 부유감, Gong의 유머 감각, 즉흥 연주, 그리고 그것들이 캐러번 특유의 멜로디감속 에서 앙증맞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한마디로 본작의 곡들은 꽉 깨물어주고 싶은 귀여움을 가지고 있는 곡들이다. 단 하나의 예외라면 본인의 페이보릿 인 'Can't Be Long Now Francoise For Richard Warlock'으로 14분이 조금 넘는 이 곡에선 답잖은 강렬한 연주로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몰입적인 즉 흥 연주, 기타가 치고 나오면 올갠이 답하고, 정신없이 머리를 끄덕이며 연 주하는 연주자들의 모습이 떠오르는, 6~70년대의 장인 정신으로 무장된 그 러한 연주이다.

개인적인 추천곡은 'And I Wish Were Do Stoned Don't Worry', 'Can't Be Long Now Francoise For Richard', 'If I Could Do It All Over Again, I'd Do It All Over You'.

{이 글은 하이텔 아일랜드의 아트락 게시판(sg150 11 1)에서 옮겨온 것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저자에게 있으며 삭제나 수정을 원하실 mailto:경우정철zepelin@hanmir.com에게 요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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