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inSalad의 시간관리

1 # 1시간 4분할법[ | ]

초등학교 시절 생활기록부를 들여다보면, 냉정한 목소리로 자신의 장단점이 지적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많은 부분이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성격이나 성향이어서 더욱 놀랍다. 나의 경우엔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을 꿰뚫는 한가지 공통된 의견이 있다. "주위가 산만하다"는 것이다. 집중만 하고 침착히 공부하면 다른 아이들이 따라올 수 없을거란 의견도 있었을 정도다 -.-a

한가지 일이나 대상물에 오랜 시간 집중 못하는 버릇은 나이가 들어서도 정말로 여전하다. 심지어는 비디오나 인터넷에서 다운받은 영화를 볼때조차도 내 스스로 통제가 가능하고 반복이 가능하다는 심리가 바탕에 깔리기 때문인지 앉은 자리에서 영화를 끝까지 한눈팔지않고 보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이것이 내가 영화를 제대로 보려면 극장에 가서 강제로 옴짝달싹 못하고 영화를 봐야만 하는 이유다. 여하튼 이것은 나로선 어릴 적부터 풀기 어려운 숙제중 하나였다.

미스테리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Simultaneously Multi-Tasking에는 굉장히 약한 두뇌구조를 가지고 있는듯 하다. 가장 단적인 예로 운전을 할때 대화를 하게되면 아마도 둘중 하나를 건성으로 놓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되는데, 운전일 경우엔 길을 놓치거나 차선 변경해야할 곳을 지나쳐서 유턴을 해야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어떨땐 스스로도 의외인걸 할 정도로 멍한 짓을 자주 한다.

얼마전 알게된 니시무라 아키라는 나와 흡사한 생활기록부를 가지고 비슷한 산만함과 낮은 집중도를 가진 사람이다. 그러나, 나의 고민과는 달리 그는 그 산만함과 겨우 15분밖에 집중하지 못하는 약점?을 오히려 효과적인 시간관리방식으로 재창조해냈다. 이른바 "1시간4분할법". 15분씩 다른 일을 교차해가면서 집중도를 높이고 일의 능률과 지적인 호기심도 끊임없이 재생산해내는 것이다.

물론 15분이란 시간과 4분할이란 구역 등은 덜 중요한 개념들이다. 말하자면 사람에 따라 20분 3분할도, 30분 2분할도, 또는 2시간을 12분 10분할로 쓰는 것도 가능하다는 말이다. 이 개념은 니시무라가 책에서 말하는 것은 아니다. 책에서 무언가를 얻을때는 자신이 체화시킬 수 있는 방향과 범위 안에서 습득해내면 되는 것이다. 반드시 니시무라처럼 빡빡하게 살 필요가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않으니까...

어쨌든 이 방법은 매우 매력적으로 내게 받아들여졌고, 내 나름대로의 방법을 구상해보게 되었는데, 평소 회사에서는 포스트잇으로 정리해놓은 해야할 업무 목록 중에서 우선순위에 따라 한가지를 정해놓고 그 사이사이에 스크랩북을 위한 이메일검색과 웹서핑, 그리고 생활공작소에 올릴 글쓰기, 5~6개의 동호회를 돌면서 새로운 글이나 자료 확인하기를 끼워넣는 식으로 업무시간을 활용해보기로 했다. 이제 4주 정도의 시간들이 그런 방식으로 지나가고 있다. 내 몸에 잘 맞는 패턴인지, 성과가 가시적이었는지 등의 평가는 더 두고봐야할 것 같다. 다만, 항상 새롭고 의미있는 시도를 통해서 생활에 자극을 주고 변화를 통해 더 나은 방향으로 삶을 추진하는 것은 때론 단기적인 결과보다 움직임 자체가 중요하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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