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an Eno - Ambient 4: On Land

1 개요[ | ]

Brian Eno
Ambient 4
On Land (1982)

2 거북이[ | ]

전작들에서 에노가 추구했던 앰비언트의 방향이 '천상의 음악'이었다면 이 앨범에서 그는 '지상의 소리'를 만들고있다. 사실 이런 요소는 위로 올라가면 클래식의 표제음악에서 그 개념이 잡힌 것이고 가까이는 영화음악 같은데서도 얼마든지 접할 수 있는 것이었다. 심지어 스스로조차도 Music for Films라는 음반을 내지 않았는가. 그가 관심을 천상에서 지상으로 돌렸다고 해서 이 음반에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는 이 앨범에서 놀라운 음악적 상상력으로 사운드 자체를 풍요롭게 만들어내는데 성공하고 있다. 표제음악이나 영화음악중에서 이렇게 그 분위기를 잘 만들어 낸 음반을 찾기는 어렵다.
에노는 음악에서 자연의 사운드를 그대로 혹은 자연적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전자음으로 '의도적' 흉내내기를 시도하고 있으며 이것은 그에게 있어 공간에 대한 묘사, 특히 기지감(이미 한번 경험한 것이라고 여겨지는 느낌)에 대한 묘사인 것이다. 이런 것은 독일의 전자음악 특히 크라프트베르크와 탠저린 드림이 해오던 그런 것을 계승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가 선배들과의 차이점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은 음악에 대한 긴장감을 훨씬 잘 놓치게 한다는 것이다. 그의 음악을 듣다보면 어느샌가 끊을 놓치고 내가 음악을 듣고있다는 사실을 잊게 되는 일이 허다하다. 이것은 아무래도 전체적인 톤과 비트를 다양하지 않게 구성했기때문이 아닌가 하는데 확실히 이것은 앰비언트 음악의 특징적인 부분이다.
이후 비슷한 류의 뉴에이지 음반을 잔뜩 쏟아지게 만든 원흉인 앨범이기도 하다.


3 정용진[ | ]

등록자 : 정용진[1] 등록일 : 2000/02/21 조회수 : 45

쓰다보니 브라이언 이노 감상만 올리게 되네요. 흐흐..
제가 들은게 한정되어서 .. 이해해 주세요.
보다 폭 넓은 앰비언트 음악 소개를 부탁드리며......

82년도에 발매된 Ambient.4 에 해당하는 앨범입니다.
브라이언 이노의 앰비언트 취향의 음반들 중 가장 들을만한 앨범이 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대략적인 악기(소리)의 쓰임새나 배치, 전체적인 구조가 앰비언트라는.. 공간감 형성의 주된 특징을 아주 잘 나타내어 주고 있었습니다. 들을때 느낌이 안정감있고 좋게 느껴졌습니다.
옛날음악이라서 녹음사운드나 음색의 색깔에 있어서는 한계가(협소함) 있지만 요즈음 음악에 비해 들어있는 음악의 내용물이 견고하기에 그것을 커버하고도 남음이 있어보였습니다.
총 8곡 중, 6번 곡에서 자연속 동물들의 소리가 줄곧 들려옵니다.
이 곡에서 제공하는 가상의 자연공간에 놓여 있는 느낌을 받기에 별 부족함 없을만치 그 뉘앙스는 섬세하고 정교한 색채로 다가옵니다.
8번 곡에서는 바탕(텍스쳐)위에 놓여 울려나오는 기타 하모닉스 소리가 시작부터 듣는이를 묘한 기분으로 인도하여 곡 내부로 듣는이를 은근히 끌어 당깁니다.
앞으로 돌아가 2번 곡을 들어보면...
부피감 무척 큰 낮게 깔린 자연의 음색과 같은 울림이 들려옵니다.
이 울림은.. 개인적으로 정말 묘사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듣고선 받은 느낌은.. 천둥이 치는 밤 날씨에 꽝!하는 천둥소리 이전에 수킬로 밖에서 먹구름이 다가오는 그 울림 또는... 기억은 나지 않지만 살면서 어디선가 들어왔던 자연의 울림과 매우 흡사했습니다.
3번 곡에서는.. 아날로그 신디사이저를 이용한.. 지구 내부의 꿈틀거림이 연상되는 느낌의 소리들이 들려옵니다. 앨범의 수록곡들 중 가장 역동적이게 들렸던 트랙이었습니다. 바탕위에서 꿈틀대는 아날로그 신디의 이 소리는 훗날.. 테크노적인 사운드의 음악이나, 디지털 신디사이져 등에..
종종 변형되어 담기게 되곤 했던 것 같습니다.
4번 곡에서는..
전위적인 트럼펫 주자인 존하셀(Jon Hassell)이 참가하여 금속감나는 철판 재질적인 바탕과 풀벌레 소리와도 흡사한 소리위에... 인간냄새나는 묘한 트럼펫 소리를 들려줍니다.
처음에 이사람이 참여한 앨범을 듣고 트럼펫주자인지 잘 몰랐는데요.
일반 트럼펫악기의 소리가 아닌, 기괴하고 신기한 소리를 냅니다.
전자악기에 잘 어울릴 만한.. 많이 변형된 독특한 악기음 이었습니다.
관악기 특유의 숨소리 가미되는 느낌을 효과적으로 살린 소리였습니다.
이 사람의 연주는, 80년에 발매된 Brian Eno & Jon Hassell의 프로젝트인 Fours World Vol.1: Possible Musics 앨범 또는 그의 솔로앨범을 통해 보다 가까이서 접하실 수 있습니다.
현재의 테크노 앰비언트 활동 그룹인 Future Sound Of London이나 Aphex Twin등의 경우를 두고 이야기할때.. 본 앨범은..
1세대 앰비언트라 불리는 브라이언 이노의 음악 중 그들의 성향과 가장 가까운 음반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 앨범은 리듬비트가 전멸해서, 비트를 즐기는 취향이나 루프(반복성 어레인지 구조)를 즐기시고픈 분께는 추천하기 어려운 음반 입니다.
하지만, 전자음악 채취가 많이 풍기면서도 앰비언트라는 용어에 가장 충실한 앨범으로 들어보기를 원하신다면 추천해볼 만 합니다.
아참...그리고 자연의 묘사에 충실한 앨범이고요.
아무튼.... 두고두고 더 들어볼 필요있는 앨범이었습니다.
Ambient.1 과 같은 약간의 따스함의 느낌과는 거리감이 있습니다.
묵묵하고 차갑게 느껴질 만치 묘사에 충실한 듯한 앨범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지루함을 이겨가며 들어야 할 음악인지도....
많은 앰비언트들이 그렇듯이....

음반을 일정 볼륨이상 올리면 유난히도 책꽃이의 유리창이 부르르 떨린 음반입니다.

4 부클릿 번역[ | ]

21세기 그루브 동호회에 실려있던, 브라이언 이노의 On Land 앨범 표지 뒷편의

원문 해석을 해놓은 글을 퍼다 놓습니다. 양해를 얻어 옮겨 왔습니다.


BRIAN ENO - On Land 부클릿에 들어 있는 글

BRIAN ENO

On Land 를 만들기 이전 음악을 만드는 것이 환경 또는 경치 등의 장소에서 얻는 감정과 연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자주 하였다. 그럴 때 마다 나는 그런 생각을 그냥 가슴속에 묻어두곤 하였는데 그런 것이 그 이상의 다른 생각 - 그냥 음악 그 자체가 아닌 도표로 드러날만한 것- 으로 연결이 쉽게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고를 하는 이순간 그러한 것들을 드러내기 위한 은근한 노력들이, 지금 까지 발표한 작품들 속에 구체화 되지는 않았어도 중심적인 테마로서 작용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여러분들은 어떤 범위의 장소를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그 곳에 도달할 수 있을런지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되고 어느날 아주 오랫동안 와본 것 같다는 것 을 알게 되는 상황을 경험하는 경우가 가끔 있을 것이다.

Another Green World부터 아마도 이러한 식의 자각적인 탐구가 시작되지 않았나 싶다. 그 앨범에서 각각의 작품에 특정한 경치들을 정하고 그 경치의 분위기가 그 곳에서 일어날만한 동작의 종류를 결정한다. 나의 작품들이 순수한 연주 되는 음악으로서의 기능 같은 것들을 잃어가고 그냥 스튜디오에서 만들어 지는 스튜디오의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어 음악이 레코딩 스튜디오가 만드는 것이 아닌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지는 것 이라는 사실이 가지고있는 의미인 심리적인 공간의 창조라는 개념을 적용시켜 보았다. 기계적이고 전자적인 에코와 딜레이 등의 효과를 사용하여 이러한 것들은 상당히 빨리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반복된 짧은 에코는 도시 외각의 직선적인 것과 유사한 것을 내포하고 있었는데 최근까지 이러한 가능성으로 인식되는 공간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데 사용된 것을 예로 들 수 있겠다. Another Green World부터 공간을 메아리 치는 것 보다는 이를 허구적으로 창조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타임 디스토션의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를 실험하였다. 이 앨범은 그러한 발전의 정점을 대표하고 그것 속에서 경치가 배경과 그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으로 나누어지는 것이 아닌 모든 발생하는 사건은 다 경치가 되는 것이다. 결국 전경과 배경의 특별한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경치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그 곳에서 일어나는 장소와 시간 기후 그리고 분위기 등에 관한 생각을 하게 된다. 또 그 곳에서 연장되는 순간의 기억도...
이 앨범 제작에 하나의 영감을 준 것은 Fellini의 Amarcord라는 작품으로 기억한다. 어릴 때의 추억을 희미한 추측으로 재창조 하는 것. 그 영화를 보면서 나는 청각적인 부분에 관한 상상을 하게 되는데 그것이 실로 짜는 음악의 구조와 같은 것이 된다.

레코드에 포함시켜도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나의 정신을 어떠한 곳으로 데리고 가는것 들이다. 그러나 그 곳은 내가 아마도 가보지 않은 곳 또는 내가 상상만 하던 곳이다.. Lantern Marsh(어떤 습지대?) 같은 것 을 예를 들면 내가 자라던 East Angela에서 몇 마일 되지 않던 곳이다. 내가 가보긴 했었지만 그러한 경험이 방문을 해보았다는 것에서 생성되는 것만은 아니다. 지도에서 어떤 장소를 보고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이를 어떻게 생긴 곳일까 하고

상상하는 것도 경험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과거에서만 어떤 친근감 같은 안도감을 느끼지는 않는다. 아직 형상화 되지 않은 미래에서도 이러한 것을 느끼기도 한다. 우리가 살고 있어 우리와 평행하게 진행되는 현재의 변화에서도 마찬가지다.

음악 속에서 나타나는 아주 많은 쉽게 간과되는 다양한 요소들이 음악을 듣는다는 개념으로 들으면 세상의 모든 것을 음악적인 방법으로 듣는 것 보다 훨씬 더 적게 발견된다. 예를 들어 내가 가나에 갔을 때 녹음기와 마이크를 가지고 가서 토인 들의 노래와 음성들을 녹음했다. 그리고 그 녹음 된 것을 집에서 헤드폰을 끼고 들으면 다양한 방향에서 들려오는 넓은 녹음된 둘러싼 음향들이 마치 집밖에 앉아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효과를 내주는 기술은 다양한 음향의 조각들을 하나의 청각의 틀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그것이 바로 음악이 된다.

이러한 식의 감상을 하면서, 이러한 식의 느낌을 주는 음악을 연구하는 쪽으로 나의 음악이 변화되었음을 알게 된다. 음악을 감상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단일 체제로 꽉 짜여 있는 꽉 조이는 사운드 보다는 느슨히 짜인 음향의 아주 넓은 공간에 위치하기를 원한다. 나는 청각의 공간을 열고 감상자로 하여금 넓은 생각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신데사이저의 경우 사용 효용의 한계가 나타났는데 자연스럽기 보단 도표와 같은 음향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내가 사용하는 악기들은 전자악기와 어쿠스틱 악기라는 것에서 쇠사슬이나 막대기와 돌 등의 점차 악기가 아닌 것으로 바뀌어 갔다. 이렇게 악기가 변해간 것과 동반한 것은 소리를 보다 더 유연하게 만들어갔다는 점이다.
나는 사실주의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전혀 생각해 본적이 없다. 이러한 점에서 땅 까마귀나 개구리 또는 벌레 등의 소리들을 추가시킨 것 뿐만 아니라 내가 초창기에 만들던 작품들도 함께 포함 시켰다. 이전에 만든 것들이 최근에 만든 것에 소화된 것이다. 결국 알고 보니 한번 더 소화가 된 것 같다. 이러한 기술은마치 혼합물과 같은 것으로 폐기물과 같았던 것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브라이언 이노 씀.
1982년, 1986년 2월 교정을 보다.
문춘식 번역

번역을 마치고

On-Land 의 감상을 쓰는 것 보다는 이렇게 부크릿에 써있는 브라이언 이노의 회고 내용을 번역해 드리는게 보다 더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번역을 했습니다.
저처럼 Ambient 음악의 개념에 관해서 연구를 하시는 분들한테는 정말로 좋은 자료가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On-land 앨범에 관해서 한마디 하자면 정말로 "앰비언트 음악이 뭐다."라는 개념을 제시해 주는 작품이니 꼭 들어 보시라는 것 입니다.

글/문춘식(산소박사)

[이 글은 하이텔 앰비언트 소모임 음반/감상 소개 게시판(sg2350 11 2)에서 옮겨온 것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저자에게 있으며 삭제나 수정을 원하실 경우 정철 mailto:zepelin@hanmir.com 에게 요청하세요.]

5 참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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